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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로운 일상
“씨……그런 이유로 자고 있던 녀석 뒤통수를 후려요?”
“학생이란 녀석이 교복 입고 술 냄새를 풀풀 풍기는데 선생으로서 가만히 내버려두리?”
“……나 민증 나왔어요. 법적으로 먹어도 문제 없는…….”
퍼억-
유천은 아직까지 아려오는 자신의 뒤통수를 만지작거리며 따졌다. 그리고 돌아온 팔짱을 끼고 있던 재희에게서 돌아온 대답에 유천은 잠시 머뭇거리다 대답하려 했다. 하지만 그 도중에 끼어든 재희의 주먹은 여지없이 유천의 정수리를 찍어 내렸고, 그 뒤로 상담실이란 이름의 빈 교실 하나는 유천의 비명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아오……폭력교사 같으니라고. 학교 안 빠지고 나온 걸 다행으로 알아야지.”
“뭐, 어때 덕분에 애들 스트레스는 풀린 모양인데?”
“내가 너희 수능 스트레스 풀어주자고 학교 오……으악!”
결국 조례는커녕 1교시까지 제쳐가며 상담이란 이름의 고문을 받은 유천은 점심시간이 시작될 때까지 그 자리에 엎어져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유천을 끌고서 밥을 먹으러 가려던 세희가 유천의 등판을 두드리자마자 돌아오는 비명에 유천의 등판을 곧장 까버리기 전까지는. 그런 유천의 등판에는 무슨 짓을 당한 것인지 멍이 심하게 들어있는가 하면, 살갗이 심하게 까져있는 곳까지 보였기에 그대로 보건실로 끌려간 유천이 엎드려 살갗이 까진 곳에 연고를 발라주는 세희에게 투덜거리듯 말했다. 돌아오는 것은 키득거리는 세희의 대답에 유천이 발끈해 반박을 시도했지만 이내 파스를 강하게 찍어 붙이는 세희의 만행에 비명을 지르는 유천이었다.
“여, 아깐 재미있었다.”
짜악-
“으아악-!”
끝끝내 하늘은 유천의 편이 아니었다. 세희는 그 만행이 끝나고서도 유천을 끌고서 기어코 점심을 먹었고, 유천은 그 뒤 교실로 들어와 엎어져 있었다. 그런 유천의 등짝을 시원하게 갈기며 말하는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강혁이리라. 유천의 비명을 들으며 가만히 참고서를 훑어보던 같은 반 친구들은(나중에 유천은 친구라고도 부르지 못할 사악한 놈들이라 칭한다) 유천의 등판을 후련하게 갈기는가 하면 연필 등으로 쿡쿡 찌르고 놀았으니 말이다.
“그래 내가 너희 스트레스 푸는 상대다. 시발!”
“그래. 유천아, 선생님도 어디 스트레스 풀어보자. 엎쳐 새끼야.”
“…….”
“뭐해. 엎치라니까.”
계속된 친구들의 만행에 유천이 책상을 내리치며 일어나 욕을 지껄이며 크게 외친 그 순간 교실의 앞문이 열리고 ‘네 주제를 알라’라는 제목의 책을 들고서 들어오던 선생 한 명의 말에 유천은 몸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하지만 그런 유천을 보는 둥 마는 둥 하던 선생은 기어코 유천을 엎드리게 하고선 들고 있던 몽둥이로 유천의 허벅지를 갈겨댔다.
“오늘 진짜 왜 이러냐…….”
유천은 자신의 허벅지를 갈기자마자 다시 교실을 나가버리는 선생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서 고개를 돌려 시계를 확인하며 중얼거렸다. 수업이 시작하기 10분 전. 자신이 맞은 이유는 수업 시작하고 욕을 크게 지껄여서가 아닌, 욕을 지껄였는데 우연찮게 지나가다 그 소리를 들은 선생이 들어왔기 때문이었다는 것이었다. 유천은 아직까지 들려오는, 벌써 3일째 듣는 누나에게 말을 까겠다는 건방진 내용의 노래가사가 유난히 짜증나게 들릴 뿐이었다.
