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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리치다-254화 (254/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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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차 유저 레이드

일주일이 흘렀다. 유천은 여전히 학교에서는 휴식을 취하라 한 덕에, 집에만 틀어박혀 게임만 했다. 벌써 하루 앞으로 다가온 2차 유저 레이드에 앞서 유천은 운영자들에게 커다란 엿을 먹이기 위해 주변의 던전들을 찾고 다녔다. 명색이 신성제국이라는 이름답게 자잘한 던전은 이미 모두 격파되어 있었다. 물론 유천이 찾아 다니는 곳은 그런 곳이 아니었지만. 하지만 성과는 있었다. 불과 자신이 지금 있는 곳만 해도 성물, 성수들이 넘치는 던전, 그 외에도 블러드 고블린이나 볼케이노 오우거 군락지로 이루어진 던전도 상당히 많았다. 이제 남은 것은 운영자들을 엿 먹일 작전.

“될 수 있으면 그 마룡도 와서 난리 쳐주면 고마울 텐데 말이지.”

유천은 조용히 덧붙였다. 솔직히 자신만 있어도 난리 칠 자신은 흘러 넘친다. 운영자는 자신 혼자로도 충분히 골머리를 후리게 만들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지 않는 이유는 하나. 언제 어디서 제제가 들어올지 몰라서였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이 이벤트가 끝나면 난 해외로 가서 당분간은 게임은 구경도 못할 거고, 이 이벤트는 그쪽에서 주선한 거란 말이지. 내가 뭘 하던 지들 책임이야.”

유천의 계획은 이러했다. 이번 이벤트를 이용해 신성제국 주변을 들쑤시고 주변의 던전을 박살을 내버린다. 살 곳을 잃은 몬스터들은 먹을 것과 새로운 군락지를 찾아 이동할 것이고, 그런 곳은 마을 마다 넘치니 끔찍한 학살극이 벌어지리라. 결과적으로 운영자는 골머리를 앓고, 신성제국에는 거대한 엿을 네크로폴리스를 세우고 있는 넬 용병단에게는 든든한 지원이 될 계획이었다.

“유일한 변수는 날 쫓아올 유저들의 수준이지.”

사실상 이번 계획에서 가장 큰 변수였다. 쫓아올 유저들의 수준이 지나치게 높으면 자신이 던전을 박살내기가 힘들 것이고, 너무 낮으면 주변 지역을 들쑤시는 데 눈치가 보이리라. 너무 강하지도, 너무 약하지도 않은 수준의 유저들이 오길 바라며 유천은 조용히 게임을 종료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          *          *

벌써 유천과 못 만난 지 일주일이 넘었다. 지난 그 사건 뒤로 현수는 천천히 회복이 되었다. 그러나 유천은 손에 화상이 꽤 심하다 들었지만 지난 일주일 동안 유천은 집 밖으론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다라고 유정에게 들은 바가 있는 채린은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혹시나 자신을 보기 싫어 그런 것이 아닐까, 정말 아픈 것은 아닐까. 온갖 걱정이 돌고, 그 날 정신을 차린 현수가 유천이 그날 낮에 어디서 무얼 했는지를 듣고는 무던히도 후회를 했었다. 왜 자초지종을 묻지 않았는지를.

“유천이, 괜찮을까…….”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중얼거리던 그녀의 머리에 한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게임. 유천이 집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을 이유는 게임 말고는 더 정확한 것이 떠오르지 않았다. 정말로 자신을 보기 싫어서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녀로서는 자기가 편한 대로 생각할 뿐이었다.

“들어가 볼까…….”

솔직히 말하자면 자신도 유천과 만나기는 껄끄러웠다. 불과 일주일 전에 유천에게 욕을 하곤 쓰레기까지 집어 던졌으니까. 만나도 어색한 이야기만 맴돌 것이라 그녀로서도 충분히 예측이 갔기에 굳이 게임에 접속을 하지 않은 것이었지만. 3일, 아니 이틀이었다. 이틀 뒤면 유천은 해외로 떠난다. 유정에게 들은 바로는 적어도 2~3년 안에는 절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 말을 떠올린 채린은 혼자서 고개를 끄덕이며 다짐을 굳히곤 캡슐로 들어가 외쳤다.

“게임 시작!”

그리고 게임을 시작한 그녀의 눈 앞에 공지사항이 떠올랐다. 무슨 이벤트라도 떠올랐나? 채린은 궁금해 하며 공지사항을 살폈다. 그리고 익숙한 이름과 단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유천의 게임 캐릭터명인 크리스, 그리고 자신과 유천을 만나게 해 준 이벤트 유저 레이드. 그 두 가지를 보며 채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 기필코 이벤트에 참여해 유천과 화해를 할 것이라고.

