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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리치다-273화 (273/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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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회장님, 그럼 어떻게 할까요?”

“신 유천의 신원이 사망 상태로 변했으니, 우리로서도 그에 대한 개인 신상 정보를 가질 권한은 없다네. 그의 계정을 삭제처리 하게.”

“알겠습니다.”

유니온의 회장실. 그곳에서는 검은 양복을 차려 입은 사원 하나가 의자에 앉아 자신의 머리를 짚고 있는 회장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내용 자체가 그리 밝고 좋은 내용은 아니었기에 말을 꺼내는 사원도, 회장도 표정은 좋지 않았다. 그 사원은 한성이었다. 유니온 내부에서도 유천과 개인적인 연락을 주고 받은 것도, 가장 잘 알고 있는 것도 그였기에 대표격으로 올라온 것이었으나 회장의 대답은 예상한 것에서 한치도 빗나가지 않았다. 서로가 서로의 기분을 이해하고 있기에 더 이상의 대화는 필요 없었다. 한성은 그 말을 끝으로 회장실을 나섰고, 회장은 그대로 긴 한숨을 내뱉을 뿐이었다.

“신 유천의 계정정보를 포함한 게임 내의 모든 정보를 삭제하라는 회장님의 지시다.”

회원 정보를 관리하는 보안과 계정 관리부서로 찾아간 한성이 부장에게 건넨 한마디였다. 그리고 부장은 고개를 들어 한성을 쳐다보았다. 계정 관리부장인 그도 한성이 유천과 사적인 연락을 주고 받을 정도로 친하게 지낸 사실을 알고 있었다(사실 유천은 이벤트 정보를 캐내기 위해 친하게 접근한 것이었다. 소득은 없었지만). 그렇기에 그 계정을 삭제하라는 그의 말은 부장에게 있어서도 꽤 부담되었다. 말을 꺼낸 한성 그조차도 은연 중에 삭제하지 말라는 뉘앙스를 풍기며 말하는 데, 하물며 자신보다 상관의 지시인데 듣지 않을 수도 없다. 나중에 가서 한성이 술을 마시곤 유천에 대해 떠들더라도 한숨을 쉬며 받아줄 수밖에 없는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유저들의 정보를 찾기 시작했다.

“찾았다. 신 유천. 현재 신원 상태. 사망.”

“…….”

‘아오, 이 개새끼야. 그런 눈초리로 보지 말라고!’

자신은 그저 적힌 대로 읽었을 뿐인데, 이렇게 째려보면 어쩌란 것인가? 부장은 그저 욕을 지껄이며 하루빨리 저 자식의 상관이 되리라 다짐을 하며 지나가던 여러 직원들이 바라보는 중에 식은땀을 흘려가며 마우스를 움직였다.

“……잠깐.”

‘아, 누르고 나서 잠깐이라고 하는 건 또 무슨 상황이냐고.’

한성이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저지를 했을 때는 이미 클릭을 끝낸 뒤였다. 곧 그의 컴퓨터 모니터 위로 메시지가 떠올랐다. 유천의 계정을 삭제하겠냐는 메시지에 예를 눌러야만 하는데, 뒤에서 느껴지는 눈총이 따갑다고 느끼며 부장은 마우스를 한성에게 넘겨버렸다.

“팀장님이 하죠.”

“멍청한 녀석. 마지막으로 부탁한 게 겨우 그거였냐…….”

유천은 어떻게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형제가 없는 한성에겐 가끔씩 연락을 해오는 유천은 조카나 다름없었다. 그랬기에 다소 무례하다고 볼 수 있는 유천의 행동도 웃으며 넘어갔고, 다소 무리라 할 수 있는 유천의 요구도 말 없이 들어주었다. 물론 대가라고 요구한 것도 그에게도 유천에게도 거의 필요 없다시피 한 것들이었고 말이다. 그랬기에 유천에 대한 감정이 남달랐던 그는 게임이라도 그를 직접 보내고 싶었다. 혼자 중얼거리며 유천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던 그가 ‘예’를 클릭하자마자, 그의 눈 앞에 수많은 메시지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당황한 부장이 한성을 밀치고 컴퓨터 앞에 자리잡았을 때, 그의 부서에 있던 켜져 있던 모든 컴퓨터에 같은 메시지가 떠올랐다.

[멍청한 놈들.]

“너희는 지금 이 자식 역추적에 들어가! 나머지는 모두 해킹을 막아!”

메시지를 확인한 부장이 다급하게 몇몇을 지목해 외치고는 자신 또한 키보드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모니터는 그를 약 올리기라도 하듯이 수많은 메시지를 떠올려갔고, 결국 그가 포기한 것은 추적을 맡긴 이들 중 하나가 외친 때였다.

