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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도 정복기
“젠장. 여긴 또 어디야? 게임 종료.”
-현재 [관리자 접속 권한]을 사용 중이신 분은 로그아웃이 불가능 합니다. 서버의 복원이 이뤄질 때까지 기다려 주시길 바랍니다.
“아오 진짜, 야 씨팔. 뭐 아는 거 없어?”
“시끄러워. 힘 없는데 설치지 말고.”
유천이 갑자기 변해버린 주위를 바라보며 욕을 지껄이며 외쳤다. 그러나 유천의 앞에 떠오르는 것은 그저 단순히 로그아웃이 불가능 하다는 메시지일 뿐이었다. 유천이 넌더리가 난다는 듯 제 머리를 헝클어트리고는 제 자리에 주저 앉아 있는 슬로스를 향해 말을 건넸다.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듣기만 해도 힘이 쭉 빠지는 듯한 음성. 유천은 혀를 차며 주위를 둘러볼 뿐이었다.
“그나저나, 다른 녀석들은 다 어디로 간 거야?”
“몰라, 젠장 이젠 아예 서버를 꺼버리는 거야? 너 좀 있다 서버 다시 열리면 보자.”
유천은 새하얗게 변해버린 주변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처음에는 발록과 라이헤르, 소녀를 비롯해 난대 없이 나타난 바닐라 머리의 사내가 갑자기 사라져버리자 뭔가 알고 있을법한 슬로스에게 물었지만 단지 모른다는 대답과 알지 못할 소리를 지껄이며 완전히 회복 됐지만 옷에 묻은 핏자국을 가리키며 유천에게 으름장을 놓고는 슬로스 또한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으윽!”
그도 얼마 가지 못해 유천은 제 머리를 부여잡고 제 자리에 쓰러졌다. 난대 없이 제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 아니 그것은 생각이라 할 수도 없었다. 유천의 의지와는 달리 제 멋대로 유천의 머리에 쑤셔 박히고 있다라는 말이 더 맞을 정도였으니까. 그제서야 유천은 눈치 챘다. 이 ‘관리자 접속 권한’이라는 장치가 제 뇌에 직접적으로 간섭을 하는 뭔가라고. 그것이 아닌 이상 엄격하게 관리되어 통제되어 있는 싱크로율이 한계치를 초과할 리도 없었고, 제 멋대로 아무런 정보를 제 머리에 쑤셔 박을 수는 없을 테니까. 곧 유천은 제 앞에 떠오르는 메시지를 보며 곧장 외쳤다.
-[아프리카 서버가 다시 재시작 되었습니다. 후에 이 같은 상황에 대한 보상을 지급하겠습니다. 서비스 이용에 차질을 드린 점 죄송합니다.]
“게임 종료.”
“어? 꼬맹이, 인사도 없이 가냐?”
“고마워.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유천이 메시지를 보며 게임을 종료하려 하자마자 바닐라 머리의 사내가 유천을 향해 말을 건넸고, 유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 인사를 대신하고는 그대로 게임을 종료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신은 여전히 침대에 누워있었으나, 온 몸은 땀으로 축축했다. 거기다 오른팔은 아예 끊어질듯한 고통이 느껴지고 머리 또한 지끈거리고 있어 유천은 그대로 게임을 종료한 것을 후회할 수 밖에 없었다.
“괜찮아?”
“손 치워, 뜨거우니까. 진통제나 가져와……!”
그런 유천의 머리에 손을 얹으며 상태를 물어오는 소피아를 노려보며 유천은 중얼거렸다. 땀으로 찝찝하기도 할뿐더러 지금 온몸에서 지르는 비명은 하나같이 게임 속에서 다친 부위들이었기에 짜증이 절로 날 지경이었던 유천은 무심코 고함까지 지르고 말았다. 그러나 후회는 없었다. 어차피 저 녀석이 내게 보낸 쪽지는 이런 말을 들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었으니까.
“……여기 있어. 힘들어 보이는데, 주사는 내가 놔줄게.”
“얼른 놓기나 해.”
