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균열에 산다 51화
21. 낭중지추(1)
서율희는 생전 처음으로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민트 초코 맛 아이스크림을 구입했다.
얼마 전 ‘균숙자네 퓨이’ 채널에서 등장했던 귀여운 티아 공주.
퓨이만큼 귀엽고 깜찍한 공주님의 등장은 서율희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가져다주었다.
그리고 자연스레 티아 공주가 가장 완벽한 간식이라 칭하는 민트 초코 맛에 관심이 생겼다.
민트 초코에 대해서 들어 본 적은 있지만 직접 맛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약간 거부감이 드는 색감이었지만, 그녀는 큰맘 먹고 크게 한 스푼 떠서 입안으로 가져갔다.
‘으음?!’
처음은 달콤한 초콜릿 맛이 느껴지고 뒤로 갈수록 청량한 민트 맛이 초콜릿의 텁텁한 맛을 잡아주었다.
오묘한 민트 초코의 조화로운 맛에 중독되어, 계속해서 아이스크림을 떠먹었다.
한참을 그렇게 민트 초코의 맛에 빠져 있을 때 누군가 그녀의 방문을 두드렸다.
-똑. 똑. 똑.
“율희야. 나다.”
길드 내에서 그녀의 이름을 이렇게 편하게 부르는 존재는 딱 한 명뿐이었기에 그녀는 곧바로 답했다.
“들어와요.”
그녀의 대답과 함께 50대 건장한 체격의 남성이 방안으로 들어왔다.
남자는 미소와 함께 친근하게 말을 건넸다.
“바쁘냐?”
“아뇨. 왜 그래요?”
서율희는 계속 아이스크림을 퍼먹으며 편안히 대답했다.
“내일 괜찮으면 같이 바람이라도 쐬러 갈까?”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 부길드장이 그렇게 막 나다녀도 돼요?”
“그냥 놀러 가자는 건 아니고. 길드 일 때문에 만나볼 사람이 있는데. 괜찮으면 너도 같이 갔으면 해서.”
그녀는 퍼먹던 스푼을 내려놓고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뭔데요, 아저씨. 나를 부르는 걸 보니까 높으신 분 만나는 일은 아닌 것 같고. 만만한 조장급 인물이 필요한 일이면 인재 영입?”
서율희의 날카로운 추측에 남자는 질린 표정으로 말했다.
“에휴. 네 말 맞아. 길드에 영입 제의하러 갈 예정이야. 그리고 만만하다가 뭐냐? 친하다고 표현해. 생긴 건 예쁘장한데 입은 왜 이렇게 삭막해.”
“몰라요. 키워준 사람한테 배웠나 보죠.”
“…….”
“그래서 얼마나 대단하신 인재길래 대단하신 부길드장님이 직접 움직이시는 거예요?”
남자는 졌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그녀의 질문에 대답했다.
“저번에 한창호 조장 사건 기억해? 왜 D등급 균열 파티가 C등급 거미 여왕 균열을 돌파했던 일 말이야.”
서율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때 길드를 떠들썩하게 했던 일이었고 얼마 지나지도 않은 시점이라 당연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 한창호 조장의 조원들이 가지고 있던 아이템이 정체불명의 힘으로 업그레이드됐었는데. 아무래도 그 정체불명의 힘을 가진 사람을 찾은 것 같다.”
“정말요?”
관심을 보이는 서율희에게 남자는 신문 하나를 그녀의 책상 위에 올려뒀다.
신문의 1면에는 아티팩트 경연대회 우승에 관련된 기사와 사진이 게재돼 있었다.
서율희는 사진 한가운데에 미인 여성을 가리키며 물었다.
“이 여자분 말하는 거예요?”
“아니. 그 옆에 있는 남자다.”
그녀는 사진 한쪽에 조금 작게 나와 있는 남자를 바라봤다.
‘시연자. 전…… 세…… 진?’
분명 처음 보는 남자일 텐데 왠지 모르게 친숙한 기분이 들었다.
굉장히 기묘한 기분이었다.
* * *
나는 오랜만에 문자로 신지아와 대화를 나누었다.
그녀는 아직도 빠듯한 일정으로 매일매일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서로에 대한 간단한 안부 이야기를 나눈 후.
내일 오후 늦게 일정이 조금 빌 것 같으니, 공방에서 만날 수 있겠냐는 그녀의 제안을 받았다.
