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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역전 세계의 하프엘프-21화 (22/77)

21화 - 입학.

새가 지저귀는 소리와 함께 감았던 눈을 뜬다. 햇살이 커튼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고 있었다.

오늘은 나와 소혜가 아카데미에 가는 날이다. 그래서 평소보다 더 일찍 일어나서 교장 선생님께 가기로 했다.

적당히 몸을 씻고 나온 후, 팬티만 입은 채 옷을 고민한다.

"소진의 말대로 최대한 눈에 띄지 않는 게.."

최대한 눈에 띄지 않는 옷은 나중에 소혜의 생도복을 보고 정하는 것이 나아 보였다.

괜히 검은색 옷을 입고 갔는데 막상 생도복의 색깔이 흰 색이면 엄청나게 눈에 띄니까 말이다.

나는 문을 살짝 열고 밖에 소혜가 있나 확인했다.

그러자 내가 방문을 여는 것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 소혜는 생도복을 입고 핸드폰을 하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흰색'

소혜의 생도복은 전체적으로 상의는 흰색, 하의는 검은색의 치마를 입고 있었다.

"오빠, 다 입으셨나요? 슬슬 저희 출발할 시간이에요."

그 말을 듣고 나는 소혜가 직접 내 옷을 골라주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서 소혜의 팔을 잡고 내 방문으로 끌어들였다.

"꺄악?!"

작고 귀여운 소리를 내며 놀래는 소혜.

나는 그 작은 목소리를 무시하고 방문을 닫았다.

"오.. 오빠?!"

나는 방금 씻고 나온 후라서 팬티만 입은 모습이었다.

내 모습을 보고 놀라는 소혜는 두 눈에 음심이 깃들어 있었다.

괜히 그 모습에 나도 장난치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걸 할 때가 아니므로 나는 담담하게 옷을 보여주며 어느 게 더 나은지 물어봤다.

"최대한 생도복과 같은 옷을 입고 가고 싶은데 어는 게 더 좋아 보여?"

"아..."

내 말에 눈에 띄게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며 내가 보여주는 옷을 천천히 둘러보기 시작했다.

소혜는 자기와 비슷해 보이는 흰색 옷과 검은색 바지를 골라주고 나한테 건네줬다.

"이렇게 입으시면.. 아마 괜찮으실 거예요."

"그래? 그럼 밖에 있어줘. 마저 입고 나갈게."

그런 내 말에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나를 흘깃 보는 소혜.

나는 그 모습이 귀여워서 소혜에게 가까이 다가가 한 손을 크게 벌리며 소혜의 커다란 엉덩이를 슥 훑었다.

"흐읏..!"

은근슬쩍 보지와 회음혈을 자극하면서 손을 올리자 작게 신음을 내뱉었다.

"나중에 아카데미에서 할까..?"

"아.. 아카데미에서요?"

"응."

내가 단호하게 대답하자 소혜가 고개를 내리며 수줍게 대답했다.

"네...♡"

소혜는 내 말과 함께 기쁜 듯이 밖으로 나갔다.

나는 괜히 씰룩거리며 나가는 엉덩이를 바라보면서 아카데미에서 해보는 것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소혜가 골라준 옷을 입고 방 문 밖으로 나갔다.

"자, 가자."

나는 소혜의 손을 잡고 같이 현관문을 나갔다. 빨간 얼굴을 하고 헤실헤실 웃는 소혜.

'아카데미가 기대되는 구나.'

집에 있을 때는 소진 때문에 많이 눈치 봤는데 아카데미라면 괜찮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밖으로 나가 아카데미로 향했다.

우리가 나간 뒤, 소진의 방 문이 조용히 얼렸다.

소진의 눈은 작게 반개하고 있었으며 생기가 없어 보였다.

*

헌터 아카데미는 9시에 수업이 있지만, 소혜는 나 때문에 조금 더 일찍 나왔다.

8시 쯤에 아카데미에 도착한 우리는 텅텅 비어있는 학교를 확인할 수 있었다.

"교장 선생님께서는 가장 위층에 있어요. 여기 중앙 계단을 통해서 쭉 올라가고 난 후에 왼쪽으로 가다 보면 거기가 교장 선생님이 계신 곳이에요."

