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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차 유저 레이드
“저 놈 잡아라!”
“내가 곱게 잡혀 주겠냐! 디그!”
거머리가 따로 없네! 유천은 자신을 쫓아오는 병사들과 성기사들을 보며 크게 외치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아무래도 성력장이 발동하는 데 사제들이 필요하고, 그 범위는 조금씩 넓어지는 것인지 아직까지는 영향이 거의 없었으나, 조금만 머뭇거리다간 곧장 성력장의 범위 안에 들어가 좋은 꼴은 못 볼 거란 생각에 유천은 발걸음을 재촉했다. 유천을 쫓아오던 병사들은 난데 없이 생겨난 거대한 구덩이 앞에 가로막혀 도망치는 유천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사악한 언데드! 죽어라!”
“너나 죽어! 그만 쫓아와! 너희는 질리지도 않냐!”
이제는 아예 말을 타고서 쫓아오는 그들을 보며 유천은 정말 분통이 터질 노릇이었다. 가만……말이라고? 생각을 마친 유천은 곧장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다.
“콜 가디언!”
유천의 말이 끝나자 마자 튀어나온 것은 그로테스크였다. 애초에 크리스가 흑마법이 아닌 순수 마법으로 만들어낸 키메라이니 성력장이 발동하더라도 문제는 없을 것이고, 무엇보다 생긴 것 치고는 의외로 이동하는 속도가 빨랐기에 부른 것이었다.
“달려!”
다행히 유천의 말을 알아들은 것인지 나타나자 마자 무작정 유천이 뛰던 방향으로 이동하는 그로테스크의 몸 위에 간신히 올라탄 유천은 사방으로 흩어져 도망치는 멀쩡한 NPC들을 뒤로하고, 아직까지 자신을 쫓아오는 성기사들을 보며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며 외쳤다.
“엿이나 먹어라!”
휙-
“거 참 속 좁네! 엿 한 번 날렸다고 창을 던지냐!”
명백한 유천의 도발, 참지 못한 성기사 하나가 손에 들고 있던 그 거대한 창을 집어 던졌다. 간신히 달리는 그로테스크의 속력을 채 따라가지 못한 창은 땅으로 떨어져 바닥을 뒹굴었으나, 유천은 십년감수했다는 듯 가슴을 쓸어 내리며 외쳤다. 물론 아직까지 유천의 손가락은 가운데 손가락만을 치켜들고 있었지만.
“저……저 망할 새끼!”
성기사는 화가 머리 끝까지 차 올랐다. 거의 다 잡은 놈을 눈 앞에서 놓치지를 않나, 해골 주제에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어 자신을 도발하고 있는 저 건방진 해골을 보며 욕을 지껄이던 도중 그는 자신의 말이 갑자기 속력을 올리는 것과 왠지 모르게 힘이 늘어난 것만 같은 기분에 표정을 조금 더 굳히곤 허리춤에서 검을 빼어 들었다.
“뭐야, 왜 갑자기 빨라져? 다크 스피어!”
유천은 갑작스레 달리는 속도가 빨라진 말을 보며 중얼거렸다. 분명히 서서히 거리를 늘리고 있었는데, 이제는 좁히고 있지 않은가. 유천은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어 마법을 사용해 검은색 창을 만들고는 자신에게 창을 집어 던졌던 성기사를 향해 창을 집어 던졌다.
까앙-
“……젠장, 야! 더 빨리 달려!”
불길한 예감은 빛나가지 않았다. 흑마법이라면 침투도 못하는 것인지, 유천이 집어 던진 검은색의 창은 얼마 가지도 못해 무언가에 막힌듯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틀어박혔으니까. 곧 바닥에 틀어박힌 창에 깜짝 놀란 말들이 난리를 친 덕에 말들이 멈추기는 했지만, 유천은 훨씬 더 위험해진 상황에 욕을 지껄이며 재촉할 뿐이었다.
-[S급 성력장]의 범위 안에 들어오셨습니다. 사악한 존재는 성스러운 신의 힘 앞에 정화될 것입니다.
-앞으로 10분 안에 성력장의 범위 안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사망으로 처리 됩니다. 남은 시간: 00:09:59
“……여기 출구가 도대체 어디야!”