“좀비 PC입니다!”

“뭐?”

부장을 포함해 한성과 몇몇 사원들이 외친 이의 컴퓨터를 쳐다보았다. 그의 말이 사실인 듯 떠오른 IP주소만 족히 수백 개는 되어 보이는 가운데, 대부분이 각 나라의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는 것을 보며 부장은 욕을 지껄였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IP주소의 위치를 알리기 위해 표시된 붉은 점이 하나 둘 모여 글자를 만들고 있었으니까. 모니터를 보던 그들의 시선에 들어온 것은 ‘Stupid’ 그 단어가 적힌 뒤, 얼마 가지 않아 그들의 모니터로 떠오른 수십 개의 메시지는 사라졌다. 그것을 지켜본 부장이 곧 외쳤다. 물론 팀장을 비롯해 그의 부서에서 그의 윗사람이라 불릴 이가 전부 다른 장소에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놈이 어떤 프로그램에 침범했는지 확인해!”

“유저 정보관련 프로그램이다.”

“누군데 반말……죄송합니다.”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의 등을 툭툭 치며 말을 건네는 이가 있었다. 안 그래도 자신을 가지고 놀다시피 한 해커의 장난에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오른 그거 호통을 치며 등을 돌리자, 그곳에는 아까 전 점심을 먹으러 가겠다고 사내식당으로 갔던 자신의 직속 상관이 서 있었다.

“사라진 데이터는?”

“없습니다. 신 유천의 데이터는 이벤트 팀장이 직접 삭제했기에 없는 것이고요. 그것을 제외하고는 사라진 데이터는 하나도 없습니다. 아마 장난으로 사료됩니다. 놈이 남긴 메시지도 거의 장난이었고요.”

“일단 이 건은 회장님한테 보고하지 마. 상심이 크신 상황이다. 사라진 데이터가 없으니 그냥 묻도록 한다. 괜한 소리 들리지 않게 입 단속 잘해.”

“알겠습니다.”

그의 말에 부장이 즉각 대답을 하자, 그는 회장에게는 이번 일을 숨기라며 말했고, 말했다간 최소 감봉, 최대 실직의 위기에 처한 그들로서는 입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 기어코 보고를 하겠다는 한성까지 설득 함으로서 다른 이들의 입을 모조리 막은 그들은 곧 다시 평범하게 일을 시작했다.

*          *          *

“내가 왜 당신 밑에서 일을 해야 하는 지 설명해 보시지.”

“남은 이들이 보고 싶지도 걱정되지도 않은 모양이군.”

유천이 겨눈 총을 바라보며 사내가 꺼낸 한마디였다. 유천은 그 말과 함께 현수를 떠올렸다. 놈들은 이미 자신의 주변사람들에 대한 조사를 충분히 끝내고서 접근을 한 것이리라. 현수는 이미 당했다. 다음 번이 없을 거라는 보장도 없고 그 다음에는 피해자가 채린이 될지도, 현성이 될지도, 혹은 자신과 관련된 인물 전부가 될지도 모른다. 유천이 멈칫한 사이 유천의 왼손을 권총의 총구로 후려친 그가 다시 유천의 머리를 향해 총구를 겨누며 입을 열었다.

“네가 살아있는 한 너는 어차피 내 말을 들을 수 밖에 없어.”

“…….”

“그렇다고 내가 네놈을 대충 제비 뽑기 하듯이 골라잡아서 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마라.”

“그게 무슨 소리야?”

유천이 자신의 머리를 향해 겨눠진 총을 노려보며 아무런 말도 꺼내지 않자 사내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유천이 여기까지 끌려오면서도 가장 많이 떠올렸던 의문을 꺼내 드는 그를 보며 곧장 대답했다. 그에 따라 만족스런 웃음을 지으며 사내는 유천이 마지막 동아줄이라도 되는 양 꼭 잡고서 놓지 않는 권총을 뺏어 구석으로 던지고는 의자에 앉았다. 물론 아직까지 유천의 머리를 향해 권총을 겨눈 채로.

“내가 누군지는 알고 있나?”

“알면 가만히 뒀을까 봐?”

“네가 하고 있는 게임의 직업 대부분은 내 손에서 탄생했다.”

“……?”

자신이 누구냐며 갑자기 물어 오는 그를 보며 유천이 이를 갈며 대답했다. 마지막 대항수단마저 빼앗긴 유천에게 남은 무기란 자신의 몸과 저 멀리 구석으로 날아간 권총, 그리고 근처에 있는 소피아와 크리스가 쥐고 있는 작은 단검이었다. 유천이 눈을 이리저리 굴려가며 주위를 살핀다는 것을 알아챈 그가 자신의 정체를 밝히자, 유천의 시선은 그에게 고정된 것은 물론 놀랐다는 듯 눈을 크게 치켜 떴다.