* * *
[결국 그대로 스트레이트로 자버렸구나.]
“그래 이 의리 없는 새끼야.”
[헐. 내가 왜 의리 없는 새끼임?]
“네가 오늘 자고 있던 날 깨웠다면 내가 텅 빈 교실에서 수위 아저씨가 내 등판을 후리며 깨우기 전까지 자고 있을 일은 없었겠지. 느끼는 점 없냐?”
[자고 있던 널 그 자리 그대로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말고 버리고 가라던 우리 담임이 존경스럽단 점?]
“……넌 내일 두고 보자.”
[친구여, 내일은 토요일. 오늘은 불타는 금요일이라네.]
“그러니까 내일 기대하라고.”
해가 떨어진 초저녁 가방을 둘러메고서 한쪽 귀에 휴대폰을 대고서 통화를 하던 유천의 귀에는 도발하듯 들려오는 현수의 목소리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기필코 놈을 내일 단죄하리라. 굳게 다짐을 한 유천은 가로등 불이 하나씩 켜지는 것을 지켜보며 발걸음을 서두르기 시작했다.
“나 왔어.”
“이제 와?”
“왜 이렇게 늦었어?”
유천이 아직도 조금씩 아려오는 등을 무시하고서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자신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문을 열고서 의례적인 말을 건네자, 돌아온 것은 두 명의 대답이었다. 하나는 다소곳이 소파에 앉아 자신을 바라보며 말을 건네는 채린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채린의 허벅지 위에 머리를 뉘이고 눈만 움직여 자신을 바라보고는 손으론 배를 까서 벅벅 긁어대는 유정이었다.
“유정이 네 눈깔에는 내가 남자로 안 보이냐?”
“오빠가 어딜 봐서 남자야?”
우선적으로 고개를 까딱여 채린에게 인사를 한 유천은 여전히 자신의 배를 까고서 손으로 배를 벅벅 긁어대는 유정을 보며 따지듯 물었다. 먼저 유정이 질문을 한 것 같았으나 유천은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 생각해봤자 내일 현수의 미래만 불투명해질 테니까. 반면 유정은 코웃음 섞인 비웃음을 짓고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들었다는 듯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그럼 내가 어딜 봐서 남자 같지가 않은데?”
“채린 언니 고백 안 받아주는 거?”
“너……!”
유천이 슬슬 끓어오르기 시작하는 화를 내일 있을 현수의 처단에 이용하기 위해 억누르며 유정에게 질문을 했다. 그러자 이제는 아예 코를 후비적거리며 대답을 하는 유정과 얼굴을 붉히는 채린을 보며 유천이 이제는 참지 못하겠다는 듯 크게 소리를 쳤다. 그 속에 의미는 최소한 두 가지 이상이리라. 언급하기를 거부한 후계자 건, 당사자가 바로 앞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뻔뻔히 말하는 저 태도. 유천이 흥분한 듯 얼굴이 붉어지고 숨결이 거칠어지자 유정은 피식 웃으며 다음 말을 건넸다.
“그럼 오빠가 좋아하는 건 세희 언니야? 그 언니 좋지. 착하고 공부 잘하고, 난 언니가 더 아까운데 말이야. 그게 아니면 소피아 그 여자? 맘에 들지는 않지만 돈도 있어 보이고 몸매도 세희 언니보다는 좋네. 뭐, 그게 아니면 발록 이라던지, 라이헤르…….”
“야!”
구체적으로 예까지 들어가며 유천의 주변에 있는 여자들을 읊는 유정을 보며 표정이 어두워지는 채린과 여전히 그 입을 나불거리고 있는 유정을 번갈아 보던 유천이 크게 외치자 유정은 더욱 기고만장한 웃음을, 채린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유정은 자신이 이겼다는 듯, 최후의 한 방을 유천에게 날렸다.
“그럼 내일 채린언니랑 데이트 해.”
“뭐?”
