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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이제는 소피아도 대충은 짐작했다. 저가 남긴 쪽지의 진짜 속내용을 저 멍청한 자식은 보지 못했다고. 소피아의 중얼거림은 유천은 듣지 못한 듯 그저 기분 좋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제 앞에 있는 문을 열고서 밖으로 나섰다. 사하라 사막의 한 가운데답게 내리쬐는 태양의 열기에 콧노래도 멈추며 욕을 지껄인 유천은 곧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젠장. 야, 데리러 온다는 자식은 어디 갔어? 오다가 열사병 나서 뒈졌대?”
“기다려 곧 도착할 테니까.”
유천의 투덜거림에 뒤이어 나온 소피아 또한 오랜만에 보는 햇빛에 표정을 찌푸리고는 대답했다. 그런 소피아의 말에 반응이라도 하듯 곧장 저 멀리서 달려오는 시뻘건 지프차를 보며 유천도 소피아도 피식 웃었다. 저 운전사도 양반은 못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말이다.
“뒤에 타. 줄 것도 있으니까.”
“……어차피 난 앞보다는 뒷좌석이 편해. 그딴 식으로 시키지마.”
유천이 먼저 제 가방을 챙겨서 차로 향하자, 뒤에서 소피아가 말을 건넸다. 잠시 멈칫 하는가 싶던 유천은 몹시 신경질적인 표정과 말투로 등을 돌려선 읊조리듯 말했다. 그렇게 반항적인 태도와는 달리 문을 연 유천은 차 안으로 들어가 조용히 들어올 소피아를 기다렸다. 어차피 지금 자신은 사망자 신분인 자신이 한국에 쉽게 입국이 가능할 것이란 생각은 못했으니 말이다. 아마도 지금 그녀가 자신에게 건넬 것은 아마도 여권이나 그런 것이겠지. 생각을 마친 유천은 들어오고 있는 소피아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응?”
“여권.”
“아, 기다려봐. 나도 좀 타고.”
갑자기 손을 내미는 유천을 보며 짧은 의문을 표하는 행동에 유천은 짧게 제 목적을 말했다.
유천의 예상이 빗나간 것은 아닌지 소피아는 부정이 아닌 기다리라는 말을 했다. 굳이 차에 타는 데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리는 것은 아니니. 그저 팔짱을 낀 채 기다릴 뿐이었다.
툭툭-
무슨 여권을 찾는데 그렇게 열심히 뒤적거리는 것인지. 유천은 눈을 감고서 팔짱을 끼고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한국에 돌아가서 해야 될 일이란 것이 뭔지. 그리고 자신에게 허용된 행동 범위를. 그 사이 여권을 찾은 것인지 제 팔을 툭툭 치는 소피아를 바라보자, 소피아는 말 없이 제 손을 가리켰다.
[도청 중이야. 글로 써. 입으로는 태연하게 말하고.]
여권의 밑으로 살짝 빠져 나온 종이에 적힌 글은 쉽게 무시할 수 없는 것이었다. 아직까지 자신을 믿을 수 없는 인물이라 지정하고 경계중인 그들일 텐데 이런 정보를 알려준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 애초에 유천을 믿을 수 있었다면 도청을 하지도 않았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내가 한국에 가서 해야 될 일이 뭔데.”
[너, 무슨 생각이야.]
“그건 비행기에서 설명한다고 했잖아. 기다려. 우선 이 여권 받아.”
유천이 일단은 자신에게 이런 정보를 제공한 소피아를 경계하면서도 우선은 어울려주기로 결정을 한 것인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종이를 내려다보지도 않고 휘갈겨 쓴 유천의 메모를 보고 유천의 말을 듣고는 소피아는 태연히 대답을 하며 여권과 함께 급히 휘갈겨 쓴 것이 분명한 종이를 건넸다.
[대한민국 / REPUBLIC OF KOREA
여권(PASSPORT)
성 / Surname김(Kim)
명 / Given name(s)진우(Jin-woo)]
국적 / Nationality
REPUBLIC OF KOREA
생년월일 / Date of birth
2012. 04. 27
발급일 / Date of Issue
2032. 12. 08
기간만료일 / Date of expiry
2038. 12. 31
성별 / Sex
M
주민등록번호 / personal No.
120427……]
[방심하지마. 도청장치는 물론이고 항상 너랑 내 주변에는 아버지가 보낸 사람이 가득할 테니까.]
