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녀역전 세계의 하프엘프-24화 (25/77)

24화 - 아카데미의 양아치. (2)

점심시간이 끝나자, 주무기 시간이 찾아왔다.

학생들은 생도복 대신에 활동복으로 갈아입으며, 자기에게 맞는 무기를 들고 훈련실로 향했다.

칼을 휘두르는 자들은 모두 검술 담당 선생님한테, 나처럼 활을 사용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모두 활을 담당하는 선생님한테 갔다.

활을 사용하는 자들은 상당히 적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겨우 30명 남짓.

각자 활을 들고 멀리 있는 과녁을 쏘고 있거나, 담당 선생님한테 가서 질문을 하는 자들도 있었다.

가끔 화살이 날아가 과녁에 박히면 터지거나, 하나였던 화살이 두 개로 갈라지는 등 각자 스킬을 사용하면서 활을 다뤘다.

이미 기말고사까지 온 것이라서 다들 화살을 쏘는 걸 어느 정도 터득한 모양이다.

나도 가만히 서 있기가 좀 그래서, 진열되어 있는 활들 중 하나를 들어서 시위를 한번 쭉 당겨봤다.

드드득 -

근력 만큼은 C등급 헌터라 그런지 문제없이 당겨지는 활시위.

나는 활시위에 화살을 걸고 한번 가까이에 있는 과녁에 활을 겨누었다.

과녁과 나의 사이는 50m.

호흡을 멈추고 과녁에 정신을 몰두한 다음.

팡!

화살은 쏜살같이 나아가며 과녁의 정 가운데에 맞았다.

50m라 그런지 매우 쉬웠다. 나는 조금 더 난이도를 높이기로 했다.

'이번에 내 활 솜씨 좀 확인해 볼까..'

만약 내 곁에 아무도 없고,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 그땐 나 혼자 내 몸을 지켜야 한다.

그때를 위해서라도 약간의 무력은 갖춰야 한다.

내가 가볍게 50m를 맞추자, 주변에 활을 들던 학생들은 잠시 그것을 내려놓고 나를 힐끔 쳐다봤다.

아마 새롭게 입학한 학생의 활 솜씨를 확인해 볼 생각인 것 같았다.

주변에 누군가가 본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더 집중됐다.

앞의 과녁과 나의 거리는 100m.

50m보다 약간 더 멀긴 했지만, 100m 역시 다를 바 없었다.

팡!

시위에서 떠난 화살은 변함없이 과녁의 정 가운데를 찾아 꽂혔다.

주변에는 저 정도쯤이야 당연하다는 듯,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아카데미의 훈련장에 있는 과녁은 최대 1,000m의 거리를 낼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저 1,000m에 있는 과녁을 화살로 맞춰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한다.

나는 아무도 못 맞췄다는 거에 살짝 욕심이 났지만, 금방 그 욕심을 버렸다.

어차피 내 아카데미에 온 이유는 무력이 아닌, 신체 강화였으므로 대충 시위를 당겼다.

팡 -!

200m.. 300m.. 변함없이 쭉쭉 나아가던 것이 600m에서 멈칫거렸다.

600m에서는 정중앙이 아닌, 외곽을 조금 돌더니 결국 700m에서 꺾였다.

처음 쏘는 활치고는 상당히 잘 맞춘 것 같았다.

'700m인가.. 만약 엘프들이었으면 배를 잡고 낄낄거리지 않았을까.'

진짜 엘프들은 700m는커녕 1,000m도 맞추니까 말이다.

반은 엘프 반은 인간인 나는 이 정도가 한계인 듯했다.

그래도 아쉬운 마음이 계속 든다. 나도 은연중, 내 무력에 대해 어느 정도 기대를 하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만약 내가 마음잡고 연습하면..'

그래도 1,000m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주변에는 상당히 놀란 듯한 눈치였다. 아마 인간들의 기준으로는 700m는 맞추기 힘든 모양이었다.

