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균열에 산다 13화
거칠었던 숨을 겨우 고르고 주변을 둘러보니 어리둥절한 표정의 사람들이 보였다.
내 눈앞에는 아직 검붉은 빛을 내뿜는 균열이 그대로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세진 씨!”
“임 경사님!”
임진혁 경사가 길 건너편에서 내 이름을 부르며 달려왔다. 그도 급하게 뛰어왔는지 숨이 거칠었다.
“어떻게 된 겁니까?”
임 경사도 눈앞에 균열을 전혀 보지 못했다.
‘내 생각이 맞는다면.’
[‘임진혁’을 균열의 손님으로 초대합니다.]
[초대한 손님 (1/4)]
“헛!”
그는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균열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임 경사님. 설명은 나중에 하고. 지금 이 균열 속으로 사람들이 빨려 들어갔습니다.”
“빨려 들어갔다고요? 그럴 수가.”
“정말입니다.”
“사람들이 빨려 들어간 지 얼마나 됐습니까?”
“아직 몇 분 지나지 않았습니다.”
임 경사는 균열을 잠시 바라보더니 결심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들어가 봐야겠습니다. 세진 씨는 여기서 기다리세요.”
“혼자 들어가실 생각입니까?”
“균열 안에 시민들이 위험합니다. 저라도 먼저 들어가야 합니다.”
“임 경사님! 설마 이 균열이 평범한 E등급 균열이라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겠죠? 혼자서는 위험합니다. 지원을 기다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도 눈앞에 있는 균열의 위험성을 충분히 느끼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그의 결정은 변하지 않았다.
“이건 위험의 문제가 아닙니다. 경찰인 이상 무조건 가야 합니다.”
임 경사의 강렬한 눈빛을 보고 더는 말릴 수 없음을 깨달았다.
‘어떻게 하지?’
눈앞의 균열은 평소에 보던 E등급 균열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불길했다.
이 균열을 막지 못하면 페널티가 생긴다고 했지만, 굳이 내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며 막아야 하는지 의문이었다.
저 균열 안에 어떤 괴물이 튀어나올지 모르는데. 겨우 야구 방망이와 아티팩트 팔찌 하나, 거기다 제대로 된 전투 스킬도 없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임 경사와는 달리, 나는 안으로 끌려들어 간 사람들의 안위는 크게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다른 사람을 구하기 위해 생명을 걸 정도로 영웅적이지 않기 때문에.
하지만 내 전화 한 통에 의심하지 않고 뛰어 나와준 사람을 홀로 보내고 싶지 않았다.
만약 임 경사 혼자 균열에 들어갔다가 안 좋은 일이라도 생긴다면 스스로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고심 끝에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그럼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그건 안됩니다. 저와 세진 씨는 처지가 다릅니다.”
“시간 낭비하지 말죠. 저는 어차피 따라 들어갈 테니까.”
그는 복잡한 표정을 짓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바로 검붉은 균열의 입구로 뛰어들었다.
* * *
균열 안은 약간 축축한 느낌이 드는 동굴이었다. 역시 곳곳의 발광석이 균열 내부를 비추고 있었다.
‘예상했던 대로 일단 들어오면 나갈 수 없나 보군’
출입이 자유로웠다면 휘말린 사람들도 바로 균열을 벗어났을 것이다. 하지만 몇 분 동안 빠져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나올 수 없다는 이야기.
“빨리 휘말린 분들을 찾아보죠.”
임 경사는 휘말린 시민들이 걱정되는지 걸음을 재촉했다.
통로를 따라 얼마 걷지 않았을 때, 멀지 않은 곳에서 여자의 비명이 들려왔다.
“꺄아아악!”
“엄마. 흐어엉.”
“오지마. 휙! 휙!”
여고생 2명과 그 앞으로 가로막은 남자가 필사적으로 괴물들의 접근을 막고 있었다.
허리 정도 높이의 크기에, 소라게처럼 양손 집게를 가지고 등껍질이 단단해 보이는 괴물이었다.
