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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과의 전투
“…뭐, 기대도 안 했지만 이건 예상 밖인데?”
유천이 방안에서 나름대로는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고 한 듯 했지만, 유천의 말에는 어느 새인가 물기가 서려있었고, 눈에도 또한 물기가 서려가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오늘따라 잠이 안 오고 내일은 아침에 일어나면 배게가 꽤나 축축할 거라 예상하는 유천이었다.
“…괜찮을까?”
“글쎄…엄마가 아무리 심해도 오빠한테 그런 짓까지 한 건 오늘이 처음인데….”
채린이 유천의 굳게 닫혀버린 유천의 방문을 바라보며 중얼거리듯 말했지만 유정은 조심스레 추측을 하고 있었다.
“…유천이 일어나면 잘 대해줘.”
철컥-
채린은 이윽고 한마디를 남기고 집을 나섰고, 유정 또한 잠시 유천의 방문과 현관문을 번갈아 가며 쳐다보고는 고개를 저으며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정말이지 바보 같다니까…둘 다.”
유정은 중얼거리며 자신의 방문을 열고서 무언가 찜찜한 듯 한참 동안을 그렇게 몸을 뒤척거리며 잠을 못 이뤘다.
“으윽….”
해가 밝기 시작한 새벽녘 유천이 악몽을 꾸는 듯 표정을 찌푸리고서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한 채, 누워서 눈도 뜨지 못하고 있었다.
“으아악!!”
그리고 곧 비명을 지르며 일어난 유천은 자신의 땀으로 흠뻑 젖어버린 자신의 옷과 침대보, 이불을 보며 중얼거렸다.
“또 빨래 할 거 늘었네.”
마치 어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평하게 중얼거린 유천은 달력을 확인하고는 인상을 찌푸리고서 중얼거렸다.
“그럼 그렇지. 오늘 따라 꾸지도 않던 악몽을 꿀 때부터 알아봤지.”
전자 시계의 좌측에 위치한 달력은 유천에게 오늘의 날짜가 9월 28일임을 알려주었고, 유천은 곧 중얼거리고는 휴대폰을 집어 들고는 어딘가로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
[오늘 학교 못 갈 것 같아. 이유는 알고 있지?]
유천은 문자를 현수와 세희에게 보내고는 자신의 옷장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귀찮긴 하지만 날도 날인데, 이런 건 챙겨야지.”
유천이 중얼거리며 옷장에서 꺼낸 것은 검은색의 정장이었고, 유천은 정장을 들고서 욕실로 들어섰다.
쏴아아-
샤워 호스에서 나온 수많은 물줄기가 유천의 몸을 사정없이 후려쳤고, 유천은 한참 동안을 물을 맞으며 말없이 서 있다가 수도꼭지를 잠궈 버리고, 몸을 마저 씻은 뒤 수건으로 꼼꼼히 몸을 닦고는 들어오는 길에 챙겨둔 정장을 입기 시작했다.
“으으…. 역시 꽉 끼는 건 질색인데….”
유천은 몸서리 치듯 중얼거리며 몸을 부르르 떨고는 곧 욕실에서 나와 유정의 방문을 두드렸다.
“일어나, 학교 가야지.”
“우으….알았어 오빠.”
그리고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깨어난 것인지 유정은 잠이 덜 깬 듯한 소리를 내며 방문을 열고서 나왔다.
“오늘은 네가 밥 챙겨먹어.”
“응? 오늘 무슨 날이길래 그렇게 정장을…아, 잘 갔다 와.”
유천이 유정에게 한마디를 내뱉고는 현관문 고리를 잡고서 오른쪽으로 돌릴 때, 유정이 중얼거렸고, 곧이어 무언가 떠오른 듯 숙연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 너도 학교 잘 갔다 오고.”
그리고 유천은 살며시 작은 미소를 지으며 현관문을 열고서 밖으로 나왔다.
“아….”
그리고 집 앞에서 머뭇거리던 채린과 마주할 수 있었다.
“누나가 무슨 일이야?”
“아, 어제 일 괜찮냐고 물어보러…”
“괜찮아. 걱정해줘서 고마워. 그럼 난 먼저 가볼게.”