나는 주변에서 '오..'하는 시선을 무시하고 내 주변에 있는 화살이 없어질 때까지 활을 당겼다.

*

주무기 시간이 끝나고 다시 찾아온 쉬는 시간.

종이 울리고 다시 생도복으로 갈아입은 다음 나는 빠르게 소혜를 찾아다녔다.

3층에 올라가자마자 소혜의 교실을 창문을 통해 흘깃 보자, 금발을 한 양아치가 소혜의 책상에 걸터앉아 있었다.

팔짱을 끼고 내려보는 그 시선은 상당히 오만했지만, 오히려 팔짱을 낀 덕분에 풍만한 가슴이 더 돋보였다.

와이셔츠의 앞 단을 까서 가슴골이 보이고, 팔짱을 낀 덕분에 아름다운 모양을 한 커다란 가슴이 조금 찌푸려지면서 위로 올라가 있었다.

하는 행동은 저렇지만, 복장은 매우 마음에 드는 양아치였다.

와이셔츠의 앞단을 풀어 가슴골까지 드러내는 그 모습은 남자의 마음을 자극했지만, 여기의 남자들은 아닌가 보다.

여자의 가슴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나는 잠시 양아치의 가슴에 눈길을 주고 교실 안으로 들어갔다.

교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몰려드는 시선.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 때 나를 본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었나보다.

"1학년 아닌가..?"

나를 보고 중얼거리는 선배들을 무시하고, 소혜한테 가서 조루 보지좀 단련 하기 위해 같이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내 행동을 양아치가 잠깐 막았다.

"이야, 우리 소혜 남친님. 참 지극정성이시네.. 여자친구를 이렇게 챙겨주는 남자가 어디에 있겠어? 소혜가 참 부럽네.."

또 껄렁거리면서 다시 나한테 접근하는 양아치.

분명 1교시 때에는 옆에 소혜의 친구들이 있었을 텐데 지금은 어디 갔는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점점 기분이 나빠지는 것을 느끼며, 소혜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

뒤에서 양아치가 뭐라 말을 했지만 가볍게 무시했다.

"아.. 오빠.."

어쩔 줄 몰라하면서 안절부절못하는 소혜의 모습이 눈에 보였다.

나는 그 모습에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이렇게 자신감 없어 하는 얘를 어떻게 해야 하나 싶다.

소혜의 손을 잡고 더 빠르게 교실 밖으로 나갔다.

"큭큭.."

양아치는 그런 우리의 모습을 보면서 조용히 웃고 있었다.

*

우리는 다시 아무도 없는 화장실로 들어가서, 칸막이 안으로 들어갔다.

사람 한 명만 들어가도 좁은 지역에 둘이 들어가자 안쪽 공간이 더 좁아지면서 우리의 몸이 더 밀착되기 시작했다.

방금 전의 안절부절못하던 모습은 어디 갔는지 나를 올려다보는 소혜의 눈은 점점 음심이 차오르고 있었다.

휙휙 바뀌는 태도.

소혜는 기대하는 눈을 하면서도 나한테 물어봤다.

"근데 시안 오빠.. 이런 짓을 해도 괜찮으세요? 아카데미에 소문이 엄청나게 날 텐데.."

"우리가 이미 연인 사이라는 것은 소문이 나지 않았어?"

내가 이렇게 과감하게 활동하는 이유는 소혜가 내 사람이라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것도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혜의 미래다. 내가 소혜를 확실하게 키울 수 있는 열쇠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을 사용해야 한다.

현재 소혜는 성녀의 씨앗이 개화되고 있고, 대기만성이라는 스킬 때문에 지금이 가장 약할 타이밍이다.

적어도 소혜의 멘탈이 무너지지 않도록, 욕을 먹더라도 내가 먹는 포지션으로 나가면서 소혜의 멘탈을 지켜줘야 한다.

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자, 소혜가 내 말에 고개를 젓는다.

"아, 아뇨. 그거 말고 저희가 계속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자리를 비우면.. 그.."

"이상한 생각을 하지 않겠냐고?"

"...네."

