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화 - 후세 (완결)
그녀들이 마왕을 잡으러 간 지 총 6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내가 세계수의 거처에 있는 동안에도 귀에 들려오는 소식이 있었다.
바로 마왕을 처치했다는 것.
앨리와 나는 그 소식을 듣자마자 두 손을 방방 뛰며 좋아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그녀들, 진 자매와 이지안이 살아서 복귀했다는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의아한 점이 한 가지 있었는데, 그녀들을 제외한 나머지 엘프들은 모조리 죽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히 말이다.
하지만 그 사실을 깨달은 우리, 정확히 앨리는 엘프가 죽었다는 거에 신경도 쓰지 않았다. 눈물을 흘리기는커녕 오히려 살짝 미소를 짓고 있었으니까.
“서방님! 저, 저 믿기지가 않아요! 그토록 마왕에게 고통 받았었는데, 이렇게 해방되다니···. 역시 서방님이 데려오신 분들이군요!”
“너 덕분에 데려올 수 있었으니까. 일단, 그녀들의 상태를 확인하러 가자. 듣기론 아무 상처도 없다고 했지만, 내 눈으로 직접 상태를 보고 싶어.”
“물론이죠, 서방님. 최고의 대우를 할 준비를 할게요!”
앨리는 풍만한 젖가슴을 흔들면서 오두막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피로를 풀어주는 차는 물론이고 창고 가장 안쪽을 뒤지더니, 내가 본 적도 없는 물건들을 꺼냈다.
“이건 배란을 유도하는 차, 이건···.”
“앨리? 그것들은 뭐야?”
“아, 이건 제가 전에 썼었던 거예요.”
앨리는 자신의 배를 쓰다듬었다. 거대한 젖가슴 아래로, 튀어나온 배를 알 수 있었다. 살이 나온 것은 아니라 임신을 한 것이다. 그것도 상당히 오래 전에 말이다.
“제가 임신을 하기 좀 어려운 몸이라서요. 이거의 도움을 조금 받았어요. 분명 서방님의 일행분들도 이걸 받으면 좋아하실 것 같아서 조금 챙겨뒀어요.”
앨리가 홍조를 붉히며 수줍게 웃었다. 나는 그녀가 임신을 유도하는 차를 복용했는지도 몰랐다. 그저 그녀의 임신을 축복했었는데, 저런 진실이 있을 줄이야.
아마 세계수와 같이 정상의 궤도에 오른 사람이라면 임신을 하는 것도 힘든 것 같았다.
“그걸 일행들에게 모두 줄 생각이야?”
“······.”
앨리는 쓰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서방님을 좋아하는 만큼, 그녀들도 서방님을 좋아할 거예요. 분명 저처럼 아이를 가지는 것도 원할 테고요. 저는 그걸 조금 도와줄 뿐이랍니다.”
모든 것을 꺼내고 테이블에 놔두자, 꽉 찰 정도로 많은 물건들이 나왔다. 하나같이 내가 모르는 것 투성이들. 앨리가 아이를 가지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는 지 알 수 있었다.
“이제 포탈을 열도록 할게요.”
그녀는 잠시 눈을 감더니 집중하더니, 포탈을 만들었다. 그리고 푸른색의 게이트에서 발부터 시작해서 몸, 그리고 얼굴까지 천천히 나타났다.
비단 같은 갈색 머리카락과 풍만한 가슴, 진소진. 그리고 특히 엉덩이가 매력적으로 나와 있는 진소혜. 태양과도 같은 금빛 머리카락과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이지안.
그녀들이 차례차례 걸어 나오며 마침내, 복귀를 완료했다.
“오빠!”
소혜가 날 보자마자 해맑게 웃으며 달려들었다. 내 품속에 쏙 들어오고선 머리를 비비는 게 여전히 강아지 같았다. 옆에 있던 소진이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내가 없는 동안 잘 지냈어?”
“아니, 너희들이 어떻게 될까 걱정돼서 잠도 설쳤다고. 그래서, 몸은 괜찮아? 어디 아프고 하는 곳은 없어?”
"여기로 오기 전에 모두 소혜가 치료해줬어. 생각보다 마왕이란 작자가 너무 약하길래 깜짝 놀랐지 뭐야?"
밝게 웃으며 대답하는 소진. 마왕이 생각보다 약하다니···. 그런 말을 하는 건 그녀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마왕은 수천, 수만명을 단신으로 상대할 만큼 강하다고 들었는데.
그녀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듯, 지안 누나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웃고 있었다.