“그런데, 어떻게 사과하지?”

그녀는 가장 중요한 것을 잊고 있었던 것이었다.

*          *          *

“크윽-!”

“엄살 그만 떨어 이 양반아.”

“네가 겪어봐라. 이게 엄살인지.”

“됐거든요. 베에-“

유천은 오늘도 어김없이 오른손에서 느껴지는 고통으로 일어났다. 지난 일주일간 유천이 자고 일어나면 유정이 붕대를 갈고 있었던 것이었다. 여차하면 자신이 직접 하고자 했었다. 그러나 붕대를 푸는 일. 혹시나 자신의 살점이 늘러 붙었다면 붕대를 푸는 것만 해도 어마어마한 고통이 뒤따른다. 그것을 피해 붕대를 느릿느릿하게 풀려 했지만 그런다고 고통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으니까. 그래서 유천이 택한 방법은 자신의 고통을 느낄래야 느낄 수 없는 유정에게 시키는 것이었다. 어차피 아플 거. 순식간에 지나가면 덜 아프겠지. 유천이 내린 결론이었다. 그렇게 일주일 동안 붕대를 간 결과, 유천의 붕대를 푼 손은 생각 외로 빠른 치유 속도를 보였다. 새살이 돋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벌써 살점이 다 돋아난 곳도 있었고, 아직까지 화상이 입은 곳도 남아있었지만 극히 일부였다.

“자, 넌 학교나 가라. 오빠는 바쁘…….”

“오빠, 오늘 수능인데?”

“맞다. 네 맘대로 해.”

어쩐지 교복을 안 입고 있더라. 유천은 속으로 중얼거리며 유정에게 손을 까딱하고는 자신은 캡슐로 들어가 게임을 시작했다. 이벤트 시작 30분 전. 이제 슬슬 출발할 준비를 해야지. 유천은 운영자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덤빌 유저들에게도 엿을 먹일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 증거로 유천의 옆에는 유천과 똑같이 생긴 이가 다섯 이나 더 있었다. 서로 각각의 가디언의 위에 서거나, 앉고 옆에 섰다. 그리고는 서로 각자 다른 방향으로 찢어졌다. 유천이 유일하게 자신과 닮은 도플갱어들에게 맡긴 일은, 1. 던전의 입구로 유저들을 끌고 간다. 2. 다른 유저로 변해 유천이 던전 깊숙한 곳으로 도망쳤다고 외친다. 3. 같이 가는 척하다가 빠져서 마계로 귀환. 이것이 계획이었다. 가디언들은 그저 시선을 끌기 위한 미끼였다.

“그럼. 10분 후 각자 목표로 한 곳으로 달려.”

유천의 말이 끝나자 마자 유천과 똑같이 생긴 다섯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유천은 그것을 보며 묘한 기분을 느끼곤 조용히 중얼거렸다. 왠지 모르겠지만 기분이 더럽네. 하지만 그 소리를 듣지 못한 도플갱어들이 고개를 갸웃하자, 유천은 손을 흔들며 부정을 표하고는 외쳤다.

“자, 출발이다!”

이것으로 유천이 칭하기를 운영자 엿 먹이기. 운영자와 유저들이 칭하기를 제 2차 유저 레이드가 시작되었다. 순식간에 주변에서 나타난 유저들은 각각 유천의 거대한 가디언들을 보곤 그쪽으로 달려들었다. 가디언들은 그저 귀찮다는 듯 무시하거나 하지 않고, 자신의 발로 그들을 걷어차거나, 깔아뭉갰다. 본 드래곤 같은 경우는 화살 공격이 날아오면 되려 도플갱어가 리플렉트를 시전해 반사를 하는 가 하면, 데들리 나이트에게 겁도 없이 달려드는 이들에게는 도플갱어의 뱀파이어릭 터치가 그들을 공격했다. 나머지는 덩치가 너무도 거대해 함부로 덤비는 이 없이 졸졸 쫓아다니기 바빴지만 말이다.

“하여튼, 눈에 보이는 것만 쫓아요.”

“누가 아니랄까 봐요.”

유천의 본체는 결국 높은 허공에 떠 있는 레드 와이번 로드의 등판 위에서 자신의 가디언을 쫓아가는 유저들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것을 보며 웃기지도 않다는 듯 중얼거림과 동시에 유천의 뒤에서 그에 동조하는 대답이 들려오자, 유천은 곧장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형, 안녕?”

“안녕하세요.”

유천의 등 뒤에 있던 것은 싸가지 위에 올라탄 형준과 청이었다. 서로 석궁과 기타를 들고서 유천을 응시하는 둘을 보며 유천은 조용히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고는 중얼거렸다.