보통 내가 소혜에 대해 걱정을 해야 하지만, 소혜의 눈에는 자신이 아니라 나를 보면서 걱정하고 있었다.

난 그런 눈을 하는 소혜를 가만히 꼭 안아줬다.

"소혜야.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게 신경 쓰여?"

"네.. 신경 쓸 수 밖에 없죠.."

"왜? 그냥 너가 다른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을 정도로 강해지면 되는 거 아냐?"

"네?"

잠시 포옹을 풀고 소혜의 얼굴을 바라본다.

"주변의 신경을 쓰지 않을 정도로 강해진다. 감히 우리에게 뭐라 못할 정도로 강해진다. 그러면 되지 않아?"

"하.. 하지만 저는 겨우 E급 헌터에요. 20살에 각성해서 1년 동안 F급 헌터에서 E급 헌터로 올라간 그런 재능이 없는 사람인데.."

"그런.. 제가 할 수 있을까요?"

자신감이 없는 대답. 그럴 만도 하다. 1년 동안 올린 계급이 단 하나라니.

하지만 나는 소혜가 지금까지 성장할 계기가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노력을 한 것은 아마 아레나 길드에 들어가기 위해서, 주변 사람들과 동등한 위치에 서고 싶어서 일 것이다.

하지만 겨우 그런 성장 동기를 가지고 움직인다면 한없이 부족하다.

조금 더 눈앞에 보이고 손을 뻗으면 닿을 만한 그런, 자극적인 것이 필요하다.

'정말로 강해지고 싶다는 욕구가 드는 것은 지켜주고 싶은 사람이 생기는 것도 있지만.. 나에게는 그것보다 더 좋은 게 있지.'

"소혜야. 날 믿어. 나는 너가 현존하는 헌터들 중에서 제일가는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해."

"네..? 제가요?"

믿지 못하겠다는 듯 물어보는 소혜. 나는 여기서 그녀에게 확신을 더해주기 위해 약간의 거짓말을 했다.

"내가 지구가 아닌, 다른 세계에서 온 걸 알고 있지? 비밀이지만 사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잠재력을 볼 수 있거든.."

실제로는 못 보지만, 일단 세계수님을 통해 보긴 봤으니까 거짓말은 아니다.

"비록 지금은 너의 힘이 약할지라도 너가 가진 그 잠재력만큼은 미래에 그 누구보다도 강해질 수 있어."

확신의 찬 어조로 소혜의 어깨를 잡고 말한다.

"저..정말이죠? 정말, 볼 수 있으신 거예요? 제 잠재력을?"

"그래. 그리고 너한테는 또 강해져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남아있잖아."

나는 그 말을 하고 한쪽 손을 내려 바지에 있는 지퍼를 열었다.

그리고 팬티를 살짝 아래로 내리자, 이미 준비가 끝난 듯 위로 크게 솟구쳐 있는 자지.

단단하고 뜨거운 내 자지가 보지에 박지를 못해서 애처롭게 껄떡대고 있었다.

나는 소혜의 어깨에 올려둔 손을 그대로, 아래로 꾹 눌렀다.

그러자 소혜가 쭈그려 앉는 자세가 되었고, 그녀의 얼굴 바로 앞에 내 자지를 갖다 댔다.

그 상태로 소혜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잡아서 내 자지와 그녀의 얼굴을 더욱더 밀착시켰다.

문질 문질 -

내가 허리를 위아래로 흔들 때마다 소혜의 입이 점점 더 벌려지며 그 사이로 내 자지기둥과 귀두 부분이 함께 비벼졌다.

말랑말랑하면서도 붉은 빛이 도는 그 입에 쿠퍼액이 질질 나왔다.

"킁킁.. 스읍.. 하아.. ♡"

미친 듯이 퍼져 나가는 페로몬의 향기와 바로 코앞까지 달라붙은 자지는 소혜의 이성을 흩트려 놓기 충분했다.

금방 축축해 지는 소혜의 팬티는 점점 검은색으로 물들여 갔다.

