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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리치다-264화 (264/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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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이년은 또 왜 아침부터 이 난리야…….”

졸려 죽겠네. 유천은 투덜거리기 바빴다. 오늘은 학교 축제일. 선대에 있던 어느 미친 교장 하나가 학교 축제는 전 교생이 함께 즐겨야 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수능 다음날에 축제를 열기 시작한 것이었다. 물론 취지는 훌륭하기 그지 없었지만 축제 준비를 할 시간이 턱 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물론 그 덕택으로 자유 등교나 다름 없는 3학년은 선대 교장의 뜻이 무색할 정도로 참가를 하지 않았고, 유천 또한 자신의 선배들처럼 등교를 거부할 생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교시간이 오전 9시로 늦춰진 주제에 어째서 날 이 시간에 깨운 거지 저 년은?

[AM: 07:28]

“……정신이 나간 건가.”

그래 그게 분명해. 어제 누나가 간 뒤에 분명히 말한 것 같은데도 말귀를 못 알아 듣다니 어쩜 저렇게 멍청할 수가 있지? 유천은 여전히 정신 나간 년 마냥 이것 저것 물건들을 챙기며 히스테리를 부리는 유정을 보며 투덜거렸다. 그런 유천을 보며 유정은 외쳤다.

“오빠 얼른 씻어!”

“내가 왜 이년아. 이 오라버니는 오늘 집에 틀어박혀서 잠이나 잘 생각이거든요. 이제 출국이 일주일도 안 남았는데.”

저 년이 정말 정신이 나갔네. 오늘 하루 잠으로 보낼 것이라 분명 말을 하고 건들지 마라 경고를 했을 텐데 말이지. 유천이 조용히 어깨를 풀며 유정에게 다가가자, 그것을 뛰어다니다 발견한 유정이 유천에게 외쳤다. 유천은 당연하게도 투덜거리며 유정의 정수리를 향해 꿀밤을 장전했다. 유천의 주먹이 유정의 정수리에 닿기 직전, 유정의 목소리가 집 안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유천은 그대로 욕실로 뛰어 들어갔다.

“10분 뒤에 채린 언니 내려 온대. 나도 방금 문자 받았다고.”

“진작 말했어야지 이 흥할 년아!”

제기랄 10분이면 정말 얼마 안 남았잖아! 유천은 곧장 욕실로 뛰어 들어갔다가 곧 다시 나왔다. 전에 있던 불상사를 예방하기 위해 갈아 입을 옷을 챙기고서 욕실로 뛰어 들어간 유천은 세수를 마치곤 머리를 감기 시작했다. 한창 머리에 거품이 올라오고 있을 때, 현관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언니 왔어?”

“응. 유천이는?”

“글쎄, 어디 들어간 건지 나도 모르겠는데, 워낙 바빠서.”

“그래? 그럼 나 화장실 좀 쓸게.”

“응.”

유천은 고민에 빠졌다. 지금 입을 열어 자신의 위치를 알려 채린이 들어오는 것을 막고 흘러내리기 시작한 거품을 입 안에 들일 것인가, 채린에게 머리를 감는다고 벗어둔 상체를 보여줄 것인가?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문의 자물쇠를 잠근 것을 확인하려 했으나, 급하게 들어온다고 문을 잠그지 않은 것이 떠올라 포기했다. 고민을 마친 유천이 눈을 질끈 감고 입을 열어 외쳤다.

“나 화장실에……!”

철컥-

“……미안.”

“……으아악!”

유천은 속으로 절규했다. 외치기 위해 벌린 입으로는 거품이 들어갔고, 문은 열려 채린에게 또 한번 자신의 상체를 보이고 말았다. 채린의 목소리를 듣고 무의식 적으로 눈을 뜨고 화장실 문을 살폈으나 이미 다시 닫힌 뒤였다. 하지만 흘러내리던 거품은 유천의 열린 눈꺼풀을 피하지 않았다. 그대로 거품은 유천의 눈으로 들어갔고, 유천은 비명을 질러댔다. 그러면서도 발걸음을 옮겨 문을 잠근 유천의 행동은 정말로 눈물겨웠다. 하지만 결국 다시 열린 입으로는 또 한번 거품이 들어갈 뿐이었다.

