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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자, 식사를 시작하지.”
“염병. 내 팔이나 풀고 말하지.”
“…….”
식탁 주위로 앉아 식사를 하기 위해 사내가 먼저 나이프를 들며 입을 여는 순간, 곧장 유천이 욕을 지껄이며 투덜거렸다. 다분히 그의 말을 방해한다는 의도가 뻔히 보였지만, 아직 휠체어의 팔걸이에 수갑으로 팔이 묶인 유천의 말은 꽤나 현실적으로 보였다. 정현이 눈치를 보며 수갑을 풀어주자마자, 유천은 나이프를 슬쩍 들었다.
와장창-!
“독이 들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잖아? 다시 주면 안 될까? 아, 통증이 다시 오는 것 같은데. 아저씨가 자른 거 주면 나는 더 좋고.”
“이 놈……!”
“아, 날 납치한 게 날 이용하기 위해서였다며, 그럼 저 음식에 독이 들었을 리는 없었겠네. 미안. 근데, 어쩌지. 난 어제 점심도 제대로 못 챙겨먹었고, 저녁은 먹지도 못하고 그냥 자버렸거든. 배가 등이랑 찐하게 키스라도 하려는 모양인데 말이야. 난 그 꼴은 못 보겠거든.”
“…….”
“…….”
정말 고래 싸움에 우연찮게 끼어든 새우의 심정이 그러할까, 소피아와 정현은 아주 죽을 맛이었다. 식탁에 앉기 전 까지는 좋았다. 신경전에서 설전쯤이야 그들도 충분히 예상했으니까. 그러나 이 정도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이건 대놓고 아예 자신을 죽이라는 것도 아니고. 명백한 도발이었으나 의외로 사내는 주먹을 부들부들 떨기는 했으나 곧 표정에 드러난 감정을 지우곤 담담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안전.”
“…….”
유천이 자신에게 악으로 깡으로 덤벼든다면 그로서도 생각해둔 것이 있었다. 단지 유천의 태도에 잠시 생각을 못 할 정도로 화가 난 것 일뿐. 그는 곧 밖의 사람을 불러 다시 음식을 준비시키라 하고는 자신 몫의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뒤, 유천은 함부로 행동을 하지는 못했다. 다만 식기를 일부러 떨어트리거나, 대놓고 들으라는 듯 불편을 토해내기도 했으니까. 그러나 그런 유천의 태도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기라도 한 것인지 사내는 가면 갈수록 느긋하고 여유로운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그것 때문에 유천은 더욱 더 그의 심경을 건드려보겠답시고 난동을 부렸지만. 이제 그로선 아기의 투정이나 다름없었다.
“초조해 보이는군.”
“내 식사는 언제 나오는데”
“무엇 때문에 그리 초조해졌을까? 난 그게 궁금해지는군.”
“얼른 내가 먹을 거 달라고!”
둘의 대화주제는 거리가 상당히 있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명은 탐색이라도 하듯 상대를 뜯어보며 말을 건네는가 하면, 나머지 한 명은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이 눈에 보일 만큼 동요하면서 딴청을 피우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기어코 유천의 외침이 터져 나오는 순간. 사내는 웃기 시작했다.
“하하! 재미있어. 아주 재미있군.”
“실컷 쪼개다 뒈져버려라.”
“네 밑천도 이제는 다 떨어진 모양이야. 큰소리에 대놓고 도발까지 하고 말이야. 그렇게 하면 내가 화가 나서 네놈을 내치기라도 할 줄 알았나? 아니면 죽이라고?”
“…….”
방에 들어와 초반의 대화를 유천이 주도했었다면, 이제는 완전히 상황은 뒤바뀌었다. 사내가 무슨 말이라도 건네면 유천은 별것도 아닌 일에 큰 반응을 보이며 반발하기 시작했으니까. 이제는 사내의 주도 하에 질질 끌려 다니기 바쁜 유천을 보며 정현은 저것이 연륜의 힘인가. 라는 둥의 쓸데 없는 헛소리를 지껄이기 바빴다.
“확실히 고문이 효과는 있었던 모양이군. 작은 일에도 쉽게 반응하고. 그 오만하던 자신감도, 오기도 확실히 한풀 꺾이긴 한 모양이야.”
“본론이나 꺼내.”
대화를 길게 끌어봤자 나한테 이로울 게 없어. 자신의 식사가 곧 도착하고 음식을 먹는 와중에도 자신에게 말을 걸어 한치도 쉴 틈을 주지 않는 사내를 보며 유천이 나이프를 내려놓고서 말했다. 저 능구렁이 같은 자식은 어느새 자신을 어떻게 다뤄야 할 지까지 알아낸 것 같았으니까.
