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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리치다-298화 (298/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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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도 정복기

“도대체 이 녀석은 무슨 생각이야?”

발록은 제 앞에 서 있는 해골 기사를 보며 중얼거렸다. 어느 순간 갑자기 문을 박차고 들어와서는 문 앞을 가로막고서 행동을 멈추기라도 한 듯 고개를 푹 숙이고서 미동조차 않는 그것은 발록과 라이헤르, 소녀가 나가려는 것만 막았을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너머에서 지독하게 흘러 들어오는 짙은 혈향에 라이헤르와 발록은 눈살을 찌푸렸다. 인간보다 감각기관이 너무나 발달한 탓에 둘만 느낀 것인지 소녀는 아직도 문 앞에 선 해골 기사를 보며 떨 뿐 아무런 표정의 변화도 없었다.

“걱정 마. 저거 크리스 그 놈 가디언이라 우리 공격할 일은 없으니까. [정화].”

라이헤르가 제 뒤에서 떨고 있는 소녀의 머리위로 손을 얹으며 피식 웃고는 다시 침대에 앉아선 창 밖을 바라봤다. 성의 밖은 아직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지 모르는 것인지 조용했다. 그러나 라이헤르의 눈에는 보였다. 저 멀리 보이는 반대편의 해안가에서 본 드래곤 하나가 아가리를 벌리고는 무차별적으로 산성 브레스를 뿌리고 다니는 것을.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니까.”

제 머리를 헝클어트리며 중얼거리는 라이헤르는 곧 침대에 주저 앉다가 아예 뒤로 드러누워 버린 채 뒹굴기 시작했다. 차마 드래곤이 이런 모습을 보일지 짐작조차 하지 못한 소녀가 당황한 듯 잠시 놀란 사이, 발록과 라이헤르의 표정이 구겨지고는 둘의 입에서 동시에 말이 튀어나왔다.

“미쳤네.”

“미쳤어.”

“네?”

누워있다 몸을 일으킨 라이헤르와 의자에 기대어 앉아 눈을 감고 있던 발록이 눈을 뜨며 중얼거리자마자 깜짝 놀란 소녀가 되묻자, 어느새 문에서 소녀 쪽으로 걸어온 해골 기사는 창문 밖을 가리켰다. 그리고 그들은 볼 수 있었다. 붉게 물든 하늘이 찢어지듯 갈라지고는 그 틈에서 운석 하나가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을. 검붉은 불이 붙은 운석은 척 보기에도 상당히 위험해 보였지만, 그리 크기가 커 보이지는 않았다. 기껏해야 주변에 있는 섬 하나 둘에 지진이나 날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내가 정말 500년이 넘도록 살았지만……아니, 지냈지만 저렇게 정신이 나간 것 같은 주인은 처음이다.]

“동감.”

“같은 생각이야.”

조용히 끼어든 해골 기사. ‘데들리 나이트’의 중얼거림에 발록과 라이헤르는 맞장구를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소녀 또한 창 너머로 보이는, 이제는 서서히 떨어지고 있는 거대한 운석을 보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          *          *

“메테오 스트라이크.”

마지막으로 사용한 것이 언제쯤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만큼 사용하지 않았던 마법이, 순간이동을 마친 유천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그리고 유천은 나지막이 욕을 중얼거렸다. 예전에 사용했을 때에 보았던 정도의 마나 소모량이면 넉넉히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 마법은 사용자의 마나에 비례해 마나를 사용하기라도 하는 듯 유천은 슬로스가 넘겨준 총을 두 발이나 쏜 듯한 마나량을 구경할 수 있었다. 마나는 이제 고작해야 반이 덜 남아 있었다. 마법을 하나 사용한 것 치고는 어마어마한 소모량에 욕을 지껄이는 유천과는 달리 따라온 마법사들과 기사, 돼지는 온통 붉게 변한 하늘만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멍하니 있다가 뒈지기 싫으면 얼른 마나 증폭진 그려라.”

마법 하나를 발동하는데 빠져나간 유천의 마나가 어마어마한 탓인지, 마법사들이 하늘에 이어 유천을 멍하니 바라보자, 유천은 험한 말을 지껄이며 마법사들에게 명령했다. 처음 따라왔을 때라면 듣지도 않았을 명령이었지만 순식간에 왕 둘을 죽이고 저만한 마법을 사용하는 유천에게 대들 생각은 이제 그들에게 있지 않았다. 유천의 말 대로 주변에 있는 돌멩이를 주워 마법진을 그리는 마법사들을 보며 유천은 조용히 소매에서 포션 하나를 꺼냈다.

“이거, 맛 별로인데.”

