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리치다-263화 (263/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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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차 유저 레이드

“어라?”

유천은 곧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무너진 궁전의 잔해 속에서 사방으로 날아가는 여러 개의 줄기들이 튀어 올랐으니 말이다. 불기둥이 치솟고, 때 아닌 광풍이 불어 건물들의 잔해를 날려보냈다. 물줄기가 잔해들을 부수고 치솟아 곧 얼음기둥이 되고, 또 다른 곳에서 치솟은 얼음 기둥은 주변의 잔해들을 모조리 얼게 만들어버렸다. 거대한 검은색의 기둥은 아직까지 반짝거리던 잔해들을 박살내고 검은색으로 물들였다. 그리고 그런 잔해들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온갖 드래곤들의 머리를 달고서 튀어나온 그로테스크였다.

“저 녀석을 깜박했구나.”

유천이 감탄 아닌 감탄사를 내뱉고서 고개를 끄덕이는 사이, 그로테스크는 더한 난동을 부렸다. 곧 유천이 손을 까딱하며 한 마디를 마치자마자 사라지기는 했으나, 처참하게 무너지고 짓밟힌 궁전의 잔해들은 그 참혹한 현장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그래도 아깝기는 한데. 드래곤 하트가 그렇게 깨져버릴 줄이야.”

유천은 자신이 죽기 전을 떠올렸다. 오딘의 천공 창이랍시고 불러낸 것을 성력장에 꽂자마자 폭발한 드래곤 하트. 아마도 마기를 주입한 상태의 드래곤 하트가 신성력이 가득 담긴 무기와 충돌해 폭발한 것이겠지. 대충 이유를 짐작한 유천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갑자기 자신의 눈 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바라봤다.

-이대륙의 존재들이 쳐들어왔습니다! 현 대륙의 모든 유저들에게 S- 등급의 퀘스트를 제공합니다. [이대륙의 존재들을 무찔러라.] 이대륙에서 쳐들어온 타 대륙의 인물들을 최대한 많이 소탕하라. 기간 제한 한달. 쓰러트린 유저가 많으면 많을수록 보상은 더욱 더 강화됩니다.

-[Jake]님으로부터의 귓속말: 여, 지금 어디냐? 지금 공지 온 거 봤냐? 오늘은 반드시 결판을 내주지. 얼른 튀어와.

“엿 먹어, 개 자식아. 난 잘 거라고. 이 딴 식의 날 겨냥한 이벤트를 내가 해줄 성 싶은가 본데, 이벤트GM 김 한성 양반 날 잘못 봐도 한참을 잘못 봤어. 게임 종료.”

자신이 사건을 벌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떠오르는 공지, 분명히 처음부터 자신을 겨냥한 것이 분명했다. 유천은 먼저 제이크로부터 온 귓속말을 보며 지금의 상황을 보지 못할 제이크를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며 말했다. 그리고 지금 어딘가의 모니터실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을 한성에게 말을 마치곤 재빨리 게임을 종료했다. 이것으로 GM들이 선수치는 것을 막았군. 생각을 마친 유천은 눈을 질끈 감고서 기지개를 켜고는 캡슐의 커버를 발로 스윽 밀었다.

“그러니까, 거기서 소피아가……응?”

“언니 왜 말을 하다 멈추고 그래. 계속 해봐. 한창 재미있는데?”

유천이 캡슐의 커버를 발로 밀어 젖혀 열고서 나오자 마자 눈이 마주친 것은 어째서인지 자신의 집 주방 식탁에서 서로 마주앉아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유정과 채린이었다. 자신을 등지고 있는 유정은 갑자기 말을 하다가 끊는 채린의 태도에 고개를 갸웃하며 차를 홀짝이고는 채린을 재촉했지만, 채린은 안절부절 한 채로 유천의 눈을 마주치지 못한 채 고개를 식탁으로 떨궜다. 유천은 그런 채린을 말 없이 바라보고는 고개를 잠깐 숙였다 들었다. 얼핏 유천을 슬쩍 쳐다보는 채린과 눈이 마주친 듯 했으나 곧 고개를 휙 돌려버리는 채린의 태도에 유천은 뒷머리를 긁적이며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뭐, 내가 잘못하긴 한 일이니까.”

