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리치다-302화 (302/440)

0302 / 0440 ----------------------------------------------

귀환

“미치겠네, 정말.”

유천은 드디어 잡아챈 권총이 들어있던 가방을 들어 달려드는 하이에나의 머리를 후려치고는 중얼거렸다. 권총과 탄알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천이 총을 쏘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총알을 회전을 시켜줘야 할 강선이 아예 맛이 가버린 것이 그 탓이었다.

“총알이 정말 정신이 나갔지. 구리도 아니고 강철로 총알을 만드는 미친 놈이 어디 있어.”

유천이 불만을 터트리는 이유는 간단했다. 권총에 있어 총알의 목표로 날아가는 정확도와 멀리까지 날아가는 고도의 유지력. 그것은 모두 총구부터 총알이 날아가야 할 강선에 있었다. 총알이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강선의 회전이 더해줘야 그만한 총알의 정확도가 올라간다. 강철로 만들어 무게도 상당한 반면. 단단하기까지 했으니, 강선이 제대로 남아날 리가 없었다. 구리를 써도 강선이 휘어지는 마당에 강철이다. 더군다나 그 마찰에 일어난 고열에 총구가 일그러져 막히기 까지 했으니, 나올래야 나갈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크와앙-

“좀, 닥쳐봐! 시끄러워 죽겠네!”

유천은 기어코 계속해서 달려드는 하이에나에 화가 차오른 것인지, 결국에는 손에 쥐고 있던 가방을 떨어져서 두 대를 맞은 후 주위에서 맴돌며 울부짖기만 하던 하이에나에게 집어 던져버렸다. 피할 새도 없이 하이에나의 머리를 후려친 가방에 의해 가죽이 찢기기라도 한 듯 피가 나오기 시작한 하이에나는 곧 유천을 향해 입을 쩌억 벌리곤 달려들었다.

“이 새끼가, 아까부터 내가 가방으로만 때렸다고 내가 만만해 보이냐?”

유천이 말을 마치며 그 즉시 손에 쥐고 있던 권총에서 탄창을 뽑아냈다. 그에 이어 쩌억 벌린 하이에나의 입에 거의 꽂다시피 한 권총을 보며 유천은 씩 웃었다. 목이 막힌 듯 제 자리에 멈춰서 켁켁거리는 하이에나는 더 이상 유천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생긴 건 꼭 돼지랑 개 합친 것처럼 생겨서는 말이야.”

천천히 중얼거리며 하이에나에게 다가간 유천을 경계하며 노려보던 하이에나는 다시금 유천을 향해 으르렁거리려 하였으나, 목에 걸린 권총은 그것을 방해하고 있었다. 곧장 다가온 유천은 그대로 하이에나의 복부를 발로 걷어찼다. 힘 없이 발에 채여 바닥으로 구른 하이에나를 향해, 유천은 탄창을 들어, 그나마 날카롭다고 할 수 있는 모서리를 들어 하이에나의 목을 찍어버렸다.

키에엑-!

하이에나는 비명을 질렀다. 그 덕택에 목에 걸린 권총이 빠지긴 했으나, 그것은 하이에나에게 있어 새로운 위협에 불과했다. 목에 처박혀 버린 탄창을 뒤로하고 하이에나의 목에서 빠져 나온 권총을 집어 들어서는 그대로 하이에나를 찍어버리는 유천의 모습은 살벌하기 그지 없었다. 피가 사방으로 튀는 와중에도 씩 웃으며 비명을 지르는 하이에나의 왼쪽 눈에 권총을 박음으로써 하이에나의 움직임이 멈추는 것을 보고서 유천은 몸을 일으켜 카메라가 있는 방향으로 몸을 돌리곤 씩 웃어 보였다. 피가 잔뜩 튄 얼굴로 미소를 짓는 유천의 모습은 살벌할 뿐, 그 외의 감정 따위는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았다.

“이거면 충분해?”

