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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무, 무슨?!]
경악에 찬 드래곤의 외침이 주위에 울려 퍼졌다. 갑자기 허공을 뚫고서 나타난 뼈로 이루어진 거대한 짐승, 그리고 그 위에 나타난 칠흑 같은 묵빛으로 빛내며 등장한 거대한 골렘은 짐승의 뼈를 발판 삼아 발로 박차고는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그 뒤, 곧장 드래곤의 뒷다리를 움켜쥐고는 땅을 향해 내던진 것이 그 이유였다. 순식간에 틀어진 고개가 해안가로 향했고, 곧 그 목에서 거대한 진홍빛의 불꽃이 토해졌다.
화르륵-
분명 탈 수 없는 액체인 물이었다. 탈만한 물체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바다위로 불이 붙었다. 순식간에 거대한 원을 그리며 번진 불길은 바닷물을 증발시키기 시작했다. 주위에 차오른 자욱한 수증기를 뚫고서 떨어진 드래곤의 몸뚱어리가 먼지구름을 피어 올렸다.
“오, 멋진데.”
짧은 유천의 감탄에 이어 사납게 울부짖으며 일어나려는 드래곤의 몸부림에 그 밑에 깔린 수많은 언데드들이 비명을 지르며 허우적거렸지만, 유천의 시선은 그곳을 향하지 않았다. 저 위에 아직까지 사라지지 않은 틈. 그곳에서는 수많은 몬스터가 합쳐진 듯한 수많은 팔이 촉수마냥 달린 그로테스크가 튀어나왔다. 곧장 드래곤의 몸을 깔아뭉개는 그로테스크에 이어, 유천의 옆으로 빛이 번쩍였다.
-[……망자들의 주인에 부름에……따라 이곳에 도달했다……. 부디……명령을.]
“붉은 도마뱀의 목을 가져와.”
-[……주인의……뜻대로.]
유천의 옆에서 나타난 기사와 마법사들의 복장은 꽤나 처참했다. 번쩍거리며 빛나는 황금빛의 갑옷은 날카로운 무언가에 찢겨져 나간 듯 피에 젖은 체인 메일을 흉하게 내보이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마법사들의 복장이 정상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번쩍이는 황금빛과 푸른빛의 로브는 갈기갈기 찢어져 안에 입은 옷을 드러내 보이고 있었으니까. 그들이 지금 주위에 있는 다른 언데드들과 다른 점은 명백했다. 핏기가 사라져 창백하기는 했으나, 그들은 엄연히 ‘인간’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뭉개지는 어눌한 어조로 가장 선두의 기사가 유천에게 말을 건네자, 유천은 가볍게 바닥에 떨어져 그로테스크와 다크 자이언트 골렘, 언데드 샤벨 타이거 로드들에게 두들겨 맞고 있는 레드 드래곤을 향해 검을 뽑고 달려가기 시작했다.
“이제 도마뱀은 죽었으니까, 문제가 없는데. 한국 서버로는 언제 돌아가려나.”
오러 블레이드를 뽑아내고서, 드래곤의 비늘을 후려치고, 그로테스크의 목 사이에서 튀어나온 칙칙한 푸른색의 드래곤의 뿔에서 뿜어져 나간 전격이 드래곤의 전신을 강타했다. 골렘은 드래곤의 날개를 꺾고 있었으며, 언데드 샤벨 타이거 로드는 날개의 피막을 완전히 찢고 있었다. 유천이 고개를 돌리며 중얼거리던 찰나, 제 몸 위로 올라탄 골렘을 밀치고서, 부러진듯한 다리를 놀리며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드래곤의 거대한 아가리를 볼 수 있었다.
“아, 정말. 죽을 거면 좀 곱게 뒈지라고.”
귀찮다는 듯 중얼거리는 유천의 오른손에는 검은색 총이 자리잡고 있었다. 짧은 단말마의 총성과 함께 검은색 총구의 끝에서 쏘아진 검붉은 탄환은 그대로 드래곤의 아가리 속으로 날아가, 곧장 드래곤의 몸 안에서 터져나갔다. 순식간에 주위로 흩뿌려지는 불처럼 불타는 듯한 진한 붉은 색의 피가 유천의 로브를 적시고 있을 때, 유천의 눈 앞으로 메시지가 떠올랐다.
-타이틀 [알려지지 않은 군도의 정복자]를 획득했습니다.
