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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리치다-295화 (295/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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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도 정복기

“야, 우리는 왜 여기 두고 가는데?”

“있어. 지금은 알 필요 없고.”

“준비 끝났습니다!”

유천의 중얼거림이 끝나자마자 뒤에서 발록이 말을 걸어오자, 유천은 손을 내저으며 아무것도 아니라는 양 대충 말을 하고는 방 내부에 설치된 연락용으로 보이는 수정구에서 들려오는 돼지의 목소리를 듣고서 그대로 방을 나섰다. 어차피 어제 제 자랑이라도 하듯 설명을 하는 돼지 덕택에 이곳의 내부는 속속들이 매핑이 완료 된지 오래였으니까 길 또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준비 끝났으면 출발해.”

“넵. 뭐하냐! 얼른 마법진에 시동을 걸지 않고!”

“아, 안되겠다. 너도 그냥 따라와라.”

유천이 도착한 지하에는 거대한 푸른색의 마법진이 그려져 있었다. 말만 전쟁용이 아닌 듯 마법진의 외각을 둘러싼 수백 수천을 훌쩍 넘는 숫자의 병장기를 바라보며 감탄한 것도 잠시. 유천은 마법진 위에 선 다섯을 바라보며 돼지를 향해 말했다. 곧 돼지가 제 주변에 있는 여섯의 마법사들에게 외치고, 그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마나를 주입하는 것을 보며, 유천은 간단히 중얼거리며 돼지의 뒷덜미를 잡아 끌어 마법진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에엑!”

“시끄러워.”

돼지가 어이 없는 비명을 흘렸지만, 마법사들은 하던 일을 멈출 수가 없었고, 마법진 안에 있던 이들은 황당함에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했다. 돼지의 비명에 유천은 그저 시끄럽다며 돼지의 뒤통수를 후릴 뿐이었다. 곧 푸른빛이 그들을 감쌌고, 빛이 사라진 후엔 마법진 위에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저, 저게 뭐야!”

그들로서는 처음 볼 수 밖에 없는, 검은 갑옷을 걸친 해골기사. 유천의 가디언 중 하나 데들리 나이트가 그들을 향해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곧 마법진 주변에 있던 마법사 전원을 순식간에 처리한 데들리 나이트는 익숙하게 걸음을 옮겼다. 계단을 오르는 데들리 나이트의 투구 속에서는 사이한 푸른색의 안광이. 검에서는 그와 대비되는 붉은 핏줄기가 검신을 타고 흘러 내려오고 있었다.

“자, 여기가 놈들 성 바로 앞이다 이거지?”

“저, 저는 왜……?”

“닥치고, 여기가 놈들 성 맞냐고 묻잖아.”

한 성의 앞에서 빛과 함께 나타난 일곱 명 중에서 여전히 검은 로브를 둘러쓴 유천이 돼지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나 돼지는 유천을 보며 같은 말만 계속 중얼거릴 뿐이었고, 유천은 그를 향해 으름장을 놓으며 대답했다.

“이 건방진 놈이!”

“어이, 적당히 나대라. 내가 왜 다섯을 데려온 지 이유는 아냐.”

“알 게 뭐냐!”

“미끼. 병신아.”

유천의 말에 꼴에 기사라고 검을 빼어 들며 외치는 기사를 보며 유천은 로브의 후드를 벗으며 중얼거렸다. 곧 달려들며 외치는 그를 보며 유천이 대답을 마치자, 곧 그의 몸은 유천의 바로 앞에서 멈춰 있었다. 처음 보는 무기가 제 눈 앞에 있는 상황에서 아무것도 파악하지 않고 미지의 적에게 덤빌 자신 따위는 그에게 없었다.

“너희는 여기서 시선이나 끌어. 거기 돼지만 따라오고.”

얼마 가지 않아 외성의 내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갑자기 빛과 함께 나타난 그들에게 경계를 하는 기색이 다분했다. 심지어 곳곳에서 창을 든 경비병까지 몇몇이 보이기 시작하자, 유천은 피식 웃고서 손에 들고 있던 총으로 제 앞에 있는 내성의 성벽을 향해 겨누었다.

“자, 수고해라.”

“무슨?”

“자고로 성은 성문이 아닌 곳으로 들어가야 더 재미있는 법이거든.”

유천의 말에 아까까지만 해도 제 머리를 향해 겨눠졌던 무기가 성벽으로 향하자 당황한 기사가 외마디 질문을 하자마자, 유천은 말도 안 되는 지론을 펼치며 방아쇠를 당겼다. 곧 커다란 폭발과 함께 피어 오른 먼지 구름으로 내성과 외성의 경비병이 모이기 시작하자, 남아있던 기사와 마법사들은 욕을 지껄였다. 정말 자신들은 미끼로 따라온 것이 분명해 보일 정도로 커다란 폭발이었으니까.