“……으으, 아직도 따가워…….”

“……풋.”

유천이 겨우겨우 욕실에서 전쟁 아닌 전쟁을 벌이고 나왔을 때는 이미 유정은 반에서 준비한 것을 도와주러 간다는 명목으로 도망친 뒤였다. 유천이 채린에게 대충 설명을 듣고서는 자신의 눈을 누르며 중얼거렸다. 채린은 그런 유천의 행동을 지켜보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유천은 그런 채린의 웃음을 들으며 얼굴을 붉히곤 더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이미 나갈 준비를 마친 듯 유천의 옷차림은 꽤나 멋을 부린 복장이었다. 채린은 여전히 웃는 표정으로 유천의 팔 하나를 잡아 끌며 말했다.

“얼른 일어나, 저번에 못 논거 오늘 하루 동안 다 놀 거니까.”

“그렇게 말하면 내가 뭐라 반박할 수도 없잖아. 다 내 잘못인데.”

“……그, 그런가?”

실실 웃으며 자신의 팔을 잡아 끄는 채린의 손길에 못 이긴 척 유천이 일어나며 대답하자, 채린은 말을 더듬으며 그에 답했다. 아마 어제 들은 유정의 이야기가 떠올라서겠지. 유천은 갑자기 말을 더듬는 채린을 이상하게 쳐다보고는 곧 먼저 신발을 신고 나가려다 멈칫했다.

“아, 이러고 나가도 되려나?”

“왜?”

“누나 알아보는 사람 있을 거 아냐.”

“너는 없겠어? 요 근래 사고를 한두 번 친 것도 아닌데. 거기다 나는 머리 자르고 염색해서 못 알아볼걸? 비슷한 사람이구나 하고 넘어가겠지, 뭐. 걸리면 ‘우리 사귀는 사이에요.’라고 한번 해봐?”

이 누나가 미쳤나? 유천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처음 자신의 말은 채린을 누가 알아보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었는데, 되려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은 없겠냐며 핀잔을 주었다. 그것도 모자라 태평히 말하며 스캔들을 하나 터트릴 작정의 채린을 보며 유천은 한숨을 내쉴 뿐이었다. 물론 그래도 좋기는 하겠지만. 속으로 중얼거린 유천은 채린의 머리를 바라봤다. 미처 알아보지 못했지만 옅은 갈색으로 염색을 하고 머리도 어깨까지밖에 내려오지 않는 세미 롱 컷으로 자른 것이 눈에 들어왔다.

“잘 어울리네.”

중얼거리듯 한 말을 채린이 들은 것인지 못 들은 것인지는 모른다. 다만 얼핏 지은 미소가 알려주고 있었지만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돌려 채린을 바라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유천은 모르겠지만 말이다. 채린은 그런 유천을 따라 신발을 신고서 현관을 나설 뿐이었다.

“어디부터 갈 거야?”

“너 머리부터 자르자, 너무 많이 기른 거 같아. 봐봐 앞머리가 눈을 가리고 있잖아.”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유천이 먼저 채린에게 물었다. 아직까지 얼굴은 살짝 붉어진 채 거울을 노려보고 있을 뿐이었지만, 채린은 유천의 질문에 대답을 하며 유천의 고개를 돌리고는 손수 앞머리를 들어올려 대충 길이를 가늠했다. 갑자기 자신에게 붙는 채린을 보며 유천이 기겁을 하며 뒤로 뒷걸음 친 것은 여담이었지만 말이다.

“어떤 스타일로 꾸며드릴까요?”

“그냥 어울린다 싶으신 거 해주세요.”

“누나?”

“뭐 어때, 이 근처에서도 꽤 유명한 곳인데, 어울리는 대로 해주실 거야.”

