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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리치다-257화 (257/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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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차 유저 레이드

“빌어먹을 자식. 어디 숨은 거야?”

잔뜩 그을린 복장으로 골목길 어귀를 기웃거리던 성열이 중얼거렸다. 마음만 먹는다면 자신이 끼더라도 두 명이면 충분히 이 딴 작은 마을쯤은 충분히 날릴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짓을 하지 않는 것은 녀석을 회유하기 위해서였다. 아무래도 눈치를 챈 것 같았지만 회유를 하는 쪽이 더 좋은 것은 분명하니까. 하지만 이 빌어먹을 자식은 꽁꽁 숨어 나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그저 욕을 지껄이며 더 숨기 좋은 장소를 찾아 다니며 수색을 할 뿐이었다.

“우선 한 명 처리 완료. 이제 목적이 뭔지 설명해 주는 게 어때. 왜 내 주변을 기웃거리고 현수한테 그런 짓 한 거냐고.”

“글쎄. 뭐일 것 같은데?”

유천은 기분이 더러웠다. 각개 격파를 하려 한 것의 반은 성공했으니까. 녀석들을 따로따로 흩어지게 하는 것은 성공했다. 그 중 가장 약해 보이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려줄 것 같은 이가 소피아라 가장 먼저 찾아온 것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항조차 하지 않고 제압되어 자신을 약 올리듯 말을 돌려대는 소피아를 보며 유천은 표정을 찌푸리고는 입을 열었다.

“대답할 생각 없으면 죽어. 목표는 알아. 목적이 궁금할 뿐이지.”

-유저 한 명을 처치하셨습니다. 남은 유저: 35,275명

“빌어먹을.”

홧김에 소피아를 죽여버리기는 했지만 유천은 전혀 다른 부분에서 찝찝함을 느꼈다. 본래는 자신의 힘으로 이기고, 운영자들에게 엿을 먹이고자 시작했었는데, 벌써 반 이상이 자신과 관련된 녀석들 때문에 죽었다. 이기기는 할 것 같지만 이유 모를 찝찝함에 유천은 그저 씁쓸하게 웃을 뿐이었다.

“다음은……너다.”

조용히 다음 대상을 떠올리며 건물 안에서 머리를 굴리던 유천의 시야에 누군가 들어왔다. 공중에 떠서 그 커다란 백색의 깃털 날개를 펄럭이며 주변을 기웃거리는 크리스를 바라보며 유천은 조용히 읊조렸다.

“인비저빌리티, 블링크.”

말을 마친 유천의 모습은 순식간에 투명해져 사라졌고, 곧 하늘에서 누군가를 찾듯 두리번거리던 크리스의 모습도 곧 그곳에서 사라졌다. 곧 다시 두 명이 모습을 드러낸 곳은 아까 소피아를 쓰러트린 곳의 근처였다. 마찬가지로 골목길에 삼 면이 높은 벽으로 막혀 도망치기에는 전혀 좋은 곳이 아니었다. 유일하게 뚫려있는 면에는 유천이 서 있어 그것도 불가. 유천은 크리스를 보며 아까와 같은 질문을 했다.

“목적이 뭐냐.”

싸늘한 유천의 목소리. 두 배가 된 그의 능력치를 무시한 것이 화근이었다. 섣불리 각각 떨어지면 안 되는 것이었는데, 그래 봤자 후회는 이미 늦었다. 방심한 사이 공중에서 모습을 감춘 채 나타난 유천은 가장 먼저 그녀의 날개를 강하게 움켜쥐고 마기를 주입하며 잡아 뜯은 덕에 날개죽지는 부러져 날 수 없었으며 마기의 침투로 인한 데미지도 적지 않았다.

“알아서 뭐 하려고?”

“이 년이나, 저 년이나.”

“방출!”

태평히 되물어오는 크리스를 보며 유천이 표정을 와락 구기고서 욕을 지껄였다. 곧 주먹을 쥐고 있던 손을 펴며 손바닥을 그녀에게 향할 때, 크리스가 외쳤다. 곧 크리스의 앞에서 생긴 커다란 구멍은 유천이 몸을 틀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곧 그 틈으로 튀어나온 것은 아까 전 유천이 날린 회백색의 구체. 저번에도 한 번 본 기술이지만 귀찮기 그지 없다 생각하면서 유천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인페르노.”

순식간에 크리스의 날개를 시작으로 온몸에 번진 검붉은 불꽃을 보며 유천은 뒤를 보았다. 역시 대부분의 건물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유천은 욕을 지껄였다. 처음부터 크리스는 자신을 죽일 생각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자신의 위치를 알리려 한 것뿐이지.

“빌어먹을.”

요 근래에 들어 욕 한번 많이 하네. 스스로도 의식할 만큼 요새 욕을 많이 지껄였다는 것을 이제서야 깨달은 유천은 주변이 소란이 커지기 전에 모습을 감췄다. 최소한 한 명. 한 명이라도 더 없애야 자신에게 승산이 있었다. 곧 유천에게 묘책이 떠오른 듯 얼굴에 작은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

“콜 가디언.”