오늘따라 유천의 말투가 부드럽다고 느낀 채린은 의아해 하면서도 유천을 따라가고 있었다.
“아저씨.”
유천은 이윽고 아파트의 입구로 나가 택시를 잡고 있었고, 채린은 그런 유천을 서둘러 쫓아 달리기 시작했다.
끼익-
“아저씨 잠깐만요. 일행이 오고 있어서요. 얼른 와.”
유천은 멈춘 택시의 뒷좌석에 올라타 뛰어오는 채린을 보며 택시기사에게 한마디를 하고는 채린을 돌아보며 손짓을 하며 말하는 유천이었다.
“저기 유천아…”
그리고 택시기사에게 미리 말한 듯 택시 기사가 말없이 어딘가로 차를 몰아가고 있을 때, 유천의 옆에 앉은 채린이 유천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응?”
“이른 아침에 학교 안가고 정장까지 입고 어디 가는 거야…?”
유천이 유정을 돌아보며 말하라는 듯한 태도를 보이자, 채린은 조심스럽게 목적지를 물었다.
“가보면 알게 될 거야.”
유천은 그렇게 대답해주고는 작은 미소를 지어주며 다시 창문 밖을 바라보기 시작했고, 채린은 궁금해 하면서도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았다.
“도착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느덧 한참을 더 달린 후에야 멈춘 택시기사는 그렇게 말하며 차를 멈추었고, 유천은 인사를 하고는 주머니에 있던 지갑을 꺼내 택시기사에게 택시비를 지불했고, 주변을 바라보며 허둥대는 채린의 왼손을 자신의 오른손으로 감싸주듯 잡고는 길을 걷기 시작했다.
“…여기 납골당 아니야…?”
채린이 어느덧 주변을 돌아보고는 확신하고 유천에게 물었고, 유천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맞아. 여기서 이쪽으로 가면…다 왔다.”
유천이 대답을 하면서도 멈추지 않고서 채린을 이끌었고, 곧이어 다 왔다며 채린과 함께 한 유골함 앞에 멈춰 섰다.
[故 최 유진씨의 명복을 빕니다.]
채린은 유골함의 옆에 있는 사진과 모자, 글귀를 보고는 유천을 바라봤고, 유천은 유골함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는 입을 열었다.
“안녕, 엄마? 아들 왔어.”
“……?!”
유천의 한마디에 꽤나 놀란 듯 채린이 눈을 크게 뜨고서 유천을 바라보았고, 유천은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왜 그 동안 안 찾아왔냐고? 엄마, 아들도 요새는 바쁘다고. 어제는 검색어 1위도 먹었다니까.”
유천이 자조섞인 웃음을 지으며 말을 했지만, 말 속에는 이미 물기가 어려있었고, 눈동자라고 별반 상황이 다르지는 않았다.
“이 예쁜 아가씨가 누구냐고? 지금 엄청 유명한 탤런트인데 우리 윗집에 사는 누나야. 예쁘지?”
유천이 그렇게 말하며 채린의 어깨를 툭 쳤고, 채린은 깜짝 놀라 몇 걸음 물러서더니 곧 표정을 고치고서 고개를 숙이며 정중히 말했다.
“안녕하세요. 유천이랑 친한 누나에요. 이름은 유채린 이라고 해요. 잘 부탁 드려요.”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하는 채린의 모습에 유천이 입을 열었다.
“오늘 아들이 찾아와서 기쁜데 예쁜 아가씨까지 데려와서 너무 좋지? 혼자 있다고 외로워 하지 말고, 이렇게 가끔이라도 아들이 찾아올 태니까…그러니까, 그러니까 나 잘 봐줘.”
말을 잘 하다가도 마지막에선 슬픔이 벅차 오르는 듯 물기 어린 목소리로 같은 말을 반복하던 유천이 말을 끝마치고서 고개를 숙이며 잘 있으라며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하며 고개를 숙인 뒤, 채린의 손을 잡고서 납골당을 나가려다 멈칫하고는 다시 뒤돌아 가더니 유골함 옆에 있던 모자를 집어왔다.
“이건 왜…?”
“…누나 아무것도 안 가리고 나왔어. 이러다가 돌아가는 길에 걸리면 어쩌려고.”
