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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이제 설명해 봐. 그 지령인지 뭔지.”
“지령이라고 해도 별 거 없어. 그냥 유니온에 취직하는 게 첫 번째 지령이니까. 나머지는 그 뒤 에 따로 지령이 오는 대로 하면 돼.”
유천은 비행기에 올라타자마자 소피아에게 말을 건네었다. 자신을 이곳 밖으로 보내준 이유가 무엇인지가 중요했으니까. 그러나 들려오는 대답에 유천은 실망하고 말았다. 잘못 건드렸다가는 곧장 고장이 나버리는 총을 쥐어주고서 자신을 가두곤 맹수들을 잔뜩 푸는 둥 목숨을 건 훈련을 빙자한 고문을 해놓고는 기껏 시키는 것이 취직이라니. 그러나 무엇보다 유천이 실망했던 것은 자신에게 한 명이 더 붙었다는 점이었다.
“감시역은 너 하나로도 충분하다고 보는데.”
“글쎄, 내가 화장실까지 따라 들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웃기고 있네.”
불만 섞인 유천의 중얼거림에 소피아가 제가 챙겨온 물을 마시고는 웃으며 대답했다. 마찬가지로 소피아가 챙겨온 물을 마시며 소피아의 말을 비웃으며 대답할 뿐이었다. 그 말을 끝으로 눈을 감고는 아무런 행동도 없는 유천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던 소피아는 곧 이륙한다는 기장의 말이 기체 내부에 울리자 제 몸에 벨트를 채우곤 저 또한 눈을 감고서 잠을 청했다.
* * *
“너만 가냐? 나는, 왜 나는 못 가는데!”
“아버지가 그러라는데 어쩌겠냐, 난 그저 시키는 대로 할 뿐인데.”
배 위의 헬리포트에서 성열이 불만 가득한 어조로 웅얼거리듯 따지고 들었다. 그러나 지원은 키득거리며 그런 성열을 짧게 비웃고는 헬리콥터에 올라탔다. 곧 날아오르는 헬리콥터는 얼마 가지 않아 육지에 도착했고, 지원은 그곳에서 대기하고 있는 군용 비행기에 올라탔다.
“얼른 출발해. 늦었다간 그년이 뭐라 지랄할 지 모른다고.”
군용 비행기의 안락한 의자에 거의 눕다시피 앉은 지원이 앞에 있는 사내에게 명령하듯 말했다. 누가 보더라도 지원이 훨씬 어렸지만, 사내는 그저 아무런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비행기를 이륙 시켰다. 분명 도로가 분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도로 위에는 어떤 차도 존재하지 않았다. 순조롭게 이륙을 한 군용 비행기가 순조롭게 한국으로 향했다.
* * *
“야.”
“왜?”
“이 새끼는 언제 오냐?”
“……글쎄?”
비행기에 내려 모자를 눌러써 얼굴을 가린 유천이 마찬가지로 얼굴을 가린 소피아에게 질문했다. 자신들은 비행기를 두 번이나 갈아타서 도착했건만, 미리 출발했다던 지원은 어째서 도착하지 않았나. 유천이 그런 생각이 들어 태평히 어깨를 으쓱거리는 소피아를 향해 주먹을 들이밀려는 순간, 유천의 뒷덜미를 잡고서 끌고 가는 사람이 하나 있었다.
“닥치고 따라와라. 여기서 시끄럽게 하면 너도 나도 저 년도 좋을 것 하나 없는 건 잘 알잖아.”
“이제 왔냐? 이거 놔라. 나도 다리 달렸으니까. 이게 더 눈에 띄는 건 잘 알 텐데.”
여전히 보라색을 띄고 있는 머리를 후드로 가리고서 그 위에 두꺼운 패딩을 걸쳐 제 모습을 감춘 지원이 제 목덜미를 잡고서 끌고 가며 중얼거리자, 유천은 태연히 대답하며 제 목덜미를 잡고 있는 지원의 손을 떼어냈다. 그도 그럴 것이 후드를 뒤집어 쓰고 나름대로 껴입은 지원보다도 키가 더 큰 유천이 저보다 작은, 결코 작은 키는 아니었지만 지원에게 끌려가는 모습은 주변에 있어 이상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너…….”
순간 제 손을 잡아 채어 떼어낸 유천의 악력에 당황한 지원이 등을 돌려 유천을 가만히 노려봤다. 곧 뒤따라 오는 소피아를 보고서는 작게 욕을 지껄이며 다시 앞장서기 시작한 그를 보며 유천은 피식 웃고는 뒤따라 오는 소피아와 함께 지원을 쫓아 걸었다. 아마 저 녀석은 소피아 앞에서는 대놓고 자신을 적대시하기는 했지만 그 이상의 위협행동은 하지 못했으니, 이쯤 위치에서 약 올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다.
* * *
“그 위조신분으로 살 거면 확실하게 행동해라. 여기 학생증이랑 네가 숙지해야 될 정보니까. 들고 방으로 꺼져.”