“젠장!”

곧 검을 빼 들고 있던 기사들은 주위를 둘러싼 경비병들을 향해 검을 겨누고 달려들었다. 경비병들에게는 모르겠지만 소드 마스터라는 경지가 가지는 실력은 헛것이 아니었다. 감각 하나만 하더라도 먼지구름 너머에 있는 적의 위치 정도야 가볍게 알 수 있었으니까. 순식간에 경비병 셋의 목이 사라지고 뒤를 이어 푸른 번개 줄기와 얼음 줄기가 나머지 경비병 넷의 목을 꿰뚫었다. 하나같이 목이 떨어져 나가거나 목에 커다란 구멍이 나고 전신이 새카맣게 타버린 경비병들의 모습에 사람들이 도망치는 것을 보며 기사는 한번 더 욕을 지껄였다.

“젠장. 저 놈은 어디서 튀어나와서 이런 짓을 벌이는 건지…….”

“일단은 우리 편인 것 같으니까. 시키는 대로 따르자고. 본국으로 돌아가면, 그 때 손봐주면 되는 일이니까.”

기사의 중얼거림에 마법사 하나가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다. 그러나 그들의 그런 행동도 오래가지는 못했다. 다시 그들의 주위로 수십의 경비병들이 나타났으니까. 그리고 구멍이 난 성벽의 뒤편에서 달려오는 기사들과 날아오는 마법사들을 보며 그들은 욕을 지껄였다. 부디 빨리 놈들의 왕을 해치우라고.

“야, 여기서 어디로 가야 되냐?”

“어, 어디를 가시는데요?”

“어디긴 여기 왕 목 따러 간다.”

돼지는 미치고 팔짝 뛸 심정이었다. 이곳까지 따라온 것도 제 의사가 아니었다. 심지어 끌려오자마자 적국의 성을 주저 없이 날려버리다니. 처음 봤을 때부터 생각한 것이었지만 저 놈의 정신머리는 어딘가 나사 하나가 풀린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한 돼지는 욕을 지껄이며 안내를 시작했다. 각 섬에 연결된 텔레포트 마법진도, 그 위에 세워진 왕궁의 구조도 모두다 같은 것이었으니까. 왕이 거주하는 곳쯤은 같은 왕인 그도 알 수 있었다. 다만 그 사실을 모르는 유천만이 돼지를 시켜 길을 찾을 뿐이었다.

“여기냐?”

“허억, 허억. 네.”

곧 유천은 제 앞에 있는 커다란 문짝을 가리키며 돼지에게 질문했다. 얼마 뛰지도 않았는데 숨을 고르기 시작한 돼지를 바라보며 유천은 한숨을 내쉬고는 곧 제 앞에 있는 문을 박찼다. 그리고는 피식 웃었다.

“정말 효과가 있긴 했네. 미끼들이.”

“미, 미끼라니! 네놈은 누구냐!”

유천의 눈 앞에 들어온 것은 탁자 앞에 앉아 서류 정리를 하는 도중이었는지 한 손에는 도장을 들고, 한 손에는 서류를 들고서 인상을 찌푸리던 중년이었다. 유천은 제 의도대로 행동한 NPC들을 보며 피식 웃고는 제 앞에 있는 왕을 향해 손을 뻗었다. 검은 기운에 둘러 쌓인 유천의 손이 왕을 향해 다가갈 때마다 왕의 얼굴에서는 총기가 사라져갔다. 곧 마지막에는 아예 해골이 되어버린 왕을 밀치고서 아직까지 방 문 앞에서 숨을 고르고 있는 돼지에게 유천은 입을 열었다.

“다음은 어디냐.”

“기, 기다리십시오. 여기 놈들에게 물으면 되니까……!”

“응?”

-퀘스트 진행에 필요한 정보를 획득하셨습니다.

[성질이 더러운 레드 드래곤의 장난에 가까운 이 전쟁에는 규칙이 있습니다. 왕이라 칭하는 자들의 수하와 조력자 혹은 본인이 다른 왕을 죽일 경우, 그 신하와 백성은 그 왕을 도와야 합니다. 초기에는 이 규칙을 지키지 않았던 몇몇 왕의 신하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모두 레드 드래곤의 브레스 앞에 재조차 남지 못하고 모조리 타버렸습니다.]

