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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차 유저 레이드
촤악-
“저쪽인가?”
검이 살을 베고 지나가는 소리를 듣고서 유천이 중얼거리며 발걸음을 돌렸다. 성열을 상대할 때, 정현이 기습하지 못 하도록 시야를 막기 위해 깔아둔 것이었는데, 되려 자신을 방해하는 것만 같아 표정이 찌푸려지는 유천이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자신이 벌인 일인데 수습은 해야지.
* * *
“뭐라!”
“남부의 작은 마을 하나가 크리스에게 습격 당했습니다. 속히 성기사들을 파견하소서.”
“그 건방진 놈이! 뭐하나! 당장 성기사를 파견하지 않고!”
“알겠습니다. 성하.”
화려하게 치장된 궁전의 내부, 마찬가지로 화려하게 치장된 집무실에서 교황이 마시던 와인을 그대로 테이블에 찍으며 외쳤다. 그런 교황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서 고개를 숙인 펠프스가 방금 한 얘기를 반복했다. 머리 끝까지 얼굴이 벌겋게 변한 교황은 그대로 펠프스를 노려보며 으르렁거리며 외쳤고, 펠프스는 고개를 더욱 숙이며 대답을 하고는 그대로 몸을 일으켜 집무실을 나섰다. 그런 펠프스의 입가에는 짙은 비소가 어려 있었다.
“생각이라곤 하지도 않는 더러운 돼지 새끼.”
집무실을 나선 펠프스가 집무실의 문을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이미 이 궁전 안에서 그의 명령을 거부할 간 큰 인물은 존재하지 않았다. 간신히 혼수상태에서 벗어난 하늘은 아직까지 재활치료에 바빠 게임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저 멍청한 교황은 꼴에 자존심은 더럽게 강한 덕분에 약간만이라도 자존심을 건들면 곧장 자신이 의도하는 대로 끌려온다. 그야말로 꼭두각시가 따로 없다. 이번 건도 단순히 명분을 만들기 위해 교황을 찾아간 것뿐이었다. 이미 성기사들은 궁전의 거대한 문 앞에서 열을 선 채로 자신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이번이 네놈의 명령을 듣는 마지막 일이 될 것이다. 생각을 마친 펠프스는 그대로 자신을 기다리는 성기사들의 앞에 서서 외쳤다.
“자! 남부에 겁도 없이 쳐들어온 크리스놈을 해치우자!”
-우아아!
어차피 제대로 싸울 생각도 없지만. 펠프스의 진짜 목적은 유천이 아니었다. 유천을 잡으러 간 척을 하고서 병력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전투를 최대한 피해, 다른 유저들을 이용해 유천을 해치운다. 그리고 곧장 궁전으로 돌아와 반란을 일으킬 생각이었다. 어차피 궁전 내부에는 자신이 심어둔 스파이와 자신의 심복들이 가득했다. 반란 진압군이라 다른 이들이 병사를 모으면 자신의 충실한 심복들이 병사를 모은 이들을 반란 주도범으로 몰고 자신이 물리치면 된다. 목적은 자신이 교황의 자리에 앉는 것. 펠프스는 그 생각만 하면 몸이 찌릿찌릿 저려왔다. 그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병사를 최대한 많이 살리는 것이었다. 사기는 높이되 충돌은 피한다. 펠프스는 반복해서 읊조리며 제국 남부의 전장을 향해 돌진했다.
* * *
“찾았다.”
유천은 중얼거렸다. 자신의 꾀에 자신이 넘어가 허탕만 벌써 서른 번 가까이 벌였다. 이번에도 찾은 이가 정현이 아니라면 이 일대에 메테오를 날려버릴 생각이었는데, 우연찮게도 이번에는 제대로 찾았다. 유천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뻗었다.
“헬 스피어.”
유천의 말이 끝나고 유천의 등 뒤로 나타난 여섯 자루의 창은 서로 푸른 불꽃에 휘감긴 채로 정현을 향해 날아갔다. 여섯 자루가 각각 다른 방향에서 동시에 찔러 들어간다. 유천은 저 공격은 피할 수도 막을 수도 없을 것이라 장담하며 다음 마법을 준비했다.
채앵-
“……미친.”
적어도 ‘저 공격을 막으려면 스킬을 사용해야 될 것이다.’ 라고 생각한 유천이었다. 그러나 단숨에 창을 쳐내고서 몸을 굴려 공격을 피하는 정현을 보며 유천은 욕지기를 내뱉었다. 움직임이 거의 스킬을 사용한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유천은 정현을 보며 한숨을 내뱉었다. 가장 귀찮은 녀석은 성열도, 지원도, 크리스도, 소피아도 아니었다. 바로 이 놈이었다.
“젠장.”
상황은 점차 유천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자신을 담담하게 응시하며 검은색의 장도를 유천을 향해 뻗은 정현을 제외하고도 자신의 시야 오른쪽 하단에 있던 가디언들의 체력이 눈에 띄게 줄어가고 있는 것을 본 유천은 욕을 지껄이며 가디언들을 돌려보냈다. 어차피 이제 유저들도 얼마 남지 않았겠다. 대인 공격으로 한 방에 그들을 쓸어버리리라 다짐하면서.
