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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리치다-262화 (26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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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차 유저 레이드

펠프스는 경악했다. 유천이 곧장 사라져버렸으니, 그도 그러리라. 죽은 것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성력장이 완전히 박살을 난 것을 보니 그것도 아닌 것 같다. 그리고 갑자기 구언 자체가 심각하게 흔들리는 것을 보며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간다는 것을 눈치챈 그는 출구를 향해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아직까지 멍하게 서서 성력장이나 쳐다보고 있는 저들은 상관 없었다. 자신만 살면 될 일이니까, 오히려 목격자가 줄어드니까 더 좋은 일이다.

쿵-

“젠장!”

“라이트.”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며 펠프스가 출구에 다다른 그 때, 출구가 무너져 내렸다. 펠프스는 그저 욕을 지껄이며 주위를 둘러볼 뿐이었다. 다른 출구가 있을까 하고서 찾아봤지만 보이는 출구는커녕 앞도 보이지 않는다. 펠프스는 그 상황에서 정신을 차린 사제 하나가 라이트 마법으로 주변을 밝히자 펠프스는 주저 없이 자신의 옆에 있던 성기사 하나를 베어 넘겼다.

“모두 주위를 경계해라! 주위에 아직 교황 성하를 암살한 자가 남아있다!”

워낙 주위가 어두웠고 빛의 범위가 좁았기에 펠프스는 자신이 한 일을 있지도 않은 암살자에게 떠넘겼다. 성기사들이 검을 치켜들고 사제들이 라이트 마법을 더 많이 발동시키는 사이, 펠프스는 그 중 유저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손가락으로 목을 긋는 시늉을 한 펠프스를 보며 유저들은 서로 고개를 끄덕이며 주위의 성기사, 사제 NPC들을 노리고 공격을 시작했다. 순식간에 주위가 아수라장이 되었고, 곧 주변에는 펠프스를 포함한 4명의 유저들만 남아 있었다. 펠프스가 아직까지 전해지는 진동과 머리 위로 떨어지는 먼지를 보고는 곁에 있는 성력장의 파편을 바라봤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바보 같은 놈.”

“그래, 네가 바보 같은 놈이지. 밖으로 나갈 수단을 네 손으로 없애냐?”

그리고 유천이 죽었다고 결론을 내리곤 눈을 감고 마지막에 거의 자살에 가까운 행동을 한 그를 떠올리며 펠프스는 비웃으며 말했다. 그런 그의 뒤에서 조롱조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펠프스가 검을 들고서 뒤를 돌아보며 외쳤다.

“누구냐!”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주위는 아까처럼 어둠만 가득했다. 아마 마법을 사용하던 사제들이 죽은 것이리라. 결론을 내린 펠프스는 자신의 몸 앞으로 검을 곧게 세워 들었다. 그러나 그런 그의 행동을 무시하듯 누군가가 펠프스의 뒤통수를 강하게 후려치고 지나갔다.

“거기냐!”

투구 너머로 전해지는 충격에 잠시 멈칫한 펠프스는 그대로 몸을 돌려 검을 뻗었다. 그러나 그의 시도는 무색할 정도로 허공을 찔렀고, 되려 적의 검이 자신의 복부를 찌르고 들어왔다. 이제 겨우 어둠에 눈이 익숙해진 그의 눈에는 피처럼 붉은 검이 시야에 들어왔다.

“……살아 있었나?”

“아니, 죽었었는데?”

조금씩 주위가 눈에 들어온 펠프스의 눈에는 또렷이 유천이 보였다. 해골이 아닌, 계란형의 얼굴에 어둠에 동화된 듯한 검은 머리카락과 눈동자, 조막 만한 입술, 무엇이 그리 재미있는지 눈가는 호선을 그리고 입가엔 웃음이 가득하다. 괜히 기분이 나빠진 펠프스는 조용히 검을 들어올리며 말을 걸었다. 아직 눈치를 못 챈 듯 유천은 웃으며 대답했다. 그리고 그 말을 신호로 펠프스는 검을 두 손으로 움켜쥐고 유천을 향해 내리쳤다.

