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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뭐야, 진짜 넣어놨네.”
유천은 문을 열고서 저도 몰래 중얼거렸다. 누구 덕분에 피투성이가 된 침대시트는 뽀송뽀송한 흰색의 시트로 바뀌었고, 매트리스도 마찬가지였다. 침대의 옆에는 캡슐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고, 유천은 방을 비운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아 보였는데 벌써 옮긴 그들의 행동 속도에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것도 잠시, 유천은 곧장 캡슐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게임에 들어가 연락만 통한다면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니까.
“앗!”
유천은 그리고 곧장 뻗었던 발을 다시 회수했다. 이미 약효는 다 떨어진 지 오래였다. 누워있는 등에서도 화끈한 고통이 올라오는 가운데, 이미 불에 지져지고 터진 유천의 발바닥은 바닥을 걷기에는 적절치 못했다.
“아, 캡슐에 넣어달라고 할걸.”
뒤늦게 후회라도 해 봤지만 돌이킬 수도 없고, 다시 문을 열고 도와달라 하기엔 자신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일부러라지만 소피아에게 그런 말을 남긴 것도 그리 좋은 기분은 아니었기에 유천은 고통을 참고 움직이기로 했다.
“아, 결국엔 이 방법뿐이야?”
급기야 유천은 울상을 짓고 말았다. 주위에는 지지대 삼을 것도 없고, 발을 보호해줄 수 있는 물건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제 발로 직접 걸어 캡슐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에 유천은 굉장히 실망을 하고는 발을 뻗었다. 바닥에 발이 닿자마자 느껴지는 화끈한 느낌에 곧장 발을 떼버릴까 했지만, 이렇게 된 일. 오기로라도 해주겠다는 오기에 유천은 그대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으악!”
외마디 비명은 피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유천은 당당히 서 있었다. 금방이라도 주저 앉고 싶었지만 그것도 할 수 없는 유천은 미리 열어둔 캡슐을 향해 발을 천천히 옮겼다. 이미 발바닥의 물집들은 터져 나간 지 오래였다. 유천의 발바닥이 바닥에서 떨어짐과 동시에 몇 방울의 피도 함께 주위로 튄다. 겨우겨우 제 캡슐에 몸을 뉘인 유천은 그대로 눈을 감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외쳤다.
“게임 시작!”
-[리트머스 대륙전기]에 접속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언제나 듣던 환영한다는 메시지와 화면, 유천은 익숙한 손짓으로 그 영상을 넘겼다. 어차피 저쪽의 고통은 여기에서는 느껴지지 않는다. 주저 없이 몸을 일으켜 움직이려던 유천의 시야에 온통 검기 그지 없는 주변이 눈에 들어왔다. 자신이 게임을 종료한 곳과는 전혀 관계도 없어 보이는 곳인데, 자신이 어째서 여기 있냐는 의문이 생긴 유천은 주위를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여, 네가 새로 왔다는 그 녀석이야?”
“꼬맹이가 반말은.”
“외모로만 판단하면 곤란해. 난 이 게임의 메인 컴퓨터니까.”
유천이 한창 주위를 기웃거리고 있을 때, 유천의 뒤에서 앳된 꼬마의 음성이 들려왔다. 유천은 곧장 몸을 돌려 그 인물을 확인했다. 많아 봤자 대여섯 살로 보이는 꼬마 여자아이. 유천은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유천으로서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 심한 고문에도 이 주일이나 버텼다면서? 대단한 걸?”
“너, 유니온에 있는 메인 컴퓨터냐?”
자신을 흥미롭게 바라보며 말하는 꼬마를 바라보며 유천은 침을 꿀꺽 삼키곤 질문했다. 어쩌면 일이 쉽게 풀리는 것 같다고 생각하며. 언젠가 들어본 기억이 있었다. 리트머스 대륙전기의 데이터는 유니온 본사에 있는 메인 컴퓨터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아니, 그 녀석은 우리 넷째.”
“……?”
유천은 당황했다. 갑자기 넷째라니. 형제라도 된다는 뜻인가? 유천의 의문에 대답이라도 하듯 꼬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피식 웃었다. 유천은 곧 입을 열어 꼬마에게 대화를 걸었다.
“꼬마야. 너, 유니온 쪽에 내 말을 전해줄 수 있어?”
“아니, 지금 넌 그 쪽에는 이미 사망자로 기록 되어 있다고. 알려지면 골치 꽤나 아픈데 내가 해주겠어? 더군다나, 허튼 수작 부리지마. 네 행동은 우리 쪽에서도 유심히 보고 있고, 지금 이 대화도 지켜보는 사람은 한둘이 아냐. 그리고, 꼬마라고 부르지 마. 나도 엄연히 코드 네임이 있어. C-8 Date라고.”