아까 울던 모습을 보인 탓일까, 유천이 눈을 못 마주치며 채린에게 모자를 건네주었고, 채린은 그 모자를 받고서 유천에게 물었다.
“이거…누구 모자야?”
“우리 엄마. 마지막으로 나한테 주시려고 했던 모자야. 꽤 촌스럽지?”
유천이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채린의 손에 들린 모자를 채린의 머리에 씌워주었다.
“…이런걸 나한테 줘도 괜찮아?”
“엄마도 좋아하실 거야. 예쁜 아가씨가 모자 써줬다고, 매일 틱틱거리고 대드는 아들보다 훨씬 잘 어울린다고. 가자.”
채린이 유천을 올려다보며 물어보자 유천은 씨익 웃으며 다시 채린의 손을 잡고 납골당을 나왔다.
“자, 이제 집에 가볼까?”
확실히 들어갈 때와, 안에 있었던 때와는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채린의 속마음은 그리 편하지 못했다.
‘바보…다 억지로 웃는게 티나잖아.’
“그래. 얼른 돌아가자.”
하지만 유천을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일까, 환하게 웃음을 지으며 되려 유천을 끌고 가는 채린을 보며 유천이 그날 처음 진심으로 웃었다. 비록 채린은 보지 못했지만 말이다.
============================ 작품 후기 ============================
오랜만에...(있었는지도 모르겠다만)진지한 분위기 갑니다. ㅋㅋ 이번화 보시면 대충 유천이 가족 관계도가 그려지실지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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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squd : 엄마한테 따귀를 맞다니ㅋ
//아프겠다...
KagamineLen : 아아.....,청이에게 새로운 셋템을......귀여운걸로! ㅋㅋㅋㅋ....
//노력할게요...
StayOver : 아떻게>어떻게
//수정완료~!
StayOver : 유정이 데리고>유정을 데리고
//유정이가 유천이 데리고 나왔으니까 요건 맞아요 ㅋㅋㅋ
StayOver : 왜 맞은거죠?...
//글쎄요. 유천이가 지 맘대로 행동해서? ㅋㅋ
세리신스 : 뭐지...?
//글쎄요...ㅋㅋ
인간님 : 작가님 힘내세요~~(난폭한)독자가 있잖아요~~작가님 힘내세요~~(광분한)독자가 있어요~~
//둘 다 위험한거 같은데요...?
하현eRos : 근데요...아직도 이해가 안가는게. 유천이 엄마는유천이한테 왜그래요??????
//조만간 밝혀 드릴게요.ㅋㅋㅋ
책읽는시간 : 담편에 따귀한 이유 외전이 나오나여?
//다음 에피소드에 준비할게요. 짧은 외전정도로
Ek쉽 : 머야ㅋㅋㅋ왜맞은겨
//그러게요...아프겠다.
헤븐리데몬 : 엄마저사람 재수없어.....
//ㅋㅋㅋ...너무 악역틱했나?ㅋㅋ
youngjoon12 : 라면은 제가 만들때 옆에 끼어들어서 드시면 되십니다.
//ㅇㅋ ㅋㅋ
사악한팔라딘 : 찰지구나
//...?!
라오리나 : 신종 싸이코발갼
//ㅋㅋㅋㅋ
IYouMusic : 아으 가족관계 이해하기 넘 힘들어여 ㅠㅠ
//조만간 풀어드릴게요 ㅋㅋ
레어닉네임 : 좋아 유천이를 따까패!
//요게 누굴 노려.
덱스트린 : 어잌후 손이 미끄러졋네 (짜악!!!!) 올 ㅋ
//올ㅋ 멋지다 ㅋㅋ
Lucky Luv : 엉 그렇네 그럼 이번엔 특집으로 꾸며 보겟습니다 나리치 특집 캐릭터 탐구생활 오늘은 무었일까요 아 유천이의 엄마가 도착했어요 유천이를 불러내고선 뺨을 떄리네요 이 삐리리 같은놈을 봤나 하지만 유천인 담담해요 아무 대꾸 없이 그냥방으로 들어가네요 이로써 오늘 캐릭터 탐구생활끝! 다음시간에 만나요
//이번엔 방송 패러딘갘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