분명 달리는 대로 실컷 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각은커녕 성벽도 보이지 않는다. 더럽게 넓어빠진 가디언의 수도를 욕하며 유천은 방향을 틀었다. 저번에 겪었던 성력장 같은 능력치 감소나 초당 들어오는 데미지가 없으니, 한 번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에라이, 어떻게든 되겠지! 방향 틀어! 성력장 박살내러 간다!”
유천이 내린 선택은 간단했다. 출구가 어딘지도 모를뿐더러 출구에는 어떤 함정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제한 시간이 10분이라면 그 안에 S급 성력장인지 뭔지 하는 것을 박살내버리면 그만인 것이었다. 이제부터 낭비할 시간이 없는 유천은 서둘러 방향을 틀고는 성기사들이 달려오는 곳을 향해 그로테스크를 몰았다.
“헬 파이어!”
어차피 성력장의 내부라면 아까처럼 공격이 막히지는 않겠지. 유천은 속으로 중얼거리며 마법을 사용했다. 유천의 짐작이 다행히도 맞아 떨어졌는지, 푸른색의 화염은 유천의 손에 피어 올랐다. 명백히 공과 수가 뒤바뀐 상황. 한창 유천을 쫓아오던 성기사들은 갑자기 방향을 틀어 자신들을 향해 달려오는 그로테스크와 그의 머리로 보이는 곳 위에서 푸른색의 불꽃을 들고 있는 해골을 바라보고는 기겁을 하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도대체 오늘 왜 내 신세는 이 모양 이 꼴이냐고!”
이제는 자신이 무슨 생각으로 이 제안을 받아 들인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저 오늘따라 유난히 자신에게 상황이 안 좋게 돌아가자, 유천은 한탄 아닌 한탄을 하며 자신의 손에 들린 화염을 집어 던질 뿐이었다. 도망치는 성기사들을 향해 던져진 화염의 구체는 누가 와도 막을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홀리 실드.””
“아오! 진짜!”
자신이 있는 힘껏 집어 던진 화염의 구체가 난대 없이 나타난 황백색의 막에 가로막혀 터지자 유천은 자신의 뒷골을 잡으며 외쳐댔다. 시간 없어 죽겠는데 난대 없이 나타난 사제들이 방어막을 만들어 자신의 공격을 막다니. 유천은 부글부글 끓는 속을 애써 억누르다 한가지 의문을 떠올렸다. 성력장은 방금 전 발동되었는데, 사제들이 벌써 왔다?
“이 근처다 이거지? 블리자드, 크리스탈 포그!”
생각을 마친 유천은 재빨리 외쳤다. 갑작스레 주변에 피어 오른 백색의 안개에, 시야가 가려진 사제들과 성기사들은 당황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들이 있는 황백색의 막 주변으로 약간이나마 보이는 모든 것이 얼어붙고 있었으니까, 유천은 그런 그들을 무시하고서 근처에 보이는 거대한 궁전을 향해 그로테스크를 몰았다.
-남은 시간:00:08:12
“……달려!”
남은 시간은 턱 없이 부족하다. 유천은 그저 궁전에 성력장이 있겠거니 하고 달릴 뿐이었다. 궁전이 서서히 시야에 들어오고, 궁전 이라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경비병들을 보며 유천은 픽 하고 비웃고는 궁전의 입구를 막고 있는 거대한 문을 그로테스크로 들이받아 부숴버렸다. 그 후 곧장 유천은 그로테스크에게 궁전을 향해 아무렇게나 공격을 날리라고 명령을 내리고는 서둘러 궁전 내부로 들어갔다.
“이게 뭐야……?”
궁전 안은 이미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그로테스크가 벌써 공격을 시작했는지, 궁전이 흔들리며 먼지가 뿌옇게 내리고는 있었다. 그렇다고 벽을 새빨갛게 물들인 피와 바닥에 널브러진 시체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유천은 조용히 갈림길 앞에서 망설였다. 위로 올라갈 것인가, 지하를 수색할 것인가? 곧 유천은 생각을 마쳤다. 아무래도 중요한 것일수록 깊숙이 숨겨두는 법이지.
