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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로운 일상
“젠장, 이 망할 운영자 놈들은 나한테 앙심이라도 품었나?”
유천이 캡슐의 문을 닫고 나오며 중얼거렸다. 자신의 눈 앞에 언데드 타워가 완성이 되었다는 메시지가 떠오름과 동시에 업데이트가 시작됐다는 알림과 함께 유천은 게임이 강제로 종료되는 것을 경험했으니 말이다.
“저녁 먹기는 글렀고, 잠이나 자야지.”
유천은 냉장고 안을 뒤적거리다 말곤 중얼거렸다. 꼬르륵거리는 배에 아무거나 집어 넣고 싶은 맘은 굴뚝같았지만 음식을 볼 때마다 아까 본 그 역겨운 장면이 떠올라 먹을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근데, 이년은 도대체 어딜 싸돌아 다니는 거야?”
유천이 먹을 것으로 배를 채우지 못한다는 게 아쉬운 듯 물배라도 채울 듯이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고서 유정의 방을 기웃거렸지만, 주인 없는 침대만이 자신을 반기자 그저 욕을 지껄이며 유정의 행방을 궁금해할 뿐이었다.
[……여보세요?]
“어디냐?”
결국 유천이 택한 방법은 전화였다. 자신의 휴대폰을 집어 들어 유정에게 전화를 건 유천은 얼마 가지 않아 자신의 전화를 받은 유정의 목소리를 확인하고서 물었다.
“그, 그게 말이지 오빠?”
[유정아? 너희 오빠도 여기 불러. 헤헤…….]
“……너 어디냐고.”
이상하게 말을 더듬는 유정의 말투와, 그 뒤에서 들리는 익숙하지만 술에 취한 듯한 음성에 유천은 눈살을 찌푸리며 다시 한번 물었다. 그리고 곧 들려온 한 마디에 유천은 당황하고 말았다.
[헤헤, 유천아 얼른 올라와. 같이 마시자.]
“……?”
생각은 길었지만 행동은 빨랐다. 어째서인지 유정은 채린의 집에 있다는 것을 확인한 유천은 재빨리 입고 있던 옷 위로 얇은 가디건 하나를 걸치곤 곧장 집 밖으로 나섰다. 바로 위층에 채린의 집이 있으니 굳이 엘리베이터를 잡을 필요도 없었고 말이다.
덜컥-
“여자 둘이서 도대체 뭐 하는 건지 원…….”
유천은 그저 한숨만 나올 뿐이었다. 혹시나 해서 열어본 문은 그저 잠금 장치조차 없다는 듯 유천에게 곧장 자신을 열어주었으니까. 유천은 그렇게 한숨만 푹푹 내쉬며 채린의 집으로 들어갔다.
“어? 유천이다. 내가 좋아하는 유천이, 이리 와.”
“오, 오빠?”
“하아…….”
그리고 취한 듯 얼굴이 벌겋게 변해 초점이라도 풀린 듯 멍한 채린의 눈동자는 유천을 잠시 응시하더니 약간의 생기를 되찾고서 자신의 자리 옆을 팡팡 두드리며 말했다. 그 옆에서 유정은 그 앞에서 소주잔에 투명한 액체를 따르곤 마시던 도중 채린의 말을 듣고서 고개를 돌리곤 당황한 표정을 지었고, 유천은 벌써부터 아파오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한숨을 내쉬곤 채린의 옆자리에 앉았다.
“이게 어찌된 일인지 설명해 보실까?”
“하하……그게 그러니까 오빠?”
“뭐.”
자신이 자리에 앉자마자 자신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곤 비벼대는 채린을 바라보며 유천은 표정을 굳힌 채로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소주잔에 채워진 액체를 한 모금 들이키곤 유정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 뒤, 눈에 띄게 당황한 모습을 보이며 주위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고, 유천은 그 모습을 보며 마저 소주잔의 액체를 들이키곤 따지듯 되물을 뿐이었다.
“이게 누구 때문이라고 생각해?”
“…….”
“알면서 물어본 거야?”
하지만 유정은 유천을 다루는 방법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당황하고 있던 것도 잠시, 곧장 유천에게 역습을 가하는 유정의 태도에 유천은 그저 아무 말 없이 근처에 있던 소주병을 움켜쥐었고, 유정은 저도 모르게 몸을 움츠리고 말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유천은 그저 병나발을 불어 젖히며 대답을 하지 않을 뿐이었다.
“그래서, 언니 좋아하긴 하는 거야?”
“그게 뭐가 중요한데.”
모든 것은 잠시 멈췄었다. 볼을 비비던 채린도, 병나발을 불던 유천도 잠시 유정을 응시했다. 그렇지만 곧 다시 자신에게 쏘아진 시선에 유천은 다시 병나발을 불며 대답했다. 침울해진 듯한 채린과 유정을 보며 유천은 씁쓸한 맛 때문인지 표정을 구기며 덧붙였다.
“여기 있을 시간이 얼마나 남았다고 그게 중요하냐고, 내가 좋아한다고 고백을 받아봤자, 이주가 채 못 넘어서 나는 떠난다. 너는 그게 내가 좋아할 사람한테 할 짓이라고 봐?”