방에 들어와 뒷머리를 긁적이던 팔을 내리며 유천이 중얼거렸다. 현수의 일로 본의 아니게 채린의 바람 맞혔다는 사실이 아직까지도 마음에 남은 것인지 아까와 같은 행동을 한 것이었다. 그것이 채린에게 어떻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유천은 그저 중얼거리며 아직 붕대를 감고 있는 팔을 내려다 보며 계속 중얼거릴 뿐이었다.

“응? 오빠 때문이었어? 둘이 아직도 화해 못 한 거야? 일주일이나 지났고, 오빠도 본의 아니게 철창신세 진다고 늦은 거였잖아. 아직도 서먹서먹한 데 이유 있어?”

“유천이가, 나한테 감정 남은 거 같지 않아……? 아까도 어색하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처음에 어색할 때나 한 행동인데 이제 와서 하기엔 이상하잖아.”

아까 유천의 행동이 그렇게 어색했던 것인지, 그것을 본 유정이 먼저 채린에게 질문을 하며 차를 홀짝이자 채린이 여전히 눈을 식탁으로 내리깔며 대답했다. 유천에게 있어 사과의 의미로 했던 그 행동은 채린에게 있어 그저 유천이 자신을 멀리한다고밖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었다.

“우리 오빠, 은근히 바보 같아서 사과를 잘 못해. 아까 그것도 그냥 어색하게 한 인사가 아니라 정중하게 사과하려고 한 거겠지. 미련해서 말로는 못 한 거겠지만. 언니도 어색하지? 그날 커피 던졌잖아.”

“……어떻게 알고 있어? 유천이가 경찰서도 갔다가 온 것도, 내가 커피 던진 거?”

“그 데이트 누가 주선한 건지 기억 안나? 그리고 지금 여기서 우리 오빠 보호자랍시고 불려갈 사람이 나밖에 더 있나.”

“…….”

듣고 보니 그렇네? 채린은 조용히 맞장구를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근처 유천의 보호자랍시고 갈 수 있는 사람은 유정과 그녀의 엄마 두 명뿐이었다. 아마도 유천이 어색한 나머지 유정을 불렀겠고 말이다. 그리고는 유천보다 먼저 자신의 근처로 와서 몰래 구경이라도 하고 있었던 거겠지. 잠깐, 이거 이상한데……?

“유정아, 너 근처에 있었으면 사정 설명해줄 수 있었을 거 아니야. 왜 안 한 거야?”

“음……우선 첫 번째로 재미있잖아?”

“…….”

“그리고 그 상황에서 언니랑 오빠가 어떻게 행동할 지가 궁금했었거든.”

“……그냥 궁금해서 그런 거였어?”

어, 언니 눈빛이 이상한데. 유정은 자신의 말을 듣고서 시시때때로 바뀌는 채린의 표정을 보며 실실 웃던 도중 갑자기 눈빛이 살벌하게 바뀐 것을 보며 속으로 뭔가 꼬이기 시작했다고 생각했다. 그 후 한 행동은 재빨리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아버린 것. 자물쇠를 걸어버린 듯 문이 열리지 않자 혀를 차며 한탄한 채린은 유정의 방만을 뚫어져라 노려볼 뿐이었다.

“여보세요. 새로 진행 중인 이벤트는 잘 되가는지 모르겠네요. 낄.”

“……뒤에 일어날 일이 두렵지는 않은 모양이군.”

“킥, 난 며칠 뒤면 이제 당분간은 게임은 고사하고 한국도 못 들어올 텐데, 게임을 할 시간은 있으련 지 모르겠네요. 보상은 알아서 보내주세요.”

“…….”

“끊겠습니다.”

