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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로운 일상
“……도착했다.”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유천의 현 위치는 현수가 사는 빌라의 바로 앞이었다. 해는 완전히 떨어졌고, 가로등과 곳곳의 빌딩들에서 뿜어져 나온 강렬한 빛은 달을 제외한 하늘의 빛을 모두 가려버렸다. 그 중 유천은 3층의 현수가 사는 집 창문이 이상하게 주황빛을 띄는 것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가갔다.
“죽기 전에 조명이라도 갈았나.”
유천이 중얼거리며 현수의 집 앞에 설 때, 옆집의 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곳에서 튀어나온 남성은 유천을 보며 흠칫했으나 곧 외쳤다.
“불이야!”
“뭐?”
유천은 그 말을 듣고서 복도 조명에 비치는 이상한 검은 연기와 무언가 타는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유천에게 중요했던 것은 그 검은 연기가 현수의 집에서 나오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앗!”
문을 열기 위해 문고리에 손을 얹었지만, 되려 화상을 입은 듯 살갗이 일어나고 감각이 거의 없다. 하지만 지금은 그 무엇보다 자신의 오랜 친구인 현수를 살리는 것이 중요했다. 유천은 손으로 문고리를 잡아 열기를 포기하고 발로 문을 강하게 걷어찼다.
쾅-!
불이 난 덕이었을까, 경첩이 불에 의해 헐거워져 유천의 발길질 몇 번을 버티지 못하고서 뒤로 엎어졌고 유천은 그 문을 밟고서 현수의 집으로 뛰어 들어가려 했다. 옆집에서 튀어나온 아저씨가 유천을 뒤에서 끌어안고 말리지 않았다면.
“이거 놔! 내 친구 구해야 된다고!”
“저 안에 있다는 보장 있어?! 저 안에 들어가면 너도 죽어!”
“그럼 저 안에 없다는 보장은! 없으면 비켜!”
유천의 말에 유천의 귀에 입을 대고서 크게 외치는 옆집 아저씨의 말에 유천이 몸을 크게 틀어 그의 팔을 억지로 풀고는 그대로 현수의 집으로 뛰어 들어갔다. 하지만 옆집 아저씨의 말이 맞았던 것일까, 현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설마!”
유천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현수의 집에서 딱 하나 있는 방의 문을 발로 걷어차 열었다. 그리고 그 곳은 아직까지 불길이 닿지 않은 듯 불이 전혀 닿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유천은 알고 있었다. 오히려 이런 장소일수록 불이 붙기라도 하면 순식간에 탄다는 것을. 그리고 캡슐의 안에서 눈을 감은 채 누워있는 현수를 발견한 유천은 캡슐의 커버를 강제로 열었다. 게임 중이 아니란 듯 수동으로 열리는 캡슐을 보며 유천은 당황했다. 현수의 머리에서 흘러내리는 피와 흐릿하게 뜨고 있는 눈을 보며.
“제기랄.”
이 상황에서 현수가 유독 가스를 마시면 더 위험하리라 생각한 유천은 급한 대로 자신의 주머니에 틀어박혀 있는 손수건에 클로로포름을 묻혀 현수의 입가에 댔다. 의도하지 않은 효과지만 현수가 기절을 함으로써 한결 더 수월히 그를 끌 수 있었고, 부가적인 효과라면 현수가 손수건을 통해 그나마 유독가스를 덜 마신다는 것. 유천은 급하게나마 근처의 행주를 집어 들어 싱크대에서 물을 묻히곤 자신의 입을 막고서 현수의 한쪽 팔을 자신의 어깨에 걸치고서 현관으로 향했다.
“젠장! 얼른 나와!”
어른이 되어서 고등학생이나 되어 보일 법한 소년이 친구를 구하겠답시고 불이 난 집으로 들어간 것이 못내 걱정스러웠던 것인지, 옆집 아저씨는 현관에 서서 유천을 기다리고 있었다. 현관에는 소화기를 뿌린 듯 불이 그나마 적었기에 유천은 힘을 내 현수를 그곳으로 끌고 갔고, 유천과 현수가 현관에 도착할 즈음 옆집 아저씨는 소화기를 옆으로 집어 던지곤 현수의 나머지 팔 한쪽을 자신의 어깨에 걸치곤 계단을 향해 필사적으로 뛰었다. 유천 또한 마찬가지였다.
“헉, 헉…….”
“아저씨, 119!”
“불렀어. 조금만 기다려.”
유천과 옆집 아저씨가 빌라를 빠져 나오고 빌라를 응시하자, 현수의 집에서 난 불은 어느새 위층과 아래층으로 옮겨 붙어 점차 불타는 영역을 넓히고 있었다. 고풍을 따진답시고 외관을 나무로 꾸민 것이 불이 빠르게 옮겨 붙은 원인인 듯싶었다. 어느새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화재를 진압하는 동안 구급차 또한 도착해 기절한 현수를 들것에 실어 구급차에 실었고, 구급차가 출발하려던 찰나, 옆집 아저씨가 유천의 손을 잡고서 구급차에 같이 올라탔다.