나를 안내해주는 소혜의 말을 들으면서 교장 선생님이 계신 곳으로 향했다.

문 앞에 서니, 굉장히 고급스러운 문이 나를 반기고 있었다.

똑똑.

"들어오세요."

노크를 하는 소리와 동시에 안쪽에서 상당히 젊고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말에 소혜가 문고리를 잡고 천천히 밀었다.

그러자 나는 볼 수 있었다.

창문에서 나오는 빛을 등지고 의자에 앉아있는 금색 머리 색깔이 특히 눈에 띈다.

날카로운 눈매와 함께 나를 바라보는 모습은 저절로 기가 죽이게 했다.

전형적인 포식자. 헌터 아카데미의 교장 선생님은 저절로 포식자를 떠올리게 했다.

30대 중반이라고 들었지만, 적어도 20대 중후반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외모도 한몫했다.

그 압도적인 기에 살짝 긴장을 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내가 교장 선생님을 보고 있듯이, 교장 선생님 또한 나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교장 선생님의 눈은 어딘가 놀란 듯이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게 눈에 띄었다.

나는 그 모습에 의아했다. 가만히 내 얼굴을 쳐다보는 게 어딘가 익숙했다.

'아. 나 따로 얼굴 안 가렸구나.'

아침이라 한산한 길가를 보고 굳이 얼굴을 가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나는 그대로 밖으로 나왔다.

그런 내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는 교장 선생님.

그런 우리의 모습에 결국 소혜가 먼저 말을 끊었다.

"저.. 교장 선생님?"

"아! 네, 네. 이쪽으로 오세요."

정신 차린 듯이 말하는 교장 선생님은 처음의 그 날카로운 분위기는 어디 갔는지 지금은 당황한 표정만을 보이고 있었다.

우리를 테이블 쪽으로 안내해주며, 소파에 앉게 했다.

허둥지둥 컵을 가지고 차를 타는 교장 선생님을 보니 처음에 봤던 그 무서운 모습이 정말 내가 본 게 맞는가 궁금해진다.

"어엇?!"

차도 몇 번 안 타봤는지 흘리는 모습도 보인다.

"..."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조용히 있기 좀 그래서 먼저 인사부터 건넸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헌터로 각성한 시안이라고 합니다."

"아, 저는 이번에 헌터 아카데미의 교장 선생님을 맡은 이지안이예요."

자연스럽게 테이블을 닦으면서 나를 보고 눈웃음을 짓는 교장 선생님.

처음 봤던 분위기는 아예 사라지고 이제는 완벽하게 변해버린 친절한 교장 선생님만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교장 선생님은 차를 마저 타고 난 후, 손바닥 하나 정도의 거리에 떨어져 내 옆에 앉았다.

"이번에 각성한 나이가 어떻게 되죠?"

살짝 가까운 거리에 살짝 당황했지만, 나는 당황한 티를 내지 않고 말했다.

"23살에 각성했습니다."

"흠.. 23살이라. 보통 20살에 각성하긴 하지만 23살에 각성하는 사례도 아주 없는 건 아니죠. 축하해요!"

마치 자기 일처럼 기뻐하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지어진다.

"그럼.. 여기까지 온 것은 당연히 입학 때문이겠죠?"

"네. 혹시 가능합니까?"

"네. 물론 가능합니다. 입학 서류에 기본적인 것을 다 적은 뒤, 저한테 다시 오시면 됩니다. 제가 직접 처리할게요."

무난하게 입학하는 분위기가 형사 되고 있었는데, 무언가 불편한 듯 미간을 찌푸리며 소혜가 교장 선생님에게 말했다.

"교장 선생님? 살짝 그.. 거리가 가깝지 않으십니까?"

거리를 확인해 보니 손바닥 하나 거리가 어느새 손가락 하나 거리만큼 가까워졌다.

나는 바지 위로 가려진 교장 선생님의 탄탄한 허벅지가 눈에 띄었다.

"아! 2학년 진소혜 학생 아닌가요? 반갑습니다. 제 신조가 모든 학생에게 친절하자는 거라서요. 저는 학생을 차별하지 않는답니다. 호호호."

