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37 / 0440 ----------------------------------------------
자금 찾아 삼만리
“아, 미치겠네…….”
그것은 어느 저택의 지하실에 처박혀 있던 유천의 말이었다. 자신이 하겠다고 말은 했지만, 정작 같은 짓만 몇 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를 만큼 하다 보니 지겨워진 탓이었다. 처음에는 스킬 숙련도도 오르고, 경험치도 쏠쏠하게 올라 좋아했었지만, 뒤로 갈수록 숙련도는 물론이고 올라가는 경험치도 미미해져 지겨움만 더해주는 꼴이었지만 말이다.
“어라? 너 있었어?”
그리고 유천이 그 말을 지껄이고서 지하실에 아무렇게나 자빠져 천장을 바라보고 있을 때, 기름을 잘 먹인 덕택인지 지하실의 문이 별다른 소음을 내지 않고서 열렸고, 그 문으로 들어온 발록은 융단 위에 누워 천장을 본 채로 혼자 뭐라 중얼거리는 유천을 보며 묻자, 몸을 일으킨 유천이 발록을 보고서 되물었다.
“어. 너는 여기 무슨 일이냐?”
“넬이 골렘은 몇 개나 만들었는지 물어보라던데?”
“지금 만든 건 한 109개쯤 되고, 재료 남은 거 다 만들면 한 150에서 180개쯤 나올 것 같은데?”
“그래?”
“그런데 넌 왜 거기 앉냐?”
“그냥. 할 일도 없고 해서 너 구경하려고.”
“내가 장식품이냐, 구경하게.”
몸을 일으킨 유천이 묻는 질문에 발록은 넬의 심부름으로 온 것이라 말했고, 유천은 그 말에 어림잡아 자신이 만든 골렘들을 세어보고는 대답을 해주었지만, 그것을 듣고서도 지하실을 나가지 않는 발록을 바라보며 어이없다는 눈치로 물었으나, 발록은 태연히 턱을 괴며 유천을 바라봤고 유천은 툴툴거리며 말은 했지만 표정은 피식 거리며 웃기 바빴고, 몸을 돌려 다시 골렘을 만들기 시작하는 유천이었다.
“근데, 왜 그렇게 하나, 하나 직접 만드는 거야? 단번에 많이 만들면 시간도 덜 들고 편하잖아?”
“그렇게 하면 불량품이 중간에 섞여. 지금 만드는 이 골렘은 지금 목적은 전쟁에 보낼 인형이지만……아.”
“하던 말이나 해. 중간에 끊지 말고.”
“알았다고, 어쨌건 지금 만드는 이 골렘들은 전쟁에 보낸 뒤에, 남은 녀석들은 네크로폴리스를 세울 때, 그 주변은 경계하고 지키는 대 사용해야 된다고. 네크로폴리스를 세우는 도중에 걸리기라도 하면 큰 일이니까.”
“그래서, 불량품은 최소화 시키겠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 시키면 되잖아. 솔직히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골렘 못 만드는 인간이라고는 네 일행 말고는 없을 걸.”
“…….”
발록이 유천의 행동에 대해 질문을 하자, 유천은 이유를 설명하던 도중 뭔가 생각났다는 듯 끊었으나, 자신을 흘겨보며 말하는 발록에 의해 다시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발록의 대안에 유천은 그저 침묵으로 일관할 뿐이었다.
“그런 방법이…….”
“바보.”
그녀의 말에 한참 동안 침묵을 유지하던 유천이 꺼낸 그 말에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하는 발록은 그 말을 끝으로 다시 지하실을 나갔고, 유천은 자리를 털고 일어나 지하실을 따라 나섰다. 어차피 이미 반은 만들어 뒀으니, 바쁜 일이 생겼다 하고 남들에게 미루면 되리라.
“넬 아저씨.”
“아, 자네 왔는가?”
유천은 계획을 새우자 마자 실행에 돌입했다. 지하실에서 나오자 마자 곧장 넬에게 찾아간 유천은 잡무를 보는 듯 서류철을 읽고 있는 넬을 부르며 이미 열린 문을 두드려 자신이 찾아왔음을 알렸다. 그리고 유천을 확인한 넬이 유천을 보고서 아는 척을 하자, 유천은 굳이 말을 돌릴 것도 없이 본론을 꺼냈다.
“골렘 말인데요. 지금 반 정도는 만든 상황에서 급한 일이 생겨서요. 나머지 반을 부탁 드려도 될까요? 재료는 제 지하실에 있으니 재료 걱정은 마시고요.”
유천은 그대로 심각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넬을 설득하듯이 말을 시작했고, 유천의 말이 끝나고 한참을 고민하듯 눈을 감고서 책상을 손가락으로 탁탁 두드리던 넬은 곧 눈을 뜨고 유천에게 말했다.
“알겠네. 일단 의뢰도 아직은 3주 가량 남아있으니, 남은 골렘 제작은 우리가 맡도록 하지. 자네는 볼 일을 맘 편히 보고 오게.”