여차여차해서 헤어샵로 끌려온 유천은 그대로 미용실 의자에 안착, 평일은 평일이란 것인지 미용헤어샵은 한산했다. 약 일곱 명 가량이 머리를 각각의 미용사들에게 머리를 맡기고서 딴짓거리를 하기 바쁜 모양이다.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이 정도로 있으면 유명한 건 맞는 거 같은데 말이지. 저 누나 갑자기 성격이 변한 것 같은데……아, 신 유정 이 망할 년.

“그럼 한숨 푹 잔다고 생각하시고 눈 감으세요.”

에이, 될 대로 되라지. 그냥 자야겠다. 모든 것을 포기한 유천은 그저 미용사가 시키는 대로 눈을 감았다. 처음에는 머리 끝을 가위가 자르고 지나가는 소리에 신경이 거슬렸으나 그것도 잠시 얼마 안가 유천은 그대로 곯아 떨어졌다.

“일어나세요.”

얼마나 지났는지 유천이 눈을 뜨고 일어났을 때는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 집에서 출발한 것이 9시 가까이였는데, 옆으로 보이는 시계에는 12시가 조금 넘어 있었다. 유천은 아침에 부족했던 잠이 조금은 깬 것 같다는 생각에 살짝 웃었다. 그런 유천의 엉덩이를 아까와는 다른 미용사가 치며 말했다.

“이제, 머리 감으러 가셔야 됩니다. 손님.”

“……아까 머리 다듬어주시던 그 미용사 형은 어디 가고…….”

“형철이는 다른 손님이 불러서 갔습니다. 손님은 이제 제겁니다. 후후.”

“…….”

이, 이 남자. 뭔가 이상해. 이 자리를 벗어나야……아니 하다 못해 다른 사람으로 바꿔달라고 해야지. 생각을 마친 유천이 말을 꺼내기 위해 고개를 슬쩍 돌리자, 그곳에는 아침에 그나마 한적했던 것은 잠시였는지, 빈 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사람이 가득 차 있었다. 유천은 결국 포기를 하고서 왠지 모르게 위험한 기분이 드는 남자를 따라 머리를 감으러 들어갔다.

“……전 염색까지 해달라고는 한 적 없는데요.”

“손님 머리에 어울릴 것 같아서 해봤는데 마음에 안 드시나요?”

“돈이…….”

“염색 비용은 50% 할인해드리겠습니다. 손님.”

머리를 감고 나오는 도중에도 쉴새 없이 자신의 엉덩이를 노리는 미용사의 손길을 피하며 의자에 도착한 유천이 머리를 말리는 미용사를 거울로 바라보며 말했다. 자신은 머리만 조금(?) 다듬으러 왔는데 염색이라니. 거울로 보이는 채린도 고개를 젓는 것으로 보아 채린의 소행도 아니다. 유천이 투덜거리듯 말하자, 그 미용사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뭐, 반값에 염색이라면 손해 보는 건 아니겠지. 생각을 마친 유천은 입을 다물었다. 머리가 다 마르기만 한다면 주저 없이 이 자리를 벗어나주겠다는 생각을 하고서.

“계산은 이 카드로 부탁해요.”

“알겠습니다. 손님.”

뭐지? 저 카드 상당히 눈에 익은데? 유천은 채린이 카운터에 가서 아까의 그 위험해 보이는 미용사에게 건네는 카드를 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젠장, 저거 내 통장 카드잖아. 신 유정 이 씹어먹어도 모자랄 년 같으니.

“안녕히 계세요.”

“거기 남자분은 잠시 따라와 주세요. 증정품이 있거든요.”

응? 증정품 이벤트라도 하나? 유천은 증정품이란 소리에 먼저 앞장서서 걸어가는 미용사의 뒤를 쫓았다. 채린을 바라보자 고개를 끄덕이며 먼저 나가있겠다는 제스처를 취하기에 유천은 발걸음을 재촉해 그의 뒤를 쫓았다.

철컥-

“증정품이 뭔데 문까지 닫아요?”

찰싹-

“찰지구나.”

“……?!”