소진과 소혜, 그리고 지안 누나. 모두 죽지 않고 살아서 돌아왔다는 게 너무 기뻤다.
중간중간 만나러 가긴 했지만, 그것도 꽤 오래전. 3개월 전을 기점으로 거의 찾아가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녀들이 거부했다. 더는 위험하니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당연히 나는 거절하고 몇 번 더 찾아갔으나, 모든 일이 끝나고 갈테니 걱정 말라는 그녀의 완곡한 말에 어쩔 수 없이 앨리의 거처에서 기다렸다.
'다행히 내가 없어도 괜찮았는지 무사히 복귀했네.'
그 뒤로 모험담을 듣고 있었는데 소혜까 내 가슴을 비비는 걸 멈추고 눈만 빼꼼 내밀었다.
“아, 저 오빠··· 사실 저희 고백할 게 있어요.”
“응? 혹시 어디 몸이라도 아파?”
“아뇨, 그게 아니라···.”
내 허리를 꼭 껴안던 소혜가 잠시 거리를 두더니. 소진과 지안의 옆으로 다가갔다.
그러더니, 허리를 당기고 배를 쭉 내미는데 굉장히 부자연스러운 자세였다. 무언가 고백한다고 해놓고 뭐하는 건지 보고 있을 때, 의아한 점을 찾을 수 있었다.
‘배가 전보다 튀어나와 있네? 설마?’
그녀들이 살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야 몸 관리를 할 필요 없는 헌터니까. 그리고 그것보다는 튀어나와 있는 배가 눈에 익숙했다.
앨리의 배와 굉장히 유사했으니까.
“너, 너네들 배가 앨리랑 굉장히 닮았는데··· 혹시 내가 생각하는 그거야? 정말로?”
배를 내미는 건 소진과 소혜만이 아니었다. 지안 누나 또한 수줍게 배를 내밀면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미안해요 시안, 사실 당신과 떠나기 전에 가득 담긴 아기씨를 보고 그만, 욕심을 내버렸어요.”
자신의 배를 쓰다듬으며 행복에 빠져 있는 것 같았다. 지안 누나의 미소에는 모성애가 가득 담겨 있었다. 그건 소혜도 다르지 않았다.
“저랑 언니도 고민하다가 그만··· 헤헤. 덕분에 마왕을 처치하는데 더 도움이 됐어요! 정말로요!”
소혜는 내게 혼날까 봐 빠르게 말을 이었다.
나는 충격을 먹은 체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무사 귀환을 바라고 있었는데 애를 가지고 귀환을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것도 임신한 채로 마왕을 때려잡으러 간다는 판단까지 했다는 것이 머리를 아찔하게 만들었다.
머릿속으로는 그녀들을 타박하고 싶은 말들이 가득했으나, 이 자리는 그녀들의 무사 귀환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무엇보다도 결과가 좋으니, 뭐라 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아이를 가졌다는 게 상당히 기쁘기도 했으니.
“하아···. 무사히 복귀했으니 망정이지. 이미 배가 나온 걸 보면 임신한 건 오래된 것 같은데, 언제쯤이었어?”
“우리가 여관에 있을 때부터 소혜랑 같이 마음먹었지. 혹시··· 우리가 싫어지게 됐거나 그런 건 아니지?”
“설마. 오히려 기쁘기만 하지! 지금 테이블 위에 있는 것들 보여?”
손을 가리켜 앨리가 준비한 것들을 바라봤다. 나머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충 들어보니 미용에 효과가 좋은 것들과 임신을 한 후 도움을 주는 것들이었다.
“이게 뭐야?”
“아, 이건 배란을 유도하도록 도와주는 거네요. 이건 피부를 깨끗하게 해 주고, 이건 출산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하는 것인데 매우 귀하다 들었어요. 이렇게 생겼구나···.”
“네?! 출산을 앞당길 수 있다고요?!”
대답은 지안 누나가 대신했다. 내가 모르는 것까지 모조리 알고 있었다.
“실은 마왕을 죽이러 가는 동안, 마을에 들르면서 정보를 모았어요. 조금 부끄러운 얘기지만, 주로 배란과 관련된 것을 찾다 보니 알게 됐습니다.”
“아니, 그것보다 출산을 앞당기는 것 좀···.”
“앗, 언니! 나도 나눠줘!”
사이좋게 싸우는 자매 하고 옆에서 은근슬쩍 손을 뻗는 지안 누나.
정말로 아이를 배고 있다는 걸 한 번 더 실감하게 됐다. 나야 그녀들과 쏙 빼닮은 아이들을 더 빨리 볼 수 있다는 것이 상당히 기뻤다.