오싹했다. 그 말 말고는 다른 말이 나오지 않았다. 모니터를 보던 중년의 사내와, 혹시나 있을 상황에 대비해 총을 챙기고서 준비를 하고 있던 대여섯 명의 장정들도, 카메라를 직접 바라보며 씩 웃어 보이며 말하는 유천에게서 느낀 감정은 동일했다. 곧 사내는 웃으며 마이크를 집어 들었다.

-[충분하지. 충분하고도 남지. 다른 훈련은 필요 없겠어. 몸을 완전히 회복한 뒤에 한국으로 돌려보내주지. 단, 허튼 수작을 부릴 생각은 그만둬라. 내가 널 보내는 이유는 내게 내릴 미션이 있어서니까.]

“문이나 열어.”

사내의 말에 아직까지 웃으며 대답하는 유천을 보는 이들은 더 이상 처음 유천이 하이에나에게 총을 쏘고서 손을 떨던 것은 기억하지 못했다. 아니, 심지어 그것조차 생명체를 죽였다는 희열에 가득 차 했다는 둥으로 해석되어 있었고, 그 다음날부터는 유천 또한 그들과 함께 식사를 하기 위해 지하 1층에 위치한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했지만, 그의 근처로 온 것은 시비를 걸러 온 크리스와 안부를 전하러 온 중현밖에 없었다. 소피아는 단지 유천을 보며 고개를 살짝 까딱이며 아는 척만 해 보이곤 다른 테이블로 가 식사를 마치곤 누가 쫓기라도 하는 듯 후다닥 자리를 벗어나버렸고 말이다.

“게임 시작.”

제 방으로 들어온 유천은 곧장 헤드 기어를 집어 들어선 제 머리에 쓰고는 침대에 누워 입을 열었다. 이제는 굳이 헤드 기어를 사용할 이유는 없었지만, 유천은 이 방법이 쉽고 간단했기에, 굳이 캡슐을 쓸 이유를 느끼지 못했다. 확실히 곧장 내에 접속할 수 있는 헤드 기어는 게임 속에서 훨씬 부드럽고 빠르게 유천의 생각대로 몸을 움직여 주었으니 말이다.

-[잊은 건 없지? 하나만 알려주는데. 난 너희가 온 그 곳, 그대로 보낼 거다.]

“들었지? 우리 이제 돌아간다네. 뭐 챙길 건 없지?”

“있을 리가 있어? 네가 다 부숴 버려놓고 뭘 챙겨?”

“내 말이.”

“…….”

슬로스의 말이 유천의 주변에 울리자, 유천은 제 앞에 있는 발록과 라이헤르를 보며 말했다. 그러자, 유천의 말에 대놓고 핀잔을 주는 발록의 말에 맞장구를 치는 라이헤르를 보며 유천이 잠시 당황한 사이, 싸늘한 눈초리로 자신을 응시하며 아무런 말이 없는 소녀와 눈이 마주쳤다.

“너, 나한테 뭐 화난 거 있어?”

“신경 꺼요. 당신 얼굴만 봐도 죽여버리고 싶으니까.”

-[그 사이에 호칭은 또 왜 바뀐 거야? 그래도 너, 이거 하나는 반드시 명심해. 돌아가면 여기서처럼 설칠 거면 네 힘 쓸 생각 버려.]

“너도 신경 꺼야겠다. 얼른 보내주기나 해.”

유천의 물음에 소녀가 싸늘히 대꾸하며 아예 고개를 획 돌려버리자, 키득키득 웃으며 슬로스가 유천에게 물었다. 그 뒤 이어 경고와 충고를 섞은 참견에 유천은 싸늘히 대꾸했다. 아무리 그래도 슬로스는 자신을 죽이려 한 것에는 변함이 없었던 것이 그 이유였다.

-[서버 이동. 캐릭터 정보 수정…….]