유천의 물음에 숨을 고르던 돼지가 기겁을 하며 뛰어가는 것을 보며 유천이 의문을 가질 즈음, 유천의 눈 앞에 메시지가 떠올랐고, 유천은 제 눈 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보며 헛웃음을 뱉었다. 이 드래곤이란 녀석은 정말 성질이 더럽구나. 하고.

“뭐, 이렇게 되면 미끼는 다음에도 쓸 수 있다는 얘기네. 내가 괜한 짓을 한 건가?”

유천은 마지막으로 돼지의 성에 남기고 온 데들리 나이트를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곧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 괜한 짓을 한 것이라면, 그 짓이 괜한 짓이 아니게 되게 만들면 되는 거니까. 유천은 곧 다음 성에서 싸움을 벌일 때는 어떻게 시비를 걸어볼까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그러나 항상 하던 짓이 그것이었으니 별로 오래 걸리지도 않았고 말이다. 곧 왕이 앉아있던 의자에 몸을 기대고 있던 유천이 몸을 털고서 일어나 지하로 내려가며 중얼거렸다. 생각해보니 이 성의 구조도 돼지의 성과 같았으니, 드래곤이 대충 그렇게 지었겠지. 하고서 생각하며 말이다.

“다음에는 미끼 셋 정도를 줄여볼까.”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에 유천의 목소리가 조용히 울려 퍼졌다.

============================ 작품 후기 ============================

어제는 두통 재발. 하루종일 슬리핑.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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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님 : 미끼로 쓰려다 더 귀찮아져라 몸 상태는 어떠신지요 그리고 소제목이 공지네요

//그럴 예정이에요 ㅋㅋ 몸 상태는 그저 그렇네요 ㅋ 소제목 수정 완료

xldos : 소제목잉...

//수정 완료했습니다

덱스트린 : 소제목 공지였군요. 그나저나 중세시대 전쟁의 꽃(?) 은 공성수성이었는데 아쉽군요. 몸은 다 나으셨슴니까?

//저 놈이 끼면 공성수성이고 뭐고 그냥 한방 싸움. 공지는 수정 완료. 몸 상태는 그저 그런...

가이오가 : 이제 몸 괜찮아진건가요?? 다행이네요!! ㅋㅋㅋ 드디어 전쟁!! 궁금하내요ㅋㅋ 잘보고가요~!!

//몸 상태는 그저 그렇네요 ㅋㅋ 근데 전쟁이랄 것도 없는게 왕만 찾아서 순삭. ㅋ

킴치맨 : 으음.. ㄸ..딱히 작가를걱정하는게아냐! 작가가아프면 유천일굴릴수가없어! 얼른나으라구!

//츤데레인갘ㅋㅋㅋㅋ

제이스 올드윈 : 소피아는 왜 이 멍청한 자식은 모르지...... 설마 쪽지 해석을 못하는건가?! 이 병신같은 놈이?! 라는 생각을 하진 않겠지 ㅋ

//근데 저 놈이 병신이라는 건 안함정

ordeal : 주인공을 굴리기 전에 소제목좀

//수정완료

이퀼브리엄 : 레드드래곤도 꼬시고 데리고다니시죠ㅋㅋ

//ㄴㄴ 남캐 시킬거임 그리고 냅다 후려쳐야지

은or : 음..전쟁이 후딱 끝나는것이 상상이 되진않지만..ㅎ 그리고..유천이는 정보를 주어도...이해못한다능..?!잘 보구가께여..빨리 나으세여~!

//전쟁이 전쟁이 아니무니다. 그냥 암살놀잌ㅋㅋ. 줘도_못_먹는_놈.Ver_유천.txt

Darkness1021 : 그냥유천이가메테오같은거쓰면전쟁종료아닌감 아니면신의무기를쓰면될듯ㅋ

//ㅋㅋㅋ 마나 소비가 후덜덜. 세방이나 날려야됨 올ㅋ

dusckadlanjsl : 잘읽고 갑니다

//코멘트 감사합니다

researchers : 소제목이 공지라는것을보고 잠깐 흠짓한ㅋㅋ 소제목을 빨리 바꾸시오!!

//수정 완료

인핀 : ㅋㅋ 이제 슬슬 드래곤 한마리 더 꼬셔야지? 이번엔 데레데레로

//ㄴㄴ 이번엔 쟤랑 뜰꺼요

테레케 : 메테오 스트라잌ㅋㅋ크!!!!!!!!!!!!!!!!!!!!!!!!!!!!!!!!!!!!!!!!!!!!!!!!!!!!!!!!!!!!!!!!!!!!! 끝

//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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