앨리는 출산을 앞당기는 것, 작은 유리병 안에 담겨 있는 투명한 액체를 들며 미소를 지었다.
“후후, 이건 제가 따로 재배를 해서 상당히 많습니다. 얼마든지 가져가셔도 괜찮아요. 다만, 너무 많이 복용할 시 아기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조심히 복용해 주세요.”
“아, 세계수님···. 감사합니다.”
소진은 약을 조심히 받아들였다. 그러면서도 기뻐하는 게 아닌, 조금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닫다 반복하다가, 결심의 찬 눈으로 앨리를 바라봤다.
“세계수님. 앞으로 시안은 어떻게 되는 거죠?”
“네? 무슨 말이시죠?”
“시안은 앞으로 계속 세계수님의 거처에 남게 되는 겁니까, 아니면 지구로 보내주시는 겁니까?”
소진이 앨리에게 한 발자국 떨어졌다. 그녀뿐만이 아니라 소혜와 지안 역시 눈을 날카롭게 뜨고 몸을 숙였다. 마치 전투를 대비하는 사람 같았다.
어째서, 라는 생각이 들기 전에 앨리가 입을 열었다.
“흐음···. 제가 서방님을 지구로 보내지 않는 걸 걱정하시는 거군요.”
“솔직히 말하면 그렇습니다. 마왕이 죽은 이상, 저희가 더는 여기에 있을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런 이유에서 경계를 하는 거구나. 나는 생각도 못했다. 그저 무사히 복귀만 하기를 바라며 앨리와 함께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만약 그런 걱정을 하고 있었더라면 전혀 문제없다.
그야 지금까지 결정한 내용으로는···.
“조건이 있어요.”
조건? 앨리의 입에서 처음 듣는 내용이 왔다. 분명 포탈을 이용해서 지구와 앨리의 거처를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걸로 정했었는데?
내 의문이 끝나기 전에 소진이 입술을 짓씹으며 빙결검을 만들었다.
“역시···. 너는 처음부터 수상했어. 꿍꿍이가 있었던 거구나? 우리가 아무런 대비도 안 했을 것 같아?”
그녀가 한층 더 기세를 끌어올렸다. 마왕을 잡고 나서 특별한 아티팩트나 힘을 얻고 온 것 같았다. 그렇지 않다면 내가 그녀의 기세만으로 숨을 쉬기 어려워할 리가 없으니까.
‘대체 무슨 힘을 얻고 왔길래 이 정도의 힘을?’
소진뿐만 아니라 소혜와 지안 누나의 기세 또한 달라졌다. 정말로 앨리를 상대하려고 마음먹은 것 같았다.
나는 억지로 입을 열어 한 땀 한 땀 말을 내뱉었다.
“자, 잠깐. 무언가 오해가 있는 것 같아. 먼저 진정부터 하고···.”
“시안 오빠, 여기는 잠깐 빠져주세요. 저희에게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순간이니까요.”
내 말을 가장 잘 듣는 소혜마저 나를 무시했다. 이미 굳게 선 의지가 그녀들의 눈동자에 엿보였다. 조금 건드리기만 해도 폭발할 것 같은 상황이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그녀들이 기세를 끌어모으든 말든 계속 웃고 있던 앨리가 입을 열었다.
“조금 섭섭하네요. 제가 여러분들을 사냥개로 쓰고 버리는 사람으로 보이는가요? 저도 사람입니다. 서방님을 독차지하고 싶은 건 굴뚝같으나 그건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일 테죠. 제가 제시한 조건은 허무맹랑하고 이루어질 수 없는 것 따위가 아닙니다.”
말을 하던 앨리가 손을 휙 저었다. 그와 동시에 그녀들이 내뿜는 기세가 한꺼번에 훅 꺼졌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쉬기 힘들던 숨이 확 틔였다. 반대로 그녀들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앨리를 바라봤다.
“그럼 그 조건이 대체 뭐지?”
“저희 진형에 있는 엘프, 정확히 말하면 하프 엘프들을 제외한 나머지 엘프들을 모조리 제거해 주세요.”
“뭐··· 뭐?!”
소진이 당황하든 말든 앨리는 계속 말을 이었다.
“당황스러워하실 만도 합니다. 엘프를 지키기 위해 마왕을 잡으러 갔는데 이번엔 제가 엘프를 죽이라고 하는 꼴이 됐으니···. 하지만 저는 깨달았습니다.”
앨 리가 내쪽으로 오더니 내 팔을 휘감았다. 그리고 자신의 풍만한 가슴골 사이에 내 손을 넣더니 그걸 소중한 보물처럼 품었다.