"네..?"

한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는 그 모습에 무언가 질린 듯한 표정을 지으며 교장 선생님을 바라보는 소혜.

그런 소혜를 대신해서 내가 직접 교장 선생님에게 물어봤다.

"저, 교장 선생님. 저희가 입학 말고도 또 다른 부탁이 있습니다."

"어머, 무엇이든 부탁하세요. 시안 학생."

나는 어제 소진과 했던 대화 중, 내 얼굴을 감춰줄 수 있는 방법이 있냐고 물어봤다.

"음.. 네. 있습니다. 제 능력을 사용하면 어떻게든 될 것 같긴 한데.."

"오, 정말입니까 교장 선생님?"

"네. 그런데.. 저도 이런 건 처음 시도해 보는 거라서.."

흘깃흘깃 내 얼굴을 바라보면서 대답하는 교장 선생님.

"일단.. 그 얼굴 좀 자세히 만져 볼 수 있을까요? 꼭 필요한 거라서요."

"아, 물론.."

"네? 그게 정말로 꼭 필요한 겁니까?"

나는 물론이라고 대답하려고 했지만, 옆에서 급하게 소혜가 일어나면서 다시 질문했다.

"어머, 저를 의심하시는 건 아니죠? 정말로 필요한 겁니다."

다시 한번 확답을 주며 소혜를 바라보는 교장 선생님의 눈은 날카로웠다.

그 모습에 기가 죽은 소혜는 풀썩 소리를 내며 다시 소파에 앉았다.

"네.."

"그러면.. 시안 학생? 혹시 불편하시면 지금이라도 말씀하셔도 됩니다"

나를 바라보는 그 눈에 반드시 긍정하라는 눈빛이 보였다.

"하하하.. 저는 괜찮습니다. 저를 위해서 그러시는 거잖아요. 하나도 안 불편하니 마음대로 하셔도 됩니다."

나는 그녀를 위해서 눈을 감고 얼굴을 내밀었다.

꼭 키스를 원하는 것처럼 보이는 얼굴.

나는 눈을 감았지만, 내 앞에서는 침을 꿀꺽이는 소리가 들렸다.

내가 얼굴을 내밀자, 교장 선생님의 손이 살며시 내 얼굴을 조심스럽게 만지는 느낌이 났다.

그 손이 소극적으로 움직이며 나를 답답하게 했다.

"교장 선생님. 꼭 필요한 일이라면 서요? 이렇게 소극적으로 나와도 돼요?"

나는 살짝 눈을 뜨면서, 그런 말을 하고 교장 선생님의 손을 잡고 내 얼굴에 갖다 붙였다.

"히끅!"

놀라는 소리와 함께 교장 선생님의 따뜻하면서도 가느다란 손바닥이 내 볼을 덮었다.

"좀 더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오셔야지 빨리 끝나죠."

다시 눈을 감고 얼굴을 맡기자, 덜덜 떨리는 한 손이 점점 적극적으로 변하더니 어느새 두 손으로 변하며 내 양쪽 볼을 주물럭거리기 시작했다.

말랑말랑.

찹쌀떡처럼 주물럭거리기도 하고 쭉 늘리기도 한다.

그 모습을 차마 보지 못하겠는지 옆에서 소혜가 말했다.

"교장 선생님! 정말 필요하시다면서요!"

"아! 네, 필요하죠. 아이 참.. 기다려 보세요. 이런 거는 처음이라 조금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요."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면서 내 볼을 덮던 손을 천천히 다시 옮긴다.

입술을 쭉 훑기도 하고 내 콧등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기도 한다.

가끔은 감고 있는 내 눈을 정성스럽게 닦아 주는 것이 마치 연인을 대하는 태도 같았다.

"시안 학생은.. 참 눈이 예쁘네요."

"감사합니다."

나는 교장 선생님의 칭찬에 눈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 모습에 소혜가 다시 한번 말했다.

"교장 선생님.."

붉어진 얼굴로 한 손에 주먹을 든 후, 입에 가져다 대고 몇 번 헛기침하는 교장 선생님.

"흠흠."

소혜가 입가를 비틀면서 교장 선생님에게 물어봤다.