-야, 당장 나가봐. 영감이 찾는다.
“오랜만에 하는 소리가 결국은 심부름이냐? 재미 없게.”
-닥치고. 얼른 나가. 다시 들어오면 올 때 있던 년들이랑 같이 원래 서버로 보내줄 테니까.
유천의 눈 앞에 메시지가 떠오르자마자, 유천의 귓가에는 오랜만에 듣는 것만 같은 슬로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천은 괜한 심술에 장난스레 밖에서 지금도 어딘가 설치된 카메라와 프로그램으로 제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사내의 부름을 무시하며 시비를 걸어봤다. 돌아오는 것은 욕설과 축객령. 유천은 재미 없는 반응에 ‘쳇’ 하고서 혀를 차고는 제 눈 앞에 보이는 아이템 수령창에 눈길도 주지 않고는 간단히 수령이라고 중얼거리곤 게임을 종료했다.
“아버지께서 기다리신다. 따라와.”
“기다려 봐. 휠체어 좀 타고.”
“이제는 그냥 걸어도 문제 없을 거라고 들었는데.”
“시끄러워. 내가 타겠다면 타는 거지 말이 많네.”
유천이 게임을 종료하고서 헤드 기어를 벗고 나자 보이는 것은 처음 보는 사내의 얼굴이었다. 무심하게 자신을 내려다보는 사내의 얼굴을 보며 괜한 심술이 난 유천은 휠체어를 타겠다며 침대 옆에 있는 휠체어에 몸을 앉히며 말했다. 어이 없다는 눈초리로 자신을 보며 말하는 사내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먼저 바퀴를 굴려선 제 방을 나서는 유천이었다.
“그 쪽이 아니다. 이걸 먼저 써. 죽기 싫으면.”
언제나 자신을 이끌고서 원치 않던 식사 자리로 인도했던 길을 향하는 유천에게 사내는 안대를 건네며 말했다. 유천이 조용히 욕을 지껄이고는 안대를 제 눈에 덮자, 사내는, ‘확실히 휠체어를 타니 끌고 가는 건 편하군.’이라며 중얼거리는 것을 가만히 듣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제 관자놀이에 겨눠진 총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으니까.
“들어가라.”
한참을 이동하고 난 뒤에서야 유천의 눈에 덮인 안대를 벗기며 휠체어를 밀어 유천을 들여보내자마자 들어온 입구가 철로 된 문으로 인해 막히고, 곧 유천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사이, 방 전체에 자신을 이곳으로 불러낸 사내, 이들이 아버지라 칭하는 이의 목소리가 울렸다.
-[네 근처에 있는 권총을 집어 들어라. 이미 네 몸 상태가 뛰어다녀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회복되었다는 것은 알고 있으니, 허튼 수작 부릴 생각은 접어라.]
방 전체에 울리는 소리에 유천이 짧게 ‘젠장.’이라며 욕을 지껄이고는 주위를 기웃거렸다. 확실히 방의 구석에 있는 상자 속에서 권총과 탄창을 발견한 유천은 시키는 대로 그것을 집어 들어 탄창을 권총에 집어 넣었다. 묵직한 무게감과 싸늘한 쇠의 촉감이 제 손을 타고 흐르는 것을 느끼며 유천은 주위를 기웃거리며 속으로 한 장소를 떠올렸다.
‘지하 7층 트레이닝 룸 B실. 굶주린 맹수가 있는 방과 이어진 훈련소. 생명체를 죽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떨치기 위한 훈련과 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명중률과 여기까지 온 이들의 실력이 진짜인지, 운인지를 가려내는 마지막 장소.’
어째서인지 소피아가 건넨 말과 쪽지에 따라 주위를 기웃거리는 것만으로도 이 곳의 위치와 용도까지 자동으로 떠오르는 것에 유천은 피식 웃고는 떠오르는 이미지대로 권총을 바로 잡고는 곧 굶주린 맹수가 튀어 나올 입구를 향해 겨누었다. 그리곤 가볍게 안전장치를 해제하고는 가늠쇠를 통해 열리는 문 사이로 뛰어 들어오는 맹수를 바라봤다.
-[지난 일주일 동안 물 한 모금도 마시지 못한 하이에나다. 무척이나 굶주려 보이는 생물체는 뭐든 먹이로 보일 테지. 어디 네 실력을 구경이나…….]