그걸 본 소진의 눈썹이 팍 찌푸려졌지만, 앨리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눈을 꼭 감고 내 팔에 얼굴을 비볐다.
“제가 그들을 위해 더 이상 희생을 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걸 말입니다. 저는 서방님만 있으면 됩니다. 그러니, 저를 경배하고 있는 하프 엘프를 제외한 나머지들을 제거해 주세요.”
“너는··· 엘프를 사랑하지 않는 건가?”
“전 서방님을 사랑합니다.”
앨리가 감았던 눈을 뜨고 나를 올려다봤다. 자연을 품은 듯한 녹색 눈동자. 그것이 오늘따라 더욱 밝게 빛나는 것 같았다.
“앨리···.”
키스를 부르는 입술. 사람을 홀리게 하는 매력이 향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아, 알았다고! 네가 말한 엘프를 다 죽인다면 된다는 거지? 마침 잘 됐네. 안 그래도 시원찮은 녀석들을 너무 쉽게 죽였나 생각했는데. 스트레스 푸는 데 딱 좋겠어.”
소진이 우리 둘의 얼굴을 탁 잡고 밀어냈다. 나도 모르게 했던 행동이라 나 자신도 깜짝 놀랐다.
“단, 시안은 우리가 가져간다. 너도 거기엔 불만 없지?”
“당연합니다. 서방님과 같이 있지 못한 시간만큼 충분히 대화하고 오세요.”
다행히 그녀들이 싸우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 뒤로 소진과 소혜, 그리고 지안 누나와 정말 오랜만에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더이상 우리를 방해할 수 있는 장애물 같은 건 존재하지 않으니까, 여유로운 목소리가 묻어 나왔다.
만나고 싶었을 때는 아기를 생각하며 하루를 버텼다던가, 마왕이 얼마나 약했는지 알려주던가. 아님, 자신이 가본 곳 중에서 경관이 아름다운 곳이 있는데 나중에 같이 가자는 얘기도 나왔다.
나는 가장 궁금한 마왕에 대해 물어봤다.
“마왕이 얼마나 약했길래?”
“마왕은 저희가 등장한 순간 당황해했어요. 왜 이렇게 적은 인원수로 찾아왔냐는 걸로 말이죠. 아무래도 마왕은 특수 능력 덕분에 지금까지 버텨온 것 같아요.”
대답은 지안 누나가 해줬다. 분석가인 그녀는 마왕마저 알아낸 것 같았다.
“마왕의 특수 능력?”
“네. 인원수를 지적한 점하고 저희와 싸울 때 마력의 양이나 근력, 민첩, 체력 모두 마왕에 걸맞지 않게 떨어진 다는 점에서 아마 ‘인원수 차이가 심할수록 힘이 증가한다’라는 특이 능력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렇지 않다면 그렇게 약할 리가 없으니까요.”
“아, 그래서···.”
수천, 수만명을 단신으로 상대하는 거엔 비밀이 숨겨져 있었던 것 같다. 그 누가 극소수정예로 마왕을 잡으러 간다는 생각을 했을까. 여기엔 용사 같은 존재도 없으니, 떼거지로 몰려가는 방법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 뒤로 우리는 지안 누나의 능력 중, 변환을 사용하여 엘프를 쉽게 쉽게 죽일 수 있었다.
엘프의 잔향을 ‘추적’해서 기세를 숨기고 ‘암살’한다. 거기엔 하이 엘프도, 대족장도 피해 갈 수 없었다.
모든 엘프가 죽고 난 후, 앨리를 찾아가니 마침내 내가 알고 있던 내용을 알려줬다. 지구와 앨리의 거처, 두 곳을 반복해서 왔다 갔다 하는 걸로 말이다.
다행히 그 제안은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일종의 타협점이었다.
나는 지금 지구로 처음 갔을 때보다도 더욱 큰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아무도 다치지 않고 모두 복귀한 것과 곧 출산할 아이를 볼 수 있다는 것.
분명 그녀들과 쏙 빼닮은 예쁘고 예쁜 아이를 볼 수 있겠지.
가장 걱정했던 소진의 집착도 무사히 없앨 수 있었다. 그 과정이 조금 뼈아팠지만.
지금도 내 곁에 꼭 붙어 있는 소혜. 그리고 앨리와 싸우고 있는 소진.
그걸 모두 지켜보며 웃고 있는 지안 누나.
그들의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면 내 애를 품고 있다는 것과 행복해하고 있다는 걸까.
나 또한 그녀들과 만나 매우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