소피아가 건넨 여권을 보고는 혀를 내둘렀던 유천은 곧 쪽지를 보고서 표정을 와락 구겼다. 도무지 짐작을 할 수 없는 소피아의 생각 탓일까, 유천은 낮게 욕을 읊조리며 여권과 그 뒤에 있는 비자를 주머니에 쑤셔 넣을 뿐이었다.
“……젠장. 비행기로 가는데 얼마나 걸리냐, 올 때처럼 삼일 씩 걸리고 하는 건 아니겠지?”
[넌 무슨 생각으로 나한테 이런 사실을 알려주는 건데?]
“글쎄. 올 때랑은 다르게 직통으로 가는 거니까, 하루도 안 걸릴 거야. 뭐, 도착하면 거기는 밤 이려나.”
[그건 나중에, 차차 알려줄게.]
욕을 중얼거리며 굳이 쪽지로 비밀스레 물을 필요가 없는 것을 질문하며 종이 쪼가리에 휘갈겨 쓴 유천의 쪽지를 본 소피아는 얼핏 보기엔 환한 미소를, 그러나 유천이 보기에는 그보다 더 악랄하기 그지 없는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유천은 얼굴을 구기며 창 밖으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더 이상 나눌 이야기가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런 유천을 보며 한번 더 웃어 보인 소피아는 그 작은 종이를 구겨서는 제 입에 넣었다. 함부로 버리거나 했다간 만일 대화 내용이 들키기라도 했다가는 자신 뿐만 아니라 유천이 더 위험해지니, 차라리 자신이 먹어버려 대화 내용을 남기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다.
“음……이 초콜릿 맛있는데, 너도 먹을래?”
유천은 화가 날 노릇이었다. 첫 번째 쪽지에서 소피아는 자신에게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집착을 내보였다. 그러나 두 번째부터는 어떠했던가, 갑자기 바뀐 태도로 자신에게 정보를 제공했다. 심지어 그 내용에 따르면 그 지긋지긋한 곳의 내부 구조도 소피아가 자신의 머리에 때려 박아 넣은 것이 아니었던가. 그러나 제 맘을 헤아리지는 못할 망정 저리 제 속을 뒤집기 바쁜 소피아를 보며 유천은 제 머리를 쥐고서 한숨을 내쉴 뿐이었다.
“안 먹어.”
“먹어 봐, 맛있다니까?”
“싫다고…….”
그래도 자신을 쳐다 보고 있는 소피아의 손을 치우기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유천은 제 앞에 있는 소피아의 팔을 밀어내며 대답했다. 그러나, 소피아는 다시 한번 유천에게 초콜릿을 들이밀며 말하는 소피아를 보며 아예 팔을 툭 치며 고개를 돌리는 순간, 벌려진 유천의 입으로 짙은 검은색의 초콜릿이 들어왔다. 입 안에 씁쓸하게 퍼지는 짙은 쓴맛에 유천의 표정은 뭐 씹은 것 마냥 구겨지고 말았다.
“너 단 거 별로 안 좋아한다며, 그래서 쓴 맛으로 준비해 봤어.”
“……이게 맛있다고?”
순식간에 구겨진 얼굴로 변한 유천이 고개를 돌려 소피아를 응시하자, 소피아는 환하게 웃으며 유천에게 말했다. 잠시 입에 남은 쓴맛에 혀를 내두르던 유천이 제 앞에 있는 물을 한 모금 들이키고는 소피아를 향해 질문했다. 그러자 고민할 것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는 소피아를 향해 유천은 주먹을 들이밀었다.
“응. 맛 있잖아. 쓴 ‘맛’.”
“이 미친년이!”
* * *
“정말이야? 오빠가 살아 있다는 게?”
“너도 들어오면서 메시지 봤을 거 아냐. 그 설명만 봐도 유천이가 확실해.”
“……정말 살아있는 걸까. 그렇다면 그 때 거기서 발견된 시체는 또 뭔데.”
유정의 말에 현수가 핀잔이라도 하듯 유정의 머리를 헝클어트리며 대답했다. 평소라면 화를 내며 손을 쳐냈을 유정이었지만, 이런 소식을 가져온 현수가 대견(?)했기에 이번 한번만 넘어가자며 고개를 돌리는 유정이었다. 그런 유정의 뒤에서 검은 갑옷을 입고서 나무에 기대어 앉은 현성이 조용히 중얼거렸다. 어딘지 모르게 불안한 듯 하게 들리는 목소리에 현수가 대답하려던 그 순간. 그 옆에 말 없이 서 있던 강혁의 주먹이 뻗어졌다.