* * *
“아까 그 여자는 도대체 뭐야…….”
자신의 집에서 텔레비전을 통해 2차 유저레이드가 흘러나오는 것을 보며 채린이 손톱을 물어 뜯으며 중얼거렸다. 유천과 얘기라도 하기 위해 이벤트에 참가했다. 그러나 시작부터 유천처럼 생긴 이가 다섯이고 각각 유천의 가디언을 타고 이동하기에 뒤쪽에서 유저들이 미는 방향으로 밀려간 채린이었다. 하지만 유천이 도망친듯한 곳에서는 어디에서도 유천은 보이지 않았고, 채린이 허탕이라는 듯 한숨을 내쉬며 던전 입구로 향하던 때 채린의 머리 바로 뒤에서 화살을 활 시위에 건 소피아가 나타나 자신에게 말했었다. ‘신 유천, 그 녀석의 주변은 위험해. 그걸 감수할 자신이 없다면 포기하고 물러나.’ 그 말에 채린이 발끈해 반박을 하려던 사이, 소피아는 그녀의 투구와 갑옷 사이의 틈에 화살을 박아 넣었다. 이어서 폭발. 순식간에 자신의 눈 앞에 떠오른 [사망하셨습니다.]라는 무미건조한 메시지에 채린은 그대로 캡슐에 나와 텔레비전을 틀었었다. 그렇지만 관심은 그곳에 있지 않았다.
“찝찝해.”
왠지 모르게 기분이 나빠진 채린은 표정을 찌푸리며 중얼거리곤 손톱을 물어 뜯는 것을 멈추고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유천의 집으로 가기 위해서. 혹시라도 유천이 레이드를 당해서 캡슐에서 나온다면 유정을 보기 위해 왔다고 하면 그만이다. 핑계까지 떠올린 채린은 옷 매무새를 다듬고는 자신의 집을 나섰다.
* * *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은 유천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가디언이 사라짐으로써 모든 유저들이 유천과 정현의 주위로 모여들었고, 자신의 공격을 모조리 튕겨내거나 가뿐히 피해내는 정현의 체력은 거의 감소하지 않은 반면 유천의 체력은 간간히 들어온 정현의 반격을 완전히 피하지 못해 바닥까지 떨어져 있었다.
“빌어먹을…….”
처억-
유천이 조용히 욕을 지껄이는 사이, 정현은 그대로 허리를 굽혀 자세를 낮췄다. 언제든지 달려들 준비가 되어 있다. 얼마든지 공격을 해봐라. 그런 뜻이었다. 검을 들지 않은 손으로 엄지만을 들어 올리곤 그것으로 자신의 목을 긋는 제스처를 취하는 정현, 명백한 도발이었지만 유천은 별로 반박을 하지도 공격을 하지도 못했다. 벌써 저 자세의 정현을 먼저 공격했다가 반격 당한 것이 수십 번이다. 유천의 머리도 장식이 아니기에 섣부른 공격은 자제하는 것이었다.
피융-
“빌어먹을!”
벌써 유저들이 모였나? 유천은 욕을 지껄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벌써 주위를 둘러싼 유저들은 각각의 무기를 치켜들고서 자신을 노려보고 있다. 점점 막막해지는 상황에 유천은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다.
“아, 이거 한다고 하는 게 아니었어. 빌어먹을.”
원래라면 같은 편에 있어야 할 다섯 놈년들은 몰래 빠져서 자신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서 잠수를 타놓고, 이제 와서 자신의 적으로 나타났다. 엿 같은 상황에 유천은 한숨 말고는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었다. 이왕 시작한 거 끝을 보잔 생각에 유천은 주위를 둘러보고는 입을 열었다.
“파이어 링. 데드 라이즈.”
말이 끝남과 동시에 유천의 몸을 둘러싸고 불의 고리가, 그리고 그 주변에서는 널브러진 시체들이 자신들의 무기를 주워 들고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최후의 최후까지 발악을 하겠다는 유천의 뜻. 그것을 아는 듯 모르는 듯 유저들은 한대라도 맞으면 죽을 것 같은 유천의 체력에 비웃음만 지을 뿐이었다.
“뱀파이어릭 터치, 블링크.”
유천의 말이 끝나자 마자 유천의 양 손에서는 검은색의 기운이 치솟았다. 그리고 곧장 사라진 유천을 보며 정현이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유천의 위치를 확인하는 사이, 유천을 보며 킥킥거리고 웃던 유저들의 뒤에서 나타난 유천은 그들의 뒤통수에 손을 얹었다. 조금이지만 차오르는 체력, 갑자기 자신의 근처에 나타난 유천을 보며 공격을 시도하려 하는 유저들이지만 유천을 둘러싼 화염의 고리는 그들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런 틈을 타 일어난 시체들은 유저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 정현은 다시 유천의 위치를 파악하고서 검을 수직으로 뻗은 채 날아왔다. 명백한 찌르기가 분명하건만 저 녀석이 하니 뭔가 변수가 있어 보인다. 유천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아예 옆으로 몸을 굴려 피했다.