어디서 구한 것인지 모를 승용차에 올라탄 유천과 소피아를 이끌고 운전대를 잡은 지원이 향한 곳은 수도권 내부에 위치한 그렇게 크지 않은 주택이었다. 그렇다고 작은 것도 아니었지만. 도착하자마자 현관의 신발장 위에 있는 종이와 코팅된 카드 하나를 내미는 지원의 팔을 보며 유천은 살짝 웃고는 종이와 카드를 집었다.
“…….”
“왜 그러실까?”
지원의 표정은 천천히 구겨지고 있었다. 일부러 유천을 골탕먹일 겸, 자신이 유천보다 위에 있다는 것을 일러주기 위해 힘으로 종이와 카드를 쥐고서 놓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상황은 제가 의도하지 않은 대로 흐르고 있었다. 땀으로 미끄러진 것도 아닌데 서서히 제 손을 빠져나간 종이와 카드를 보며 이를 가는 지원을 보며 유천은 한마디를 남기고서는 지원이 가리킨, 자신의 방으로 들어섰다.
“뭐야, 대학생이야?”
유천이 방에 들어와 가장 먼저 한 행동은 들고 온 가방을 문 옆에 세워두고는 아까 지원이 건넨 카드와 종이를 살피는 것이었다. 가장 먼저 살핀 것은 가장 크기가 작고 읽기도 쉬운 학생증이었다. 오면서 보았던 대학교의 학생이 아니던가? 학생 신분은 그렇다 치고 통학 문제는 없겠다 싶어 나름 편하다 생각한 유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른 카드를 살폈다. 주민등록증과 함께 운전 면허증. 그것을 살핀 유천은 피식 웃으며 다른 종이들을 살피기 시작했다.
“허……. 얼마나 준비한 거야?”
대충 살핀 종이의 내용만 보더라도 상당했기에 절로 감탄사가 나온 중얼거림을 끝으로 유천은 천천히 종이를 살피기 시작했다. 대충 보기만 해도 없던 사람을 만들어내어 대학생이란 신분에 생활 기록부, 출신 지역과 출산한 병원, 지인 등이 모조리 만들어져 있었으니까. 이 시점에서 유천은 짐작했다. 어째서 제 수사가 그리 오래 가지도 않고 끝이 났었는지를. 이정도 조작이면 일개 위조 따위가 아니었다. 정부측에서 만들어 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자료들을 살피며 유천은 낮게 욕을 지껄일 뿐이었다.
“저 새끼,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뭐가?”
“모르는 척 하지마. 저 새끼 척 봐도 키부터 달라졌어. 그 대표전 나갔을 때 나한테 맞고 빌빌거리던 그 새끼랑은 힘 자체도 비교가 안 되는데. 구라 칠 생각 버려. 저 새끼, 무슨 일을 벌인 거야?”
유천이 있는 문 밖에서 냉장고에서 페트병을 하나 꺼내 그 안에 있는 물을 들이키며 방을 가리키고는 욕을 지껄이며 소피아에게 말을 거는 지원을 보며 소피아는 짐짓 웃어 보이며 지원의 물음에 대답을 피했다. 그런 소피아를 보며 지원이 욕을 지껄이며 하나하나 예를 들어가며 설명을 시작했다. 처음 유천을 납치할 당시만 하더라도 자신과 유천의 덩치는 비슷했다. 그러나 지금은 누가 보더라도 유천이 더 컸고, 대표전 당시 멱살을 잡고 있던 제 손조차 때지 못했던 유천은 이제 뒷덜미를 잡고서 끌고 가는 자신의 팔을 가볍게 떼어낸 유천의 힘에 다시 놀랐던 그였다. 표정을 구기며 물어오는 지원을 보며 소피아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중얼거렸다.
“이렇게 따지고 들면 아버지도 뭐라고 하지는 않겠지. 쟤 확실히 달라진 거 눈에 뜨이지? 쟤 너랑 나랑 했던 거랑 같은 방법 쓰고 있어.”
“미친. 구라 칠 생각은 버리라고 했을 텐데. 난 몰라도 네가 여기까지 오는데 걸린 시간을 생각해도 저 새끼랑은 비교가 안돼. 그런데 그걸 믿으라고?”
“쟤가 지금 쓰는 거. 실험기야.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도 모르는 거고. 노화도 우리보다 빨라. 그에 따라오는 대가는 우리보다 크면 컸지 적으면 쓰나. 더군다나 쟤 싱크로율도 너랑 나보다는 배는 더 올려서 쓰고 있어. 90%가 넘어간다고. 기껏해야 5~60%에서 훈련했던 우리랑은 비교 자체가 안 된다고.”
얼핏 보면 비웃음에 가까운 그러나 지원이 보기에는 씁쓸해 보일 웃음을 지으며 소피아는 어쩔 수 없다는 어조로 어딘가 무언가를 경계하듯 목소리를 낮춰 조용하기 그지 없는 어조로 설명을 시작했다. 설명을 들은 지원이 놀란 눈으로 소피아와 유천의 방문을 번갈아 보기 시작할 때, 소피아의 충고에 가까운 말이 다시 지원의 귓가로 파고 들어왔다.