“내가 말한 여자들이 다 아니란 거겠지. 그렇게 화를 내는 거면, 내일 고백을 하려면 하고, 그게 아니면 그냥 가서 스트레스나 풀고 오던지. 그럼 되는 거잖아.”
“내가 왜?”
“아, 그 중에 좋아하는 여자가…….”
“한다, 해!”
쾅-
유정의 최후의 한 방에 유천이 어이없다는 듯 되물었지만 그제서야 몸을 일으켜 냉장고 안에 있는 냉수를 컵에 따르지도 않은 채 그대로 벌컥벌컥 들이키며 대답을 하는 유정을 보며 유천이 반문했다. 잠깐이지만 표정이 어두워진 채린을 본 유정이 입 꼬리를 올리며 말을 덧붙이려는 그 순간 유천은 당황한 듯 붉어진 얼굴로 채린을 흘깃 보고는 외쳤다. 그리고 도망치듯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문을 세게 닫아버렸다.
“킥킥. 우리 오빠, 저렇게 단순해서 누가 등쳐먹을 지 걱정되네.”
“정말 이래도 돼?”
“언니도 어제 다 들어놓고 뭘 빼. 우리 오빠한테 남은 시간은 이제 11일이야. 어제 나랑 오빠랑 한 대화로 언니 좋아하는 것도 알 거고, 고백을 못하는 이유도 알 거 아냐. 한 번 질러봐.”
“그러다 안 되면?”
“접는 거지. 근데 그럴 일은 없어. 우리 오빠가 언니 얼마나 좋아하는데? 아까도 봤지? 언니 표정표정 바뀔 때 마다 당황해서 크게 외치는 거. 킥킥.”
유천이 방문을 닫고서 나올 기미가 보이지를 않자, 유정이 키득거리며 다시 채린의 허벅지 위에 머리를 뉘이며 말하자 채린이 걱정스런 말투로 되물었다. 그런 채린을 보며 유정이 몸을 일으키지도 않고서 팔만 쭉 뻗어 채린의 어깨를 두드렸지만 여전히 걱정스러운 어투의 채린을 보며 유천은 덤덤히 말했다. 물론 끝에 가서는 키득거리기 바빴지만.
“그럼, 내일 유천이한테 오후 2시에 저 앞에 공원에서 보자고 전해줘. 내일 스케줄 있는 것도 오전에 잠깐 하면 되는 거니까.”
“알겠어. 언니, 그럼 내일 잘해봐.”
“알겠어.”
“그럼, 파이팅!”
“파이팅!”
유정의 말을 다 들은 채린이 유정의 머리를 살짝 들어 몸을 빼내고는 말을 건네자, 유정이 몸을 일으켜 채린을 현관까지 배웅하며 대답했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한 채린을 보며 아까의 그 선머슴 같은 태도는 어디로 갔는지 앙증맞은 포즈로 파이팅을 외치는 유정이었다. 물론 그걸 보고 좋다고 같이 하는 채린도 있었지만.
“그럼 어디 보자…….”
채린을 배웅한 유정은 거기서 행동을 멈춘 것이 아니었다.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유천의 방문을 슬쩍 연 채린은 유천의 책상 위에 놓인 유천의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그 뒤, 유천의 휴대폰 비밀번호를 가볍게 해제한 유정은 유천의 휴대폰을 조작하기 시작했다.
“알람은 새벽 5시로 맞추고……아, 준비하려면 이것도 늦으려나?”
유정은 자기 위주로 데이트 준비시간을 정하는 듯 했다. 평소 유천의 행동을 본다면 약속시간 삼십 분 전에 일어나도 충분히 준비를 마치고 헐레벌떡 나갈 수 있을 테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유정은 알람을 맞추고서 전화번호부로 들어갔다.
“이 양반이 정말…….”