“나 좀 쉬게 해 줘라.”

“수능 당일인데, 고3이 수능 보러 안 가고, 게임이나 하고 있는 주제에 할 소리에요?”

“시끄러워. 크래쉬 다운.”

“스탠스.”

유천의 중얼거림에 청이 기타 현 하나를 튕기며 웃으며 대답했고, 유천은 표정을 와락 구기며 말했다. 그러나 자신이 의도한 바와는 달리 형준의 마법에 의해 자신이 의도한 결과는 빛나갔다. 유천은 그것을 지켜보며 피식 웃고는 이어서 말했다.

“그럼 이건 어떠냐?”

“네?”

“응?”

“헬 파이어.”

“으악! 야! 저거 막아!!”

채앵-

자신의 마법을 한 번 막아냈다고 기고만장하게 웃고 있는 둘을 보며 유천이 입을 열자, 두른 궁금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그런 그들에게 유천은 손 위에 푸른 불꽃을 만들어 두 명에게 선보였다. 형준은 그것을 보고 자신이 막을 수 있을 종류가 아니란 것을 깨닫고서 재빨리 청을 보며 외쳤다. 청은 그 말을 듣자마자 기타의 현을 신경질적으로 내리쳤고, 그 순간 유천을 둘러싸고 음파의 파동이 계속해서 벌어졌다. 그렇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한 손으로 귀를 파는 유천을 보며 청이 놀라고 있을 때, 유천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넌 시체가 시끄러운 소리 들었다고 고막 터진다는 소리 들어봤냐?”

놀랍게도 로브 안쪽에 있는 유천의 얼굴은 정상이었다. 그러나 옆쪽에 머리카락에 가려진 유천의 귀가 있어야 할 곳은 뻥 뚫려 있었다. 청과 형준은 처음부터 유천이 그들을 데리고 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재빨리 도망쳤다. 둘이서 상대하다가 이벤트에서 가장 먼저 탈락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에게 사실을 알리고, 함께 유천을 잡으리라. 생각을 마친 그들이 급강하 하는 것을 지켜보며 유천은 손가락을 까딱이며 중얼거렸다.

“크래쉬 다운.”

““에에엑-!””

-두 명을 처치하셨습니다.

유천은 동료라고 자비 따위는 베풀지 않았다. 그들이 유천의 중얼거림을 듣지 못할 고도까지 내려가자 마자 유천의 입이 달싹였고, 순식간에 그들의 급강하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곧 그들은 바닥에 착지할 때도 속도를 줄이지 못해 그대로 사망했다. 둘을 태우고 있던 알비노 와이번은 갑자기 무거워지는(사실은 둘의 떨어지는 속도가 증가했을 뿐이다)둘을 재빨리 떨어트리곤 어디론가로 날아갔지만 말이다.

-적 17명을 처치했습니다.

-적 25명을 처치했습니다.

-가디언 [본 드래곤]이 귀환합니다.

-가디언 [데들리 나이트]가 귀환합니다.

“벌써 두 마리나 도착했구나.”

유천은 슬슬 자신의 눈 앞으로 떠오르는 메시지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물론 손으로는 무언가를 그리고 있었지만, 유천의 손이 움직일 때마다 허공에는 유천의 손이 움직여 지는 대로 그림이 그려지고 있었다. 동그라미 속에 별이, 그리고 그를 둘러싸고 또 하나의 원, 그들을 둘러싼 알지 못할 언어. 곧 유천의 입이 열렸다.

“던전의 입구는 친절히 막아주지. 블리자드.”

유천의 말이 끝나자 마자, 유천이 만들어낸 마법진에서는 순식간에 거대한 얼음 덩어리들이 나타났다. 원래라면 유천도 수십 개나 되는 거대한 얼음덩어리를 만들어내 공격할 생각은 하지 못했겠지만, 이번은 달랐다. 북부의 끝에서 사용한 결과, 근처의 얼음 덩어리를 소환해 공격하면 그만이었기에 소모되는 마나는 최소화 되었고, 각 얼음 덩어리들은 유저들이 향한 던전의 입구를 향해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새벽 연참은 고독하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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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핀 : 이거 계속 유천이 주위를 건들다가 유천이는 살 희망 자체를 잃을듣...

//그러게요 ㅋㅋ

타지아 : 계속굴려

//ㅋㅋ 당연한 소리.

vkdlfjs2 : 호잇

//호잇

아, 최근에 초반에 싱크로율 복선 회수 안하냐고 물으신 분이 있었는데요. 회수 합니다. 조만간에. 거기선 일부러 낮춘거에요. 복선은 맞는데 회수 안 할 복선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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