나는 괜찮다고 문자를 보냈고 곧바로 그럼 내일 보자는 그녀의 답장을 받았다.
그녀의 답장을 보니 마지막으로 그녀를 봤을 때가 떠올랐다.
엄청나게 라면이 먹고 싶었던 그 날 밤 이후로 한 번도 얼굴을 본 적이 없었다.
정말 오랜만에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데이트 약속을 잡은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렸다.
신지아와 만날 약속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때.
♩∼♬∼♪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전세진 씨 연락처 맞습니까?
“네. 제가 전세진인데요. 누구시죠?”
-오성 길드의 부길드장을 맡고 있는 김도훈이라고 합니다. 혹시 한창호 조장님 기억하십니까?
상대방이 한창호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자, 한창호에게 받았던 명함과 명함 구석에 박혀 있던 오성 길드 이름을 생각해냈다.
“아, 기억하죠. 그런데 무슨 일로 저에게……?”
-다름이 아니라 저번에 저희 한창호 조장과 조원들이 세진 씨께 신세를 진 것 같아서요. 꼭 한번 대접을 해드리고 싶은데. 내일 시간 괜찮으십니까?
“아뇨. 제가 한 게 뭐가 있다고. 제가 오히려 신세를 많이 졌죠.”
-하하하. 너무 겸손하신 것 같네요. 저희는 그래도 꼭 한번 만나 뵀으면 좋겠는데. 안 되겠습니까?
나는 끈질기게 만남을 부탁해 오는 상대방의 태도에 어느 정도 직감했다.
여왕 거미 균열에서 있었던 일이 어느 정도 들통난 것 같았다.
그게 아니라면 부길드장이나 되는 사람이 지난 일을 가지고 대접을 운운하며 만남을 청할 이유가 없었다.
나는 어찌할지 고민하다가 체념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내일 오후에는 약속이 있어서. 오전밖에는 시간이 없을 것 같은데요.”
-그럼 당연히 저희 쪽에서 시간을 맞춰야죠.
오성 길드의 부길드장은 순식간에 내일 약속 시간과 근처 카페를 약속 장소로 잡았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어차피 언젠가는 벌어질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일찍 눈앞에 그 일이 벌어진 것 같았다.
한창호가 나에게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 떠올랐다.
-언제까지 숨길 수는 없을 거다…… 영원한 비밀은 없으니까.
나는 챙겨두었던 한창호의 명함을 꺼내 들었다.
‘한번 연락해 볼까?’
길드 관련해서는 도움이 될 거라며 주었던 그의 명함.
그의 연락처를 보며 잠시 고민을 하고 있던 와중에 또다시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이번에도 역시 모르는 번호였다.
“여보세요?”
-안녕하십니까? 전세진 씨 맞으시죠?
“네. 그런데 누구시죠?”
-저는 각성자 관리본부의 최동호 팀장이라고 합니다.
“아. 네.”
아까 전과 비슷한 패턴으로 이어지는 통화에 묘한 기시감이 느껴졌다.
-혹시 오성 길드에서 연락 오지 않았나요?
내 통화 내용을 꿰고 있는 상대방의 행동에 자연스럽게 경계심이 생겨났다.
나는 살짝 날을 세워 반문했다.
“방금 왔었는데. 어떻게 아신 거죠?”
-너무 불쾌해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정보를 알게 된 경로는 세진 씨 쪽이 아니라 오성 길드 쪽을 통해서 알게 된 겁니다.
오히려 당당하게 나오는 상대방의 태도에 불쾌감은 조금 사라졌지만, 떨떠름한 기분은 어쩔 수 없었다.
-혹시 오성 길드와 만나시기로 하셨습니까?
“네. 내일이라도 찾아오겠다고 하셔서. 오전에 약속을 잡았습니다.”
-하하. 오성 길드도 어지간히 급했나 보군요. 혹시 괜찮으시다면 저도 그 약속에 동참해도 되겠습니까?
“네?!”
-어차피 저희도 비슷한 말씀을 드리게 될 것 같아서요. 세진 씨 입장에서는 함께 얼굴 보는 게 시간 절약도 되고 더 좋지 않을까요?
“뭐…… 저는 그렇긴 한데. 오성 길드 쪽에 실례가 될 것 같아서.”