“……네가 무슨 상관이냐.”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포션을 들이키는 유천을 보며 여자 기사가 다가와 중얼거렸다. 유천은 그런 여자 기사에게는 시선도 주지 않은 채, 붉게 변한 하늘을 보고서 난리를 피우며 도망치는 수많은 NPC를 보며 중얼거렸다. 곧 유천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운석을 보며 몸을 일으키고는 마법진 안으로 들어갔다. 돌멩이로 그린 마법진답게, 깊게 파이지 않아 잘못 밟았다간 마법진을 다시 그려야 될 상황이라 조심조심 안으로 들어간 유천은 곧 마법진을 다 그린듯한 마법사들이 뒤로 물러나는 것을 보며 중얼거렸다.

“……꽤 빨리 떨어지네. 그나저나 이거로 되려나.”

유천의 중얼거림이 끝나자마자 더욱 빠르게 떨어지는 운석을 보며 유천은 손을 앞으로 뻗었고, 곧 마법사들의 손짓과 함께 여자 기사와 돼지는 마법진 안으로 들어왔다. 나름대로 주의를 하는 듯한 둘이 혹시나 마법진을 망치진 않을까, 고정 마법으로 마법진을 고정시킨 마법사들은 곧 볼 수 있었다. 운석이 성을 강타하는 모습을. 그리고 곧장 손을 뻗으며 마법을 발동시키는 유천의 모습을.

“엡솔루트 베리어.”

나름 산이라 할 만한 곳의 중턱쯤이지만 성과는 거리가 그리 멀지 않은 위치였다. 충격파가 올 것이 당연했기에 내린 유천의 판단은 현명했다. 이어서 들이닥친 충격파에 주위에 있던 나무들이 뿌리 채 뽑혀 날아가고 흙들이 일어나 뒤로 날아갔다. 그때마다 사정없이 베리어를 후려치는 통에 베리어가 흔들리기는 했으나 아직까지는 건재해 보였다. 그러나 그 충격은 여지없이 베리어 안에도 들이 닥쳤기에, 땅의 진동에 돼지는 속절없이 넘어져 굴러다니기 시작했다. 뒤이어 돼지의 발에 발목이 걸린 여자 기사 또한 자리에 쓰러졌고, 이어서 마법사들 또한 진동을 이기지 못한 채 넘어졌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풀린 마법사들의 고정 마법은 더 이상 마법진을 지키지 못했다.

“이 도움 안 되는 새끼들이!”

갑작스레 마법진이 사라진 탓일까 마법을 사용하는 도중에도 간간히 차오르던 마나가 되려 줄기 시작하자 유천은 욕을 지껄였다. 애초에 절대 방어라 칭해지는 마법인 만큼 사용되는 마나도 많고, 충격을 입을 때 마다 그 소모량은 배가된다. 그렇기에 일부러 깔아둔 마법진을 지우기에 여념이 없는 넷을 보며 욕을 지껄인 유천은 이를 악 물고서 버티기 시작했다.

“아, 아직 멀었습니까?!”

“닥쳐!”

“으아아악!”

저 앞에 보이는 성 또한 운석에 충돌해 무너지는 중이었다. 성이 무너지고 땅에 운석이 충돌한다면 지금보다 더한 충격파가 다가오는 것을 지난 몇 번의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는 유천의 귓가에 돼지의 음성이 들려왔다. 데굴데굴 굴러 유천의 근처로 다가온 듯 흔들리는 음색으로 겁에 질린 채로 외치는 돼지를 보지도 않은 채 유천이 욕을 지껄였다. 곧 다시 흔들리는 땅의 울림에 저 멀리 굴러가는 돼지의 비명이 들려왔지만 유천의 눈은 오로지 자신의 왼쪽 시야 상단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젠장!”

이제 고작해야 3할 정도가 남아있는 자신의 마나를 보며 유천은 욕을 지껄였다. 곧 자신의 주위를 둘러보며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으나, 그런 방법 따위는 보이지도 않았다. 그런 유천의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가는 물건이 하나 있었다.

“그래, 씨팔. 처음으로 너한테 감사를 표한다.”

생각을 마친 유천은 한 손으로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는 곧장 가장 위에 있는 권총을 빼내 들었다. 그 덕에 불안정해진 베리어는 전보다 더 흔들렸지만, 유천은 그보다 더 심각했다. 아직까지 제 싱크로율은 90%를 상회하는 중이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다칠 수는 없는 노릇. 유천은 천천히 집중을 하고는 한 손으로 떨어지는 운석을 조준했다. 뒤에 지탱할 것이 없어 쏜다면 뒤로 날아갈 것이 당연하겠지만, 유천에겐 다른 방법은 존재하지 않았다.