유천의 고함에 진통제를 가져온 소피아는 곧 힘겹게 떨리는 오른손으로 주사기를 들려 하는 유천의 손을 제지하고는 저 스스로 진통제를 들어 유천의 오른팔 정맥에 꽂아 넣었다. 곧 피스톤을 누르면서 안의 내용물이 유천의 몸으로 들어가고 약효가 퍼지자 유천의 표정이 눈에 띄도록 풀리기는 했다. 그리고 유천이 희미해지는 눈동자로 자신을 응시하는 것을 보며 소피아는 말했다.
“이곳 내부 구조를 전부 네 뇌에 입력했으니까. 찾으려고만 한다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거야. 알았으면 쪽지 내용 제대로 떠올려. 다시 올 테니까.”
“……꺼져.”
잠이 드는 와중에도 선명히 유천의 귓가에 들려온 마지막 말은 유천에게 있어 짜증나기에 그지없었다. 다른 말은 들리지 않았지만 단 한마디만은 유천의 귀에 똑똑히 박혔으니까. 그 놈의 쪽지가 뭐길래. 유천은 욕을 지껄이며 잠에 몸을 맡겼다.
“다행히 죽지는 않았네요. 저건 다시 회수할까요?”
“당분간은 놔둬. 아마 저걸 사용하는 쪽이 더 수월할 테니까.”
“네?”
유천이 잠든 것을 거의 잠잠해진 바이탈 센서의 움직임을 통해 확인한 정현이 사내에게 말을 건네며 의견을 제시했다. 원래라면 유천에게 점심을 가져다 줘야 할 시간이었지만, 방금 터진 상황으로 유천은 그대로 쓰러지듯 잠이 들었으므로 먹을 필요도 없었기에 이렇게 사내의 일을 돕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정현의 말과는 반대로 사내는 만족한다는 듯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정현은 이해하지 못했다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 정현을 보며 사내는 웃으며 설명을 시작했다.
“인간의 몸은 부숴지고 다시 회복되면 다시 같은 방법으로 부숴지지 않기 위해 제 몸을 좀 더 튼튼하게 만들지. 그건 너도 겪어봐서 잘 알 테고 말이야. 근육이 끊어졌다가 붙었다면 그 근육은 적은 양으로도 더 큰 탄성을 이뤄내고 힘을 짜낸다. 뼈의 경우에는 더욱 단단해지고 장기의 경우에는 외벽의 두께를 늘리지. 하물며 헤드 기어를 통해 거의 강제로 뇌에 접속하는 거나 다름 없는 상황에서 저 녀석은 오른팔이 아예 으스러지는 고통을 겪었어.”
“그렇다면 위험하지 않을까요?”
“위험하지. 그런데 저 녀석은 살았어. 싱크로율이 90%를 초과한 상황에서 말이지. 그게 의미하는 바는 뭘까?”
천천히 유천이 아까 게임 속에서 보여준 모습을 제 모니터 위로 띄우며 설명을 시작하는 사내를 보며 정현이 물었다. 그러나 웃으며 정현에게 다른 대답을 뱉으라는 듯 은근한 압박을 주는 사내를 보며 정현이 침을 삼키고는 대답했다.
“더 강해진다?”
“그래. 뼈는 더 튼튼해지고, 신경은 좀 더 굵어져 잘 끊어지지 않겠지. 거기다 힘줄의 탄성과 힘의 전달력도 올라갈 테고 말이야. 앞으로도 저 헤드 기어를 통해 거의 실제와 같은 체험을 시키는 것과 다름 없는 훈련을 시키는 효과를 낸다면, 아마 저 녀석은 너희 중 그 누구보다도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게다.”
“하지만 우리 중 가장 빨랐던 소피아도 3년이나 걸린 일을…….”
“길어도 2년. 2년이면 될 것이다.”
제 대답에 확신이 없는 듯 거의 묻는듯한 어조로 대답하는 정현을 보며 웃으며 설명하는 사내는 곧 자고 있는 유천의 방을 모니터에 띄우며 말을 마쳤다. 정현이 믿기 힘들다는 듯 말꼬리를 흐리며 그의 말에 토를 달자, 그는 확신에 가까운 어조로 결론을 내렸다.
