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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리치다-266화 (266/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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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젠장. 젠장, 젠장, 젠장, 젠장, 젠장!”

노래를 듣던 도중 유천이 갑자기 욕을 지껄이며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기 시작하자 그곳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유천을 바라봤다. 유정은 얼핏 드는 불안감에 슬쩍 몸을 피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유천의 입이 열렸다.

“신 유정 죽여버린다!”

생각해보니 이상했다. 자신을 골리기 바쁠 유정이 아침부터 유천을 깨워 채린이 온다는 것을 알려주고 평소에는 유천이 달라고 해도 주지 않던 카드를 주었다. 뭔가 꿍꿍이가 있다는 것을 생각했어야 했는데. 젠장. 더군다나 유천이 옥상에 자주 올라가는 것을 학교에서 모르는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교장도 분명 유정이 뭔가 쥐어주고 꼬셨겠지. 점차 맞춰지는 퍼즐을 보며 유천이 크게 외쳤지만 이미 유정은 도망친지 오래였다. 다음 차례가 자신인 이상 쫓기는 무리. 욕을 중얼거리며 다시 가사를 외우는 유천이었다. 이것만 끝나면 가만두지 않을 테다. 다짐을 하며 말이다.

[다음 순서는……아, 유명한 놈이네요. 알죠? 미친개 신 유천. 그 정신 나간 놈이 노래를 부른답니다. 여러분 배 잡고 웃으셔도 되요. 아, 참고로 후폭풍은 제가 책임지지 않습니다.]

“오냐, 내 인생의 후폭풍도 책임지지 못하겠지.”

현수 저자식이 어째서 여기 와있는 지를 짐작했어야 했다. 장기자랑이 시작하자마자 사라진 것을 보고 눈치 챘어야 했다. 설마 사회자가 되어서 나를 까고 있을 줄이야. 유천은 조용히 무대 뒤에서 나와 아직까지 무대 위에서 낄낄 웃으며 유천을 까고 있는 현수의 뒤통수를 잡고는 조용히 단상 위로 찍어버렸다. 관객석 사이에서 조금씩 새어 나오던 웃음도 현수의 꼴을 보고는 조용해졌다. 그도 그렇겠지 환자라도 저렇게 자비 없이 때렸는데 들키면 자신들이라고 다를까.

“이 노래는 빌어먹을 능구렁이 교장이 시켜서 하는 거라고. 어디서 내가 자진해서 하는 것처럼 말해 이 자식아. 그때 개념까지 구워졌냐? 정신이 나간 것도 아니고.”

“보셨죠, 여러분? 이게 여러분이 보는 미친개 신 유천의 실체입니다. 주변사람들한테 끌려 다니기 바쁜……으악!”

유천이 무대 뒤에서 스태프가 건네주던 마이크를 잡고서 아직까지 교직원석에서 자신을 보며 휴대폰을 흔드는 교장을 보며 말했다. 그리고 현수를 노려보며 으르렁거렸지만 되려 현수는 싱글벙글하며 유천을 까기 바빴다. 물론 말이 끝나기 전에 유천이 현수의 등판을 찍어버려 비명이 튀어 나왔지만. 그리고 관객들은 웃기 바빴다. 노래를 하기 위해 나왔다는 녀석이 사회자와 만담을 벌이는 꼴이라니. 상황도 웃겼고 둘 사이에 오가는 대화도 웃겼다. 그러는 사이 현수의 손짓을 본 스태프가 MR을 틀었다. 현수를 한대 더 때리려던 유천이 마이크를 입에서 멀찍이 떼고는 조용히 욕을 지껄였고, 현수는 낄낄거리며 무대 밑으로 내려갔다.

“나를 동생으로만, 그냥 그 정도로만……”

그리고 유천의 입이 열렸다. 방금 전 외운 것을 잊지 않기 위해 눈을 감고서 가사를 떠올리며 부른다. 주변에서는 말소리가 점점 줄어들었다. 내가 이 딴 노래를 고를 줄 아무도 몰랐겠지. 근데 어쩌냐 난 요새 게임만 한다고 노래는 들은 적이 없어서 말이야.

“너는 내 여자니까 너라고 부를게. 뭐라고 하든 상관 없어요.”

나왔다. 유천이 가장 싫어하던 그 부분. 그것을 약간이지만 증명하듯 유천의 음정이 약간이지만 어긋났다. 듣던 이들은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으나 그것으로 끝이었다. 어차피 자신들은 가수의 노래가 아니라 유천의 노래를 들을 뿐이었다. 자잘한 실수쯤은 그냥 넘어가도 될 것이니까. 하지만 그 뒤로는 유천은 실수 따위는 하지 않았다. 다만 표정이 살짝 찡그려질 뿐이었다.

“결국 넌 내 여자라니까.”

