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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어? 이 새끼 일어난 모양인데?”
어느 항구의 부두, 그곳에서의 요트 한 척에 올라탄 성열이 자신이 깔고 앉은 캐리어 가방을 툭툭 치며 말했다. 그에 반응하듯 약간 꿈틀하는 가방. 그것을 지켜보며 서로 킥킥거리며 웃어대던 지원과 성열은 둘이 사이 좋게 가방을 깔고 앉고는 가방을 살짝 열며 말했다.
“기다려, 조금만 더 있으면 되니까.”
그리고 그 말이 끝나자마자 크리스가 키를 잡았고, 곧 요트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부두 근처에서 순찰을 돌던 해경은 보고 받은 적이 없는 요트가 갑자기 출발하는 것을 보며 상부에 보고를 했지만 내려오는 대답은 황당하기 그지 없었다.
-내버려 둬라.
“이게 무슨 상황이야?”
해경은 돌아가지도 않는 머리로 끙끙거릴 뿐이었다. 그 순간에도 요트는 착실히 해경의 시야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부두에서 요트가 보이지 않을 만큼 멀리 갔을 즈음, 요트의 근처에서 거대한 크루즈선 하나가 다가오고 있었다. 씨익 웃으며 크리스는 크루즈선의 곁으로 요트를 움직였다. 곧 크루즈선이 멈추고 요트 또한 멈췄다. 그리고 크루즈선에서는 사다리 하나를 내려주었다. 가장 먼저 성열과 지원, 성현이 올라갔고 크리스가 그 뒤를 이어 올라갔다. 마지막으로 소피아는 캐리어 가방을 완전히 열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튀어나온 것은 오른손에 대충 붕대를 감은 유천이었다. 폐공장에서 부두까지, 부두에서 이곳까지 오는데 꽤 긴 시간이 걸렸고 그 동안 가방에 구겨 넣어져 있던 유천은 몸 곳곳에서 들리는 듯한 비명에 몸을 움찔했다. 그러나 곧 자신의 뒤통수에 겨눠지는 권총에 욕을 지껄이며 소피아가 의도한 방향 대로 사다리에 올라타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그 뒤로 소피아 또한 사다리로 올라갔다.
“젠장.”
위에 저 자식들만 아니면 소피아 저 년 떨구고 도망칠 수 있겠는데. 그나저나 손 더럽게 아프네. 유천은 조용히 욕을 지껄이며 밑의 소피아가 겨누고 있는 권총과, 위에서 자신을 향해 소총을 비롯해 권총들이 자신의 몸을 겨누고 있는 것을 보고는 저항을 포기한 채 올라갈 뿐이었다.
“이제 너희는 계획대로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잡히는 척’을 하면 된다. 그쪽과는 이미 이야기가 끝났으니 한달 정도 놀고 먹다 보면 풀려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정현이 유천을 향해 소총을 겨누고 있는 사내들을 보며 말을 시작했다. 뭐? 해적이라고? 이 자식들 노는 스케일 좀 보소. 유천이 대화를 엿들으며 속으로 중얼거리는 사이 유천의 양 손에는 수갑이 채워졌다. 어라, 이건 또 언제 채운 거야?
“아직도 약 기운이 도는 모양이네. 야, 손에서 느껴지는 고통은 느껴지냐? 일부러 소금까지 뿌려줬는데.”
아, 어쩐지 따갑더라. 망할 새끼. 유천이 수갑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자, 그것을 지켜보며 수갑을 채운 장본인인 지원이 낄낄거리며 유천을 비웃었다. 뒤를 이어 유천을 비웃는 듯한 어조의 말을 뱉자, 유천은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며 속으로 욕을 지껄였다. 그리고는 소피아가 권총을 들고서 유천을 향해 다가왔다.
“넌 또 왜 오냐. 내 손에 바람구멍 만든 걸로는 모자랐냐?”