“너희의 경우에는 실제로 훈련을 병행했기에 그랬었겠지. 그러나 저 녀석은 달라. 타고난 성격과 체질, 거기에 가상 현실에 특화된 뇌까지. 실제로 장기가 찢어지거나 팔이 떨어져 나가지는 않겠지만 녀석의 뇌는 찢어지거나 떨어져 나갔다고 인식을 할 거다. 아마, 제 뇌가 인식을 하기 전까지 회복 세포는 빠른 속도로 분비되겠지. 그 상태로 훈련까지 병행한다면?”
“…….”
“어쩌면 내 인생의 최고의 역작이 될지도 몰라.”
“……그렇군요.”
“잊지 마라. 너희는 놈이 내 말을 듣지 않을 때, 내 말을 듣게 할 최고의 고삐니까, 자고로 말 듣지 않는 말에게는 매가 약이지. 그렇게 많은 당근을 던져 호감을 줄 필요가 없어. 단지 우리에게 필요한 건 놈의 공포와 우리에 대한 복종. 그뿐이다.”
다시 유천의 몸에 넣어졌던 바이탈 센서의 그래프를 모니터 위로 띄우고서 웃으며 설명을 하는 사내를 보며 정현은 섬뜩한 느낌에 몸을 떨었다. 인간의 세포는 분열을 한다 한들 그 수명이 정해져 있다. 그러나 사내의 말에 따르면 앞으로 유천은 저 헤드 기어를 쓰고서 게임을 하면 할 수록 수명이 줄어들 위험을 안고 간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말임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환히 웃다니, 이어지는 사내의 말에 정현은 침묵을 유지하며 고개를 끄덕이곤 그저 방을 나갈 뿐이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진정 저 녀석을 데려 온 것이 잘한 일인지를.
“……넌 또, 왜 왔냐?”
“닥치고, 일어났으면 밥이나 먹으시지.”
“넌 주사나 얼른 놓으시지. 이중 인격도 아니고 그게 뭐냐?”
“닥쳐.”
유천이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일어나자마자 보인 것은 눈으로 보기에도 부자연스럽게 뻗친 머리를 하고서 유천의 침대에 누워 제 침대인 마냥 하품을 쩍쩍 해대는 크리스의 모습이었다. 유천이 어이가 없다는 눈초리로 쳐다보며 말을 꺼내자, 입도 가리지 않고 하품을 이어가며 저 멀리 있는 탁자를 가리키는 크리스였다. 유천이 대놓고 부리는 심술에 짜증이 난 것인지 나름 면박을 줬지만 돌아오는 것은 싸늘한 욕지거리였다. 유천은 궁시렁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휠체어라도 밀지, 나쁜 년이, 내 침대에서 잠을 쳐 자네.”
어째서인지 머리는 지끈거렸지만 몸은 한층 가벼워진 듯한 느낌에 유천은 몸을 일으켜 보았다. 발바닥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쓰라림과 딱지의 거친 느낌은 그대로였지만 고통이 약간은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약효가 아직 남아 있다는 결론을 내린 유천은 제 몸을 스스로 휠체어에 앉히곤 바퀴를 밀어 움직였다. 곧 탁자에 앉은 유천은 또 한번 욕을 지껄일 수 밖에 없었다.
“이 개만도 못한 년이. 왜 전부다 한입씩 뜯은 모양새야?”
============================ 작품 후기 ============================
왜 그랬데, 궁금해 죽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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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deal : 유천아 굴러서 탈출해라 1빠
//1빠 ㅊㅊ, [유천]:?!
youngjoon12 : 신이 빡치셨다
//ㅋ
테레케 : 발렌타인데이 그런데 어쩌라고 솔로부대인데~~~~~~~
//올ㅋ 솔로부대 동지 하이요
jhj2667 : 씨팔이가뿔났네!?
//올ㅋ
인핀 : 타이밍 좋게 아프리카서버 강종ㅋ
//알고보니 유천이한테 붙인 센서가 위험 신호 보냈다고 지들이 종료함
덱스트린 : 신따위... 생존만 한다면 조빱인데
//으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월야수월 : 한국서버가아니란걸확신ㅋㅋ 글고 유천죽으면안되지안나...?