우웅-
“아악! 내 주먹!”
“말로 해. 멍청아.”
“아오 씨, 그딴 식으로 생각하는 그 태도부터 고쳐. 지금 네 태도는 그 자식 죽어있다고 빌고 있는 것 같으니까. 그 놈은 죽어도 나한테 쳐 맞고 죽어야 된다고! 그 자식 때문에 내가 무슨 꼴을 당하고 있는데……!”
강혁의 주먹은 그저 단단하기 그지 없는 현성의 갑옷에 적중했을 뿐이었다. 채린처럼 전사 클래스도 아니고, 갑옷의 관절부분의 얇은 부분을 친 것도 아니었다. 격투가 클래스도 아닌 강혁이 제 주먹을 잡고서 비명을 지르자, 고개를 슬쩍 들어올린 현성이 중얼거리자 강혁은 울분에 가득 찬 목소리로 외쳤다. 그 목소리에 현수가 잠시 풋 하고 웃었고, 그 옆에 있던 혜련이 현수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뭐라 속삭이자, 현수의 얼굴은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따지고 보면 신 유천 그 놈은 자신에게도 한 방 먹이고 가질 않았던가.
“그래. 그 놈이 살아있어야 할 이유가 하나 늘었네. 나도 때려야 되었지.”
강혁의 말에 고개를 돌린 채 축 처진 자세로 돌아간 현성을 뒤로하고서 현수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런 현수의 뒤에서 은색의 검을 질질 끌며 걸어오고 있는 채린이 조용히 검을 들어 올려서는 현수의 어깨 위로 들어 올리곤 중얼거렸다.
“그래? 나도 널 때릴 이유가 하나 는 것 같은데.”
“……살려주세요.”
“싫어.”
============================ 작품 후기 ============================
끙...배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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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archers : 1등!! 잘보고 갑니다!!
//코멘 감사합니다 ㅋㅋ 1빠 ㅊ
ordeal : 2듲 1빠를 뺏겼으니 코멘을 달지요 난 유천 이제 좀만 굴렀으면임 하렘제국 언제 만듬?
//못 만듬여 내가 못만들게 할거임. 저건 내가 질릴 때 까지 구르는거죠. 낄
xldos : 3등? 5일만!햇
//그러쿤여. 5일만에 올린거였...쿨럭-
심심판타지 : 쩝.. 유천이 현실언데드소환!
//그런 일은 없을듯요. 뭐 반시체라면 만들지도...
은or : 잘보구가요!
//코멘트 감사합니다!
인간님 : 올ㅋ작가님 멋있다ㅋㅋ역시 작가님은 유천이를 굴릴만한 인재예요ㅋㅋㅋ왜 이거랑 달조랑 비교하지??ㅋㅋㅋㅋ유천이 받은 지령은??답:굴러라
//그러게요 ㅋㅋㅋ 지령 멋지긔. 인간님도 멋있긔
테레케 : 굴려라굴려라 굴려라 굴려라 굴려라 굴려라
//굴려야죠 굴려야죠 굴려야죠 굴려야죠 굴려야죠 굴려야죠 낄
킴치맨 : 망령돋내. 언젠 죽은자가아니엇던적이있었나. 유천 = 직업 리치
//그러니까요 ㅋㅋ
덱스트린 : 절망적으로 나가야되는데... 쓰읍
//시리어스는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ㅋ
DeButy : 먼치킨을 향해!
//으잌ㅋㅋㅋ
vkdlfjs2 : 왜 기자이름이 신쓰레기인겨요
//나잉여라고 썼습니다 할게 없어서 ㅋ..
가이오가 : ♥잘보고가요~
//검은 하트...하트가 썩었긔. 코멘트 감사합니닼ㅋㅋㅋ 앞에건 농담
제이스 올드윈 : 이 소설은 행복 구름 구름 구름 행복의 순환을 반복하지요
//아니, 이분은 나만 분석하시나...맨날 맞추다니...!
인핀 : 어쩨서 기자 이름이 ㅋㅋㅋㅋㅋ
//생각나는 게 없어서 막 썼긔
Darkness1021 : 올ㅋ유천이남자에게둘러싸인다니만세!!!솔로만세!!
//만세만세 솔로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