“병신.”

촤악-

*          *          *

“결국 죽었네. 근데 이거 어쩌지, 난 살아날 방법이 있는데. 게임 시작.”

유천은 자신의 눈 앞에 검게 변하며 죽었다는 메시지가 떠오르자, 무심히 중얼거렸다. 그렇지만 실실 웃으며 대답하는 게 뭔가 감추고 있는 듯 했다. 유천이 사용한 방법은 간단했다. 아까 전 정현과 싸우러 가기 전에 자신을 쫓아오던 유저들 중에서는 분명히 유천이 던전 속에서 죽여버린 이가 있었다. 유천이 그를 보며 떠올린 것은 일주일 전의 대화였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자네와 유저들은 어떤 데스 패널티도 적용되지 않네.]

예상 외로 자신들이 죽으면 평소에도 그렇듯 일정 시간 접속이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하고서 게임을 나온 유저들이 들었다간 발악을 할 소리였다. 애초에 처음에 유천이 요구한 조건이기도 했다. 만에 하나 유저들이 자신을 이긴다면 곧장 다시 접속해 털어주리라 생각한 것이었으니까. 예상 외로 계획이 틀어지기는 했으나, 유천은 자신의 뒤통수를 후린 펠프스를 절대 용서할 생각이 없었다.

“……주위에 아직 교황 성하를 암살한 자가 남아있다!”

“저 새끼, 천잰데?”

유천은 움찔하며 중얼거렸다. 자신이 다시 접속하자, 이곳은 어찌된 영문인지 출구가 막혀 어둠뿐이었으니까. 그런 사이 유천에게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빛이 발생함과 동시에 펠프스가 성기사 하나를 베어 넘긴 것을 본 유천은 뻔뻔하게 외치는 펠프스를 보며 그저 감탄할 뿐이었다. 너무나도 자연스러워 잠시 자신이 살아있는 것을 저 놈이 눈치 챈 것이 아닐까 할 정도였으니까. 유천은 조용히 입을 열어 작게 중얼거렸다.

“사일런스.”

이것으로 들킬 위험은 한 층 더 줄어들었다. 생각을 끝마친 유천은 외쳤다. 더 이상 걸릴 위험이 없으니 크게 외쳐도 문제될 것이 없다 이것이었다.

“아이스 캐논!”

눈을 감고서 뭔가 생각하는 듯한 펠프스는 보지 못했지만, 다른 이들은 보였다. 라이트의 희미한 빛 끄트머리에서 뛰쳐나오며 뭔가 외치는 사람 하나가, 그들은 곧 유천을 향해 달려들었으나, 유천의 손에서 뿜어져 나간 얼음의 포탄은 달려드는 성기사는 물론이고 뒤에 있던 사제 둘까지 해치웠다. 이제 남은 것은 펠프스 하나, 재미있는 생각이 떠오른 유천은 아직 눈을 감고 있는 펠프스에게 마법 하나를 더 걸었다.

“다크니스, 라이트.”

“바보 같은 놈.”

이제 펠프스 저 녀석은 정말 어둠에 휩싸여 주위가 보이지 않으리라. 유천은 작게 웃으며 주위를 밝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입을 연 펠프스를 보며 유천은 한번 더 움찔했다. 그러나 곧 그게 자신을 향해 한 말이 아니란 것을 눈치채고는 사일런스를 캔슬하고서 입을 열었다.

“그래, 네가 바보 같은 놈이지. 밖으로 나갈 수단을 네 손으로 없애냐?”

“누구냐!”

부웅-

유천은 웃기는 상황에 웃음을 참기가 힘들었다. 자신은 멀쩡히 앞에 서 있는데 갑자기 뒤를 돌아보며 검을 휘두르다니. 유천은 그러던 도중 펠프스의 뒤통수가 보였다. 그리고 아까 펠프스가 자신의 등을 찔렀던 것을 떠올렸다. 갑자기 화가 치민 유천은 그대로 손바닥을 높게 들어 펠프스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젠장, 투구 썼던 걸 깜빡 했네. 내 손이 더 아프잖아.

