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균열에 산다 32화
13. 싸움의 결말
힘겹게 눈을 뜨자 여왕 둥지의 천장이 보였고.
곧이어 내가 누워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었다.
고개를 왼쪽으로 돌려보니 멀지 않은 곳에 앉아 쉬고 있는 일행의 모습이 보였다.
모두 만신창이가 된 모습이지만 가벼운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때 오른쪽에서 누군가 외쳤다.
“아빠! 세진이 형 깨어났어요!”
목소리에 놀라 이번엔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선우와 아윤이 나를 향해 뛰어오고 있었다.
“오빠! 괜찮아요?”
아윤은 곁에 주저앉아 내 상태를 살피며 물었다. 얼굴에는 걱정이 한가득했다. 선우도 한발 늦게 곁으로 다가왔다.
곧이어 다른 일행 모두 내 곁으로 몰려들었다.
“선우야. 나 좀 일으켜 줄래?”
“알았어요.”
나는 선우의 손을 잡고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몸을 일으키자 머리가 핑 도는 느낌과 함께 어지럼증이 생겨났다.
“으음.”
질끈 눈을 감으며 나도 모르게 신음을 흘렸다. 이 모습을 본 선우가 다급하게 말했다.
“형. 아직 힘들면 누워 있어요.”
“아냐, 괜찮아. 조금 어지러울 뿐이야.”
몇 마디 안 했을 뿐인데 목이 타는 느낌에 마른침을 삼켰다.
“여기 물 있으니. 목이라도 좀 축이세요.”
쌍검을 사용하던 남자가 나에게 물통을 건넸다. 나는 느릿하게 고개를 돌려 감사를 표했다.
“감사합니다.”
손을 뻗어 물통을 집으려는데 아윤이 한발 먼저 물통을 집더니 뚜껑을 열여 입에 가져다주었다.
“자. 오빠.”
“어어…… 그래.”
혼자서 마실 수 있다고 하려고 했는데, 주변 일행에 무언의 압박 속에 나는 가만히 물을 받아먹었다.
-꿀꺽. 꿀꺽.
아윤은 아주 조심스럽게 물을 조금씩 내 입으로 흘려보내 주었다.
미지근한 물이었지만 타는 목을 축이기에는 충분했다.
어느 정도 목을 축이자 어지럼증도 많이 가라앉고 정신이 돌아오는 기분이 들었다.
“세진아.”
대훈 아저씨가 불쑥 일행 사이로 튀어나오며 내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와락 나를 끌어안았다.
“정말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아저씨?”
“괜찮은 거냐? 어디 아픈 데는 없어?”
“네. 괜찮아요.”
아저씨는 눈가가 촉촉해져 몇 번이고 내 상태를 살폈다.
“쯧. 괜히 호들갑 떨지 말고 떨어져라. 무리해서 잠깐 기절한 것뿐이라니까.”
뒤이어 절뚝거리며 한창호가 나타나 아저씨에게 핀잔을 줬다. 아저씨는 그 말에 신경 쓰지도 않고 계속 내 몸을 살폈다.
한창호는 인상을 찌푸리며 선우에게 눈짓했고, 선우가 아저씨를 말려 겨우 내 곁에서 떨어뜨렸다.
한창호는 품속에서 포션을 꺼내 나에게 건넸다.
“마셔라. 외상 치료용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 기력을 회복시켜 줄 거다.”
얼른 봐도 비싸 보이는 포션이라 살짝 망설이고 있으니 그가 말을 덧붙였다.
“반쯤은 내가 마셨다. 남은 포션도 빨리 먹지 않으면 약효가 사라지니, 남겨도 의미 없다. 쓸데없는 생각 말고 마셔라.”
“감사합니다.”
나는 포션 마개를 열고 입안에 털어 넣었다.
달큰한 맛과 함께 마치 녹아드는 것처럼 포션이 목을 타고 넘어갔다. 가슴부터 훈훈한 기분이 온몸 구석구석 퍼지면서 활력이 조금 돌아왔다.
내 얼굴에 불그스름하게 생기가 돌아왔다.
주변 일행은 내 모습을 보고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다.
나는 이 분위기가 어색해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
“어떻게 된 거죠? 중간에 기절해 버려서.”
“내가 설명해 주마.”
내 질문에 아저씨가 나서 간략하게 설명해 주었다.
나의 매직 미사일에 여왕은 치명적인 피해를 입고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고 한다.