“그럼 저번에 하던 얘기를 이어볼까?”
“쓸데 없이 묻지 말고 그냥 말해. 어차피 내가 뭔 지랄을 해도 할 생각이면서.”
“그건 그렇지. 저번에 내가 어디까지 얘기했더라. 그래, 네 지인들의 안전이었나?”
“…….”
소피아와 정현은 또 한번 감탄했다. 유천의 입을 몇 번씩이나 다물게 하다니. 유천이 대들 기미를 보이거나 자신의 말에 쓸데 없는 말을 붙이기라도 하면 꺼낸 저 단어는 유천을 확실하게 옭아매는 족쇄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었고, 그 효과는 지금도 튀어나왔다. 유천의 얼굴이 험상궂게 일그러지고, 눈은 사내를 찢어 죽일 듯 노려보고 있었으나 사내는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군사 훈련용으로 이 가상 현실이라는 시스템을 사용하면, 지금보다 훨씬 저비용으로 고효율의 이득을 낼 수 있지. 실탄의 소모율과 시간의 낭비, 만일에 있을 부상. 그 어떤 면에서도 현실은 가상 현실의 이점을 따라오지 못한다. 다만 성취도 부분에서는 각각 차이가 날 수 있었지. 그 이유가 뭔지 아나?”
“모르니까 묻지 말고 설명이나 이어가시지.”
설명을 이어가던 그가 곧 유천을 바라보며 질문하자, 유천은 툭툭 쏘아대는 말투로 그에 응했다. 원하는 대답은 아니었지만 아예 거부의사를 드러내지 않는 다는 것에 만족하며 그는 말을 이어갔다.
“친화도다. 아무리 노력을 열심히 하더라도 가상 현실의 육체는 실제의 육체와 차이가 있기 마련이지. 뇌의 일부에 전기적 신호를 가해 가상 현실의 정보를 전달하더라도 실제의 육체가 따라주지 못하면 그건 소용이 없어. 하지만 그 반대라면, 적은 정보로도 가상 현실에서 가능했던 많은 일들이 가능해지고 더욱 더 빠른 성취를 보일 수 있다. 바로 네 눈 앞에 있는 둘과, 널 데려오던 그 외의 세 명을 떠올리면 되겠지.”
“……이 녀석들이?”
그의 설명이 시작하고, 유천이 처음으로 되물었다는 것에 그는 꽤 놀라면서도 웃음이 나왔다. 그럼 그 나이에 그 힘과 실력이 그런 몸으로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는 것인가? 웃기기 그지 없는 유천의 생각에 그는 경의를 표하며 설명을 이었다.
“너도 겪었겠지. 게임에서 힘을 비롯한 스탯이 오를 때마다 현실에서도 힘이 조금씩은 늘어나던 것을.”
“…….”
유천은 부정할 수 없었다. 게임을 하며 직접 투자한 스탯이 아닌, 실제 생활에서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스탯이 있다는 것은 유천도 한번쯤은 들어봤다. 물론 유천도 겪어봤고 말이다. 스탯의 옆에 붙어있던 괄호 안에 들어 있던 숫자가 늘어날 만큼 유천의 힘도 조금씩 강해졌고 움직임은 민첩해졌었다. 지혜와 지능 등은 유천이 워낙 자주 사용한 스탯이었지만 효과를 보기엔 조금 어려웠다. 물론 행운 스탯만큼은 아니었지만.
“네가 게임을 하며 유지했던 싱크로율 한정 안전선은 45%. 그 이상으로는 튜토리얼 뒤로는 한번도 올린 걸 본 적이 없었지.”
“스토커냐. 그걸 알고 있다는 건 내가 하는 짓 다 봤다는 얘기잖아.”
“글쎄. 마음대로 생각해라.”
“그래서, 본론이 뭐냐고. 설명은 대충 끝난 것 같은데.”
“네 방에 캡슐을 가져다 놓았다. 네 게임 정보는 우리 쪽에서 빼돌려 두었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 미리 말해두지만 그 캡슐은 싱크로율 조정이 불가능 하도록 설정해 두었다. 허튼 수작 부릴 생각 말고. 이만 가봐.”