말을 마치자 마자 유천의 머리 위로 본 드래곤이 나타났다. 곧 유천은 도플갱어 한 마리를 불렀다. 그리고는 본 드래곤을 마을 외각으로 날려보냈다. 아마 저 정도면 당분간은 시선을 끌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최대한 근처에 있는 놈을 없애러 가기로 했다. 어차피 이 골목으로 들어오는 길은 오직 하나였다. 더군다나 날아서 본 드래곤을 추격할 수 있는 녀석은 단 둘. 유천은 조용히 아까와 같이 모습을 숨긴 채 벽에 기대어 섰다. 곧 골목의 입구에서부터 날아오르는 두 명을 확인한 유천은 곧장 골목을 향해 달렸다.

“빌어먹을 자식. 괜히 도망쳐서 귀찮게 만드는군.”

“귀찮았다면 그거 참 미안하네.”

보라색 머리의 꼬마, 낫을 든 그가 욕을 지껄이며 중얼거릴 때, 유천은 벽에서 나와 그의 목을 움켜쥐며 대답했다. 키 차이로 인해 몸이 아예 공중에 뜨다시피 한 지원이 유천을 보며 욕을 지껄일 때, 유천은 그대로 목을 움켜쥔 채 손을 땅에 내리쳤다.

“미친 새끼, 또 낚시냐?”

쾅-

“자, 이번이 세 번째다. 목적이 뭐야.”

지원의 목을 여전히 강하게 움켜쥔 채로 묻는 유천을 보며 지원은 그저 웃을 뿐이었다. 유천은 그런 지원을 보며 괜히 기분이 나빠져 그를 잡고 있던 손을 놓고 발로 그를 걷어찼다. 역시 꼬마다운 작은 키에 맞는 몸무게와 유천의 두 배가 된 능력치의 효과로 공중에 붕 뜬 채로 벽에 틀어박히는 지원을 보며 유천이 왼손 손등에 검은색 보석을 끼워 넣으며 말했다.

“말할 생각이 없나 보네. 덤벼. 어차피 쉽게 죽어줄 생각도 없잖아.”

“큭큭. 네 머리 속에는 네가 죽는다는 결론은 없냐?”

“있을 리가 있냐. 내가 설마 이런 꼬맹이한테 질까 봐?”

“죽인다. 데스 트랜스폼.”

손가락을 까딱이며 덤비라는 제스처를 취하는 유천을 보며 비웃기 바쁜 지원이었지만 되려 도발을 당해 욕을 지껄이며 스킬을 발동하는 지원이었다. 곧 덩치가 자라며 무기에 걸맞은 키를 갖게 된 지원은 곧장 유천을 향해 달려들었다.

“진정해 이 자식아. 실컷 맞고 사실대로 불어야 될 놈이 벌써부터 정신줄을 놓으면 어쩌려고.”

그 거대한 낫을 그대로 땅에 찍어버리는 지원을 보며 유천은 계속해서 도발을 하며 지원의 뒤통수를 손바닥으로 후려쳤다. 평소라면 엄두도 못 낼 일이지만 어차피 지금은 못 할 일도 거의 없었다.

“이 빌어먹을 자식! 데스 슬래시!”

“블러드 바인드.”

잔뜩 흥분한 채로 낫을 강하게 내리 그으며 외치는 지원의 낫에는 보라색 기운이 덧씌워져 있었고, 유천은 그렇게 일직선으로 달려드는 지원을 피하며 손을 까딱하며 말했다. 어차피 아까 크리스가 죽기 전 건물들을 박살을 낸 덕분에 주변에는 건물 파편에 다치거나 죽은 이들의 피는 이미 넘치고도 남았다. 그 피들은 곧장 지원의 양 팔과 다리를 막는데 쓰였다. 강제적으로 스킬이 취소된 결과 일시적인 스턴에 걸린 지원을 노려보며 유천이 다시 한번 물었다.

“목적이 뭐냐고 물었다 씹어먹을 새꺄.”

“지랄. 이 딴 거로 날 막았다고 생각했냐?”

유천이 정색을 하며 지원의 머리를 움켜쥐고 물었다. 그러나 그런 유천의 행동에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은 지원은 곧 유천을 노려보며 욕을 지껄이고는 몸을 움찔거리기 시작했다. 억지로라도 자신을 묶고 있는 핏줄기를 끊으려 하는 거겠지. 유천은 멍청한 짓이라 생각하며 지원의 머리를 잡은 손에 힘을 더해갔다.

“드디어 돌아왔네. 멍청한 자식아, 잘 가라. 죽음의 선고.”