여왕이 죽자 나머지 거미 괴물들도 뒤따라 죽음을 맞이했고 전투는 끝이 났다는 이야기.
쓰러졌던 나는 30분 만에 정신을 차린 거라고 한다.
“잠시 휴식도 취하고, 네가 깨어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아저씨의 설명에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히 나의 마지막 도박은 성공했나 보다.
두 가지의 문양을 동시에 사용하는 도박.
지금도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 식은땀이 흐르는 기분이다. 뭣도 모르고 시도한 방법이었지만, 정말 머리가 터져 죽을 것 같은 고통이었다.
다시 시도하라면 절대 하지 못할 것 같았다.
“정말 대단했어요. 마지막의 그 마법도 아티팩트를 사용하신 건가요?”
한창호 일행의 여자 마법사가 흥분한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아…… 예. 그렇습니다.”
“와! 혹시 직접 만드신 건가요?”
“아뇨. 제가 만든 건 아닌데.”
“그럼 누가 만드신 거죠? 혹시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그녀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내 아티팩트를 바라보며 연속으로 질문했다.
내가 난감한 표정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한창호가 그녀를 제지하고 나섰다.
“그런 질문은 나중에. 일단 여기서 빠져나가는 게 우선이다.”
그녀는 약간 아쉬운 표정을 지었으나 한창호의 말에 따라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눈빛은 힐끔힐끔 내 아티팩트를 바라봤다.
“아직 균열핵을 제거 못 했으니 아직 끝나지 않았다. 휴식도 충분히 취했으니 모두 흩어져 균열핵을 찾아야 해.”
한창호의 지시에 따라 두 사람씩 나뉘어 균열핵을 찾기 시작했다.
나머지 일행은 나에게 좀 더 쉬라고 권유했지만, 포션을 마신 뒤로 상태가 많이 좋아져서 아저씨와 같이 균열핵을 찾아 나섰다.
여왕의 둥지 곳곳을 돌아다니며 살펴보았지만, 사방에 뒤덮인 거미줄 때문에 균열핵은 쉽게 발견되지 않았다.
“세진아. 넌 여기 기다리고 있어 봐. 여기 구석만 돌아보고 올게.”
아저씨는 나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말하고 둥지 구석을 살피러 돌아다녔다.
나는 살짝 피곤한 기분에 멍하니 주변을 둘러보다가, 벽 부분에서 희미한 빛이 새어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그곳으로 다가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거미줄을 떼어내니 벽면에 빛나는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문양?’
나는 누가 보는지 주변을 두리번거린 뒤, 벽면에 적힌 문양을 소리 내어 읽었다.
-파아아앗!
문양에서 엄청난 빛이 쏟아져 나와 나를 뒤덮었다. 곧이어 어디론가 빨려 들어가는 느낌과 함께 의식을 잃어버렸다.
* * *
“으응?”
정신을 차렸을 때는 작은 공간 안에 들어와 있었다.
주변은 빛도 들어오지 않는 온통 검은 공간이었지만, 어째서인지 보는 데 지장이 없었다.
그리고 공간 한가운데에 균열석이 꽂혀 있는 받침대가 보였다.
나는 받침대 앞으로 다가가 균열석을 뽑아 들었다.
[??? 균열을 성공적으로 제거했습니다.]
[경험치 5,000 Exp를 획득합니다.]
[보상으로 ‘나무로 된 톱니바퀴×10’을 획득합니다.]
[보상으로 ‘고철로 된 톱니바퀴×3’을 획득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아르키트 회로 이론’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퓨이’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퓨이’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수많은 알람 세례와 함께 경험치와 보상을 획득할 수 있었다.
레벨이 1레벨 올랐고, 전투에 참여하지도 않은 퓨이도 2레벨이나 올랐다.
뿌듯한 마음으로 돌아가기 위해 뒤돌아서려는 순간.
-e……d……rai……th n……i
누군가 내 머릿속에 속삭였다.
나는 황급히 주변을 돌아봤지만, 검은 공간 안에는 나와 받침대뿐이었다.
-edrai……th…… ni
-edraith…… ni
-edraith ni
…….
…….
…….
-나를 구해줘.
머릿속에 속삭임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속삭임은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나를 구해줘.
그저 구해달라는 말만 반복하는 미지의 존재.
나는 답답함에 허공을 향해 소리쳤다.