그의 설명에 유천은 발끈하며 외쳤다. 그러거나 말거나 사내는 차를 홀짝이며 대답을 할 뿐이었다. 괜히 기분만 상한 유천이 까칠하게 질문을 하자, 그는 다 마신 찻잔을 내려두고는 유천에게 방으로 돌아가라는 축객령을 내렸다. 유천이 뭐라 할 말이 있는 듯 했으나 정현과 소피아는 곧장 일어나 유천의 휠체어를 잡고 곧장 방을 나설 뿐이었다.
“야.”
““…….””
“야.”
““…….””
유천은 정말 미칠 것만 같았다. 이 망할 연놈들은 나한테 무슨 원한이 있다고 곧장 빠져 나온 것이란 말인가? 따질 말도 더 있었을 뿐만 아니라 지금 자신의 손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있는 찻잔을 내려놓지도 못한 채 그대로 끌려 나온 것이었다. 그러나 휠체어를 미는 둘은 미리 짜기라도 한 듯 유천의 말을 무시하며 묵묵히 휠체어를 밀 뿐이었다.
“이 찻잔 어쩌라고 그대로 나온 거냐?”
“아, 그거 때문에 부른 거였어?”
“그거 말고 다른 볼일이 있겠냐?”
‘많지 미친 놈아.’
유천이 결국 그냥 자신의 손에 들린 찻잔을 들며 묻자, 정현이 대답했다. 전혀 몰랐다는 둥 대답을 하는 정현의 어투는 어딘지 모르게 뭔가에 쫓기는 듯 다급했다. 유천이 한심하다는 듯 정현을 바라보며 묻자, 정현은 속으로 욕을 지껄이면서도 겉으론 내색하지 않으며 피식 웃을 뿐이었다. 어차피 저 말에 대답했다간 피곤해지는 건 자신이니까.
“야, 근데. 너희 왜 그렇게 눈치 보고 있었냐?”
“여태까지 끌려온 주제에 너처럼 당당한 녀석은 없었거든. 겁에 질려선 뭐든 시키는 대로 할 기세였던 녀석들이 대부분이었다 보니 그런 거지 뭐.”
‘물론 반항하던 녀석들이 없던 건 아니지만, 끝은 좋지 못했었지.’
유천이 고개를 돌려 묻자 정현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으며 설명을 시작했다. 처음 보는 반응이라 놀라서 그랬다는 듯 설명했지만 뒷말은 조용히 삼키며 말 하지 않는 정현이었다. 말 해 봤자 유천에게 좋을 것은 하나도 없고, 자신에게도 이득은 없다는 것을 재빨리 판단한 결과였다.
“그래도, 적당히 굽히고 들어가는 게 좋아. 예전에 딱 한 명이 너처럼 반항하다가, 아버지 손에 그대로 훅 갔으니까. 지금처럼 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는 도발을 하던 뭘 하던 상관 없는데, 선을 넘었다가는 그 누구라도 쉽게 용서하지 않아.”
“너희는.”
“……?”
“너희는 나한테 쉽게 용서 받을 거라고 생각하냐?”
뒤이어 소피아가 유천에게 충고를 덧붙였다. 유천이 지금처럼 행동하다간 전례를 따라 얼마 가지 못해 사내의 손에 죽거나 다시 고문실로 가 다시는 나오지 못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내린 충고였지만, 결국 돌아오는 유천의 대답에 둘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유천의 주위 사람들을 위협하고 유천에게는 직접적으로 상처를 주는 것에 끝나지 않고 이곳까지 끌고 왔었으니까.
“어쩌면 모르지. 차라리 그 때 네 총에 죽는 게 더 편했을지도.”
유천의 방 앞에 다다르고, 유천의 방 문을 열려던 소피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유천이 중얼거렸다. 정현이 그런 유천을 바라보며 뭐라 외치려 했지만, 유천은 듣지도 않은 채로 열린 문으로 휠체어를 직접 움직여 들어가고는 문을 닫아버렸다. 남겨진 둘은 아무런 말도 못하고 결국 제 방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 작품 후기 ============================
아, 젡 분명 학교에서 하는 일은 없는데 이상하게 피곤...뭔가 학교에 장치가 설치된 게 분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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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스트린 : 겨우 수건 한 장으로 놀리는 정현이나 그걸로 화내는 유천이나 거기서 거기...
//쟤들 수준이 거기서 거기. ㅋ..
심심판타지 : 2빵밥먹구접하나?
//그런듯 ㅇㅇㅋ
바위거북 : 아,폰으로 보고있는데 어째 폰으로 접속이 안되네,그래서 컴퓨터로 보고 코멘달아요 ㅋㅋㅋ(근데 코멘다는게 오랜만이야?!?!)