아 저 양반 아무 대답도 못하는 거 보니까 웃겨 죽겠네. 유천은 속으로 폭소를 터트리며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먼저 건 것은 한성이었다. 분명 자신을 꼬셔서 방금 터트린 이벤트에 또 끼워 넣으려는 것이 분명했지만, 유천은 명백한 도발을 하면서 태연히 한성의 바램을 짓밟았다. 한성이 협박하는 듯 말을 꺼내자 유천은 한성의 최후의 수단, 협박마저 간단히 무위로 돌린 유천은 낄낄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 그 뒤로 한성의 문자가 이어진 듯 했으나, 유천은 그것을 가벼이 여기고 휴대폰을 침대 위로 던지고는 방 문을 열었다.

“유정이 너!”

이게 무슨 상황일까? 유천은 당황했다. 어째서 자신이 방을 나오자 마자 유정의 방 문 앞에서 문을 두드리던 채린이 뒤에서 들린 문 소리에 고개를 돌렸고 하필 또 시선이 마주쳤단 말인지. 유천은 어째서 자신이 방 밖으로 나온 것인지조차 깜박 잊고서 그대로 다시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유정의 방 문을 두드리던 채린 또한 당황한 것은 마찬가지. 갑자기 자신의 방을 두드리던 채린이 아무런 소리도 없자 문을 살짝 연 유정은 채린의 벙찐 표정을 보고서 키득거리고는 채린의 볼을 손가락으로 쿡 찌르고는 다시 방 안으로 도주했다.

“야!”

쾅-

그리고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채린이 다시 외치자 방 문을 거세게 닫은 유정이 문을 잠근 뒤 킥킥거리고 있을 때, 그녀의 귓가에 들려선 안될 소리가 들렸다.

찰칵-

“……오빠? 언니?”

그 뒤 유정이 볼 수 있던 것은 많지 않았다. 또 한번 벙찐 표정을 짓고 있는 채린과 그 뒤에서 문 손잡이에 열쇠를 꽂고서 문을 연 유천이 유정을 바라봤다. 채린이 당황한 채 유천과 채린을 불렀지만, 유천은 유정의 머리에 꿀밤을 갈기곤 말했다.

“아무리 친해도 언니야. 그런 장난은 치는 거 아니야.”

아무래도 아까 그 말은 듣지 못했구나. 유정은 조용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까 채린과 자신의 대화를 유천이 듣고서 자신의 방을 연 것이 아닌지, 그 찰나의 시간 동안 긴장한 것이 무색할 정도로 말하는 유천을 보며 고개를 숙이는 유정. 유천은 그런 유정을 뒤로하고 냉장고의 문을 열고서 생수 하나를 챙겨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정신을 차린 채린은 전의 살벌한 표정을 지으며 미소를 떠올렸다. 유정이 헛웃음을 뱉으며 뒷걸음 치던 것도 잠시, 채린이 유정을 향해 달려들었다.

“아, 아바! 아이아(아, 아파! 하지마!)!”

“싫어, 넌 좀 혼나 봐야 돼.”

달려든 채린에 의해 유정이 침대에 엎어지고, 그 위에 올라탄 채린은 유정의 볼을 마구잡이로 잡아당기며 장난치기 시작했다. 유정이 몸부림을 치며 하지 말라고 난동을 부렸지만, 채린은 아까의 유정처럼 실실 웃으며 유정을 괴롭힐 뿐이었다. 잠시 화장실에 가기 위해 방을 나온 유천이 문이 열린 틈 새로 둘이 장난을 치며 노는 것을 보며 피식 웃고 지나갈 동안, 유정은 마침내 채린의 팔을 떨구는 데에 성공했다. 그리곤 다시 달려들려는 채린을 향해 손을 뻗어 제지시키곤 말했다.

“오, 오빠랑 화해시켜 줄게!”

“네가 말 안 해도 할 거니까 상관 없어.”

분명 여자치고는 꽤 키가 큰 유정이었지만 힘으로는 채린을 이기지 못했다. 게임 속에서 괜히 전사 클래스를 택한 것이 아니었다는 둥의 투덜거림을 속으로 투덜거리며 자신에게 다시 달려들려는 채린을 향해 최후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날 못한 데이트. 내일 당장 시켜줄게!”