“감사합니다.”
넬의 대답을 들은 유천은 그대로 앉고 있던 소파에서 일어나 넬에게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인사를 하고는 등을 돌려 넬의 방에서 나왔고, 유천의 표정은 웃음이 가득 차 보는 사람 마저 웃음이 날 정도였다. 한 메시지가 올라오기 전 까지.
-외부에서 연락이 도착했습니다.
[야! 당장 나와!]
“오, 신이시여.”
외부에서 도착한 연락이라고 해 봤자, 캡슐 밖에서 유천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하는 것에 불과했다. 유천은 자신의 고막을 터트릴 듯 고함을 질러대는 지원의 목소리에 표정을 찡그리곤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 모습은 유천의 정체를 아는 사람이라면 몇 번을 보더라도 웃긴 모습이었다. 흑마법사, 혹은 대 마법사가 단지 죽기 싫다는 이유로 마족에게 혼을 팔아 넘기고 된다는 리치. 그런 리치가 신을 찾는 꼴이라니, 유천은 발악을 하겠다는 듯 게임을 종료 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별로 오래가지는 못했다.
-외부에서의 강력한 충격에 의해 강제 로그아웃 됩니다.
“나와 새끼야!”
유천이 강제로 게임이 종료된 충격에 잠시 어지러운 시야에 적응을 못하고 단순히 손으로 눈을 누르며 진정시키고 있을 때, 지원이 유천의 멱살을 잡아 올리며 욕을 지껄일 때, 유천은 비틀거렸지만 오히려 더 강하게 멱살을 움켜쥐는 지원에 의해 발끝이 살짝 땅에서 들린 유천이 켁켁거리며 입을 열었다.
“켁, 이거 놔……!”
갑자기 숨이 막힌 것에 정신을 차린 것인지, 유천은 자신의 멱살을 쥐어 튼 채로 들고 있는 지원의 손을 거세게 후려치는 것으로 겨우 빠져 나온 유천에게 소피아가 표정을 찌푸린 채로 말했다.
“너, 노리고 한 거지?”
“미안하지만 나도 거기서 죽었거든.”
“죽었다는 놈이 멀쩡히 게임을 하고 앉아있어?”
“내 직업.”
“……아.”
소피아는 가볍게 유천에게 막혔다. 같이 죽었다는 유천이 게임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따지려던 소피아는 유천이 자신의 직업을 들먹이자, 간단히 말문이 막힐 뿐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씩씩거리고 있던 지원의 화가 다시 차오른 것과 다시 한번 유천의 멱살을 잡으려던 것은 순식간이었다.
“어딜.”
하지만 그것 또한 시도로 끝날 뿐이었다. 달려드는 지원에게서 한 발짝 떨어진 유천은 타협안을 제시했다. 그리고 그것에 조금이지만 반응하는 그들은 곧 거절의 의사를 표했다.
“던전에서 얻은 거 좀 나눠 줄게.”
“”싫어.””
어쩜 이런 순간에만 다들 통하는 것일까. 보상을 아는 것이라면 쉽게 하지 못할 말이겠지만, 모르는 그들로써는 고작 던전의 보상으로 이 상황을 타계하려는 유천이 좋게 보이지는 않았는지 더 표정을 구길 뿐이었지만 말이다. 그런 그들에게 유천은 살며시 운을 띄웠다.
“골드가 57억이었나…….”
“”…….””
“장비가 400개쯤이고…….”
“”…….””
“보석이 1,200…….”
덥썩-
당장이라도 유천의 멱살을 쥐어 잡고서 복날 개 패듯 때릴듯하던 그들의 분위기는 어느새 훈훈하게 변해 있었다. 아무리 게임에서 죽어 레벨이 3이 떨어졌어도, 저 정도 보상을 주는 던전이라면 몇 번이고 도전할 가치가 있는 것이니까. 가장 먼저 기분파인 지원이 유천에게 어느새 다가와 어깨동무를 걸치며 말했다.
“우리 친구지?”
“누구세요?”
“에이, 그러지 말고.”
“그럼 그 던전 다시 가면 되겠다.”
“그 던전 소유권이 나한테 들어와서 그 안에 있던 돈이랑 아이템들이 나한테 들어온 건데?”
“…….”
지원이 갑자기 유천의 어깨에 어깨동무를 걸치고서 친한 척을 했으나, 유천의 냉정한 대답에도 포기하지 않고서 꾸준히 말을 거는 지원을 뒤로 하고, 간단히 생각한 소피아가 말을 걸자, 유천의 태도에 불만을 느낀 지원이 유천의 어깨에 걸친 팔에 힘을 넣어 헤드락을 걸려던 그 때, 유천의 대답이 다시 들어오자, 헤드락은커녕 유천의 어깨를 털어주는 지원을 보며 유천은 침대에 걸쳐 앉아 웃으며 말했다.
“어차피 너희 덕에 깬 거나 다름 없으니까, 나눠줄 생각은 하고 있었어. 그나저나 돈 더 벌고 싶지? 떨어트린 경험치도 다시 얻고 싶고.”