나는 바로 아티팩트를 발동시켜 괴물 게들을 향해 마법을 사용했다.
-에너지 볼트!
-파지지지직.
-키에에엑!
괴음을 내며 괴물 게 2마리가 쓰러지고, 나머지 녀석들의 이목이 나와 임 경사 쪽으로 쏠렸다.
괴물 소라게들이 우리 쪽으로 다가오자, 임 경사의 몸이 튕겨 나가듯이 녀석들 사이로 파고들었다.
임 경사의 몸 주변으로 붉은 기운이 희미하게 아른거림과 동시에 그의 손과 발이 녀석들을 짓뭉개버렸다.
순식간에 나머지 괴물 소라게들을 처치한 임 경사는 곧바로 사람들을 향해 다가갔다.
“혹시 다치신 분 있습니까?”
그의 실력에 놀란 남자가 움찔하며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아뇨. 없습니다.”
임 경사의 굳었던 얼굴이 살짝 풀어졌다.
“다행입니다. 저는 근처 지구대에 소속된 임진혁 경사라고 합니다.”
“아. 경찰이셨군요.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으아아앙. 너무 무서웠어요.”
경찰이라는 말에 정장 차림의 남성은 안심한 표정을 지었고, 여고생 2명은 서럽게 울음을 터뜨렸다.
잠시 감정을 추스르기 위한 시간이 지나고.
어느 정도 감정이 정리된 사람들에게 임 경사가 질문을 던졌다.
“혹시 어떻게 들어오셨는지 기억나십니까?”
“몰라요. 갑자기 검은 빛이 번쩍하고 눈을 떠보니 여기였어요.”
“저도 똑같습니다. 퇴근하는 길이었는데 뭔가 끌어당기는 느낌에 정신을 차려보니 이곳이었습니다.”
“혹시 나가보려고 해 보셨습니까?”
“네. 실수로 균열에 들어오면 침착하게 들어온 입구를 찾아 나가면 된다고 들었는데, 전혀 들어온 입구를 찾을 수 없었어요.”
“흐음.”
사람들의 말을 들은 임 경사가 나에게 슬쩍 시선을 주었다. 아마 내가 들어올 수 있게 만들었던 것처럼, 나갈 수 있게 할 수 없냐는 뜻인 것 같았다.
하지만 임 경사의 기대와 달리 나 역시 이곳에서 나갈 방법이 없었다.
나는 임 경사를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고 그는 씁쓸하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우리 무사히 나갈 수 있는 거죠?”
여고생 중 한 명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불안과 기대감이 뒤섞인 표정이었다.
임 경사는 최대한 환하게 웃으며 그 여고생에게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의 자신감에 가득 찬 표정에 여고생을 포함한 모두의 표정이 한결 가벼워졌다.
3명의 사람은 입구 쪽에 남겨두고 나와 임 경사는 균열 깊숙한 내부로 향했다.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야구 방망이는 남자에게 건네줬다.
회사원 남자가 따라가겠다고 용기 있게 나섰지만, 임 경사의 만류에 3명 모두 남게 되었다.
나는 앞서가는 임 경사의 등에다 대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임 경사님. 각성자셨습니까?”
“죄송합니다. 딱히 숨긴 건 아닌데, 말할 기회가 없었군요.”
“아까는 깜짝 놀랐습니다.”
엄청난 몸놀림으로 괴물 소라게 여럿을 순식간에 제압하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저도 각성한 지 오래된 건 아니라서 자랑할만한 실력은 아닙니다.”
임 경사의 말을 마지막으로 대화는 이어지지 않았다.
그저 침묵 속에서 조심스럽게 균열 통로를 따라 나아갔다.
중간에 괴물 소라게 5마리와 전투를 치르고 통로 끝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르르르.
통로 끝에는 2m 크기의 거대 괴물 소라게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딱 봐도 쉽지 않은 상대처럼 보였다.