//그러게요. 속인 게 들통났...근데 안뒈져서 아쉽긔
심심판타지 : 이재부터 개사선곡받어요 코맨이랑작가님들신청중에서하나고를끼!
//올ㅋ
킴치맨 : 아프리카 tv생각나냉
//킁. 그냥 해봣어여
심심판타지 : 신유천이 손을흔들때는 혼자서대륙절반쓸고 다시뒤돌아본다면 좀비가되있으리 소리처신유천부르면 그대의믁이따여플라잉을하네 신유천리치되면 너는그냥뭐되는대... 발록여왕니임 신유구천원해주소서 저거저싸가지 어떻게고칠려나아 한숨내쉴때면 어느세 너님 모가지잡을태니까! BGM울랄라세션 서쪽하늘 이건대충지은거같은느낌이....
//앜ㅋㅋㅋㅋㅋㅋ
researchers : 강종의 타이밍이 굿ㅋㅋ
//노린 거래요
사신대왕 : 오올? 루싶어 등장?
//ㅇㅇ 루싶어 형 등장여
Darkness1021 : 으아니아프리카서버였다니 나름 한국서버에서고서큶ㆍ법쓴줄알고좋아했는데
//저도 아쉽 근데 진행상 저래 해야 되여 쳇
카에린 : 더굴리죠 아예 죽고싶을만큼 애매하게굴리면 희망이라는 쓰잘대기없는걸 가지게되서 안됨
//동감합니다. 희망이라는 쓰잘대기 없는 걸 유천이한테 줄 필요는 없죠
AQ240 : 유천 심판받아 죽는대신 강제종료인건가 원래유천이라도 신은무리겠구만
//쓰려는데 서버 강종. 타이밍 종범
dusckadlanjsl : 잘읽고 갑니다
//코멘트 감사합니다
타지아 : 썩을놈시키 너 형이졸업했는데말이아 마! 연참하
//내 졸업 때 축하 한마디나 했었는지 생각하고 말하죠 원래 이 세계는 기브 앤 테이크. 주는 게 있어야 오는 게 있는 법이죠
여린o : 유천이는 오늘도 구르는구나
//그렇죠. 구르지 않으면 유천이가 아닙니다. 우선 얼굴 가죽을 잡아 댕기세요 진짜가 아닐 확률이 큽니다
제이스 올드윈 : 강종보소 역시 씨팔임 (욕 아니요! 정말 아니요!ㅋ) 이제 물을 부으러 가볼까나? 크캬캬캬캬캬(씨팔이 운명하셨습니다)
//근데 팔 종범. 더럽게 아픔 고로 못움직임. Fail
인간님 : 올ㅋㅋ씨팔 빡침ㅋㅋ작가님은 유천이뿐만아니라 씨팔도 굴릴 작정이신가요ㅋㅋ
//아, 들켰긔
youngjoon12 :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반말과 욕설하다니 정말 무례하시네요. 역지사지라는 사자성어도 모르시나요? '만약 내가 이런 말을 받았다면 어떨까'하는 생각 하시고 코맨달아주세요. 네티켓이란 말 그냥 있는거 아닙니다.
//올ㅋ
IYouMusic : 아프리카티비 비제이 씨팔!ㅈㅅ
//아, 조흔 드립이다 멋져요. 후폭풍을 생각 안하는 당신은 멋진 드립er
xldos : 굴려지는구나 근데 불쌍하진않아
//유천이가 굴려지는 게 불쌍해지셨다면, 그건 타락한 겁니다. 원래의 순수한 마음이 잇다면 불쌍할 리가 없죠
밀리리오 : 이봐이봐;;;종료라니;;;;너무하네;;;
//그러게요. 그냥 한번 죽일걸 그랬나..
L은별 : 저 보고 싶으셨죠 엉엉 잠도 안자고 5시간동안 읽었넹.. 여튼 오랜만입니당!
//우앜ㅋㅋ 얼마만이에옄ㅋ 오랜만입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