“뭐야? 어떻게 구해달라는 거야?”
-나를 구해줘.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속삭임을 무시하고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떤 미지의 힘이 나를 계속 이곳에 붙잡아 두고 있었다.
검은 공간에 남아 있는 것은 나와 받침대.
나는 받침대로 다가가 질서 문양의 힘을 사용했다.
“Sanye(질서)”
머리에 뜨끈한 느낌이 들기 시작하며 받침대에 새겨진 문양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복잡한 문양을 살피는 와중에 점점 어지러워졌다. 마지막 전투의 여파가 아직 남아 있는 듯했다.
나는 필사적으로 어지러움을 참으며 복잡한 문양들 사이에 실마리를 찾아 헤맸다.
정신이 혼미해지려 할 때쯤 이상한 부분을 찾아낼 수 있었다.
나는 다급하게 내 의지를 문양의 회로를 통해 그 부분으로 보냈다.
그리고 내 의지에 따라 스위치가 돌아가듯 회로가 변경됐다.
-달칵!
-그르르르르릉!
받침대가 뒤로 밀려나며 바닥 아래에서 무언가 천천히 올라오기 시작했다.
완전하게 모습을 드러낸 그것은 새하얗게 빛나는 수박보다 커다란 구슬이었다.
-나를 구해줘.
다시 한번 들려오는 속사임.
본능적으로 확신할 수 있었다. 이 구슬이 나에게 속삭인 그 존재라는 것을.
나는 손을 뻗어 새하얀 구슬에 가져갔다.
[숨겨진 유물을 찾았습니다.]
[추가로 보상을 획득합니다.]
[경험치 1,000 Exp를 획득합니다.]
[보상으로 ‘나무로 된 톱니바퀴×5’을 획득합니다.]
[보상으로 ‘고철로 된 톱니바퀴×1’을 획득합니다.]
[보상으로 ‘아르키트 왕가의 징표×1’를 획득합니다.]
-파아앗!
구슬은 강렬한 빛을 내기 시작하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어디론가 사라졌다.
눈앞에서 사라진 구슬 때문에 당황하는 사이, 시야가 어둠으로 뒤덮이며 내 의식이 끊어졌다.
“세진아.”
“…….”
“세진아!”
“예에?”
아저씨의 부름에 깜짝 놀라 정신을 되찾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다시 여왕 거미의 둥지로 되돌아와 있었다.
“아까부터 계속 멍하니 서서 뭐해?”
‘뭐지? 꿈이었나?’
내 이상한 반응에 아저씨가 걱정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어디 아픈 거 아냐? 잠시 누워 있을래?”
“아뇨. 잠시 딴생각하느라. 죄송해요.”
“그래. 아픈 곳 있으면 바로 이야기해라.”
아저씨와 잠시 말을 나누는 동안 멀지 않은 곳에서 누군가 소리쳤다.
“입구가 열렸습니다!!”
나와 아저씨는 깜짝 놀라 소리가 들린 곳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정말로 균열 입구가 새로 생겨나 있었고, 입구를 통해 무장한 사람들이 넘어오고 있었다.
그중 한 명이 우리를 둘러보며 말했다.
“균열 관리센터 미궁 진압반입니다. 다치신 분 없습니까?”
* * *
“어지럼증이 심하셨다고요?”
“네. 능력을 사용하느라 머리가 엄청 아팠는데, 기절하고 일어나니 심하게 어지러웠습니다.”
“능력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나타나는 일반적인 증상입니다. 그래도 기절하시면서 머리 쪽에 충격이 있었을지도 모르니,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나는 균열 밖에서 대기하던 의료진에게 진찰을 받고 있었다. 그 옆에서는 정 씨 가족이 딱 붙어서 나를 지켜봤다.
“선생님 세진이는 괜찮은 겁니까?”
“네. 과도한 능력사용에 따른 일반적인 증상입니다. 정확한 건 정밀 검사를 받아봐야겠지만요.”
괜찮다는 말에 아저씨와 남매는 안심한 표정을 지었다. 정 씨 가족의 모습에 뭔가 부끄럽기도 하고 기분 좋기도 했다.
“내가 별일 아니라니까. 호들갑 좀 그만 떨어라.”
한창호가 상처 난 다리에 붕대를 감고, 목발을 짚은 채로 뒤에서 나타났다.
그는 이쪽으로 다가오더니 내 상태를 봐준 의료진에게 무언의 눈짓을 보냈다.
