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녀역전 세계의 하프엘프-13화 (14/77)

13화 - 집착하는 그녀..?

띠링 -

[상대방으로부터 대량의 경외감을 이끌어 냈습니다!]

[보상으로 저주의 힘이 약간 떨어집니다.]

나는 자고 있었는데 내 귀에서 들리는 시스템 소리에 잠에서 깼다.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것을 대충 치웠다.

"으..으으."

잠에서 깨어나니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이 보였다.

나는 그것을 닫고 다시 잠에 빠지고 싶었지만, 몸을 움직일 힘이 없었다. 그리고 움직이기도 싫었다.

찔꺼억- 찔꺼억-

"흐으응.."

내 옆에는 헐벗은 채로 자지에 박혀있는 소진이 있었다.

우리는 옆치기 자세를 하면서 잠들었었다.

나는 소진의 허리를 손으로 잡아서 밀착했다. 한 손으로 그녀의 풍만한 젖가슴을 만졌다.

그리고 몇 시간 전, 소진과 했었던 정사를 다시 생각했다.

*

우린 어젯밤 미친 듯이 서로 박아댔다. 소진이 정상위로 내 위에서 허리를 흔들다가 지치면 가만히 있었던 내가 체력을 회복했다.

체력을 회복한 내가 소진을 눕히고 후배위, 역 정상위 등 이쪽 세계에서는 보기 힘든 체위를 하며 소진의 보지를 마음껏 쑤셨다.

소진이 교성을 뱉어내며 간드러지게 좋아하자 나는 그 소리를 응원 삼아 더 열심히 허리를 움직였다.

그러다가 내가 지치면 또 소진의 체력이 회복되어 다시 나를 눕히고 착정한다.

이 짓을 몇 번이나 했다. 소진이 정말로 A급 헌터임을 어젯밤 직접 몸을 섞으면서 겪었다.

소진은 정상위를 할 때에 거의 2시간 정도 허리를 움직였지만, 나는 겨우 30분 동안 허리를 움직였다.

내가 30분을 회복하면 소진은 다시 2시간을 허리를 움직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소진은 정상위도 즐겁지만 역 정상위도 즐거워서 내가 지칠 때까지 박게 한 것 같았다.

몇 번이나 몸을 섞으면서 사정하는 내 정액은 메마르지 않는 호수와도 같았다.

계속 사정을 하면서도 다시 단단하게 세우는 자지를 보며 소진이 몇 번이나 몸을 섞고 나서 물어봤다.

"그.. 시안이 이제 그만할까?"

나는 소진의 입에서 뜻밖의 말이 나오는 거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응? 아니 왜?"

"아니, 그게..그.."

"난 더 할 수 있어. 나 아직 이렇게 세우고 있는데.."

"어.. 시안 들어봐. 혹시 발정제라고 알아?"

나는 당황했다.

"발..정제?"

그 이름이 여기서 왜 나온다는 말인가.

나는 소진의 입에서 발정제라는 이름이 나오자 문득 엘라시움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우리 엘프들이 사는 마을인 엘라시움은 매우 뛰어난 외모로 유명한데, 그 외모를 노리고 온 노예 상인이나 악질 모험가들이 발정제를 들고 마을에 침입한 적이 있다.

당연하지만 그 타겟은 여자 엘프가 대상이었고, 그들은 나이가 성숙해 보이는 여성한테 발정제를 먹였었다.

모험가들은 발정제를 먹이고 난 후 여자 엘프를 억지로 강간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여자 엘프가 거세게 반항을 했고, 반항하면서 나온 소음 때문에 귀가 좋은 엘프들은 삽입 직전에 모험가들의 머리에 화살을 꽂을 수 있었다.

아마 모험가들의 생각은 일단 발정제를 먹이고 강간을 하다 보면 여자 엘프가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했을 것이다.

멍청한 생각 같았지만 그런 생각을 할 만큼 발정제란 그만큼 위험한 것이다.

발정제를 먹이고 한번 박으면 박힌 대상은 정신없이 교성을 내뱉는 기계가 된다.

그런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난 후 안 그래도 인간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던 엘프들이 더더욱 인간들을 욕하기 시작했다.

그 덕분에 반은 인간, 반은 엘프인 내가 자연스럽게 피해를 보기도 했다.

내가 과거를 잠시 생각하고 있는데 소진이 마저 말을 이었다.