[악마 유정]
분명 자신이 저번에 바꿔두었을 것임에 틀림이 없는 전화목록에 있는 자신의 번호 위에는 당치도 않는(자신의 생각에) 호칭에 새근새근 잠을 자고 있는 유천을 노려보더니 곧 조작을 마치고서 유천의 바로 머리 옆에 휴대폰을 놔둔 유천은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살금살금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화면의 액정이 꺼지기 직전 휴대폰에 남아있던 호칭은 다름아닌 유정이 설정한 것이었다.
[오작교님(싫으면 큐피드)]
내일 아침 유천이 보일 반응이 상당히 궁금한 호칭에 유정은 콧노래까지 불러가며 혼자서 저녁을 차려먹곤 자신 또한 잠자리에 들었다. 물론 자정이 넘어 주린 배를 움켜쥐고서 침대에서 일어난 유천이 라면을 끓여 먹고 있을 즈음 일어나 유천의 라면의 반 이상을 뺏어먹고서 다시 자러 갔지만 말이다.
============================ 작품 후기 ============================
나도 라면이나 끓여먹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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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스트린 : 음 유천이 불쌍하다. 하지만 봐주자 라는 생각은 들지않는다.
//당연한 소리. ㅋㅋ
타지아 : 동생그거알어? 19일0시를기준으로 투표독려운동 후보자지지관련글은 선거법위반으로 신고하면 돈번다 ㅋ 동생후기는바꿔
//다시 한번 눈을 씻고 보시죠. 후보자 지지글이 아니라 뽑을 놈이 없다는 한탄이니까.
테레케 : 유천이 불쌍해 ㅠㅠㅠ 후계자 때려치우지
//언제나 유천이를 따라다니는 그 단어, 강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위거북 : 유천 너는 정말 이기적인놈이야 현실에서 X집질을 하면 안되는걸 알고 가상현실에서!!!넌 대단한놈이야
//X집질? 그게 뭔데요?
인간님 : 자까님 같이 신분증들고 투표하러 갑시다ㅋㅋ아무리 뽑을 사람이 없어도 투표는 고고싱
//나 예비고요. ㅋ
울프찡 : 안녕하세려 이제야 여기까지 다봣네염 ㄷㄷㅅ 음 아이디어하나해도데나여 무적변태 한명만들어서 하렘제국세우기하는거임 알고보니 신의유희 ㅋㅋㅋ 그리고 크리스쨩이 거기뺏으러가서 여자한테둫려쌓이고 하악하악 어어이게아니고 뺏어서 암흑제국짓는겅ㅁ
//하렘은 취미에 없어서...가 아니라 필력이 후져서 안됨요
헬파이어맞고기절한 : 후계자 관련해서 한국을 떠날 일이 있는건가요?
//몇화 전에 언급했다시피 원래 후계자가 되어야 할 유천이 사촌형이 안좋은 짓 하다가 지 할아버지(현 회장)한테 걸려서 짤리고 그 뒤로 유천이가 들어가서 해외로 가서 후계자 교육 받아야 되는거죠. 근데 그건 별로 안 중요하니까 패스.
인핀 : 이제 유천은 한국을 뜨거나 100대1로 맞짱이겠지
//한국을 뜹니다. ㅋㅋㅋㅋㅋㅋ 100대 1이라 게임 속이 아니라면 불가능하겠죠. ㅋ
researchers : 유천은 굴림의 끝이 안보이는...
//아직 한참 남았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계절독감변종 : 뽑을수도없다는거 그니까 유천이를 굴려버려요
//데구르르르르르. 이정도면 됩니까. ㅋㅋㅋㅋ
IYouMusic : 으럵 크리티컬 콤보 13428!!
//정신 차려요! 여기서 눈을 감아선 안돼!
NOXLUMEN : 아 투표권이 없엉 아쉽구만 ㅇㅇ
//그러게요 ㅇㅇ
소마광랑 : 왓이즈뎃?그레이브즈?오랜만에밀린거다보고코멘달았단겁니다.하하.그리고유천아.싸우자개객꺄!!!그딴것도고민이라고!콱마!어!콱!그냥.앙!?
//그레이브즈:내가 돌아왔다! [유천]:잘 모셔둔 각목이 어딨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