유천의 말에 잠시 침묵을 유지하던 슬로스의 목소리는 곧 조용해지더니 유천에게만 들리기 시작했다. 이어서 유천은 볼 수 있었다. 제 앞으로 떠오르는 메시지들을. [싱크로율이 75%로 하향설정 되었습니다.], [강력한 누군가의 제제에 의해 당신의 힘 대부분이 봉인되었습니다.], [7서클 이상의 마법의 사용이 제한됩니다.], [신의 축복으로 인해 스탯의 감소효과는 일어나지 않습니다.]……등등 상당한 숫자의 메시지를 하나하나 확인하던 것도 귀찮은 유천이 한번에 메시지를 없애고, 빛이 사라졌을 때 볼 수 있었던 것은. 초록색의 나무들을 향해 높은 상공에서 떨어지고 있는 저희들의 모습이었다. 저 멀리 산 중턱에 나무를 포함해 상당한 부분이 아예 날아가버린 장면은. 유천에게 있어 강제로 서버 이동의 이전의 사태를 보여주는 듯 했다.

“야! 얼른 이거 어떻게 좀 해봐! 방금 슬로스 그 개년이 내 마법 봉인했어!”

고속으로 떨어지는 와중에도 유천의 입은 쉬지 않았다. 이제는 ‘너 알아서 해라’라는 식으로 유천을 바라보던 발록과 라이헤르가 더 놀랄 만큼 유천의 말에 담긴 파장은 컸다. 서둘러 현신을 한 라이헤르의 등으로 하나 둘 떨어진 발록이 괜히 한숨을 졸이게 만들었다며 유천의 등짝을 시원하게 갈기는가 하면, 라이헤르는 유천에게 끝 없는 핀잔 섞인 잔소리를 하기 바빴다. 그  와중에 소녀의 눈은 반짝이고 있었다.

“전 여기서 내려주세요.”

“응? 우리랑 같이 안 가려고?”

[그래. 티나. 우리랑 같이 가자.]

“저도 제 나라에서 기다리고 있을 사람이 있을 거에요.”

곧 한 마을을 지나칠 즈음. 소녀는 라이헤르의 머리로 다가가 말을 건넸다. 용하게 그것을 주워들은 발록이 질문하자, 그에 추가적으로 애칭을 덧붙여가며 설득을 하려는 라이헤르를 보며 희미한 미소를 지어 보이던 소녀는 저 멀리 산 너머를 바라보는 유천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곧 라이헤르와 발록의 배웅을 받으며 땅으로 내려선 소녀를 향해 마을 사람들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거대한 드래곤의 몸에서 내려왔는데 눈에 안 띄었다면 그것이 더 이상했을 테니까.

“신성 제국으로 가야 해요. 도와주세요.”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보며 소녀는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그리고는 한 마법사 유저의 도움으로 유천이 사라지고 난 뒤, 마법사 랭킹 1위에 들어선 친구가 있다며 자랑하는 그와 함께 그 친구의 마법으로 신성제국으로 들어선 소녀는 마지막으로 보았던 유천의 뒷모습을 떠올렸다. 분명 그가 바라보던 방향은 북쪽, 그러니까 신성 제국이 있는 방향이었다. 아마도 제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피식 비웃고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들자, 소녀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리고는 자신과 함께 온 곧장 마법사 둘과 함께 수도로 들어선 뒤, 아직 복원중인 궁전의 근처로 다가갔다. 그리고 소녀의 눈에는 곧 임시 교황의 거처라고 마을에서 가장 거대한 저택에 도착한 그들의 앞을 막는 자는 없었다. 누가 감히 전대 교황의 딸을 함부로 건들 수 있을 것이란 말인가?

“네가 살아서 여기까지 돌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성하, 성하께 올릴 말이 있습니다.”

저택의 가장 윗층의 가장 커다란 방의 의자에 앉아 말하는 펠프스를 보며 소녀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녀를 뒤따라 온 마법사 유저 둘은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어안이 벙벙해졌지만, 곧 시작될 것만 같은 퀘스트의 조짐에 웃으며 자신들에게 떨어질 떡고물을 기다렸다.

“사실은 저를 빼돌린 자는…….”

마법사들에게도, 펠프스에게도 그 뒷말은 들리지 않았다. 단지 한 개의 메시지 창이 떠올라 새로 시작된 그랜드 퀘스트의 서막을 알리고 있었다.