“거기냐!”

팟-

유천은 자신이 내리쳤음에도 불구하고 되려 자신의 손이 더 아픈 것 같자 손을 문지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러는 사이 펠프스는 재빨리 등을 돌려 검을 내질렀다. 그곳은 유천의 왼쪽 귀 바로 옆이었다. 꽤나 아슬아슬하게 공격이 빗나가자 유천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조용히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마자 유천의 왼손에 생겨나는 붉은 검. 티르빙을 한 번 바라보고는 유천은 곧장 그것을 펠프스의 복부에 찔러 넣었다.

푸욱-

넌 말이야, 뒤통수 후리기를 좋아하는 모양인데 난 정정 당당히 앞에서 공격했어. 시야 차단은 네가 당한 거야. 난 정당했어. 유천은 갑작스레 자신의 복부를 찌르고 들어온 검에 깜짝 놀란 채 기겁을 하고 있는 펠프스를 보며 속으로 중얼거리며 낄낄 웃기 시작했다. 곧 펠프스가 시야가 돌아오기 시작하는 듯 유천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살아 있었나?”

“아니, 죽었었는데?”

‘내가 살아 있는 줄 알았던 거야? 저 멍청한 자식. 내가 언데드인 건 알고 그러는 거야? 멍청하네. 근데 쟤 뭐하냐?’

유천은 일단은 벌써부터 시야가 돌아오는 펠프스를 보며 꽤 놀란 표정을 짓고서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워낙 약하게 걸기는 했지만 예상 외로 놈의 마법 저항력이 높았네. 유천은 자신의 착오를 떠올리면서 펠프스의 행동을 바라봤다. 제 딴에는 조심스레 검을 들어올리는 것 같은데, 이미 주변이 대낮처럼 환하게 보이는 유천의 눈에는 그저 장난치는 꼴로 보일 뿐이었다. 유천은 그 꼴을 지켜보며 한쪽 입꼬리를 쓰윽 올렸다. 그것을 지켜본 펠프스는 그대로 유천의 머리를 쪼개려는 듯 검을 내리쳤다.

“병신.”

촤악-

유천은 그런 펠프스를 보며 중얼거렸다. 펠프스의 공격을 유천은 이미 알고 있었기에 피하지도 않았다. 그저 펠프스의 복부에 박아 넣었던 검을 그대로 베어냈을 뿐이었다. 허리의 반 이상이 잘려 너덜거리는 상반신이 뒤로 천천히 넘어가고, 펠프스는 믿지 못하겠다는 듯 유천을 쳐다볼 뿐. 유천은 마지막 선물이랍시고 한 마디를 내뱉었다.

“캔슬.”

그리고 펠프스는 보았다. 순식간에 주위가 밝아지는 것을. 그리고 이해가 됐다. 자신은 저 놈한테 놀아난 것이란 것을.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오른 펠프스는 검을 강하게 움켜쥐고 땅을 짚어 일어났다. 너덜거리는 허리 덕분에 하체도 더 이상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 하지만 펠프스는 그대로 검을 들어 유천을 향해 휘두를 뿐이었다. 성기사의 특징인 강한 생명력. 그것을 증명하듯 펠프스는 움직이고 있었고, 또한 상처에서는 약간이지만 밝은 빛이 새어 나와 상처를 치료하고 있었다. 그러나 유천은 펠프스를 쳐다보고 있지 않았다. 곧 유천은 한 마디를 남기곤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텔레포트.”

빛과 함께 사라진 유천, 그런 유천을 바라보며 허탈하게 바닥에 주저앉은 펠프스의 귓가에는 분명히 들렸다. 뭔가가 터져나가는 소리, 부숴지는 소리를. 그리고 곧 그는 볼 수 있었다. 무너지는 천장과 자신의 눈 앞에 떠오르는 메시지를.

-당신은 사망하셨습니다.

“오, 명장면이다.”