-괜찮습니다. 어차피 오성 길드도 피할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할 테니까요.
결국, 최동호 팀장도 내일 오전에 함께 만나기로 결정되었다.
그는 통화를 종료하기 전 마지막 말을 남겼다.
-아, 세진 씨. 아마 한 군데에서 연락이 더 올 겁니다.
“……?”
그리고 그의 말은 곧바로 사실이 되었다.
-전세진 씨 휴대폰 번호 맞나요?
“에휴, 네. 맞습니다만?”
-오랜만에 연락드리네요. 각성자 협회의 박선영입니다. 잠시 통화 가능하신가요?
* * *
내가 사는 균열 근처의 카페.
보통 오전에는 한산하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흐르는 이 카페에, 오늘은 어색한 분위기와 기묘한 긴장감이 넘쳐 흘렀다.
오성 길드에서 두 명. 관리본부에서 두 명, 협회에서 두 명.
그리고 어제 연락하자마자 오늘 곧바로 달려와 준 한창호와 나를 포함에 총 8명의 사람이 카페에 모여들었다.
8명이 모두 한 테이블에 앉을 수 없어서.
나, 김도훈 부길드장, 최동호 팀장, 협회의 박선영.
이렇게 4명이 한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이미 통성명은 서로 끝낸 상태였지만, 누구 하나 먼저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이 없었다.
시켜 놓은 아메리카노가 미지근해지려고 할 때, 최동호 팀장이 먼저 침묵을 깼다.
“아무래도 제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야 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김도훈 부길드장님.”
“일단은 그게 맞겠지. 자네가 먼저 해봐.”
“…….”
최동호 팀장의 말에 김도훈 부길드장이 고개를 끄덕였고, 박선영은 가만히 침묵을 유지했다.
나는 조용히 그 상황을 지켜보며 아메리카노를 홀짝거렸다.
“세진 씨. 일단 왜 이런 난잡한 상황이 생겼는지 말씀드리기 앞서, 예전에 갑자기 생겨난 D등급 균열에서 시민들을 도와주신 일 기억하고 계십니까?”
과거에 능력을 얻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임진혁 경사와 했던 일을 말하는 것 같았다.
“네. 기억하죠.”
“저희는 그때부터 세진 씨를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 세진 씨는 저희 분류 등급에 따라 화이트 등급으로 올라갔죠.”
“화이트 등급이요?”
“쉽게 설명하면 주시 대상 정도 되겠네요. 기계도 잡아내지 못한 균열의 발생을 미리 예견하고 막아내셨으니까요.”
그의 설명에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그다음에 있었던 거미 여왕 균열 사건. 저희는 그 사건을 기점으로 세진 씨를 레드 등급으로 설정했습니다. 한마디로 잠재적 위험인물로 판단한 거죠.”
나는 그의 설명에 억울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아니. 제가 뭘 했다고?”
“2개의 사건을 통해서 저희는 세진 씨가 위험한 균열을 만들어 냈다고 의심했습니다. 만약 정말로 그런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국가 안전에 큰 잠재적 위험이니까요.”
솔직히 개고생하면서 사람을 도와주고, 구해준 입장으로 굉장히 불쾌하고 억울했다.
“하하. 너무 그런 표정 짓지 마시죠. 한때 그런 의심을 했었다는 거니까. 최근에 저희 나름대로 조사한 결과. 그 위험한 균열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발견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최동호 팀장은 살짝 목이 말랐는지 카모마일 차를 한번 홀짝이고 설명을 이어나갔다.
“또 여러 가지 사건들과 정보를 통해 세진 씨가 가진 능력을 어느 정도 추측할 수 있었죠. 서재필 교수, 혜윰 공방 신지아 씨, 정대훈 가족 파티의 아이템.”
“…….”
“저희도 정확히 파악한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맞을 거로 생각합니다. 그렇죠? 세진 씨.”
그는 마석을 판매한 서재필 교수, 문양의 힘을 같이 연구한 신지아,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해 줬던 정 씨 가족까지 차례로 언급했다.
아주 자세히는 모르는 것 같지만 거의 모든 능력을 대략적으로 파악 당한 것 같았다.
꽤 조심스럽게 능력을 사용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전부 들통나버리니. 생각보다 마음이 무거웠다.