그 상태로 소혜의 자그마한 입 안을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애태운 것이 의미가 없다.

처음에는 작은 쾌락을. 그러면서 소혜의 힘이 강해질수록 점점 더 강력한 쾌감을.

어느새 입을 벌리고 침까지 떨어뜨리고 있는 소혜한테 말했다.

"그래.. 처음은 간단하게 C급부터 할까. 소혜가 C급까지 올라간다면.. "

"저번에 아주 짧게 했던 섹스를 다시 하게 해줄게."

마지막 말은 허리를 숙여 소혜를 귓가 근처에 말했다.

E급에서 C급. 1년에 겨우 F에서 E급으로 성장했는데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이 어렵지 소혜가 마음먹고 강해진다고 하면 1년 안에 C급은커녕 A급도 가능할 것이다.

아니, 내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 것이다.

나는 쿠퍼액을 그녀의 얼굴 전체에 묻히면서 말했다.

"어때, 할 수 있지?"

소혜의 눈은 이미 분홍색 하트 문양으로 되어있었다.

"녜헤.. ♡"

*

그 뒤로 나는 자지를 사용하지 않고 소혜의 조루 보지를 단련시켰다.

'삽입할 때 기절하지 않을 만큼은 단련시켜야지.'

그리고 자지는 소혜가 잘했을 때만 상을 주는 용도로 사용할 것이다.

풍만한 엉덩이를 잡고 그 사이에 자지를 넣어 철퍽거리는 소리와 함께 허리를 흔들고 싶었지만 참아야 한다.

그 덕분에 나는 지금 욕구불만 상태. 점심시간 때 겨우 한 발 뺀 것으로, 진정되기는커녕 오히려 수업 시간까지 화가 나 있었다.

덕분에 마력 수업 시간이 꽤 힘들다.

"자신의 체내에 있는 마나를 주변으로 방출하면서..."

체내에 있는 마나 어쩌고저쩌고. 마력 수업은 하나도 이해가 안 갔다.

생각해보니까, 나는 중간에 입학한 학생이다.

이미 한참 진도를 나가버린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정보는 단 하나. 마나를 이용한 신체 강화다.

뭐, 들어도 이해가 가지도 않는 수업을 듣자니 저절로 하품이 나온다.

'이럴 바에는 그냥 아카데미에 가지 않고 신체 강화 하는 법을 알려달라고 할껄..'

아카데미에서 소진의 눈에 벗어나 소혜를 챙겨주려는 것도 있었지만, 시간을 버리는 기분이다.

집에서 개인적으로 소혜를 챙겨줄 수 있으면 좋지만, 그렇게 하기엔 뭔가..

소진의 눈이 무섭다.

요즘 점점 소진의 눈에서 생기가 없어지는 기분이 든다.

소진은 딱히 소혜가 있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 태도였지만 오히려 그 태도 때문에 더 무섭다고 느껴진다.

'나중에 아카데미는 자퇴해야겠어.'

어차피 내가 있을 곳도 아니다. 헌터도 아닌 신분이기도 하고.

교장 선생님을 따먹고 내 편으로 만든다면 자퇴는 그때 해도 괜찮으리라.

마나를 통한 신체 강화는 나중에 소혜에게 물어보든 소진에게 물어보는 걸로 하고 나는 양아치에 대해 생각했다.

'금발에 상당히 꼴리는 복장.. 그리고 껄렁한 말투까지.'

왜 소혜를 괴롭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 질투심 같은 게 아닌가 싶다.

처음 만났을 때도 E급에 아레나 길드 등등 말을 한 것을 보면, 아마 헌터 계급이 낮은데도 아주 높은 길드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질투를 불러 일으킨 것 같다.

소혜는 그것을 그냥 길드에 말하면 되지만, 소혜가 그럴 애도 아니고 괴롭힘 받고 있다는 것이 상당히 부끄러울 것이다.

'잘 나가는 부모님과 A급 헌터인 언니. 그 사이에 낀 E급 헌터.'