그 시각 유천이 텔레포트로 빠져 나온 곳은 아까 전의 그 텔레포트 이용시설이었다. 자신을 보며 기겁을 하는 하급 사제들을 바라보며 유천은 피식 웃고는 마을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왔다. 신전의 첨탑 끝. 사제들과 성기사들을 조롱하는 행위였으나, 이미 이 마을에서는 살아있는 성기사와 사제들은 아까 그들이 전부다. 유천은 그들을 뒤로하고 아까 전 물어봐서 들은 대로 수도가 있는 방향을 쳐다봤다.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거대한 궁전에 부딪혀 궁전을 박살내버리는 것을. 유천은 그것을 지켜보며 박수를 치며 낄낄 웃어댈 뿐이었다.

"근데, 나 뭐 깜빡한 것 같은데?"

============================ 작품 후기 ============================

오늘의 가장 중요한 관점. 제일 나쁜 놈은 유천이. 그리고 자까는 내일부터 놀러가서 15일 귀환. 폰연재도 불확실. 고로 약 10일간 리치의 연재는 없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싱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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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노구 : 첫코다첫코!

//빠르시닼ㅋㅋ 첫코 축하드려요 ㅋㅋ

코스믹 : 허허...사망이 아니라 아주 몸 속 마기까지 훅 날아가 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는데요...

//허허...그것도 괜찮을 법 한데요...ㅋㅋ

덱스트린 : ㅋㅋㅋㅋㅋㅋ 아이 재밌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 그냥 죽을 줄 알고 아싸 이렇고 신나 했는데 아쉽다 ㅋㅋㅋㅋ

//함정은 또 살아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핀 : ㅋㅋㅋㅋㅋ자폭했엌ㅋㅋㅋㅋ

//근데 다시 살아난건 안 함정. 진짜 바퀴벌레는 성기사가 아니라 저 놈일지도...

타지아 : 군대?!!!! 너땜시 기분나빠짐 추천 10편간음슴

//헐, 잘못했어요

IYouMusic : 앙대ㅜㅜ

//뭐가 앙대옄ㅋㅋ 유천이 다시 살아나서 깽판쳤는데

소마광랑 : 카오스도뿌렸어야지이잉간아!ㅋㅋ

//[유천]:그, 그런 방법이! 근데 다시 살아났으면 된 거지 뭘.

테레케 : 주것다!

//[유천]:사라낫다!

바위거북 : 막장으로 가죠,홀리 리치로 전직 ㅋㅋㅋ

//그럼 레알 끝을 못냄여. 그건 레알 무리. ㅋㅋㅋㅋㅋㅋ

NOXLUMEN : 유천이 사망 ㅅ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 부활해서 씁쓸

사신대왕 : 아하핳하하하하하핳하하하하하ㅏ하!!!!!!!!!!!!!!!!!!!!!!!!!!!!!!!!!!!

//응? 왜 이렇게 웃으시는..

사신대왕 : 최강스킬도시전했는데 효과도 못보고!!! 아핳하핳하하하하하하!!!!!!!!!!!!!!!!!!!!!!!!!!!!!!!!!!!!!!!!

//[유천]:성력장 박살냈잖아!

사신대왕 : ...지워니 스킬 조흔게 떠올랐는데, 신청해도 될라나?

//야생의 작가가 도망쳤다!!!

vkdlfjs2 : 그래도 조흔막빵이었다

//사실 진정한 막빵은 성력장 박살이 아니었다는 후문이...

researchers : ㅋㅋ 리치인데 신을 찾다니ㅋㅋㅋ

//정신나간 리치 ㅇㅇㅋ

카에린 : 바보 어짜피 죽을꺼면 같이죽지 왜 혼자 죽었을까

//[유천]:다 죽였어!

GoodYear : 오딘 뒤에다가 's 붙이시면 오딘'의'가 완성됩니다 ㅋ

//Odin's whatever piercing spear. 오딘의에게 라는 뜻이 됩니다. Whatever 앞에는 is 들어가지 않고요. is 넣는 김에 그냥 수정했습니다. Odin's piercing spear[오딘의 천공 창]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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