들은 채린도 당황하고, 들었다면 분명 황당한 표정을 짓고 있을 유천은 손을 씻고 있었다. 유정은 달려드는 것을 멈춘 채린을 보며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곤 궁시렁거리며 투덜거릴 뿐이었다. 어쨌거나 채린의 태도로 보아 거래는 성사된 듯 싶었으니까.

============================ 작품 후기 ============================

사실 패왕 유정이도 이기는 사람은 따로 있었음. ㅋ 그나저나 스키장 갔다와서 바로 올린다고 해놓고 늦게 올려서 죄송합니닼ㅋㅋ 이만 전 밥먹으러..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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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아 : 니가 내나이되믄알기도

//아...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죽을 죄를 진거 같...형 쏘리요

사신대왕 : 2빠! 에이, 작가님, 그리시지 마시고 ~ 조흔 스킬이 생각났단 말입니닷!!! 그것도 초 간지나는!!! 's 로 붙는 것은 is가 아니지 않나요? Odin is 와 Odins's가 다른것......내가 잘못알고 있나?

//2빠 ㅊㅊ 그럴겁니다. 간지나더라도 전 우선 피하고 싶어요...쿨럭- Odin's Odin is 같은 말입니다. ㅋㅋㅋ 아...배고파..

덱스트린 : 으에헤헤헤 원래 3빠인데 6빠로 물러났다. 그나저나 유천이 살아나다니. 젠장. 데스패널티가 적용안돼는것을 못생각했네. 아쉽군.

//님 3빠 복귀 ㅇㅇㅋ 유천이 데스 패널티 씹어먹고 일어나서 뒤통수 후리고 실실 쪼개는 거 좋아한데요 ㅋ

researchers : 작가님 10일후엔 쉰만큼 10연참을ㅋㅋㅋ

//....야생의 작가가 도망쳤다!

카에린 : 흐음 이거 게임끝나면 패널티 한꺼번에 받겠지

//그냥 현실에서 굴려버리려고요. ㅋ

테레케 : 허엌허엌 영어 싫어 영어 싫탕께

//허엌 동감 동감 동감이랑께..

소마광랑 : 올ㅋ역쉬..반전이구만.ㅋㅋ데스패널티 캔슬은 완전히 까먹고있었는뎈ㅋㅋㅋ

//내가 던진 떡밥인데 나도 까먹고 있었...쿨럭-

바위거북 : 앜ㅋㅋ 드래곤하트를 버리고 왔엌ㅋ

//ㄴㄴ 그거 깨졌대요

vkdlfjs2 : 앙대 일주일이넘게 못본다니

//지금 다시 올라가요

youngjoon12 : 괜히 아는척하다 망신만 당하셨네ㅋㅋ 동생님 뒤끝 심한데 좀 알고 하셨어야죠

//뭐래, 나 존나 쿨한 남자

인핀 : 드래곤 하트는?

//깨졌대요

NOXLUMEN : 하트 반납했어 ㅋㅋㅋㅋㅋㅋㅋ

//[유천]:ㄴㄴ 오딘 창 맞고 깨져버림

IYouMusic : 저 SF신작 하나 지를겁니다 ㅋㅋ 이번엔 제대루ㅠㅠ

//파이팅입니다 ㅋㅋ

세리신스 : 하트..?

//유천이가 궁전 밖에 놔둔 놈이요. 하트는 깨졌대요

Darkness1021 : 그로테스크는어떻게됬지?

//무너진 궁전의 잔해 속에서_jpg

데스그래비티 : 드래곤하트를 버리다니!!!!!!!!!!!!!!그엄청난 마나의집약체를!!!!!!!!!그엄청난 보물을!!!!!!!그엄청난 재료(음??)를!!!!!!!!!

//[유천]:아쉽게도 깨져버림. 정말 아쉽지..

dusckadlanjsl : 정주행 완료... 올추는 기본... 힘들어 죽겠네

//수고하셨습니닼ㅋㅋ 올추 감사해요

마오마오 : 하트팔명얼마?!!!!!!!!

// 유저 중에서는 아직 드래곤 한 마리도 안 잡혔다는 설정이니까 부르는 게 값일 듯요.

가베나 : 정주행완료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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