원곡과는 다른 마무리. 원곡자가 끝에 가서 음을 높여 불렀다면 유천은 끝에 갈수록 음을 낮췄다. 하지만 가사만은 쏙쏙히 귀에 박혀 들었으니 문제될 것은 없었다. 이제 이 짓도 끝이다. 생각을 마친 유천이 눈을 뜨자 교직원 석에서는 능구렁이 교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휴대폰을 조작했다. 그리고 유천이 보는 앞에서 삭제 메시지를 눌렀다. 맨 앞에 있는 교직원 석에서도 가장 앞에 있던 교장이었다. 유천은 고개를 까딱이고는 무대를 내려갔다.

“새끼, 잘하면서 빼기는.”

퍼억-

뭐가 잘났다고 이제 와서 칭찬이야. 그것도 남자 주제에. 유천은 자신에게 다가와 어깨를 두드리며 말하는 강혁의 옆구리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결과는 당연하게도 자신의 옆구리를 움켜쥐고서 제 자리에 주저 앉는 강혁. 왠지 모르지만 얼굴을 붉히고 있는 채린을 보며 유천이 입을 열려던 순간이었다. 어차피 장기자랑에서도 유천의 순서는 거의 마지막. 유천의 뒤에서는 오직 한 명만 있었다. 근데,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

-크리스 튀어 나와!!

“아아, 젠장. 난 이만 가본다. 뒷정리는 알아서 하고.”

“야, 야! 어디가! 너 찾잖아!”

“반장, 원래 그런 건 반장이 처리하는 거야.”

강당의 바깥쪽에서 쩌렁쩌렁 울리게 들리는 목소리. 대충 들어도 한두 명이 아니다. 유천이 욕을 지껄이며 강당 대기실의 창문을 열었다. 그곳에 있던 대기자 몇 명과 유천의 일행이 그런 유천의 행동을 보고 갸웃거렸으나 오직 세희만은 달랐다. 저 미친놈이 무슨 짓을 할 지 알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유천은 그런 세희를 보며 손을 흔들고는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다. 강당은 1층을 주차장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뻥 뚫어놨기에 2층 높이에 있었다. 유천이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는 것을 보고 그것을 처음 본 학생 몇몇이 소란을 피우며 유천을 걱정했지만 유천의 일행들은 달랐다.

“아아, 귀찮은 일이 늘어났어.”

“저 미친놈 평소에도 저러고 다니냐?”

“유천이, 어디로 갔을까?”

자신의 머리를 쥐어 잡으며 자리에 주저앉은 세희는 귀찮은 일이 생겼다며 중얼거렸고, 강혁은 처음 보는 장면이었지만 그리 놀라지는 않은 듯 했다. 워낙 유천의 미친 짓을 자주 봐서 생긴 내성 아닌 내성이었다. 채린은 단지 유천의 목적지가 궁금했을 뿐이었다. 결국 채린도 강당을 나섰다. 유천처럼 뛰어내리지는 않았다. 정상적이게 출구를 이용했을 뿐.

“크리스 여기 있냐!”

분명 게임에서 유천에게 원한을 진 유저들이 분명했다. 아주 난동을 피우며 소란을 일으켰지만 그 누구도 함부로 대처를 취하지 못했다. 교직원들 조차 몇몇은 떨고 있었으니까. 대머리에 검은 정장, 그 안의 꽃무늬 와이셔츠, 거기다 손에 들고 있는 각목과 쇠파이프들은 그들의 정체를 대강이나마 짐작시켜주었으니까.

“여기 없으니까, 좀 꺼져주시죠.”

그리고 그 때였다. 무대 위로 올라가 현수가 쥐고 있는 마이크를 뺏어서 말한 강혁의 한마디에 그들이 날뛰려고 했으나, 곧 강혁이 씨익 웃으며 뱉은 한 마디에 그곳에 있던 검은 장정의 연장을 쥔 그들은 순식간에 그 자리를 벗어났다.

“그 놈 지금쯤 학교 밖으로 나가서 놀고 있을 테니까 알아서 잡던지.”

“야, 미쳤어? 왜 유천이 위치를 알려줘서…….”

“저것들 유정이가 고용한 놈들이네. 운동한 거는 보이는데, 저게 어딜 봐서 깡패들 몸이냐고, 봐봐 뚱뚱한 놈들이 있기를 해 자세가 구부정한 놈들이 있기를 해? 그냥 추격전이나 벌여서 유천이랑 아까 그 누나 이어주겠다는 유정이 생각이겠지.”

강혁이 말을 마치고서 마이크를 다시 현수에게 넘기고 어깨를 두드리고 대기실로 다시 들어가려 할 때 세희가 강혁을 노려보며 말했다. 그런 세희를 보며 강혁이 잠시 웃고는 차례로 강당을 나가고 있는 그들을 가리켰다. 그리고 대충 이해가 간 세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뭐야, 보디가드들이잖아.”