"다, 됐나요?"

어딘가 이가 갈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은 기분 탓인가.

"네! 시안 학생의 협조 덕분에 더 편하게 한 것 같아요."

처음에는 우리를 노려봤던 교장 선생님이지만, 이제는 소혜가 교장 선생님을 노려본다.

"아 그전에 한 번만 더.."

다시 한번 내 얼굴을 양손으로 붙잡는다.

조물락 조물락.

"하아.. ♡"

나는 이번엔 눈을 감지 않고 떠 있었기에 어딘가 묘한 열기를 내뿜는 눈동자를 이번에는 볼 수 있었다.

"교장 선.."

무슨 짓이냐고 말을 하려던 소혜의 말을 끊고 교장 선생님이 스킬을 썼다.

갑자기 내 얼굴이 파란색 단면으로 덧씌워지더니 다시 살색깔로 돌아갔다.

"이제 됐어요. 이 정도면 아카데미 내에서도 크게 눈에 띌 일 없을 거예요."

순식간에 변한 내 얼굴을 보고 소혜가 몹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나는 소혜가 보여주는 카메라로 내 얼굴을 보자 나는 평범한 학생보다 약간 더 잘생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흐릿한 인상.

"단, 이거에는 제한 시간이 있어요. 주기적으로 제 마나를 넣어야 해서 등교할 때 한번, 점심에 한번, 하교할 때 한번 오셔야 합니다."

그 말을 하고 소파에 일어나서 다시 자기 위치로 돌아간 이지안 교장 선생님.

금발을 휘날리며 창문 쪽으로 돌아가는 뒷모습을 자세히 보니 확인할 수 있었다.

'글래머.'

정장과 바지 때문에 상당히 가려진 가슴과 엉덩이는 벗겨 내면 그 위용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30대 중반에 맞지 않는 귀여움과 상당한 글래머인 여자.

게다가 헌터 아카데미의 교장 선생님이란 직책까지.

'데려가야겠다.'

지금은 소진과 소혜가 먼저지만, 나는 이 여자를 꼭 엘라시움으로 데려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네. 잊지 않고 오겠습니다."

내 말에 눈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럼.. 1학년 교무실로 가보세요. A반이라고 써진 선생님께 가보시면 될 겁니다."

그 말을 끝으로 소혜가 먼저 밖으로 나가고 나도 소혜를 뒤따라서 나간 다음 교장실 문을 닫으려고 했다.

닫는 순간 문 틈에서 내 귀에 콕 박히는 목소리가 들렸다.

"꼭 오세요."

*

"시안 오빠, 그 선생님이랑 너무 달라붙었던 거 아니에요?"

"응? 꼭 필요한 일이라고 하셨잖아. 어쩔 수 없었어."

정말 어쩔 수 없다. 내 스킬 중, 페로몬을 묻히기 위해서 말이다.

"꼭 필요한 일이라고 하시긴 했지만, 그 사실.. 그 선생님한테는 또 다른 별명이 있으세요."

"또 다른 별명?"

나는 그 말에 영웅으로 일컫는 자가 다른 별명까지 있다는 소식에 놀랐다.

"네. 노처녀라는 별명이요."

"...뭐?"

"저 사람, 저 나이 먹을 때까지 남자 한번 못 사겨본 노처녀라고요."

나는 그 말에 잠시 어이없었다. 저런 외모와 저 몸매로 노처녀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말이 되는가?

'여기 남자들은 전부 눈이 옹이구멍인가?'

"자기 인생의 절반을 던전에서 살아오신 분이에요. 연애할 시간도 없이 터져 나오는 던전을 막기 바빴다고 해요."

"아.. 그래서."

나는 그 소리를 듣고 영웅은 영웅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자기 인생까지 걸면서 인류를 수호해온 사람이라니.

'역시 인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구나.'

그녀는 책임감도 있는 여자였다.

"그러니까 어쨌든.. 조심하시라고요. 굶은 여자만큼 위험한 것은 없으니까요."

"설마, 그래도 30대 중반이신 분인데 나같이 새파랗게 어린 사람한테 관심이라도 있겠어?"