타앙-
생긴 외모로 인해 머리가 나쁘고 둔한 동물로 화자 되던 하이에나, 실상은 교활한 머리로 먹이를 궁지로 몰아넣는 사냥꾼에 가까운 맹수였다. 그러나, 말이 끝나기도 전 유천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하이에나의 머리에 총알을 박아 넣고는 침을 퉷 하고 바닥에 뱉고는 말했다.
“겨우 이게 다야?”
유천은 떨리는 손을 조용히 등 뒤로 숨기며 애써 당당하게 말했다. 저릿하게 울려오는 권총의 감촉은 사격장에서나 쓰던 평범한 권총이 아니었다. 보통은 총알을 구리와 같은 찌그러지기 쉬운 것을 사용하는 반면, 탄창부터 묵직했던 이 권총이 특별할 리가 없었던 것이었다. 처음으로 생명체를 죽였다는 생각에 온 몸에 솟는 소름을 뒤로하고서 떨리는 손을 숨기며 당당한 태도로 앞을 바라보며 말하는 유천은 당당해 보였다.
“흐음……문 세 개 정도만 더 열어봐. 다른 녀석들 준비해서 혹시라도 일어날 상황에 대비하고. 권총을 쥔 자세는 그럴 듯 한데, 내가 준 총이 평범한 것이리라 지레짐작을 한 모양이야. 카메라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제 등 뒤로 손을 숨기는 멍청한 짓을 하다니 말이야.”
모니터에 비치는 유천의 뒷모습을 보며 피식하고 웃는 중년의 사내를 보며, 유천을 여기까지 데려온 사내가 조용히 유천을 응시하며 유천의 입가에 있는 작은 미소를 보며 알 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도리도리 젓고는 명령대로 지시 사항을 근처에 있을 다른 이들에게 전하고는 스위치를 눌렀다.
‘미친 건가, 아니면 진짜 즐거운 건가?’
일말의 궁금증마저 뒤로 한 채, 그의 손가락이 스위치를 누르고 지나가자, 유천을 둘러싸고서 앞과 좌우에서 문이 한번 더 열렸다. 열린 문으로 들어오는 것은 암사자 두 마리와 아까와 같은 하이에나. 유천은 갑자기 열린 문 세 개를 번갈아 보며 욕을 지껄였다.
“젠장. 그렇다고 세 마리나 꺼내냐…….”
마찬가지로 더 볼 것도 없이 자신을 향해 좌우에서 덮치는 암사자 두 마리와 주위를 맴돌며 상황을 지켜보는 듯한 하이에나를 본 유천은 제 옆에 있던 휠체어를 총을 쥐고 있지 않은 왼손으로 쥔 채. 그대로 제 오른쪽으로 오는 암사자를 향해 집어 던져버렸다. 허리가 틀어짐과 함께 더한 힘이 실린 휠체어에 몸을 틀어 피하려던 암사자의 몸통에 명중한 휠체어에 암사자가 그 자리에 쓰러져 버둥거릴 때, 유천은 다시 몸을 틀어 달려오는 암사자를 향해 총을 뻗었다. 그러자, 잠시 멈칫하던 암사자는 곧 두 뒷다리로 땅을 힘껏 박차며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크와앙-
“귀청 떨어지겠다.”
갑자기 공중으로 날아올라 제 머리를 향해 앞발을 휘두르는 암사자를 보며 유천이 중얼거렸다. 놀고 있는 왼손으로는 제 왼쪽 귀를 막으며 암사자의 몸을 향해 총을 쏴버리는 유천의 몸은 잠시 움찔하고는 그대로 멈췄다. 총의 반탄력마저, 이제는 유천의 몸에 제대로 충격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타앙-
이어서 겨우 몸을 일으키던 암사자의 머리에 총알을 쑤셔 박은 유천은 유천은 마지막으로 아직까지 제 주변을 돌고 있는 하이에나를 보며 마찬가지로 눈을 피하지 않은 채로 옆으로 조금씩 움직이며 처음 총이 들어있었던 상자를 향해 움직였다.
타앗-
순식간에 달려드는 하이에나의 몸을 노린 채 유천이 총을 쐈지만 빠른 속도로 몸을 튼 하이에나와 한 손으로 쏜 유천의 자세 덕에 총알은 빗나가 트레이닝 룸의 벽에 처박혔다. 이어 자신만만한 듯 기분 좋게 가르랑거리며 도발에 가까운 웃음을 짓던 하이에나는 다시 유천을 향해 달려들었다.