더는 이어지는 통로가 없는 것으로 보아서, 저 거대 괴물 소라게를 처치하지 않고는 균열 밖으로 나갈 수 없는 듯했다.
나는 오른팔 손목에 채워진 아티팩트를 만지작거리며 임 경사의 표정을 살폈다.
그는 가라앉은 눈빛으로 녀석을 주시했다.
한동안 말이 없던 임 경사가 내게 속삭였다.
“아무래도 힘든 싸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죄송합니다. 제 고집 때문에…….”
“아뇨. 덕분에 입구에 계신 세 분을 무사히 구할 수 있었잖아요.”
임 경사를 따라 균열에 들어오긴 했지만, 후회는 없었다. 애초에 도움을 요청한 건 나이기도 했고.
“세진 씨. 그 아티팩트로 저놈의 주의를 좀 끌어줄 수 있겠습니까?”
“자신 없지만 해보겠습니다.”
“제가 신호를 주면 공격해 주시면 됩니다.”
임 경사는 간단한 지시를 내리고 빙글 돌아 놈의 측면 쪽으로 향했다.
-그르르?
거대 괴물 소라게는 우리를 의식했는지 몸을 일으키고 집게를 까딱거렸다.
다행히 몸집은 큰 대신 움직임은 매우 둔했다.
슬금슬금 우리와 놈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게의 움직임이 살짝 멈췄을 때, 임 경사의 신형이 붉은 잔상과 함께 쏘아져 나갔다.
“지금입니다!”
-매직 미사일!
-파바밧.
화살 형태의 마법 화살이 게의 몸에 작렬했다.
-그어어억.
하지만 녀석은 별다른 타격은 입지 않은 듯했다, 대신 마법을 사용한 나를 향해 적의를 표하며 몸을 움직였다.
이때를 노린 임 경사는 엄청난 속도로 소라게의 옆구리를 파고들었다.
“하앗!”
-빠각!!
기합과 함께 내지른 임 경사의 주먹이 괴물의 배 부분을 타격했다.
-그아아아악!!
이번엔 확실히 타격을 줬는지, 고통에 찬 괴성이 터져 나왔다.
“됐다!”
공격 성공으로 기쁨의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분노한 괴물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거대한 왼쪽 집게발이 임 경사를 향해 휘둘러졌다.
“임 경사님!”
그는 재빠르게 거리를 벌렸지만 완벽하게 공격을 회피하지는 못했다. 휘둘러진 집게발은 스치듯 임 경사의 상체를 휩쓸었다.
스치듯 지나간 집게발의 여파로 임 경사는 바닥을 심하게 굴러야 했다. 다행히 그는 곧바로 자세를 잡고 일어서 괴물의 상태를 살폈다.
“생각보다 껍질이 단단합니다. 큰 타격은 못 준 것 같습니다.”
임 경사의 말대로 소라게의 껍질은 살짝 금만 생겼을 뿐, 큰 피해를 주지 못했다.
“세진 씨. 한 번 더 갑니다.”
안부를 새도 없이 임 경사는 다시 괴물을 향해 쇄도했다.
나는 타이밍에 맞춰 다시 한번 더 매직 미사일을 사용했다.
-매직 미사일!
-파바밧.
마법은 정확히 적중했지만, 녀석은 아까와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였다. 나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임 경사를 향해서 다시 집게발을 휘둘렀다.
“이런!”
임 경사는 공격을 시도해 보지도 못하고 다시 물러서야 했다.
‘화력이 필요해. 좀 더 녀석의 주의를 끌만 한 공격이.’
짧은 고민 끝에 해결책을 떠올렸다.
-균열획득!
[주인이 있는 균열에 소유권을 획득할 수 없습니다.]
‘역시 이곳도.’
어느 정도 예상했던 상황.
나는 급히 SP를 투자해 균열획득 스킬의 레벨을 올렸다.
[‘균열획득’ 스킬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나는 다시 한번 더 스킬을 사용했다.
-균열획득!