“넌 또 왜 당연한 걸 묻고 있어?”
유천의 말에 유천의 옆에 앉은 소피아가 유천을 바라보며 대답하자, 유천은 씨익 웃으며 입을 열었다. 당연하게도 거기에 모인 다른 이들의 시선과 집중은 당연한 것이었고 말이다.
“내가 용병단 하나를 하고 있는데 말이지, 전쟁 의뢰가 하나 들어왔어. 대충 지원군 같은 거라 적당히 해도 기본 수당은 약 사천 골드쯤 들어올 거고, 성과에 따라 추가 성과금도 들어오겠지. 어때, 해볼 생각 있어?”
“전쟁이라…….”
“재미있겠다.”
“너랑 같이면 난 어디든 상관 없는데?”
“아, 넌 빠져도 돼.”
“야!”
유천의 말에 각각 다른 반응을 보이며 골똘히 생각을 하고 있는 가운데, 소피아가 유천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당연하다는 듯 말하자, 유천 또한 당연하다는 듯 말하면서 소피아의 머리를 밀어내며 대답했고, 소피아는 그런 유천에게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 뿐이었다.
““워, 우리 돈줄한테 무슨 짓을?””
하지만 그마저도 지원과 성열의 손에 막혀 아둥바둥 거릴 뿐이었지만 말이다. 유천은 그 모습을 보며 웃음을 피식 흘리고는 침대에 아예 누워버리고는 말했다.
“이제 나 잘 거니까 나가.”
밤 새도록 게임을 한 유천의 명백한 축객령에도 불구하고 굳건히 자리를 지키던 그들 또한 아예 자리에 누워버린 채 눈을 감아버린 유천을 보고는 재미없다는 듯 혀를 차고는 나갈 뿐이었다.
============================ 작품 후기 ============================
뇌물이 먹히지 않는 곳은 엄서여.ㅋㅋㅋㅋㅋㅋㅋ
-------------------------------------------------------------------------------
월야수월 : 50억ㄷㄷ
//너무 많았나 생각했지만 지른거 그냥 끝까지 가잔 생각에 내비둔..쿨럭
인핀 : 워메...랄까 유천이도 악독해보이지만 착해...크리스도...랄까 둘이 닮았어?!
//그래요? ㅋㅋㅋ 그렇게 보일 수도 있으려나..ㅋㅋ
사신대왕 : 이보시오!!! 벌써죽다니, 이건 무슨!!!
//미안요. ㅋㅋㅋㅋㅋㅋ 전쟁 에피에서는 오래오래 살려드릴게요 ㅋㅋ
타지아 : 윤석아 너어뜨케알았냐? 놈팽이가 맞고있는건줄
//윤석이가 누구지...ㅋㅋ
덱스트린 : 에.. 크리스와의 전투. 단 몇 마디만으로 스킵완료.
//졸려서 그랬슴다. 죄송함닼ㅋㅋㅋ
IYouMusic : 안녕히주므세영
//잘 잤습니닼ㅋ
무로무로 : 우어어어!!!드디어...정주행 완료!!!나도 캐릭터 됬으면...(이라 써놓고 작가님 괴롭혀 봤으면 이라 읽는다)
//야생의 작가는 도망쳤다!
테레케 : 돈이 생겨났다! 전부 건물짓는데 사용한다 +돈을 많이 획득하셧습니다=이제 돈을 전부 뜯기셔야 합니다
//건물 말고도 뜯기게 생김 ㅇㅇㅋ
라온하임 : @자금확보!
//이제 땅 찾으러!
심심판타지 : 허허
//허허...도망이나 쳐야겠습니다...쿨럭-
vkdlfjs2 : 이제 뺨맞을일만있네
//누구한테요?
인간님 : 띠링 크리스의 내구도가 다하여 유천에게 종속됩노다
//으잌ㅋㅋㅋㅋ
밀리리오 : 저돈은뭐고보석의가치는?장비의가치는?얼마를벌어들인것이냐!!!
//그냥 간단하게 크리스가 드래곤들 때려잡고 걔들 돈 꿍쳐둔 거라 생각하면 되요. 고로 초호화. ㅋㅋ
youngjoon12 : *이제 나의 싸가지가 활약하게 해줘!
//ㅇㅇ 생각해보고
researchers : 팀킬하고서는 보물을 독차지하다니!!
//본색 발동? ㅋㅋㅋㅋㅋㅋ
NOXLUMEN : 우왕 저게 내돈이었으면 ㅋ
//ㅋㅋㅋ 그러게요...
세리신스 : ...아무리마법사가돈을쓸어담는존재라지만..57억이라니..대륙을털었나..
//드래곤 대략 15마리쯤 잡으면 가능할지도.
소마광랑 : 보너스 경험치 5개먹고 금고도 쳐묵쳐묵하다니..복터진놈...ㅋㅋ
//복이 터지다 못해 흘러 넘치네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