“어? 이거 왜 발사 안돼?”
분명 제 기억에 떠오르는 이 권총 모델은 총알이 여섯 발은 들어가는 것이었다. 고작해야 네발밖에 사용하지 않았는데 총알이 나가지 않는다니, 당황한 채 총을 내려다보는 유천을 기다릴 세 없이 하이에나는 그대로 유천에게 달려들었다.
“꺼져, 승냥이 같은 새끼가.”
암사자만큼 큰 것도 아니었다. 기껏해야 꼬리부터 머리까지 해야 150센티는 될 것 같은 그 모습에 유천은 앞발을 휘두르는 하이에나의 공격을 피해내고는 뒤로 뺀 왼다리를 들어 오른발을 축으로 하이에나의 몸통을 후려쳤다. 나가 떨어지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 충격이 있었던 듯 비틀거리는 하이에나를 향해 다시 총구를 겨누곤 방아쇠를 당기려던 유천의 시야에 탄피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유천은 욕을 지껄였다.
“씨발, 이게 뭐야.”
============================ 작품 후기 ============================
외전 - 10년 후는 앞으로 내가 꼴리면 씁니다. 낄. 그냥 계속 이어가면 나만 힘들긔. 간간히 올려줘야 나도 편하고, 지나친 외전의 길이에 스토리 혼동이 일어나지 않을 테니...하나만 말해두는데여. 외전 - 10년후 이거 200화 특집 같은 솔로들의 가슴에 불을 지피는 염장글일지도 모르는데, 하나 확실한건 본편 관련 있는 스포가 간간히 있음. 근데 저번에 설문한다고 공지 띄웠는데 코멘 46개. 평소에도 그렇게 달아봐요 이 흥할 독자들아.
이상. 오늘 아빠몬이 잘하면 안들어온다는 소리에 신나 연참을 준비하던 작가의 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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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archers : 채린과 결국 골인을 한건가?!
//그렇다네요. 채린이가 100배는 더 아까운데.
덱스트린 : 엉으엉엉?! 일단 300화 축하요!
//감사합니다...어째 축하를 받았는데 눈물이 나는 이유는 뭐지..
youngjoon12 : ㅇㅅㅇ 소피아가 나사 풀렸다... 왜 얀데레짓을 안하지?
//그러게
xldos : 오우 결혼ㅇ_ㅇ
//오우. 저 망할 놈이 솔로부대에서 완전 탈영함.
ordeal : 흑 왜 본편이 아닌겨
//잘만 하면 3시간 뒤에 한편 더 고고
제이스 올드윈 : 역시 채린이랑
//낄, 역시는 역시죠
인핀 : 채린과 결혼했네 ㅋ
//ㅇㅇ 그런거죠ㅋ
심심판타지 : 응헝?
//응헝?
DeButy : 아....미래야 ㅠ 1번석택했는데
//ㅋㅋㅋㅋㅋ 너무 압도적... 11:26:5이었는걸요.
킴치맨 : 오오 유부남.. 그러나 본편에서 구르것자
//그거슨 당연한 이치
인간님 : 역시 채린이네요ㅋㅋ능력은 이제 본편에서도 차차 나오겠죠ㅋㅋ그리고 소피아는 탈출하면서 다리 서걱
//그런거죠 낄. 근데 다리 서걱은 바뀔지도 모름
테레케 :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은or : 유부남됬엉..결혼했엉..역시 채린이랑!
//그래서 더 굴리려고요
가이오가 : 300회 축하드려요!!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닼ㅋㅋㅋ왜 눈물이 나는건지
Darkness1021 : 엉엉엉 유천개XX여자몇명을끼고사는거야 길가다가차에나치여버려라 솔로만세!!!!
//ㅋㅋ그럴까요. 그거 좋겠는데.
헤븐리데몬 : 오 300화축축그러므로 전 222화부터보고옴 그때부터잠수ㅋ
//원래 300화 전에 끝내려고 했는데 갑자기 스케일이 커져서 넘겨버림...부디 400은 가지 않기를
IYouMusic : 엌 300화라닠
//놀랐죠? 저도 놀랐어요. 낄
반드시 400화 안에 끝내리라...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