“그 중에서도 리치는 중간 정도에 랭크 되어 있었지. 웬만한 히든 클래스는 전부 내가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만 넌 그 중에서도 손꼽힐 정도의 무력을 선보였다.”

“그거야, 지기 싫다는 승부욕이랑 오기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거야.”

“도중에 포기한 놈들도 있었고, 의욕을 보인 놈들도 있었다.”

“그럼 그 놈들 중에서 고르지 왜 순수한 플레이어 하나를 잡아서 이 꼴로 만든 건데.”

이어서 그가 믿지 못할 소리를 내뱉으며 유천에 대한 칭찬을 뱉자, 유천은 뒤이어 들려올 말을 경계하며 쌀쌀맞게 대꾸했다. 뒤이어 들려오는 그의 말에 유천이 대놓고 불만을 표하며 따졌지만, 그는 곧 손가락을 까딱하며 대답했다.

“시작부터 랜덤을 고르는 과감함,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는 높은 수치의 싱크로율, 거기다 네 전적에 가상 현실에 대한 친화도도 상당히 높은 널 고르지 않을 이유가 없었지.”

“시작부터 랜덤을 고른 건 뭐가 뭔지 몰라서였고, 싱크로율이고 뭐고 캡슐을 처음 사용했으니까 대충 한 거야. 전적이랑 친화도는 내가 뭐라 할 건은 아닌 것 같은데.”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리며 유천에게 말을 거는 그의 어투는 사뭇 진지해져 유천을 설득하려 하고 있었다. 물론 유천은 그가 제시한 한마디 한마디를 반박하며 대꾸했지만 말이다. 마지막까지 말이 통하지 않는 유천을 보며 그가 제시한 카드는 하나였다.

“좋다 풀어주지. 네가 한국으로 돌아가는 대신, 네 주위 사람의 안전은 네가 알아서 챙겨라.”

“…….”

명백한 협박, 유천이 한국에 돌아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자신의 손아귀 밖으로 벗어나려는 행동을 잠시라도 보인다면 주변사람들을 위협하겠다는 뜻이리라. 유천은 속으로 욕을 지껄이며 그를 노려봤다. 협박까지 함에도 불구하고 죽지 않는 유천의 기세와 눈빛을 바라보며 그는 입을 열어 밖에서 기다리는 이들을 불렀다.

“들어와서 이놈 고문실로 데려가. 하다못해 저 자식의 기세가 죽을 때까지 고문을 계속해.”

아, 젠장. 적당히 튕길걸 그랬네. 의자 다리에 채워진 수갑이 발목을 묶고 있는 그대로 유천은 끌려서 방을 나가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렇게 된 거. 죽어도 가오는 지키고 죽는다. 유천의 다짐 아닌 다짐이었다.

============================ 작품 후기 ============================

오래 튕기면 저 꼴 됩니다 여러분. 적당히 튕겨야 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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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sckadlanjsl : 잘읽고 갑니다

//코멘트 감사합니다

타지아 : 조아라 새어플 인터페이스가 무진장불편하다 ㅅㅂ 괜히깔았어. 대신 출첵있는건 조타

//포풍 동감...왜 만든건지가 궁금..

IYouMusic : 딱히 할 말이 없다

//딱히 답변이 없네요

덱스트린 : 생각해보면 가상현실은 진짜 군사목적이 제일 적합할듯... ㅇㅇ

//고로 군대에 있으면 선진 문화(?)를 경험할 수 있...근데 가기 싫다

심심판타지 : 개학크리로5빵 갬들어가면어칼까요?

//글쎄요....개학 2일 남았...젡

youngjoon12 : 유천아 너가 갑으로 보인다

//[유천]:내가 좀. [정현]:쟤 잡아.

제이스 올드윈 : 게임에 총있으면 그걸로 더 훈련 될텐데...

//한국 서버만 건슬링거 계열 없다는 설정요. 다른 나라 서버는 총 있음

가이오가 : 그대로 전부 죽여버리고 한국가는거야!!

//결국 실패. ㅋㅋㅋㅋㅋ

NOXLUMEN : 결론은 모두다 또라이였습니다 ㅋ

//정 TO THE 답 ㅋㅋㅋㅋㅋ

시뮬이 : 동감ㅋ 모두 죽여버리고 한국 갑시다잉ㅋ

//인질이 걸림 ㅋ

researchers : 걍 전부 돌아이ㅋㅋ

//정 답 ㅋㅋㅋㅋㅋㅋㅋㅋ

vkdlfjs2 : 젠장, 주인공같으니라고! 왠지모르게 멋있잖아!?

//그래봤자 호구임.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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