“먼지 봐라……많이도 쌓였네.”
집 안에 먼지가 쌓이는 꼴을 보지 못하는 강혁이 보면 정말 좋아할 곳이라며 중얼거리던 유천은 곧 온갖 발자국이 자신이 온 방향으로 나간 것을 보며 피식 웃었다. 아마도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성하, 성력장을 구경하신 소감은 어떤지?”
“이 놈! 네가 그러고도 살 수 있을 것 같으냐!”
“성하, 송구스러운 말씀이지만 한 마디 올리죠. 벌써 이 궁전은 내 손아귀에 들어 와 있어. 병신 같은 자식. 수도에 떡 하니 텔레포트가 가능하게 두는데 내가 병력 좀 못 빼돌릴 것 같아? 마침, 크리스가 쳐들어와서 병력도 몰려있겠다. 넌 오늘 부로 죽는 거다 이 말이지. 이제 이해 됐나? 어서 네가 그렇게 좋아하는 신한테 빌어보라고, 부디 다음 생에는 더 좋은 직위에서 태어나게 해달라고.”
이거 상황이 재미있게 돌아가네? 어디 팝콘이랑 콜라 같은 거 없나? 유천은 기둥 뒤에 앉아서는 그들의 얘기를 들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보아하니 펠프스가 반란을 일으킨 모양인데, 저기 성력장 앞에 꿇어 앉아 있는 보석 치렁치렁한 옷……잠깐, 성력장?
“비켜! 헬 파이어!”
그리고 교황과 펠프스는 난대 없이 기둥 뒤에서 튀어나온 유천을 보고 깜짝 놀랐다. 교황은 아직까지 꼴에 자존심이 넘쳐서 유천에게 보인 이 모습이 창피했던 것이고, 펠프스는 말 그대로 밖에서 쫓기고 있어야 할 유천이 이곳에 있으니 놀란 것이었다. 유천은 그런 그들을 뒤로하고 성력장에 헬 파이어를 꽂아 넣었다.
“네가 어떻게 여기에?”
“닥쳐! 일단 저거부터 없애야 된다고!”
꼴에 S급 성력장이라고 한번 발동시키면 주위에 사제고 뭐고 필요 없는 모양인데, 그렇다고 모든 사제들을 나한테 몰아준 게 잘못이라고. 유천은 속으로 중얼거리며 다시 한번 손을 뻗었다.
“어떻게 여기에 있냐고 물었다!”
“성력장 부수러 왔지 왜 왔겠냐! 꼴에 S급이다 이거지? 티르빙!”
[킥, 5분도 안 남았네. 한번 제대로 웃겨봐라.]
“넌 닥쳐!”
계속해서 자신에게 물어오면서도 교황의 목에 대고 있는 검을 때지는 않은 채 펠프스가 유천에게 묻자, 마찬가지로 성력장에 공격을 난사하면서도 금 하나 가지 않는 성력장을 보며 유천은 티르빙을 꺼내 들었다. 그러자마자 머릿속에 울리는 루시퍼의 목소리에 욕을 지껄이며 유천은 티르빙으로 성력장을 내리그었다. 작은 흠집. 아무래도 유천에게서 마기를 뽑아가 만들어낸 오러 블레이드답게 효과가 반감이라도 된 모양인데, 유천은 흠집이 난 성력장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갑자기 웃기 시작한 해골을 보며 펠프스와 교황이 어이 없다는 표정을 짓자 유천은 품에서 보석 하나를 꺼내서는 성력장의 흠집 안에 박아 넣었다.
“자그마치 블랙 드래곤의 드래곤 하트다. 마나가 아주 설치겠지.”
유천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보석을 박아 넣자마자 성력장이 크게 흔들렸으니까. 유천은 킥킥거리면서도 교황의 목을 베어버리고서 자신에게 덤벼드는 펠프스를 무시한 채 드래곤 하트에 왼손을 얹었다.
파지직-
‘아직도 그 꼴에 성력장이다 이거지? 마나는 들여도 마기는 거부하겠다는 모양인데, 그럼 이건 어떠냐?’