“넌 지금 감시역이야. 함부로 저 녀석한테 접근해서도 안되고, 시비를 걸어서도 안 된다는 걸 잊지 마. 너랑 내 신상도 이미 여기선 거의 다 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 우리도 위조 신분으로 들어오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임시야. 저 녀석처럼 국가 차원에서 위조를 한 게 아니라고.”
“알고 있으니까 참견 마.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하니까.”
소피아의 충고 어린 경고에, 지원은 소피아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로 유천의 방문만을 오롯이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 때 유천이 방 밖으로 나오며 말을 건넸다.
“네 일이고 자시고 간에 밥이나 내놔 개 자식아. 생각하고 보니까 오늘 아무것도 못 먹었네.”
============================ 작품 후기 ============================
저 눈치 없는 식충이 같으니.
저번화랑 이번화는 그냥 쉬어가는 거 ㅇㅇ 나름 일찍 마쳤다고 하루 일찍 올림. 내일도 한편 올라갈지도.(확실하지는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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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deal : 유천이 구를땐 다같이 롤링걸 틀고 읽읍시다
//올ㅋ
테레케 : 하 작가의 굴림 패턴을 알았다 강 강 강 강 강 강 강 강 강 강 강 강 강 강 강 강 강 이다!
//엌
테레케 : 제 소설좀 읽고 태클좀 걸어줘요 ㅋㅋ
//요새 시간이 없어서리...시간 나면 읽으러 갈게여
킴치맨 : 이번편은 딱히 적을 코멘트가없다. 랄까 추천받아라아아아앗!
//조흔 자세다아아앗!! 이번화랑 저번화는 그냥 쉬어가는 화라 내용이랄 것도 없긔. 그래서 코멘 할 것도 없는듯
덱스트린 : 아 계속 착각하지 쳇 저렇게 짐작하믄 안돼는데
//ㄴㄴ 떠먹여줘도 못 먹는 놈 보는 게 제일 재미있음 ㅇㅇ 예를 들면 저놈이라던지 신유천이라던지 눈치 없는 식충이라던지 둔탱이라던지 하는 놈 말이죠
xldos : ordeal님 조흔생각임
//엌ㅋㅋㅋ
인핀 : 작가가 유천이를 굴리는 강도는 최강 최강 최강 최강 최강 최강 최강 최강 최강 최강 최강 최강 최강 최강 이다!
//으잌ㅋㅋ 이런걸로 최강 소리를 듣다닠ㅋㅋ 기분이 오묘
인간님 : 오늘도 굴리고 굴리고 굴리고 굴리고 당하고 당하고 당하고 당하고 굴러라 신유천 영원히~~
//오오미, 조흔 가사다
edgarasi : 드디어 다봤다!! 하루에 20~40편씩! 추천 다 눌렀어요, 재밌네요!! 꼭 소설로 대성하시고, 매일 20편식 폭참을!!
//대성까지는 웃으면서 봤지만 매일 20편씩 폭참 부분에서는 물을 마시다 분수쇼 했음요. 고삐리라 시간 봐가며 컴 쓰는 것도 눈치보이기 시작...이러면 안되는데..ㅠ
심심판타지 : 반시채로만들고 정신교육을?
//올ㅋ
IYouMusic : 망할 개학크리
//동감요
제이스 올드윈 : 토요일도 학교가는 고삼 힘들당
//파이팅. 힘내여
researchers : 담편 기대하겠습니다★
//넼ㅋㅋ 별이 썩었엌ㅋㅋ
세리신스 : 밀린 수십개 소설중 이거 하나 지금 다봤따!!!!!!!!!!! 조아라 어플 개객끼!!!!!!!!!!
//동감이요. 조알 어플 개깩기!
세리신스 : 쓸데없이 뷰어에 이것 저것 달려있어서 가뜩이나 화면 좁은 갤럭시a가 더 좁아지고 터치만하면 편이 넘어가니...띠바띠바 아이띠바 뭐 같은 좃아라~
//동감 동감 오랜만이에여 ㅋ
DeButy : 새벽에 이걸 읽는나도 참 ㅠ
//집에 오자마자 이걸 쓰는 나도 참 ㅠ
Darkness1021 : 나도소피아같은얘는내취향아님
//[소피아]:나도 너같은 애는 내 취향 아냐! 누가 누굴 평가하는 거야!
가이오가 : ㅋㅋㅋㅋ빨리 만났음 좋겠다ㅎㅎ
//조만간 만나게 해주려구요
사신대왕 : 으어어어.....오랜만에 들어와 봤는데 왕창 올라와 있다능? 작가님 센스있다능??!?? 지원이가 안나온다능????
//나왔다능
은or : 우아..오랜만에 본다아..재밋게보구가요~ㅎㅎ
//오랜만이에옄ㅋ 코멘트 감사합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