“좋아하는 건 확실해?”
“……윽.”
덧붙인 유천의 말에 살며시 미소를 지은 유정이 되묻자 유천은 예상치 못한 의표를 찌른 기습에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소주병을 다시 입으로 옮겼다. 하지만 그런다고 이미 텅 비어버린 소주병에서 무언들 나올 리가 만무했지만 말이다.
“히…….”
그리고 뭐가 좋은지 실실 웃으며 다시 볼을 비벼대던 채린도 얼마 가지 못해 잠이 오는 듯 눈을 끔뻑거렸다. 곧 색색거리는 숨결을 내뱉으며 잠이 든 채린은 유천의 어깨에서 미끄러져 앉아있던 유천의 다리 위에 엎어졌으나, 별로 큰 충격은 아니었는지 그저 웃는 얼굴로 잠을 잘 뿐이었다.
“오빠.”
“왜.”
“난 누가 뭐래도 내 오빠가 제일 소중해. 언니도 소중하지만, 나한테 있어서 1순위는 오빠야. 그러니까 오빠가 행복한 길을 택했으면 좋겠어.”
“그러면 나도 가서 계집질이나 하고 후계자에서 쫓겨나 볼까? 킥킥.”
채린이 완전히 잠이든 것을 확인하고서 유정이 유천을 부르자, 유천은 곧 새로운 소주병을 찾아 뚜껑을 열고는 다시 소주잔에 따라 마시기 시작했다. 유정은 그런 유천을 보며 약간이지만 침울한 얼굴로 말했지만 유천은 그저 소주를 들이키며 실없는 농담만 지껄일 뿐이었다.
“채린 언니 고백 받아들여.”
“……너! 그게 무슨 소린지 알고 하는 거야!”
“소리가 너무 커. 언니 깨.”
실없는 농담을 지껄이고서 혼자 웃는 유천을 보며 유정은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 말을 들은 유천이 비어버린 소주잔을 바닥에 내리치며 외쳤지만 채린을 가리키며 진지한 어투로 말하는 유정의 태도에 유천은 그저 입술을 깨물 뿐이었다.
“그게 무슨 소리인지는 나도 잘 알아.”
“알면서 지껄이는 거냐고.”
그런 유천을 바라보며 말을 덧붙인 유정을 보며 유천이 이를 갈며 말했지만 이어진 유정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못하고서 바닥만 바라보는 유천이었다.
“행복하고 싶다면서. 그 빌어먹을 행복이란 놈, 조금만이라도 느껴보고 싶다면서? 오빠는 그럴 자격 있어. 나랑 우리 가족들 친가, 외가를 비롯해서 오빠는 온갖 비아냥까지 겪어가면서도 꾹꾹 눌러 참아가며 열심히 일을 배우고 공부해서 후계자 후보 중 독보적인 능력을 뽐내며 할아버지 눈에 뜨였지. 그래서 그 뒤에 결과가 어떻게 됐었는데? 외가 친가 할 것 없이 오빠 깎아내고 못난 점 찾기에 바빴고, 협박까지 당했잖아. 그래서 일부러 눈 밖에 나려고 그런 짓까지 벌였고. 오빠는 우리 가족들 때문에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았다고……제발 이제 조금만 이기적으로 행동해봐.”
“웃기지마. 난 언제나 내 판단대로 행동했고, 언제나 이기적이었어. 후계자 후보가 되려던 것도 그저 심심해서였다고, 누가 그딴 한심한 놈들 협박에 놀아나? 헛소리 그만하고 집 에가서 잠이나 자. 늦었어.”
“멍청이.”
“…….”
“머저리. 그래 네 멋대로 해 봐. 솔직하게 행동하면 어디 덧나냐고…….”
“시끄러워.”
채린이 꺼낸 대화의 주제는 유천에게 있어 그저 암흑기, 그것에 불과했다. 모든 것을 잃어본 경험이 있기에 모든 것을 가지고자 높은 자리에 오르려 했다. 하지만 수많은 장애물 앞에서 등을 돌리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서 살아온 유천에게 있어 유정의 말은 자신이 추구한 그것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말과 비슷했다. 자신이 택했고 자신이 포기했다. 그것이 유천이 내린 결론이었을 뿐. 유정에게 그렇게 말한 유천은 곧 잠이 든 채린의 목과 무릎 밑으로 손을 집어넣어 그녀를 안아 들고는 아무 문이나 열어대기 시작했다. 곧 침대가 있는 방을 찾고서 그 위에 채린을 눕힌 유천은 이불을 덮어주고 다시 방을 나오자 유정은 현관에서 신발을 신고 있었다. 유천을 보며 욕에 가까운 그것을 하던 유정의 표정은 도무지 욕을 하는 사람의 표정이라 보이지는 않았다. 그보단 걱정에 가까웠다고 할까.