“제발 맞아라!”

유천의 외침과 함께 당겨진 방아쇠에 의해 날아간 빛 줄기와 바닥이 나버린 유천의 마나. 그리고 충격파와 반동에 휩쓸려 뒤로 날아가는 유천과 함께 마나의 부족으로 취소된 베리어의 보호를 받지 못한 그들은 나란히 날아갔다.

*          *          *

“근데, 저런 거 맞으면 그 오, 오빠도 위험하지 않아요?”

“……글쎄.”

“그 녀석 명줄 하나는 바퀴벌레처럼 길어서 안 죽을 거야.”

[겨우 저 정도에 죽을 리가 있나. 주인은 저보다 더 심각한 상황도 겪은 적이 있다.]

“”진짜?””

[아마도.]

창 밖으로 보이는 떨어진 운석이 얼핏 성처럼 보이는 것을 박살내며 땅으로 틀어박히고 있을 즈음, 조용히 구경을 하던 소녀가 입을 열었다. 중간에 어색한 듯 말을 더듬으며 말했지만 발록은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고, 라이헤르는 유천을 바퀴벌레에 비유해 죽지 않을 거라며 소녀에게 안도감을 심어줬다. 심지어 그 말에 수긍한 듯 고개를 끄덕이는 소녀를 보며 조용히 데들리 나이트가 말했다. 라이헤르와 발록이 기대감에 찬 눈으로 돌아보자, 데들리 나이트는 고개를 돌리며 말 끝을 흐렸다. 그런 데들리 나이트를 향해 발록과 라이헤르가 미심쩍은 눈으로 바라봤지만 곧 수긍했다.

“하긴, 저런 자살행위를 주저 없이 하는 놈이 저것보다 더한 건 안 당했을까 봐? 얼마 전만 해도 신 하나랑 싸움 벌였잖아. 뭐, 듣자 하니 발리다가 끝에 가서 한방 먹였다던데.”

“뭐, 대충 본거랑 들은 것만 해도 저거랑 비교할 만한 건 쌓여있네. 마룡이랑 일대 일로 싸우고, 성력장이 있는 곳에 들어가서 성자랑 홀리 나이트랑 싸우지를 않나, 얼마 전에는 혼자 신성제국에 쳐들어가서는 교황을 죽이고 왔잖아. 저 놈 진짜 해부해 보고 싶다니까.”

그렇게 발록과 라이헤르는 유천이 들었다면 식겁할 이야기를 주제로 대화를 주고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창 밖을 보던 소녀의 얼굴 또한 천천히 굳어가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고등학교 적응이 안되니까 피곤해서 요놈도 안써졌...아마 당분간은 주 2회정도 갈듯...뭐 요놈도 끝이 보이기 시작....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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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대왕 : 올ㅋ? 첫코라능?

//올ㅋ 빠르다능

Darkness1021 : 그래유천아큰마법쓰고다부숴버려너도휩쓸려서 굴러버려라

//얼ㅋ 또 들킴

덱스트린 : 전 첫차를 타고 1시간동안 나가죠 훗훗훗훗훗훗훗훗훗훗? 아 씨팔.... 메인컴퓨터

//나, 괜찮은 편이었쿤요

ordeal : 유천이는 큰마법쓰면 자기도 맞을텐데 작가님이 큰마법준비하셨겠지

//당연하죠. ㅋㅋㅋㅋ

킴치맨 : 음..갑자기 씨팔생각나내 씨팔은안나오나여? 음, 근대 씨팔 어감좋내

//조만간 나와요

심심판타지 : 우리학교버스타고40분맨붕뜨고 걸어올라가는대10분또맨붕 학교애들쌤없을때 대놓고하얀연기나는물채가지고화장실가요

//얼ㅋ 멋지긔

dusckadlanjsl : 고3크리

//수험생 파이팅!

xldos : 첫날부터 정상수업한..

//동지...ㅜㅠ

인핀 : 첫날부터 야자까지한,,,

//앜ㅋㅋㅋㅋ 힘내여

researchers : 담편 기대하겠습니다!!

//아마, 내일 아빠 늦게 오면 불금이라고 또 올라올지도

가이오가 : ㅎㅎ잘보고가요~

//코멘트 감사합니다 ㅋ

인간님 : 고등학교가 버스타고 30분이라니....ㄷㄷㄷ전 학교가 길 안막히면 1시간30분 좀 막힌다 싶으면 2시간 자연재해는 3시간 이상인데....ㅋ

//대학생이니까 힘내여. ㅋ...

IYouMusic : 첫날부터 정상수업. 젠장!

//젠장!

테레케 : 으하하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웃는데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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