푸욱-
역시 대놓고 찌르는 자세 그대로 날아올 때 알아봤다. 유천은 자신의 왼쪽 허벅지를 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자신이 몸을 굴려 피하자 마자 뱀처럼 따라붙은 검은색의 장도는 그대로 수직으로 내리그어져 유천의 왼쪽 허벅지를 베었다. 구르기로 피한 덕에 깊게 베이지는 않았지만 피가 상당히 많이 베어 나오는 것과 겨우 조금 채운 체력이 날아가는 것을 보며 유천은 허탈한 듯 웃음을 지었다. 그리곤 손을 까딱이며 중얼거렸다.
“카오스.”
중얼거리는 유천의 손바닥 위로 검은색의 구체가 생겨났다. 마나가 조금씩 부족해지고 있다는 소리였다. 유천은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손에 든 구체를 정현을 향해 집어 던졌다. 가뿐하게 그것을 피하고 자신의 옆에 서서 끝장을 내겠다는 듯 검은색 장도를 내리치는 그의 옆구리에, 피처럼 붉은색의 창 세 자루가 틀어박혔다.
“병신. 블러드 스피어다. 맛이 어떠냐?”
애초에 검은색의 구체는 미끼였다. 유천은 자신의 옆구리를 움켜쥔 채 바닥에 쓰러진 정현을 보며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어차피 주변의 유저들은 다시금 나타난 언데드들에 정신이 팔려 기습할 정신도 없을 터, 유천은 정현을 내려다보며 손을 뻗고는 입을 열었다. 마나가 부족하니 공격 마법 따위는 사용하지 않는다. 그저 무기를 가져올 뿐.
“티르빙.”
유천의 말이 끝나자마자 유천의 왼쪽 시야 상단에 위치하던 파란색 게이지에 조금 남아있던 푸른색의 액체가 완전히 사라졌다. 그 옆의 빨간색 게이지의 붉은 액체가 아슬아슬하게 찰랑이는 가운데, 유천은 자신의 손에 나타난 피처럼 붉은 검을 들어 정현을 향해 내리쳤다.
“샤이닝 임팩트!”
[사망하셨습니다.]
그리고 유천의 눈에는 보였다. 순백의 갑옷에 금색의 테두리를 넣은 용의 장식을. 그리고 쓰러지는 자신을 보며 비릿하게 미소를 짓는 얼굴은 얼마 전에도 보았던 펠프스의 얼굴이었다. 유천은 그런 그가 백색의 검으로 자신의 등을 찌르고, 자신의 흉부를 통해 튀어나온 백색의 검날을 바라보며 메시지를 보고, 들었다. 전장에서 날뛰던 언데드들은 그 즉시 주변에서 튀어나온 성기사들에 의해 제압되거나 스스로 쓰러졌다. 땅에 틀어박힌 붉은 검을 보며 정현이 피를 뱉으며 중얼거렸다.
“누가 누굴 보고 병신이라는 건지.”
============================ 작품 후기 ============================
...졸려..목에서는 피가래가 나오고...몸은 말을 안듣네요...쿨럭- 이제 그만 쉬러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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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파이어맞고기절한 : 아....1등이라니 슬프다
//ㅋㅋ...뭘 해야 기쁘신건지..
테레케 : 하앜 하앜 하앜 하앜 이거 레이드 끝나면 해외로 뜨기전에 xxx하고yyy하며zzz한 일이 벌어지게 해주세요
//그 xxx하고 yyy하며 zzz한 일이 뭐죠?
덱스트린 : 와하하 아키에이지 같은 데서도 저런 퀘스트 나왔으면 좋겠네
//오미 지리겠네..
타지아 : ㄴㄴ 먹이가큰만큼다음먹이도 클거라생각하고 더잘구르려고할거지 그리고 먹이를줄여가는거야
//그건 자발적으로 구르는 녀석한테 하는 거고요. 이 녀석은 구르는 게 아니라 굴려지는 겁니다. 손 잡아주는 것도 과분하단 소리죠. 암.
researchers : 역시 저렙은 좋고 맛있는 회복제였어ㅋㅋ
//근데 보람 없게 죽어버림.
IYouMusic : 으앍 유천이 안뒤졋네여
//뒤졌데여~
인핀 : 근데 외국으로가면 이소설 끝나는거 아님?
//오오미, 그런가?
심심판타지 : 학살학살
//수면수면이 필요해..
youngjoon12 : 학살극의 끝은 어디에 있는고?
//그러게
소마광랑 : 오예~디스 이즈 매서크 타임!!ㅋㅋㅋ
//오예~ 디스 이즈 슬리핑 타임! 이제 자러 가야지..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