“왜요?”
“네 손을 봐라. 거기다 네가 없으면 네 친구 보호자는 누가 하고.”
옆집 아저씨가 자신을 데리고 구급차에 올라탄 이유를 유천이 묻자, 그는 유천의 오른손을 가리키며 한마디를 내뱉곤 이어서 현수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제서야 유천은 자신의 오른손을 응시했다. 사람의 몸이란 것이 간사한 것인지 신경 쓰지 않았을 때는 느껴지지 않았던 고통이, 뒤늦게 유천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구급대원은 유천의 손에 어딘가에 비치된 얼음 주머니를 꺼내 조심스레 대었다.
“으으아악!”
마치 살갗이 떨어져나가는 듯한 고통. 그 고통은 감히 게임에서 느낀 것에 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고통은 조금씩 잦아들었고, 그 상태로 유천과 현수, 옆집 아저씨는 함께 응급실로 들어갔다. 유천의 오른손에는 흰색 붕대가, 현수의 머리에도 흰색 붕대가, 옆집 아저씨의 경우는 오른쪽 어깨에 붕대를 메고 있었다. 뒤에 들은 얘기지만 현수의 집 신발장 안에 있던 소화기를 꺼내는 도중 어깨에 불이 붙은 신발 한 짝이 떨어졌다고 했다.
“하아…….”
유천이 아직까지 일어나지 못한 현수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고 있을 즈음 유천에게 의사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학생이 이 학생을 구출한 덕분에 유독가스는 그리 많이 마시지 않았어. 정말 큰 일을 해낸 거야.”
“그럼 저 녀석 언제쯤 일어날까요?”
“머리에 약한 뇌진탕이 있어. 늦어도 두 시간 안에는 일어날 거야. 그 동안 학생도 잠깐 나 좀 보지.”
의사가 가장 먼저 한 행동은 유천의 어깨를 두드리며 현수가 위험하지 않다는 이야기였다. 이어서 유천이 현수가 일어날 시간을 묻자, 의사는 대충 시간을 어림잡아 설명을 해주었고, 유천의 손을 가리키며 말을 건네곤 응급실 구석으로 갔다.
“다음부터는 손등이나 다른 물건을 통해 문고리의 열을 확인하고 행동해. 하마터면 심각한 화상을 입을 뻔 했어.”
“알겠습니다.”
유천의 붕대를 잠시 풀어 유천의 화상을 입은 피부에 알코올을 묻힌 솜으로 닦아내고(이 과정에서 유천은 한 번 더 비명을 지를 뻔 했다)연고를 바른 뒤에서야 다시 새 붕대를 감아준 의사에게 감사인사를 표했을 때, 응급실의 문을 급하게 열고서 대여섯 명이 튀어 들어왔다.
“”현수야!!””
““오빠!””
“……괜찮아?”
가장 먼저 들어오며 현수의 이름을 외친 두 명의 남녀는 그대로 아직까지 정신을 차리지 못한 현수의 왼손을 마주잡았고, 뒤이어 들어온 혜련과 유정은 각각 현수와 유천에게 다가와 상처를 살폈다. 마지막으로 유천에게 다가와 무심하게 묻는 채린. 표정은 놀란 듯 했으나, 말투는 아직까지 유천에 대한 화가 풀리지 않았다는 것을 간략하게나마 설명하고 있었다.
“누구 짓이지.”
유천은 오른손은 뒤로 감추고 다가오는 채린과 유정을 향해 왼손을 흔들며 현수를 가리키곤 중얼거렸다. 현수를 캡슐에 가두듯 한 것과 불이 시작된 지점. 그러니까 가장 많이 불이 번진 곳이 창문 근처란 것을 떠올리며 유천이 중얼거렸다. 그 창문은 부엌 근처에 있는 것이었으니 아마 범인은 현수가 요리를 하다 깜빡 하고 게임을 하러 들어갔다가 화재가 발생해 죽은 것으로 만들고 싶었겠지. 라는 말을 말이다.
“고맙다, 유천아. 덕분에 현수가 살았어.”
“지나가던 길에 본 게 다행이었죠. 아마 저 녀석도 제가 그 상황이었으면 도와줬을 거에요.”
다시 한번 의사가 찾아와 현수의 부모님과 유정, 혜련, 채린에게 현수의 상태를 설명한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쉰 그들 중 현수의 부친이 유천에게 다가와 유천의 왼손을 움켜쥐며 감사를 표했고, 유천은 잡힌 왼손을 내버려두고 뒤에 감추고 있던 오른손을 흔들며 이럴 것 없다는 분위기를 풍겼다.