몇 초 동안 아무런 움직임 없이 팔만 꼼지락거리는 그를 보며 유천이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 즈음, 지원의 입이 먼저 열렸다. 지원은 굳이 핏줄기를 끊을 생각이 없었다. 마법이 얼마나 강하던 그것을 사용하는 마법사만 죽이면 마법은 풀린다. 마침 재사용 대기시간이 거의 다 돌아온 죽음의 선고를 떠올리며 잠시 시간을 끈 것뿐이었다. 일순간 유천의 몸에 강력한 충격이 지나갔다. 몸을 비틀거리는 유천과 동시에 핏줄기가 힘을 잃고 땅에 떨어졌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은 지원은 웃으며 유천의 정수리를 노리고 낫을 찍어 내렸다.

촤악-

몸을 굴려 내리쳐지는 낫을 겨우 피한 유천의 뺨을 길게 할퀴고 지나간 지원의 낫은 뱀이라도 되는 양 유천을 쫓아 휘둘러졌다. 유천은 침을 꿀꺽 삼키며 중얼거렸다.

“내가 이래서 저 자식 팔부터 묶은 건데.”

이제는 별 소용도 없잖아. 빌어먹을. 아까까지만 해도 반은 거뿐히 넘겼던 체력이 이제 거의 끝자락에 다달은 것을 보며 유천이 지원의 팔을 보며 중얼거렸다. 그도 잠시 유천은 뒤로 물러나던 것을 멈추고 오히려 그에게 달려들었다.

“멍청한 놈, 죽어서 보상이나 내놔!”

“마나 부스트.”

자신의 몸 바로 앞으로 돌진하듯 다가온 유천을 보며 지원이 낄낄거리며 외치던 그 순간 유천은 피식 웃었다. 낫을 휘두르기 위해 뻗은 팔을 당기려는 찰나 그의 팔 오금을 팔꿈치로 찍은 유천은 잠시 멈칫한 지원의 몸을 기다리지 않았다. 곧장 손날을 치켜 새우고 그대로 지원의 쇄골 사이로 찔러 넣었다. 그리고 그런 유천의 손에서는 약한 푸른 기운이 일어나 있었다.

“목적은 다른 녀석한테 물어도 충분하겠지. 이그나이트.”

“…….”

유천이 자신의 목을 꿰뚫은 유천의 손까지 함께 붙잡고서 입 모양으로 중얼거리는 지원을 보며 중얼거렸다. 목을 제대로 찌른 모양인지 목소리까지 제대로 나오지 않는 지원의 말 따위는 관심도 없었다. 들어봤자 저주나 욕이겠지. 곧 지원의 목을 뚫고 있던 유천이 손을 뽑아내자 마자, 그의 목에 생긴 구멍에서는 불이 일어났고, 점차 그 불은 지원의 몸 전체를 갉아먹어갔다.

-유저 한 명을 쓰러트리셨습니다. 남은 유저: 1,751명

“이제 남은 건 두 놈. 알아서 다른 유저까지 잡고 있네. 내 스트레스를 풀 대상을 지들이 없앴으니, 대신 그 역할을 수행할 각오는 되어 있으려나.”

유천은 뛰어가며 자신의 눈 앞에 또 한번 떠오른 메시지를 바라봤다. 아까까지는 꺼두었지만 체력이 거의 빈사상태가 된 지금은 상태 메시지 하나 하나가 소중했기에 무시할 생각을 못한 것이었다. 그런 유천의 눈 앞에 떠오른 메시지는 유천에게 있어 꽤 좋은 소식이었다. 비웃음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뛰어서 마을 외각을 향하는 유천의 거의 빈사상태에 가까운 체력이 다른 유저들의 눈에 보인 것만 빼면 상당히 괜찮은 상황이었다. 물론 그 유저들은 레벨 200 이하의 이벤트 참가 불가의 유저들이었지만, 애초에 이벤트 퀘스트 없이도 유천을 공격해도 상관이 없었다. 퀘스트를 받은 유저들을 모조리 죽여야 하는 것은 유천이지, 퀘스트를 안 받은 유저라고 유천을 죽이지 말란 규칙은 없었으니까. 그렇게 또 한 무리의 유저들이 유천의 뒤를 쫓아 달리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컬러헤어 트리오 중 한명 사망. 악역 중 유이한 여캐 둘 사망. 유천이를 쫓는 또다른 유저들 출현 결론 : 빈사상태의 유천이를 죽이러 추가 유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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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스트린 : 뭐 이런... 씹어먹어도 시원찮을 머리 좋은 녀석들을 봤나!

//ㅋㅋ..그러게 말입디다

암심 : 선추코 후감상

//그거슨 조흔 자세. ㅇㅇ

인핀 : 오늘부터 방학ㅋ

//우아! 신난다!

researchers : 역시 유천의 생각대로 안움직이면 굴림의재미가 솔솔한ㅋㅋㅋ

//세상은 유천의 생각과 반대로 움직이는 법(?). ㅋ

타지아 : ㅇㅅㅇ 잘풀리고있어 그래 그리고 이걸기점은로 더굴러

//ㅇㅇ 그럴 생각

미노구 : 연차암!!!!!!!!!

//한 편더 휙.

소마광랑 : 낮잠자고오니 두편이라니!?

//또 한 편 갑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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