탕-
저 년, 성깔 봐라. 유천이 다가오는 소피아에게 시비조로 한 마디를 내뱉자마자 유천의 머리 곁을 스쳐 지나가는 총알 한 발. 유천이 즉시 입을 닫고서 뒤로 물러나자, 소피아는 유천이 비켜선 난간으로 다가와 총으로 요트를 겨누곤 쏘기 시작했다. 약 세 발이 발사되고는 크루즈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뒤로 요트가 폭발하는 장면을 유천은 두 눈으로 지켜봤다. 와, 저게 얼마나 비싼 건데.
“이거, 평범한 권총 아니니까 함부로 개기지 마.”
“알았으니까 좀 치우지.”
유천은 자신의 눈 바로 앞에 들이대어진 권총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평범한 권총이 아니란 것은 도망칠 때부터 짐작했다. 웬만해서는 소총도 뚫기 어렵다는 엘리베이터 문을 뚫고서 자신의 뺨을 스치고 지나간 권총이었으니까. 도대체 쟤들 뒤에 누가 있는 거야? 유천은 불안감 속에서도 살짝 피어 오르는 호기심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럼, 수고해라.”
곧 갑판에 헬기 하나가 도착하고 정현이 가장 먼저 조수석에 올라타며 말했다. 그 뒤로 유천이 크리스가 들어가고 그 뒤로 수갑을 찬 유천이, 그리고 뒤이어 소피아가 올라탔다. 들리는 말로는 나머지 둘은 해적들과의 협상 내용을 제시하고 돌아오는 것이라는데. 유천은 정말 불편하기 그지 없었다. 어차피 도망칠 생각은 버렸는데 소피아의 왼쪽 손목에 걸쳐진 수갑은 자신의 오른쪽 손목에 걸쳐졌고, 자신의 왼쪽 손목에는 크리스의 오른쪽 손목에 걸쳐진 수갑이 이어져 있었다. 여자 사이에 끼어 있는 유천의 모습은 부러워할래야 할 수가 없었다. 권총 두 자루가 유천의 머리를 서로 겨누고 있었으니까.
“야, 근데 어디 가는 거냐, 어차피 도망칠 생각도 없고, 칠 수도 없는데 그건 좀 알려주지?”
“가면 알아. 한번만 더 그 입 열었다간 어제 맞은 그 주사 한방 더 놔버린다.”
뭔 말을 못하게 해요. 유천은 조용히 투덜거리는 수 밖에 없었다. 소피아의 안주머니에서 얼핏 보인 것은 분명 어제 보았던 주사기가 분명했으니까. 기분은 엿 같지만 일단은 시킨 대로 따를 수 밖에 없는 것이 유천이었다.
* * *
“이제, 내 꿈이 이뤄진다. 그 놈은 분명 내 꿈을 이뤄줄 수 있는 재목이야. 틀림 없어.”
수많은 모니터를 앞에 두고, 의자에 기대어 앉은 남자가 눈을 감으며 중얼거렸다. 방금 전 성열과 정현의 연락을 받았다. 지금 출발했다면 늦어도 오늘 안에는 오겠지. 오는 수단은 이미 다 준비해두었다. 각 정부는 물론 민간 기업과 심지어 깡패에 이르기까지 조금이라도 덩치가 있다 싶은 조직은 그가 매수한 조직이 대부분이었다. 어차피 커다란 조직 하나만 장악하면 밑에 있는 조직은 자연스레 들어오니 말이다. 조용히 아무 말 없던 그는 곧 유니온의 회장을 떠올렸다. 한 때는 친우라 생각했던 그를. 하지만 이제 그는 걸림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 * *
“총 버려준 건 고마운데, 이 수갑은 차고 있어야 돼?”
“죽기 싫으면.”