[주인이 있는 균열에 소유권을 획득할 수 없습니다.]
[마석을 사용해 일시적으로 소유권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E등급 마석 10개’를 이용해 10분 동안 균열의 소유권을 획득하시겠습니까? (Y/N)]
‘됐다.’
나는 곧바로 균열의 소유권을 획득했다.
[‘E등급 마석 10개’를 소모합니다.]
[??? 균열의 소유권을 획득합니다. (10분)]
-보금자리 생성!
눈앞에 익숙한 텐트와 귀여운 슬라임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퓨이!”
퓨이가 자연스럽게 내 품으로 뛰어들었다. 나는 퓨이를 품에 안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진 씨. 이건 도대체?”
“설명은 나중에! 저와 퓨이가 다시 공격할 테니 그때를 노리세요.”
퓨이의 산성 액체 공격은 사거리가 짧다.
위험을 무릅쓰고 최대한 가까이 게 쪽으로 접근했다.
게는 나와 퓨이의 공격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오직 임 경사 쪽만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이 기회다.’
놈의 방심을 노려 가까운 거리까지 도달했다.
-에너지 볼트!
-파지지지직.
전기 구체의 폭발로 녀석은 잠시 감전되어 몸을 움찔거렸다.
“퓨이야. 지금이야 공격해!”
“퓨우우우우.”
몸을 움찔거리는 소라게의 배 쪽으로 퓨이의 끈적한 산성 액체가 뿌려졌다.
-푸스스스.
단단한 녀석의 껍질은 산성 액체에 조금씩 녹아내렸다.
-그워어어억!!!
괴물 소라게는 분노에 찬 괴성을 지르며 나와 퓨이를 향해 달려들었다. 나는 퓨이를 품에 안은 채 몸을 던져 놈의 공격을 피했다.
내가 금방 서 있던 곳에 녀석의 집게가 땅속 깊이 박혀 들었다.
“하아앗!”
놈의 이목이 나와 퓨이를 좇는 사이 틈을 노리던 임 경사가 약해진 배 쪽을 공격했다.
-콰드득.
퓨이의 산성 액체로 약해진 배 껍질에서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부서지지는 않고 크게 금만 생겨난 상황.
오히려 녀석의 역공에 임 경사가 엄청난 속도로 튕겨 나갔다.
그는 아까와는 비교도 하기 힘들 정도로 심하게 바닥에 처박혔다.
“임 경사님. 괜찮으세요?”
“끄으응.”
괜찮냐는 내 물음에 신음을 내며 대답하지 못했다. 그는 내 부축을 받고 겨우 몸을 일으켰다.
-쿠어어어억!
괴물 소라게 녀석은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집게발을 미친 듯이 사방으로 휘두르고 있었다.
“세진 씨.”
“네. 임 경사님.”
“죄송하지만 한 번만 더 주의를 끌어주시겠습니까?”
“…….”
이미 두 팔과 다리는 만신창이가 되고, 머리에는 피까지 흐르고 있었지만, 두 눈은 아직 투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그는 내 부축을 벗어나 스스로 몸을 곧게 세웠다.
“마지막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이번엔 제대로 끝내겠습니다.”
임 경사의 결연한 표정에서 이제 뒤가 없음을 직감했다.
나는 재빨리 아티팩트에 안전장치 부분을 뜯어내고 회로를 만지기 시작했다. 장착된 마정석의 출력을 조정하는 부분을 제거해 버렸다.
“준비됐습니다.”
“퓨이!”
내 품에 안겨있던 퓨이도 함께 외쳤다.
“그럼 가겠습니다.”
임 경사가 먼저 녀석의 주변을 맴돌며 시선을 끌었다.
그사이 나와 퓨이가 접근해 공격을 준비했다.
-파바박
안전장치를 제거한 아티팩트가 과도한 마력 출력으로 회로가 순식간에 타들어 갔다.
-에너지 봍트!