//오랜만이네요.ㅋㅋㅋㅋ 조알 앱 뭔가 편하면서도 불편한 언밸러스함을 보여줌. ㅋ
테레케 : 1.아리 : 티모 티모를 잡아!! 데마씨아!!!!!!!!!!!!! 2.시스콤 : 데마씨아의 힘!!~!!!!!!!!!!!!!!!!! 3.티모 : 나만 죽을수야 없지 픽~ 4.아리 : 야 시스콘!!!!!!!!!!!!!!!!!!!!!!!!!!!!!!!!!!!!!! 죽으면 어쩌자는거야!!!!!!!!!!!!!!!!!!!!! 5.가렌 :넥서스는 부탁하지 6.아리 : 흑흑 데마시아 이딴거 부셔주겟어!!!!!!!! 라는 식의 롤을 했어요 티모 할아버지가 타릭,문도,케이틀린,가렌,아리 를 한번씩 죽이고 가렌하고 아리가 스펠로 부활했고요
//다른 건 다 믿을 수 있겠는데 문도를 죽였다는 건 좀 믿기 힘듬...쿨럭- 문도는 궁쓰고 튀면 왠만해선 다 살텐데..
dusckadlanjsl : 다만 구버전 하고 신버전을 함께 사용하죠 후훗
//올ㅋ 검색은 신버전 다른 건 구버전 ㅋ
인핀 : 뭔가 유천은 현실에서도 먼치킨이야 영령돼면 내구EX돼는거 아니야?
//쿨럭- 그냥 저새낀 깡만 먼치킨요
sks트라우마 : 잘생각해보니주인공연애하는거적다가작가님화나서주인공고문한거아닐까여?? ㅋㅋ
//.....(아무 말 없이 먼 산을 쳐다보고 있다. 아무래도 정곡을 찔린 듯 하다.)
인간님 : 수능지옥에서 벗어나면 군대가 작가님을 기다리고있을겅미ㅋㅋ군대 갔다오면 취업크리가 있을겁니다ㅋㅋ
//ㅋ 저 수포잔데요. 선취업 후진학이 목표요
제이스 올드윈 : 저렇게 깡 늘다가 다시 털릴라.... 근데 어찌어찌 풀리면 이제 게임속에서도 데굴데굴? 게다가 통각100%로 고문정도? 아 쇼크사 할라 ㄷ
//전 그걸 노리고 있습니다(응?)
밀리리오 : 근대고문때문에상처때문에보다고문때문에난상처때문에가문장이더부드럽지않나요?
//수정했는데, 괜찮은가요?
밀리리오 : 아..상처뒤에들이빠졌네요
//ㅋㅋㅋㅋ..
타지아 : 밀리리오 이놈이 내후배놈인데 내가 추천해줘서 읽고있다는것을 명심하라고 동생 ㅋㅋ 그리고 애초에 인두로고문을가하게되면 쇼크사할확률이7할이거든? 예전에 중세유럽이나 우리나라가 여러국가로쪼개져있을때 극형중하나가 인두였는데 그정도고문을버틴다고해도 2차쇼크가올만큼 커다란고통인데말이지... 통증은 모르핀으로 중화시켰다곤해도 상처부위를 치료하는부분이라던지는 서술이거의안되서 이해불가 스킬걸린독자도있을거란말이야 그리고 유천이점마 두들겨맞았을때 뼈가부러지거나할때 부목은되어있었다는설정인가? 그렇게안하면 저놈 뼈여긋나서 평생 병신으로살아야되
//아무리 저래도 저놈 주인공인데 능력하나는 줘야죠. 왠만해서는 뼈 안부러지는 통뼈에다가 하도 맞고 다녀서 맞는 기술이 있는 놈임. 쉽게 안 부러져여. 금은 가끔 가더라도...ㅋ
KagamineLen : 이야 오랫만에 코멘트요! 쓰지는 않았지만 언제나 지켜보고 있엇습니다! 눈팅 죄송함믜다!!
//오랜만이네요 ㅋㅋㅋ
researchers : 하렘은 용서못하는거죠ㅋㅋ 꿈도 희망도 없는 절망을 우리 쥔공한테 보여줍시다ㅋㅋㅋ
//꿈도 희망도 없는 그곳은 게이바. 던져버릴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여린o : 소피아도 히로인인감?
//보류중이요. 어떻게 할지 고민중이랄까
NOXLUMEN : 고문보다 무서운 고3테크 ㄷㄷㄷㄷㄷㄷ;;
//...글쎄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