“아, 그래? 어쩔 수 없지. 그래서 내가 왜 이곳에 있는 건지 말 좀 해 줄까, 그 넷째라는 건 도대체 무슨 말인지도 궁금하고. 꼬마……아니, 씨팔.”
“줄여서 부르지마!”
“그렇겠네. 줄이니까 어감이 이상하다. 그래도 내 질문에 대답은 해줬으면 좋겠는데.”
유천의 희망을 잘게 밟은 꼬마는 유천의 머리를 가리키며 경고를 하기 시작했다. 그 뒤 자신의 이름을 밝히는 꼬마를 보며 유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별 기대도 하지 않았으니까. 그리곤 현재 자신이 궁금한 것을 물었다. 무의식 적으로 이름을 줄였다가 꼬마에게 큰 소리로 호통을 듣고서야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서 고개를 끄덕이는 유천의 모습은 상당히 웃겼다.
“네가 여기 있는 이유는, 유니온 측에서 삭제한 네 데이터를 우리 쪽에서 빼돌려놓았기 때문에 현재 네 위치는 데이터 상에 기록되어 있지 않은 곳이야. 그냥 내가 꼴리는 대로 보낼 수 있다고 해야 되나. 그리고 그 넷째라는 건 간단해. 나를 비롯해 약 12개로 이루어진 메인 컴퓨터가 이 게임 ‘리트머스 대륙전기’를 관리하고 있지. 말이 메인 컴퓨터지 사실 우리도 ‘아버지’가 관리하는 마더 시스템의 명령을 듣는 거에 지나지 않아.”
“아, 젠장. 대충은 알아 들었다. 그 빌어먹을 영감이 남 뒷조사 하는 악취미도 모자라서 그 변태 취미로 자기가 만든 세계에 날 가두시기라도 하겠다는 생각에 날 여기로 보냈나?”
“글쎄. 어쨌든 난 이제 널 게임 속에 던질 생각인데.”
“야, 씨팔. 던진다는 표현은 좀 그렇다.”
“줄이지 말라고!”
“미안.”
제 자리에 앉아 귀를 후비는 유천에게 설명을 하는 꼬마의 모습은 늦둥이 동생과 놀아주는 오빠의 모습과 별반 달라 보이지는 않았다. 곧 꼬마의 설명이 끝나자마자 욕을 지껄이며 투덜거리는 유천을 바라보며 꼬마가 무심경하게 유천과 마찬가지로 귀를 후비며 말하자 유천은 꼬마를 바라보며 그건 아니라는 듯 타이르는 어조로 말했다. 물론 돌아오는 호통에 곧장 사과했지만. 그러나 유천의 얼굴에 비친 장난기 가득한 표정과 어조는 별로 미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분명했다.
“네 현재 싱크로율은 65%. 시간이 지날수록 천천히 올릴 생각이야. 내가 네 담당으로 찍혔으니 상당히 귀찮게 됐지만 잘 부탁해. 크리스.”
“오냐, 씨팔.”
“제발 줄이지 말라고오!”
“근데 어쩌냐, 씨팔. 이게 입에 착 달라붙고 정감도 가잖아. 안 그래? 씨팔. 좋잖아, 씨팔.”
“제발 하지 마세요! 이렇게 빌게요!”
“아, 너무 재미있어서 그만두기가 싫은데 씨팔.”
“그냥 뒈져버려!”
유천의 사과를 들은 꼬마가 유천의 앞에 마찬가지로 주저앉아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잘 부탁한다는 듯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하자 유천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악수를 받으며 그에 화답했다. 곧장 반응을 보이는 꼬마를 보며 유천은 키득거리며 계속해서 놀렸다. 그러자, 아예 무릎을 꿇고는 엎드려서 유천에게 비는 듯한 어조로 외치는 꼬마를 내려다보며 유천이 킥킥거리며 답하자. 꼬마는 발광을 하며 믿을 수 없는 힘으로 유천을 한 손으로 들어 보이고는 그대로 집어 던져버렸다.
“진짜 던지냐!”
“몰라! 그냥 뒈져버려!”
어린 소녀가 던진 것이라고는 볼 수 없을 만큼 멀리 날아가는 유천이 꼬마를 보며 외치자, 꼬마는 주저 없이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며 외쳤다. 일순간 유천은 저 꼬마가 저걸 어떻게 아는 지보다는 게임에서 나가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을 떠올리는 것이었다. 물론 그것은 메인 컴퓨터 씨팔의 위치를 찾는 것이겠지만.
“근데, 나 언제까지 날아가는 거지?”
유천은 날아가는 와중에도 태평히 중얼거렸다. 이미 날기 시작한 지도 꽤 되었다. 꼬마가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무식하게 오래 날아간다는 것으로 보아 상당히 센 힘으로 날렸다는 것에 유천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서 하품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품을 하며 감았던 눈을 뜨자마자 유천이 볼 수 있었던 것은 눈부시게 눈 부시게 빛을 발하는 거대한 구체였다.