[교황의 명으로 현재 가장 큰 세력을 가지고 있는 교단의 교주에게 시집을 가야 했어야 할 운명인 전대 교황의 딸 크리스티나는 결혼 직전 한 남자에 의해 구출되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여행을 다니며, 그의 일행에게서 그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자신을 구한 은인이 사실은 자신을 여기까지로 내몬 장본인이란 것을. 이에 복수를 다짐한 소녀는 신성제국에 돌아와 교황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힘이 약해진 흑마법사.]

난이도: SSS

퀘스트 진행 내용: 현재 한 신의 노여움을 샀다는 그 흑마법사. 크리스는 저주를 받아 대부분의 마법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그를 찾아 쓰러트린다면 엄청난 명예와 그가 가지고 있는 보물과 돈.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흑마법과 고위 마법의 유래와 그 힘을 얻을 수 있으리라.

퀘스트 성공 조건: 타이틀 [피에 미친 흑마법사]를 가진 크리스(조건: 전직 흑마법사 종족, 언데드)를 처치.

퀘스트 실패 조건: 퀘스트 수락 후, 첫 사망 시 퀘스트 삭제.

퀘스트 보상: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대량의 경험치,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대량의 금화, 알려지지 않은 고대의 흑마법, 오래 전 끊긴 비전 마법들과 고위 마법, ???

[퀘스트를 수락하시겠습니까? YES/NO]

순식간에 떠오른 메시지 둘을 보며, 당황한 펠프스와 마법사 둘을 지나치며 검은 로브를 뒤집어쓴 청년이 다가와 무릎을 꿇고 있는 소녀의 눈 높이를 맞추며 다그치듯 입을 열었다.

“크리스라고 했나!”

“그렇습니다. 언데드를 다루며 다섯의 가디언을 지니고, 발록과 드래곤과 친분을 가진 것을 확인했습니다.”

“으득, 넬 할아버지의 원수는 반드시 갚아주겠다. 크리스……!”

로브 속에서 유일하게 소녀가 볼 수 있었던 것은 피처럼 붉은 청년의 붉은 눈동자 한 쌍이었다. 청년의 다그침에 소녀가 제가 알고 있던 것을 설명하자, 로브를 뒤집어쓴 청년은 이를 갈며 크리스라는 이름을 부르짖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시각 한국 서버에 접속을 하고 있던 모든 유저들에게 동일한 메시지와 퀘스트를 수락할 것인지 묻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 작품 후기 ============================

고독한 새벽의 연재

오늘의 주요 관점: 1.신유천 레알 피에 미침설. 2.기껏 살려줬더니 뒤통수 스마이트. 3. 의도하지 않은 생존신고.

-------------------------------------------------------------------------------

ordeal : 1빠를 외쳐라 잘 못했네요 2틀이라니 작가님 미워 흗

//코멘 세개 하나로 통일했습니다. 제가 뭘 잘못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고삐리 생활에 피로 누적중에 전 분명히 당분간은 주 2회 연재가 될 것이라 예고를 했었습니다. 미워하지는 마세요 ㅠ

심심판타지 : 나리치의코멘트에서4빠를외치다

//그러나 리코에서는 2빠를 외치다

테레케 : 작가도 나와함께 표효를 외치다

//우오오오!

덱스트린 : 왓 더 뻑 저 동물만 해도 돈이 얼만데... 개자식들. 그 돈으로 배고픈 나에게 빵과 음료수를 내놓으면 더 좋을텐데

//그러게요. 그 돈으로 나한테 조공이나 바치지...는 밀렵한 거라 fail

인핀 : 우어 저동물들 비싼데 ㄷ

//밀렵해서 가져왔더니, 유천이가 쓰지도 못하게 다 죽여버림. 다시 한번 외치죠. 신유천 개깩기

vkdlfjs2 : 흥

//흥흥

researchers : 담편 기대하겠습니다!!

//또 기대해봐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