유천은 크리스에게 말을 걸었지만 곧 날카로운 한 마디에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었다. 원래는 장난도 치고 활기차던 녀석이 오늘은 무슨 일이라도 있는지 표정을 와락 구긴 채 자신의 말에 쌀쌀맞게 대했으니까. 아, 혹시 그날인가? 엉뚱한 예상을 하면서도 유천은 자신을 바라보는 소피아에게는 질문을 하지 않았다. 굳이 말하자면 자신에게 실컷 들이대놓고 이제 와서 총구를 들이민 소피아에 대한 거부감이라고 밖에 할 수 없었다. 절대 아까 전에 주사기랑 총으로 협박해서가 아니야. 유천은 조용히 속으로 덧붙였다. 그래 봤자 자기 암시겠지만.
“Would you like something to drink(마실 것 드릴까요)?”
“……예.”
“NO.”
유천이 자신에게 다가온 금발의 스튜디어스를 보며 마실 것을 권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팔을 뻗으려 했으나, 소피아가 그런 유천의 손을 짓누르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곤 유천의 손 위에 올려진 무릎담요를 조금 더 세게 눌렀다. 그제서야 자신의 손이 수갑에 묶여 있단 것을 깨닫고서 풀이 죽은 유천이었다. 나 목말라 죽겠는데. 물론 말해봤자 돌아오는 대답은 싸늘할 테니 굳이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자.”
“뭐냐?”
“마실 거니까 마셔라. 비행기 한번 더 타고 곧장 목적지로 갈 테니까 화장실도 가고 싶으면 가고.”
비행기에서 내리곤 툴툴거리며 유천이 입술을 삐죽이자, 아까 전 유천의 앞 좌석에서 유천이 마마실 것을 마시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자신이 들고 있던 물을 내미는 정현이었다. 어차피 앞으로는 같이 일을 할 텐데, 데려오는 과정에서 쌓인 나쁜 인상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게 좋다는 생각에서 나온 친절이었다. 유천의 입장에선 뭘 탔나 하고 그저 불안할 뿐이었지만. 그래도 화장실을 보내주겠다는 정현의 말에 화장실로 향하는 유천이었다. 물론 비행기에서 내리며 수갑은 풀었지만 한치도 옆에서 떨어지지 않는 정현과 두 명 때문에 도망은 물론이고 도움을 요청할 생각도 못했으니까. 정현의 힘은 예전에도 한번 겪어본 적이 있었다. 함부로 반항할 생각을 버린 유천이 투덜거리며 화장실에 들어가자, 정현도 유천을 따라 화장실에 들어왔다.
“정말 감시정신이 투철하시네.”
“굳이 그렇게 비꼬지 않아도 된다.”
볼일을 보는 와중에도 옆에서 말을 거는 정현을 보며 유천이 질린다는 표정을 지었으나, 그뿐이었다. 손을 씻은 뒤 유천은 다시 정현의 감시를 받으며 공항 밖으로 나갔으니까. 애초에 유천은 여기가 어딘지도 몰랐다. 얼핏 여행객의 목소리에 대충 두바이 공항이란 것은 알았다만 굳이 이렇게 빙빙 돌아서까지 가야 하는 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그래도 굳이 질문은 하지 않았다. 어차피 무시당하거나 관심 끄라는 둥의 대답만 돌아올 테니까.
“난 잔다.”
“…….”
“…….”
물론 옆에 있던 소피아와 크리스의 표정이 이상하게 찌그러지기는 했지만 말이다. 어차피 이렇게 작은 비행기에선 기내식도 안 나올 거고, 나와봤자 자신은 먹지도 못한다. 그렇기에 나름대로 유천은 현명한 판단이었다고 말할 수 있었으나, 정말 잠든 유천을 보며 크리스와 소피아가 중얼거렸다.
“우리, 얘 납치해온 거 맞지?”
“그렇지.”
“왜 얘 말만 들으면 우리가 끌려 다니는 것 같지?”