아마 자신과 가까이 있는 사람들 때문에 더 힘들 것이다.

더 잘 챙겨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수업종이 울렸다. 1시간 30분 동안 가만히 앉아 수업을 듣자니 허리가 뻐근했다.

나는 기지개를 피고 먼저 소혜부터 만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차피 하교는 같이해야 할 것이니, 소혜를 만나고 교장실로 갈 생각이다.

소혜의 교실에 가 보니, 이번엔 소혜의 곁에는 친구들이 있었다.

"그, 소혜야 미안해. 너도 이해해 줄 거지? 그 선배한테 찍히면 장난 아닌 거.."

"어, 알고 있지."

차갑게 대답하는 소혜.

2학년도 선배라 하는 모습을 보면 양아치는 3학년이거나 N학년 같았다.

나는 그 친구라는 것들을 잠시 바라보고 소혜에게 다가갔다.

"소혜 선배님. 같이 하교하실래요?"

"어? 시안 오빠구나! 좋아! 그럼, 얘들아 나중에 보자."

"어, 어.. 그래 내일 보자.."

'여기서 나는 후배라니까..'

여전히 나를 보고 오빠라 부르는 소혜를 보고 헛웃음을 흘렸다.

이제는 주변의 시선을 완벽히 신경 쓰지 않는 태도. 이제는 정말 강해지는 데에만 집중하기로 한 것 같다.

나는 그 모습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럼.. 교장 선생님부터 만나러 갈까? 슬슬 얼굴에 걸린 스킬이 풀릴 것 같아."

"네!"

나랑 붙어 다니는 게 좋은지, 전에는 약간의 거리를 두면서 같이 다녔다면 지금은 내 옆에 착 달라붙어 있다.

고개도 약간 내 쪽으로 숙인 게 그렇게 좋은가 보다.

계단에 올라가 교장실이 있는 위치까지 가자, 다시 한번 웅장한 문을 볼 수 있었다.

그 문을 열고 들어가니, 지안 선생님은 창밖을 보면서 하교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을 확인하고 있었다.

우리가 인기척을 내면서 들어가자, 그제야 창밖의 시선을 떼고 우리를 바라봤다.

무언가 복잡한 표정을 하고 있는 지안 선생님.

나는 그 소녀 같던 교장 선생님은 어디 가고 지금은 보면 안 될 것을 본 것처럼 행동하는 지안 선생님을 보면서 생각했다.

'혹시.. 우리의 관계를 알아차린 건가?'

딱히 들켜도 상관없지만, 겨우 이 정도로 심란해하면 곤란하다.

'내가 데려가기로 한 이상, 앞으로 내 옆에는 수많은 여자가 생길 텐데..'

나는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신경 쓰지 않고, 스킬을 사용해 주는 것을 부탁했다.

"지안 선생님. 이제 하교를 할 것인데 스킬을 부탁드려도 됩니까?"

"아, 네. 이리로 오세요 시안 학생."

이번에는 별 말없이 내 얼굴을 잠깐 잡고 다시 스킬을 걸어준다.

"스킬은 걸어드렸으니 이제 가보세요."

뒤를 돌아 다시 창밖을 바라보는 그 모습은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가벼운 것이 아닌 것 같았다.

'겨우 우리의 관계를 알아버린 걸로 이 정도의 태도를 보이는 것은 아닐 텐데..'

나는 복잡한 생각을 하며 밖으로 나가, 교장실의 문을 닫았다.

소혜가 점심시간 때 싼 내 정액 때문에 달콤한 향기가 교실에 났었다고 뭐라 했지만,

내 머릿속에는 복잡한 표정을 하고 있는 지안 선생님의 표정이 잊히지가 않았다.

손을 잡고 하교를 하는 우리의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다.

으슥한 골목길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여자.

금색의 머리를 가지고 있으며 와이셔츠의 앞 단을 푼 여학생.

"이쪽으로 지나가는 구나.."

작게 중얼거리는 양아치는 조용히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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