“으아악! 내 눈!”
그리고 유천은 외마디 비명과 함께 검디 검은 공간에서 사라졌다. 그 뒤, 적막하기 그지없는 검은 공간에서 혼자 남은 꼬마, 씨팔은 중얼거렸다.
“아, 더 설명할 거랑 줄 물건 있었는데.”
뒤늦게 유천을 찾기 시작한 씨팔의 눈에 보인 것은 눈부신 구체. 그리고 뒤늦게나마 들려오는 유천의 비명이었다. 머리를 긁적거리던 씨팔은 곧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아, 젠장. 그 빌어먹을 꼬맹이가.”
유천은 눈을 뜨자마자 욕을 지껄일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딘 지는 몰라도 이것만은 확실했으니까. 온통 핑크색이 가득한 소녀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방, 핑크색 침대부터 핑크색 이불, 핑크색 커튼을 비롯해 눈이 따가울 만큼 핑크색이 가득한 방의 침대 위에 핑크색의 얇은 튜닉을 걸친 유천의 또래만한 여자 아이가 자고 있었으니까. 유천이 욕을 지껄이며 이 쓸데 없이 커다랗고 핑크색이 가득한 방에서 탈출할 문을 찾고 있던 때였다.
“우웅…….”
“아, 씨발.”
“뭐라고!?”
“꺄악! 너희 누구야!”
곤히 잘 자고 있던 핑크색 튜닉의 소녀가 일어나려는 것을 보며 유천이 조용히 욕을 지껄이던 때, 유천의 옆에서 공간이 찢어지더니 아까 자신을 이곳으로 집어 던져버린 꼬마가 그곳에서 튀어나왔다. 곳 유천을 노려다 보며 외치는 꼬마의 외침에 정신을 차린 소녀가 비명을 지르며 유천과 꼬마를 보며 외쳤다. 그리고는 곧 저 멀리 있던 방의 문이 열리고 그곳에서 튀어 들어온 병사들처럼 보이는 이들은 그대로 유천과 꼬마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아, 시발. 되는 일이 없네.”
“그러니까 이름 줄이지 말라고!”
============================ 작품 후기 ============================
잘못된 작명센스의 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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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아 : 솔직히말해 너 이거 태클걸리고나서 능력이라고 어영부영넘기는거지?
//야생의 작가가 도망쳤다!
덱스트린 : 장체가 뭘까... 저 늙은이는 하는 말 한마디가 사람을 ㅃㅊ게 하는군 ㅋㅋ 물론 유천은 행동과 말 모두 ㅋㅋㅋ
//그런 면에서 유천이는 그 늙은이보다 한 수 위임
테레케 : 방근전에 한타 띄고 왔거든요 케틀빼고는 전부 빨피 였음
//그러쿤여
어비스 제오프 : 솔찍히 저런식으로 대하는것도 대단한거죠. 자신의 주위 사람들 목숨 툭하면 위협하고,죽는게 더 날정도의 고통을 주게 만든 장본인들을 저렇게라도 대할수 있다는게 대단한거죠;;
//쟨 그냥 또라이 중에서도 상또라이에요 ㅇㅇ
테레케 : 그리고 타릭은 도망가다 버섯 밝고 죽어서 다른녀석들은 무서워서 못감
//ㅋㅋㅋㅋㅋ멋지네요0
여린o : 우리 유천이 히로인 수대로 죽였다살리고 죽였다살리고하죠ㅋ
//미정이 한둘이 아니라 힘듬요. 그냥 꼴리는 대로 죽였다 살리려고요
인핀 : 어이 잠깐 현실에서도 강해진다면 나중에는 진짜 리치돼는거 아니야?
//그건 ㄴㄴ요 마나라는 개념이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설정이라 마법도 불가능할 뿐더러 그러한 설정에 마족이 추가되어 있을리가요.
심심판타지 : 졸업! 이재여왕이된발록과접촉을..하악하악
//글쎄요. ㅋㅋ
제이스 올드윈 : 잠시 생각해 본다면 게임능력이 커질수록 현실에서의 능력이 커진다면 그것은 유천을 더욱 신나게 굴릴 능력인가?! 더욱 고생하고 고통받아라!(불쌍한놈 ㅋ)
//....이분 예지능력 있는듯
dusckadlanjsl : 잘읽고 갑니다
//코멘트 감사합니다
IYouMusic : 구르다 구름 굴리다 굴림 굴렀다 구를것이다 구를 예정이다 구를지어다
//당연한 거지
vkdlfjs2 : 응? 밥은 먹고들어간거야?
//먹는 둥 마는 둥 쳐묵쳐묵하고 왔대여
인간님 : 제....제길!!수포라니!!선취업 후진학이라니!!나도 중딩으로 돌아가면 그렇게 하고프다ㅠㅠ작가님 우리 나이 바꿔요ㅋㅋ
//거절합니다.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