“아. 그럼 저는 다른 분들 상태를 보러 가보겠습니다.”
눈치 빠른 의료진이 자리를 비켜주자 한창호는 우리를 둘러보며 용건을 꺼냈다.
“당장은 저쪽에서 잘못한 게 있어서 별말이 나오지 않겠지만, 조금만 지나면 어디서든 말이 나올 거다.”
“…….”
“알고 있겠지? 원래대로라면 8명의 인원의 수준으로 절대 클리어할 수 없는 균열이었다.”
아저씨는 한창호의 말을 듣고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야 숨길 게 없으니 상관없지만, 저 친구는 다르겠지?”
한창호는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의 무거운 시선에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괴상한 능력, 말도 안 되는 위력의 아티팩트. 전부 의문투성이지.”
“창호야. 그러니까…….”
“내 말끝까지 들어라. 개인적으로 흥미가 생기는 건 사실이지만 모두 덮어두기로 했다.”
“…….”
“누군가 균열에 있었던 일을 물어본다면. 대훈, 너와 나의 과거 경험으로 클리어했다고 둘러댈 거다. 그러니 너도 그런 줄 알아라.”
아저씨는 한창호의 말에 환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 조원들이 인사를 하고 싶다고 했지만 내가 말렸다. 괜히 시선을 모을 필요는 없으니까. 대신 내가 감사 인사를 전하지.”
그는 목발에 의지한 채 고개를 깊숙이 숙였다.
“오늘 큰 신세를 졌다. 우리 조를 대표해서 고맙다.”
“아뇨, 신세라뇨. 다 고생했는데.”
고개를 든 한창호는 나에게 명함을 건네주며 말했다.
“길드 명함이지만 내 개인적인 은혜를 갚기 위해 주는 거다. 혹시 이쪽 일에 관련해서 곤란하거나 필요한 일 있으면 연락해라. 대훈이 놈보다는 내가 길드 관련해서 더 도움이 될 테니.”
“감사합니다.”
“언제까지 숨길 수는 없을 거다. 조원들에게도 말은 해놨지만 영원한 비밀은 없으니까.”
“…….”
나에게 말을 끝마친 그는 남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 모습에 아윤이 톡 쏘는 말투로 물었다.
“우리한테도 할 말 있어요?”
“입구에서 너희 파티를 무시했던 일. 미안하다.”
“…….”
“균열에서 너희가 보여준 용감한 모습은 내가 부끄러울 정도였다.”
그는 다시 한번 정중히 고개 숙이며 남매에게 사과했다.
생각지도 못한 그의 행동에, 아윤도 선우도 크게 당황하며 어찌할 줄 모르는 표정이었다.
한창호는 마지막으로 대훈 아저씨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에서 수많은 감정이 느껴졌다.
“너는 멍청한 놈이다.”
“…….”
“이렇게 좋은 인재들을 그토록 오랫동안 D등급 1단계에서 썩게 했으니.”
“나도 알아.”
“알면 됐다. 멍청한 놈.”
“시끄러. 재수 없는 놈.”
한창호는 피식 웃더니 쌩하고 몸을 돌려 가버렸다.
나는 멍한 표정으로 한창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참 알다가도 모를 아저씨네.’
* * *
나는 대훈 아저씨의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저씨는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걱정했지만, 나는 한사코 사양하며 집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냥 텐트 안에 누워 퓨이를 껴안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균열 입구에 들어서고, 익숙한 텐트가 보이자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졌다.
“퓨이야. 나왔다.”
“퓨이!”
평소와 다름없이 나를 향해 달려오는 퓨이. 나는 퓨이를 품속에 꼭 껴안았다.
“퓨이. 퓨이. 퓨이!!”
“응? 퓨이야 왜 그래?”
“퓨이∼!”
퓨이는 다급한 표정으로 텐트를 향해 꼬리를 가리켰다. 퓨이의 이상한 행동에 긴장한 표정으로 텐트로 다가갔다.
-스으윽.
텐트의 입구를 걷어내며 조심스럽게 내부를 들여다보니.
“어?”
이상한 검은 공간에서 봤던 커다랗고 새하얀 구슬이 퓨이의 전용 방석 위에 떡하니 올려져 있었다.
“퓨이. 퓨이!”
퓨이는 자신의 자리를 빼앗은 구슬을 보며 울상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