“하여간, 나도 지금 내가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유정의 말을 계속 생각하며 중얼거린 유천은 거실에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던 소주병을 치우고, 소주잔을 싱크대에 넣고는 뒷정리를 시작했다. 그에 이어 설거지를 마치고서는 냉장고를 뒤지다 나온 재료로 무언가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약 15분에서 20분이 지났을까? 채린의 집에서는 독하게 풍기던 술 냄새가 사라지고, 다른 냄새가 풍기기 시작했다. 유천은 자신이 끓인 콩나물 국이 담긴 냄비 위로 뚜껑을 덮고서 그 옆에 포스트 잇을 한 장 떼어내 메모를 남기곤 자신 또한 현관을 나섰다. 물론 문이 잠기는 것은 확인했고 말이다.
“이젠 나도 모르겠다.”
계단을 내려가며 중얼거리던 유천의 눈에 뜨인 것은 창문 밖이었다. 이제 완전히 새벽이 되어버린 자신의 집 근처의 풍경은 여전히 서울이란 것을 증명하듯 대부분의 건물에 아직까지 네온사인이 번쩍거리고 있었지만 늦은 밤까지 온통 밝은 빛에 의해 모습을 감춘 별이 보였다. 유천은 그 뒤로 한참 동안 그곳에서 별을 보며 시간을 보내다 집으로 들어갔다.
“이제 나도 자볼까…….”
유천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자신의 침대로 기어들어가 이불을 덮고는 중얼거렸고, 곧 유천은 얼마 가지 않아 잠에서 깼다. 이유는 학교에 가기 위해서. 새벽 초까지 채린의 집에서 유정과 말다툼 아닌 말다툼을 벌이고, 그 뒤로 채린의 집에서 뒷정리를 마치곤 요리까지 하고 나왔다. 그렇게만 했어도 이미 상당한 시간이 지났었는데 별을 본답시고 또 다른 시간까지 보낸 꼴이었으니, 유천이 잘 시간은 줄어들었으면 줄어들었지 늘어나지는 않았으니까.
“젠장…….”
유천은 한 순간이지만 자신이 어째서 시답지도 않은 별을 보겠다고 그 난리를 친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물론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잠이 든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얼마 가지 않아 조례 시간에 들어온 재희가 유천의 몸에서 풍기는 술 냄새에 유천의 뒤통수를 냅다 후려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 작품 후기 ============================
으으..밤새서 끄적였...이제 자까는 자러가요..오늘은 18대 대통령을 뽑는 날. 함정은 뽑을 놈이 없단 것. 우리는 다 같이 정부의 트랩카드에 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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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스트린 : 아 저그의 인페스티드 테란...
//올ㅋ. 내가 영감을 얻은 곳이다...
인핀 : 아...랄까 지금 유천은 나락속의 나락으로 빠져드는 기분이겠지
//ㅋㅋㅋㅋㅋㅋㅋ유천이가 조금 불쌍해졌..
라온하임 : 유천은 지금 될대로 되라!식 플레인가요?
//그런거죠. ㅋㅋ
밀리리오 : 수식어가필요없는나쁜작가님?연참좀해주세요
//수식어가 필요없는 착한 독자님? 저 좀 살려주세요. 집에 오면 아빠몬이 뙇. 새벽에 쓰지만 걸리면 컴금 뙇.
인간님 : 하앍 유천은 채린을 택하겠지만 반장은 슬퍼 울겠지 하아.....
//반장 쟤 유천이 안 좋아하니까 문제 없긔. 그냥 친구로써 괴롭히는(…)무심코 유천이가 불쌍하게 보여졌습니다.
IYouMusic : 제가 못햇으니 연참하시는 겁니다. 저도 연참을 해야대는데ㅜㅜ
//저번에 새벽에 연참시도하다 걸려서 일주일 컴금크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젠장ㅋㅋㅋㅋㅋㅋ
researchers : 유천의 저 행동은 화풀이?!
//정답!
테레케 : 어머니 짜증나네 저 사람 능지처참시키면 좋겟뜸
//그건 참아줘요 ㅋㅋㅋ
youngjoon12 : 신성제국 멸망 카운트 다운
//멸망은 안함 ㅇㅇㅋ 단지 그에 준할 뿐
타지아 : ㅇㅅㅇ 굴려라 굴려라
//이제 형님이 준 시놉 나와여
vkdlfjs2 : 아,젠장 이건 좀 슬프잖아..... 마치 닿을수 없는 사랑같아, 로미오와 줄리엣도아니고 그보다 남자는 바니바니하고울지않아요! 바아니이! 바아니이! 하고우는 끄뉵위에멜빵걸치고 핫팬츠입은 토끼를생각해보아요 "녀석은 만랩토끼가분명해, 조심하도록해" "바아니이!" "젠장 들켰다 튀어!" 덥썩! "아,앙대!" 그러고 토끼는 등짝!등짝좀보자! 제스쳐를취하는거지
//만렙 토끼가 나타났다!!
세리신스 : 실사로보면참..밥먹기그른듯.. 유천의저녘은내장탕에순대에곱창.. 아!선지국도!
//일일이 띄워서 하나씩 하기 귀찮은 관계로 다 붙여서...ㄱ- 유천이는 그날 하루 아무것도 못먹었다는 소문이.
소마광랑 : 제가돌아왔습니다!!ㅋㅋ
//그레이브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