미용사가 창고로 보이는 곳으로 들어가자 유천은 그의 뒤를 쫓아 창고로 들어갔다. 유천의 질문에 대답 대신 유천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찰싹 하고 치고는 말하는 그를 보며 유천은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을 느끼고서 창고의 문 손잡이에 손을 올렸다.

“들어올 땐 네 맘대로지만, 나갈 때는 아니란다.”

어, 엄마. 여기 이상해. 미친 놈이 있는 것 같아. 유천이 문 손잡이에 손을 얹자마자 유천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하는 그를 보며 유천이 중얼거렸다. 이제는 아예 대놓고 엉덩이를 만지려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서 유천은 뒤도 안 돌아보고서 팔꿈치를 뒤로 휘둘렀다.

퍼억-

어디에 맞은 것 일지는 몰라도 소리가 꽤 컸으니 충격도 클 것이다라고 짐작한 유천은 뒤를 돌아서 발로 엎어져 숨을 헐떡이는 미용사를 밟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 그 짓도 멈추고 말았다. 밟히던 미용사가 비명 대신 신음을 내고 있었으니까. 유천은 질린다는 표정을 짓고서는 최후의 수단을 사용했다.

퍽-

“오, 솔레미오!”

짧고 강한 타격음,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창고를 넘어 아예 미용실을 메우는 그의 비명소리에 누군가 창고문을 열고서 들어왔다. 그리고는 머리를 짚으며 작게 중얼거렸다. ‘또 이놈이야?’ 얼핏 그렇게 들린 것 같았고, 이번이 처음이 아닌 듯한 반응에 유천은 솔깃한 생각이 들었다.

“경찰 부를까요? 성 추행범으로 잡아가면 될 것 같은데.”

“아, 아닙니다! 그럼 우리 숍 이미지가 얼마나 나빠지는데……!”

좋았어. 반응 좋고. 유천은 희미하게 웃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벌써 문 밖에서는 고개를 기웃거리며 창고 안을 보려는 손님들과 머리를 짚으며 중얼거리는 미용사들이 보였다. 유천은 그런 그들을 보며 말했다.

“그럼 제가 받은 이 치욕감은 어떻게 하죠.”

“배, 배상금을 드리겠습니다.”

좋았어. 오늘은 이 돈으로 먹고 노는 거다. 유천은 결국 그 가게에서 약 20만원 가량을 뜯어 왔다. 처음에는 돈을 주지 않으려 그리 애를 쓰던 사장도 결국 휴대폰을 꺼내 드는 유천에게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주고 말았다. 채린은 미용실에서 나와 싱글벙글한 유천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으나 그저 바꾼 머리가 맘에 든 것이겠지 하고 생각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둘이 향한 곳은 영화관이었다.

============================ 작품 후기 ============================

게이의 습격에 대처하는 유천의 자세.avi 여러분은 게이 발견하면 도망치세요. 그게 정답임. 단지 유천이가 미친 놈이라 저러는 겁니다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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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아 : 나도 스키장댕겨왔지 보드타고 잘놀았지

//보드 재밌 재밌

dusckadlanjsl : 잘읽고 갑니다

//코멘트 감사합니다

IYouMusic : 지름직은 힘들당게

//지름작 힘든건 리치 한 놈으로 포풍공감...힘들어욬ㅋ

덱스트린 : 아 유정이의 음모는 미국 FBI나 NASA 아니면 펜타곤도 이길 수준

//유정이의 음모 + 때 아닌 게이의 습격

소마광랑 : 근데 유천이가 외국나가면 ...소설끝나는서아니죠?;;;

//안 끝나여. 아직 끝나려면 멀었..슬프게도 말이죠...ㅜ

Darkness1021 : 6빠랑꼐 드래곤하트는 중요한단백질원이죠(아깝다먹어야되는데By베어형)?!

//.....?!

researchers : 잘보고 갑니다!!

//코멘트 감사합니다!

테레케 : 유천이 외국가면 이거 끝나겟군 쿠쿠후후

//아쉽게도 그건 아닐듯요..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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