"음, 글쎄요. 그냥.. 뭔가 불안하네요."

내 말에도 무언가 불안한 듯 중얼거리는 소혜.

소혜는 교장 선생님께서 말한 1학년의 교무실이 보이자, 나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그럼, 시안 오빠. 저는 2학년이니까 나중에 점심시간 때 찾아갈게요. 같이 밥 먹어요!"

그런 말을 하면서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돌아가는 소혜의 뒷모습을 봤다.

저 커다란 엉덩이를 보니 아침에 했던 것처럼 콱 잡고 싶어졌다.

'발정기인가..'

어젯밤 레이븐의 명기를 맛보고 난 후, 자꾸 이상한 쪽으로 생각하게 된다.

나는 잡생각을 지우며 1학년 교무실 문을 똑똑 노크한 후에 들어갔다.

"실례합니다."

그런 말을 하면서 들어가자, 안에는 남자와 여자 선생님이 책상 앞에 앉아 열심히 시험 문제를 만들고 있는 게 보였다.

'소혜가 시험기간이라고 했었지..'

잠시 쭉 둘러보고 나는 1학년 A반 선생님이라는 마크를 가진 남자 선생님에게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교장 선생님께서 A반 선생님께 가라고 하셔서.."

"아, 반가워요. 교장 선생님께서 말한 학생이 당신이군요. 듣던 대로 상당히 큰 체구네요."

교장 선생님은 얼굴까지는 가려줬더라도 내 체구까지는 가리지 못했다.

"음.. 시안.. 학생이라고 하면 되나요?"

"네. 맞습니다."

"그러면 시안 학생. 일단 이것부터 작성해 주시겠어요?"

그런 말을 하면서 내 앞으로 종이를 주시는 선생님.

종이에는 이름이나 나이, 주무기나 다니고 있는 길드 등 여러 가지 적혀있었다.

"이건..?"

"이거는 학생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알아보는 거예요. 길드를 다니고 있지 않으시다면 '사항 없음'이라고 적으시면 됩니다."

나는 그가 준 종이를 읽은 후, 주무기 칸에서 잠깐 고민했다.

'나는 주무기가 없는데..'

평생을 광산에서 일했으니까 곡괭이 정도가 주무기가 될까.

이런저런 고민을 하며 주무기를 고민했지만, 결국 내가 들어야 할 주무기는 정해져 있다.

내 종족은 하프 엘프.

하프라는 점이 마음에 걸렸지만, 일단 나는 엘프긴 엘프다.

엘프의 대명사는 활을 잘 쏘는 것으로, 실제로 내가 처음 추격 당했을 때 그들은 나에게 화살을 쏘면서 추격했다.

'검보다는 낫겠지.'

솔직히 무력에 대해서는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세계수가 내 힘을 거의 여성을 유혹하는 데로 바꿨다고 했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종이에 나온 질문을 다 적은 뒤 선생님에게 다시 돌려줬다.

그렇게 내가 준 종이를 꼼꼼히 다시 읽고 말했다.

"으음.. 문제는 없고.. 네. 좋네요. 그러면 1학년 A반 교실로 같이 갈까요? 곧 수업이 시작하니까 지금 가면 딱 알맞게 도착할 거예요."

그 말을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는 선생님. 교실로 향하는 그의 뒤를 따라가며 A반 교실로 향했다.

문 앞을 두고 떨리는 마음을 다시 잡았다.

이 세계로 와서 처음으로 다녀보는 학교. 잘 다닐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다녀야 하는지도 모른다.

아직 불안한 마음을 잡고 있었는데 A반 선생님이 내 마음도 모른 채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은 새로 각성한 헌터가 있어서 오늘부터 입학하기로 한 학생이 있어요."

인사를 하며 들어가는 선생님. 그와 동시에 안쪽에서 들리던 떠들썩함이 갑자기 적막으로 바뀌었다.

선생님은 그 조용한 적막 속에서 나한테 손짓하면서 불렀다.

"후우.."

긴장되는 마음을 다잡고 조용한 교실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자리를 잡고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23살 나이에 각성하여 헌터 아카데미에 입학하게 된 시안이라고 합니다."

헌터 아케데미 1일차. 입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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