마법을 발동함과 동시에 강력한 스파크가 사방으로 튀었다. 아티팩트를 착용한 팔에도 찌릿찌릿한 전기가 흘렀다.
‘맞춰야 한다.’
아직도 흥분한 상태로 발광 중인 괴물 녀석을 정조준했다. 잠시 후 강력한 전기 구체가 쏘아졌다.
-콰지지직.
엄청난 전기 폭발과 함께 감전된 괴물은 움직임을 멈췄다.
“퓨우우우!”
곧바로 퓨이의 산성 액체 공격이 이어졌고, 녀석의 배 껍질은 볼품없이 너덜너덜해졌다.
그리고 이어지는 임 경사의 돌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선명한 붉은 기운이 그의 온몸을 휘감고 있었다.
괴물은 고통스러워하는 와중에 임 경사를 향해 왼쪽 집게발을 휘둘렀다.
집게발 공격이 너무 절묘해 마치 임 경사가 집게발을 향해 뛰어드는 것처럼 보였다.
자연스럽게 예상되는 끔찍한 장면에 속으로 소리 질렀다.
‘안돼!’
내 예상과는 달리 그는 믿기 힘든 움직임으로 아슬아슬하게 집게발 공격을 피하고, 곧장 녀석의 배를 향해 달려들었다.
임 경사의 오른손에 온몸의 붉은 기운이 빨려 들어가듯 뭉치기 시작했다. 그가 괴물의 배 앞에 도달했을 때는 오른손이 피에 젖은 듯 붉게 물들어 있었다.
“죽어라!”
-콰직!
살벌한 마지막 외침과 함께 임 경사의 붉은 주먹이 괴물의 배를 꿰뚫었다.
-캬아아아악!
거대한 게 괴물은 마지막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며 무너져 내렸다.
-털썩.
시체가 땅바닥에 널브러지고, 녀석의 마지막을 확인한 임 경사도 털썩 쓰러졌다.
“임 경사님!”
나는 그를 향해 뛰어갔다.
“괜찮으세요?”
“헉. 헉. 네. 괜찮…… 습니다.”
숨을 헐떡이긴 했지만, 임진혁 경사는 크게 다친 곳은 없어 보였다.
-드르르륵!
그때, 막혀 있던 한쪽 벽면에 통로가 생겨났다.
“퓨이야. 임 경사님 좀 치료해드리고 있어.”
“퓨이. 퓨이.”
퓨이가 임 경사의 상처 난 곳곳에 슬라임젤을 바르기 시작했다.
그는 그런 퓨이를 신기하게 바라보다 빠르게 치료되는 외상을 보며 놀라움 표정으로 변해갔다.
임 경사와 퓨이를 두고 새로 열린 통로로 향했다.
약간 어두운 통로를 지나자 작은 공간 안에 균열핵이 놓인 받침대가 보였다.
천천히 받침대로 다가갔다.
가까이서 본 균열핵은 평소에 보던 균열핵과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정확히 표현은 하기 힘들지만 뭔가 이질적인 느낌.
나는 조심스럽게 받침대에서 균열핵을 꺼냈다.
[??? 균열을 성공적으로 제거했습니다.]
[경험치 1500 Exp를 획득합니다.]
[보상으로 ‘나무로 된 톱니바퀴×3’을 획득합니다.]
[보상으로 ‘고철로 된 톱니바퀴×1’을 획득합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퓨이’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퓨이’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스킬 ‘산성 액체’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스킬 ‘마석 추출’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균열핵을 꺼냄과 동시에 수많은 알람이 눈앞을 어지럽혔다. 겨우 모든 알람을 읽고 내렸을 때.
마지막 알람이 생성되었다.
[추가 보상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1. <아르키트 왕실 기초 검법서>[유일][귀속]
2. <아르키트 마법 입문 이론서>[유일][귀속]
3. <아르키트 회로 초급 이론서>[유일][귀속]
“전부 유일 등급 스킬북?”
세상에 딱 하나만 존재한다는 유일 등급 스킬북 3개가 눈앞에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