“너도 다쳤어?”
“…….”
확실히 화가 난 것이 분명하다. 걱정하는 어투임에도 불구하고 평소에는 자신의 이름을 붙여 물어볼 것을 굳이 ‘너’라는 단어를 통해 묻는 채린의 태도에 입 안이 씁쓸한 것을 느끼며 유천은 고개를 가로젓고는 응급실을 나섰다.
* * *
“왜 그런 짓을 벌였어?”
폐공장 분위기가 다분한 곳에서 앞으로 약간이나마 내려온 금발을 뒤로 넘기며 소피아가 질문했다. 그리고 난로라도 만든 듯 작은 모닥불 앞에서 손을 내민 채 앉아있던 성열과 지원이 대답했다.
“아버지가 서두르길 바란다.”
“넌 신경 꺼.”
“굳이 녀석 주위의 사람을 건드릴 필요가 있어? 당장 우리가 끌고 가면…….”
“우리가 끌고 가는 게 아니라. 녀석이 우리를 따라 와야 해. 앞으로 녀석이 받을 훈련은 강제가 아니라, 본인이 원해서 하는 쪽이 견디기도 수월할 테고, 아버지가 원하는 결과도 빨리 나올 거야.”
성열과 지원의 짧은 대답에 소피아가 표정을 찌푸리며 되물으며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에 이르자마자, 뒤에서 정현이 소피아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대답했다. 그리고 그 장면을 2층의 난간에서 응시하던 크리스가 보며 키득거리며 말했다.
“왜? 그 녀석이 다쳤다니까 걱정이라도 되나 봐? 너 진짜로 걔 좋아하는 거야?”
“시끄러워.”
“어찌 됐던, 실행 날짜를 조정한다. 최대 10일 내에, 최소 녀석이 이곳에 남기를 포기하고 움직일 때.”
크리스의 장난 섞인 말에 소피아가 싸늘하게 대꾸하는 것을 보며 크리스가 ‘어머나? 무서워라.’하고 반응을 하고, 팔짱을 낀 채로 근처에 있던 의자에 주저앉은 정현이 말했다.
“수고 많았어. 결국엔 네가 뒤통수 후리고 불 붙였잖아?”
“별로. 녀석의 주변 인물이 다치면 다칠수록 포기하는 속도는 더 빨라질 거고, 그러면 아버지가 원하는 바가 더 빨리 이루어질 거야. 내가 원하는 것도 그거고.”
의자에 주저앉은 정현에게 모닥불 속에서 뒹굴던 쿠킹 호일로 감싼 무언가를 꺼내 집어 던지며 성열이 말하자, 정현은 그것을 까, 그 속에 있는 군고구마를 껍질 채로 먹으며 대답했다. 물론 얼마 가지 않아 물을 찾긴 했지만.
“그래서, 다음 목표는?”
“놈의 여동생.”
“사악하기도 하시지.”
“너만 할 까봐.”
물을 들이키는 정현을 향해 내키지 않는듯한 표정으로 소피아가 묻자, 정현은 물을 삼키고 나서 대답했다. 그 뒤 지원이 낄낄 웃으며 그를 타박하듯 말했지만, 정현은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어 지원을 향해 들이대곤 그대로 응수했다.
“다음 습격은 소피아가 9일 뒤, 만일에 대비해 녀석이 떠나지 않기로 마음을 먹을 때 실시한다. 알았어 소피아?”
“……알았어.”
마지막으로 군고구마를 한 입에 털어 넘긴 정현이 소피아를 응시하며 말을 건네자, 소피아는 애써 정현의 시선을 피하며 대답했다. 정현은 그제서야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눈을 감고는 상체를 뒤로 편히 뉘었다. 그리고 곧 그 상태 그대로 잠이 든 듯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다.
‘제발, 빨리 움직여.’
그리고 소피아는 간절히 빌었다.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기를. 유천이 포기할 거라면 최대한 빨리 포기해주기를 바라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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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회 추천수가 너무 비루하닼ㅋㅋ 오랜만에 연참하는 이기분, 밤샜더니 졸려 죽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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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야수월 : 진짜죽여서 이대로해외도피.......는안돼겟지......
//죽이러가서 구하고 왔대요 ㅋㅋ
암심 : 그래 죽이자
//누가 선수쳤네요. ㅋ
인핀 : 유천아 도와줄께 철시(鐵矢)면 돼겠지?
//[유천]:수류탄을 구해줘.
테레케 : 퓨전돼서 유천이 신되게 해주세요 ㅋㅋㅋㅋㅋ
//...(먼 산)
SoulForce : 히트맨이 되는 유천이?
//아녜요 아직은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