“헤에- 역시 내가 고른 남자라니까. 겨우 이 정도는 안 무섭다는 거겠지.”
‘그냥 현실을 직시한 거다. 내가 반항한다고 너희가 들어나 주겠냐, 멍청한 년들아.”
유천이 미쳤다고 잠들 리가 없다. 자신의 생명이 달린 판국에 잠을 자다니, 그저 유천은 눈만 감은 채 숨을 색색 쉬는 둥, 자는 척만 한 것일 뿐이었는데, 저 둘은 정말 유천이 자는 것으로 착각한 듯 대화를 주고 받는 것이었다. 실상 따지고 보면 유천은 그저 눈치를 보며 센 척하는 것뿐이었지만 말이다.
============================ 작품 후기 ============================
지나진 센척의 피해. 주변 인물의 말도 안되는 상상과 기대를 유발함. 난 절대 저 망할 놈을 쉽게 죽일 생각이 없습니다. 실컷 굴리다 질리면 그 때 결정해야지. 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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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r0카드 : 드디어 완결이군요... 작가님 수고하셧.. 는 장난이고 앞으로도 재밋게 진행 주탁드려여 ㅋ
//낄, 여부가 있겠습니까, 저 녀석만 굴리면 될 일을.
덱스트린 : 음 아 뭔가 씁쓸하군 음 아하 죽진않앗지만 으음 뭐라고 말을 해야되지?
//더 큰 굴림ed가 기다릴 뿐이죠
타지아 : 죽여버리고 그냥 끝내 ㅋㅋ
//킁. 끌린다
dusckadlanjsl : 잘읽고 갑니다
//코멘트 감사합니다
IYouMusic : 음... 9mm 권총탄은 원래 관통력이 안좋아서 신체를 못 뜛는... 뭐 손바닥이라면 상관없지만 엘리베이터 뚫는건 무리지 말입니다 ㅋ 엘립이터는 소총으로도 안뚫려요.
//쟤들이 평범한 거 쓸리가 없음요. 뒷빽이 감당이 안되는데
시뮬이 : 와! 이렇게 완결 ㄱㄱ?ㅋㅋㅋ 갑자기 2년 후로 막 넘어가는건 아니겠지 ㅋㅋ
//그럴까요. 그러면 편할 것 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
researchers : 이렇게 데드플래그가 완성되었군ㅋㅋ 가 아니라 인제 복수의 time이ㅋㅋ
//그런 거 없어요. 그냥 데드플래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복수 따위 내가 쟤한테 하는거
인핀 : 만약 유천이가 진짜 리치로 변하면 이제 졔들은 언데드 확정인건가 ㄷㄷ...액셀의 벡터조종도 좋을듯?(학원도시냐?!)
//헐?
소마광랑 : 자이제 천사와 악마.그리고 마나와 신성력등이 실제로존재한다는걸 유천이에게알리고 퓨전판타지로넘어가는거다!글ㄹ고 유천은 현실에서 아크리치가 되겠지!ㅋㅋㅋ
//퓨전 안가욬ㅋㅋㅋㅋ
헬파이어맞고기절한 : 으음...?갑작스런 전개... 대체 왜 대려간거죠?
//제가 쟤 굴리려구요
youngjoon12 : 동생님, 너무 일을 크게 벌리셨다
//상관 없어. 저 자식만 굴릴 수 있다면야
제이스 올드윈 : 뭔가 소설이 다크다크하다
//이제 굴림ed 굴림ed 해져요
NOXLUMEN : 갑자기 급 다크물;; ㅋㅋ
//그래봤자 이 소설의 장르가 굴림ed란 건 변하지 않아요
세리신스 : 작가님들에게난감한독자는설정따지고드는독자일지도..?작가님..이거게임소설맞죠..?
//아마 그런듯요. 이젠 저도 헷갈려요
테레케 : 무척귈지 후후
//오라오라 생략이요. ㅋ 이것이 바로 PO편집W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