유천은 곧장 왼손에 얹은 보석들 티르빙의 검등으로 내리쳤다. 순식간에 깨지는 검은색 보석, 그리고 눈에 띄게 그 검은색 기운은 성력장에 틀어박힌 드래곤 하트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블랙 드래곤은 마나도 사용하지만 마기도 자유 자재로 다룬다. 드래곤 하트는 생전의 기억을 더듬는 듯 닥치는 대로 주변의 마기를 빨아들였다. 덕분에 주위에는 아무런 피해가 없었지만 성력장은 그것이 아닌 듯 했다. 크게 흔들리며 이제는 아예 부르르 떨리기 시작한 성력장을 보며 유천은 피식 웃었다. 마지막 발악이라 생각하며.
-S급 성력장이 폭주합니다. 남은 시간:00:00:42
“……신이시여 어찌 나에게 이런 시련을…….”
발악이 아니었다. 유천에게 있어 단순한 통보였을 뿐. 그러나 그 꼴은 상당히 웃겼다. 언데드의 대명사라 불릴 만큼 유명해진 리치가, 신을 찾는 꼴이라니. 펠프스가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린 사이, 유천은 자신도 발악이랍시고 자신의 오른손 손등을 성력장에 내리쳤다. 곧 보석은 깨지고 주위는 커다란 백색의 빛에 휘말렸다. 그 뒤 곧장 지하로 들어오기 시작한 사제들과 성기사가 유천이 커다란 빛에 시야를 잃기 전 본 마지막 장면이었다.
-남은 시간: 00:00:05
-오딘의 천공 창[Odin's Piercing Spear]
빛이 사라지고 유천의 앞에 남은 것은 나무로 이루어진 듯 깔끔한 결의 창 자루, 날카로운 창의 끝, 그리고 약간의 백색의 기운이 창을 가득 덮고 있었다. 예전에 불러낸 토르의 번개 망치도 그랬지만, 이번 것은 더 심했다. 아예 유천의 오른쪽 팔이 떨어져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력장은 드래곤 하트가 박힌 자리만 조금 검게 변해 있을 뿐이었다. 유천은 욕을 지껄이며 남은 왼쪽 팔을 겨우 들어올려 창을 잡았다. 마찬가지로 창의 위로 떠오른 이름을 보고서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몇몇 사제와 성기사들, 그리고 펠프스가 있었다. 유천은 피식 웃고서 창을 성력장을 향해 집어 던졌다. 그리고 유천의 눈 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남은 시간:00:00:00
-당신은 사망하셨습니다.
============================ 작품 후기 ============================
어쨌건 유천이는 죽게 되어있음. 이거슨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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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믹 : 이제 집단 린치 들어가겠네요
//아쉽게도 도망침.
제이스 올드윈 : S급 성력장 부왘ㅋㅋ
//ㅋㅋㅋㅋ 유천이 사망크리
타지아 : 한살더먹어서 20살됬다. ㅠㅠ
//ㅋㅋㅋㅋㅋ 좋게 생각해요. 예를들면 군대...아, 이건 아니다
덱스트린 : S급 성력장 ㅋㅋㅋㅋㅋㅋ 아이고 또 구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구름ed is 진리
youngjoon12 : S급 성력장? 그만 좀 굴려라 요놈아...
//꺼졍
researchers : 역시 쉬운것같은건 엄청난 굴림이 기다리고있는ㅋㅋ
//ㅋㅋㅋㅋ기껏 궁니르 꺼내놓고 한 번 던지고 뒤짐ㅋㅋㅋㅋㅋㅋㅋ
인핀 : 괞이 들어가는게 쉬웠겠니?ㅋㅋㅋ
//유천이가 날 만만하게 봄. ㅋㅋㅋ
IYouMusic : 일대다수 절대맞짱
//ㅋㅋㅋㅋㅋㅋ근데 죽었다는 건 안함정
o2sss : 헬파이어 뿌려!!!
//뿌렸는데 안먹혔대요 ㅋ
vkdlfjs2 : 성렼장ㅋㅋㅋㅋ
//이제 또 굴리러 가야지. 그 전에 밥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