강혁은 대충 보고 짐작했다. 평소에 어디 나가려고만 해도 보게 되는 사람들인데 동류의 인물이라 해서 못 알아볼 수가 없지. 세희도 강혁의 말과 그들의 말만 들어 알아채지 못한 것이었다. 깡패치고 건들건들거리지도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소음 말고는 별다른 피해도 주지 않았다. 입은 험하게 하면서도 표정이 불안했다. 결국 유정의 계획을 눈치 챈 세희와 강혁만 낄낄거리며 그들을 바라볼 뿐이었다.

[자, 그럼 다음 순서는 말이죠…….]

그리고 그들의 대화를 살짝 엿들은 현수는 유천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을 하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진행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 시각 유천은.

“누나? 누나까지 왜?”

“너, 오늘 나한테서 떨어지지 마.”

“응?”

주머니에 손을 꽂고서 천천히 집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근데 뒤에서 헐레벌떡 뛰어오는 채린이라니. 유천은 채린을 보며 당황하며 물었으나, 채린은 뛰어와서 그런 것인지 숨을 헐떡이며 붉어진 얼굴로 유천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 분명 숨이 벅차 기대기 위해 잡는 것일 테지만 유천은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눈에 들어온 것은.

“찾았다 크리스!”

“아, 젠장. 누나 잡아.”

“응? 아, 알았어.”

아까 강당에서 자신을 찾았을 그 놈들이 벌써 자신의 뒤에 있는 것을 본 유천은 채린의 손을 잡고서 뛰기 시작했다. 애초에 채린이 운동화를 신고 왔기에 망정이지, 하이힐이라도 신고 왔다가는 유천이 업고 뛰어야 했을 지도 모른다. 그것에 잠시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쉰 유천은 발걸음을 조금 더 서둘렀다.

아, 저놈들도 유정이 작품인가. 유천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저 놈들 애초에 자신을 잡을 생각도 없어 보였다. 일부러 소리 없이 다가와 족치면 될 것을 일부러 크게 소리까지 내고, 숨이 벅차 잠시 숨을 고르면 자신들도 숨을 고른다. 유천은 피식 웃으며 뒤를 돌아보곤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본 깡패(지들이 보기에는)를 가장한 허점 가득한 연기력의 보디가드들은 고개를 까딱하고는 돌아섰다. 뛰어가던 방향도 때마침 집으로 가는 방향이었다. 집 근처의 낙엽 떨어지는 길을 이제는 천천히 걸으며 주위를 돌아봤다. 붉은색의 단풍잎이 조금씩 떨어지는 것을 보며 걸음 속도를 늦췄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던 도중 유천과 채린의 시선이 마주쳤다.

“…….”

“…….”

갑작스레 마주친 눈동자에 얼굴을 붉힌 채로 둘의 고개가 돌아갔다. 채 고개를 돌리지 못하고 있을 때, 물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나무 밑으로 뛰어갔다. 아직 집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쯤 남아 있었기에 비가 그치길 기다리겠다는 생각으로 들어온 것이었지만 그들의 생각 외로 빗줄기는 점점 거세지고 있었다. 그리고 채린이 유천에게 말을 건넸다.

“유천아.”

“응?”

“대답. 정했어?”

아, 젠장. 그게 남았었네.

============================ 작품 후기 ============================

예상한 분들은 예상하셨겠지만 이번 부제는 유천이 학교 축제가 주제가 아니라. 유정이의 유천이 굴리기 축제입니다 낄. 노래 뭐 할까 하다가 그냥 처음 생각한 대로 이승기 - 내 여자라니까 고름요. 가사 다 쓰면 용량 늘이기 노골적으로 보일까봐 조금씩 붙임 ㅇㅇ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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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뮬이 : 1빠! 대한민국을 게이 국가로 만들자! 영롱하군요!

//그건 안됩니다! 게이라니! 게이라니!!

심심판타지 : 2빠? 엉...반...반다쿠옴

//ㅋㅋㅋㅋ 2빠 ㅊㅊㅇ

심심판타지 : 찰쥐구냐

//?!

소마광랑 : 무슨노라를틀까...ㅋㅋㅋ

//BGM - 이승기 - 내 여자라니까

o2sss : 앙??

//?

테레케 : 해외가서 이계로 떨어진뒤 다시 한국으로......

//그르면 완결 안나여..ㄱ-

킴치맨 : 유정의행동이 마치 어딘가 보라색 거인기계를 지휘하는 사령관의모습이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령관ㅋㅋㅋㅋㅋㅋㅋㅋㅋ

youngjoon12 : 잠시만... 점심시간에 나온 노래라면 세상 모든 여자들에게 반말을 하겠다는 당치 않는 그 노래 아냐? 그런데 유정이 정도의작전구상능력을 가진 사람은 별로 없을텐데 국가에서 섭외 안하네

//ㄴㄴ 유정이 머리는 유천이 굴릴 때만 평소의 2배 이상의 위력을 발함.

타지아 : 윤석이도 이거보는군 ㅋㅋ 나중에갈때도 알펜직원이믄 애들끌고갈께

//ㅋㅋ 그때는 더 재밌게 노세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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