“너무 상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희가 이런 정보를 가지고 세진 씨를 압박하거나 뭔가를 요구하려는 목적이 아니니까요. 오히려 저희는 세진 씨를 보호하기 위해서 움직인 겁니다.”
“보호?”
“네. 얼마 전 내부적인 토의를 통해 세진 씨의 등급을 블루 등급으로 설정하는 제안서가 통과되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김도훈 부길드장이 끼어들어 물었다.
“그건 언제 통과된 건가?”
“최종 결재가 떨어진 건 2일 전이었습니다.”
“이런 젠장!”
김도훈은 정말 아쉽다는 듯 거칠게 소리를 내뱉었다.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저기. 블루 등급은 뭔가요?”
“블루 등급은 국가에 잠재적으로 큰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인재에게 매기는 등급입니다.”
“……?!”
“한마디로 특별한 능력을 갖춘 각성자에게만 부여되는 등급입니다. 등급이 설정되는 순간 해당 각성자는 국가의 최우선적인 보호와 관리 대상으로 삼습니다.”
전혀 상상치 못한 이야기에 놀란 표정을 얼굴에 그대로 내비쳤다.
“오늘 오성 길드와의 만남에 저희가 끼어들게 된 이유도 그것 때문입니다. 블루 등급의 각성자는 저희의 참여 없이 마음대로 길드와 계약을 맺을 수 없거든요.”
“그건 제 의사를 제한하는 겁니까?”
내 질문에 그는 황급히 손을 내저으며 부인했다.
“아뇨. 절대 아닙니다. 세진 씨의 의사는 최우선으로 존중해 드립니다. 대신 국가 입장에서 생길 최악의 상황은 방지해야 하므로 일정 부분 계약에 개입하는 겁니다.”
나는 어떤 상황을 말하는 건지 정확히 이해할 수 없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때 김도훈 부길드장이 나서서 한마디 툭 던졌다.
“인류의 적은 균열이지만. 한국의 적은 균열 하나뿐이 아니라는 뜻이지.”
그의 말에 최동호 팀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덧붙였다.
“정확합니다. 세진 씨가 한국에서 활발히 활동해 주시는 건 좋은 일이지만, 다른 나라로 가게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니까요.”
“아…….”
나는 그제야 최동호 팀장의 말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실제로 유능한 각성자를 강대국에서 비밀리에 빼가는 일은 비일비재한 일입니다. 특히 약소국일수록 속절없이 능력자들을 빼앗기게 되죠.”
갑자기 커져 버린 이야기의 스케일에 정신이 조금 멍해졌다.
“아무튼, 저희가 하는 일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하고, 알려드리는 일입니다.”
“그럼 국내 길드와 계약하는 건 상관없지 않나요?”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게. 국내 소속 길드인데도 우리나라 법망을 피해서 해외 쪽 길드로 각성자를 보내버리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꽤 복잡한 이야기였지만 왜 이런 상황이 연출 되었는지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세진 씨가 원하신다면 좋은 조건에 국내 길드에 가입해서 활동하시는 것도 정말 좋은 일입니다만. 국가의 발전을 위해 국가에 소속되어 활동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겁니다.”
최동호 팀장은 내게 뜨거운 눈빛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그때.
지금껏 조용히 있던 각성자 협회 박선영이 치고 들어왔다.
“뭐. 대충은 다 맞는 말이지만. 국가의 발전이 어쩌고. 너무 낡은 것 같지 않아요?”
“하하. 애국심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죠.”
“그렇다고 애국심을 강요하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니죠.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와야 하는 거죠.”
“…….”
“…….”
최동호와 박선영의 눈빛이 허공에 부딪히며 불꽃이 튀듯 격렬하게 얽혔다.
김도훈 부길드장은 그 모습을 보며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강렬한 눈싸움을 벌이던 박선영이 잠시 강렬한 눈빛을 거두고 김도훈을 향해 웃어 보이며 말했다.
“부길드장님. 이번엔 제가 세진 씨와 이야기를 좀 나눠도 될까요?”
“…….”
김도훈은 체념한 표정으로 한 손을 정중하게 내 쪽으로 들어 보였다.
먼저 하라는 의사 표현인 듯했다.
그의 허락을 받은 박선영이 더 화사한 미소를 내게 보냈다.
“안녕하세요, 세진 씨. 각성자 협회의 박선영이라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