"응. 그 반응을 보아하니 모르는 것 같네. 하긴 이제 여기로 온 지 2일 째니까 아는 게 더 이상한 거긴 해.."

나는 발정제의 효과를 알고 있었지만 소진이 뒤에 붙인 말에 그냥 모른척하기로 했다.

"발정제가 대체 뭔데?"

"그.. 시안 듣고 화내지 않는다면 말해줄게.."

"이제 몸까지 섞은 사이에 화는 무슨. 괜찮아 말해줘."

그렇게 말해도 소진은 계속 내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불안하게 시선을 딴 곳으로 돌렸다.

나는 그런 소진이 답답해 계속 바라보자 소진은 고민하던 입을 열었다.

"사실.. 오늘 내가 소혜의 밥에 수면제를 타서 소혜를 재웠어. 그래서 어제 갑자기 그렇게 자 버린 거야."

"그리고 시안의 자리에 그.. 물이 담긴 컵 있지? 그 컵에 내가.. 발정제를 탔어.. 발정제는 한번 먹으면 성적으로 매우 흥분하게 되는 약이야."

"흥분하게 되는 약?"

"응. 정확히는 성적으로 흥분하게 되는 약. 그걸 먹으면 몇 시간이고 자지를 세울 수 있어.

근데 내가 너한테 너무 많이 먹였나 봐.. 원래 이 정도로 오랫동안 서지 않는데.."

당연하다. 이것은 내 본연의 힘이다. 원래부터 펑펑 넘치던 내 정액은 이 세계로 넘어와 세계수의 가호를 받고 더 강해졌다.

"여기서 더 하면 너의 건강에 해가 될 수도 있어. 말 안 하고 발정제 먹인 거 미안해.. 진짜 미안해."

나는 굉장히 미안해하는 소진의 얼굴을 보면서 생각했다.

나는 소혜와 나한테 아무 말도 없이 약을 먹인 것과 발정나있는 나를 소진이 섹스로 유린했다.

반대로 그만큼 나랑 몸을 오랫동안 섞고 싶었다는 의지도 느껴져 뭐라 하기가 애매했다.

무엇보다도 나도 기분이 좋았으니 말이다.

소진의 행동은 남녀역전의 시선으로 보면 남자가 여자의 허락 없이 발정제를 먹이고 밤부터 아침이 될 때까지 박은 것이다.

물론 그 여자가 좋아 죽으려고 했지만 만약 자신한테 발정제를 먹였다는 걸 알면 어떻게 될까. 그 여성은 계속 좋아 할까?

아무리 서로 합의한 섹스라 해도 기분이 나쁠 것이다.

소진도 그것을 알기에 나한테 저자세로 나오는 것이다.

"그.. 미안해, 시안아. 내가 발정제를 먹인 것은 사과할게. 미안해.. 진짜 미안하니까.. 제발 나를 버리지 말아줘.. 아니 버려도 되니까 싫어하지만 말아줘..제발.."

소진이 처음에는 평범하게 사과했지만, 점점 고개를 숙이더니 급기야 벌벌 떨면서 무릎까지 꿇었다.

나는 비참해지는 소진을 보고 당황스러워 빨리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아니 안 버릴 테니까! 난 괜찮으니까 무릎 꿇지 마!"

"어..? 정말로? 정말 나 안 버릴 거야?"

"어. 안 버릴 테니까. 난 진짜 괜찮아. 나도 너와 원 없이 몸을 섞어서 좋았기도 했고.. 하하하.."

"진짜지? 혹시 나 싫어지거나 하지 않았지?"

"응. 싫어하지도 않아. 아니 정확히 말하면.. 좋아하지.."

내가 말하면서도 부끄러운 말을 꺼냈다. 하지만 이 말을 하지 않고서야 소진이 제정신으로 돌아올 것 같지가 않았다.

"어..정말? 정말로 나를 좋아해?"

"응. 좋아해.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과 어떻게 몸을 섞어."

"진짜..? 나를 좋아한다고?"

"응. 좋아해."

내 말을 끝으로 소진이 고개를 푹 숙였다. 고개를 숙여 얼굴은 숨겼지만 새빨갛게 물든 귀까지는 숨기지 못했다.

소진은 고개를 숙인 채 말했다.

"...더 ..해줘.."

"응? 뭐라고?"

하프 엘프인 나도 듣지 못할 정도로 정말로 작은 목소리였다.

".. 더 말해줘."

"뭘?"

"나를 좋아한다고 더 말해달라고!!"

내가 소진의 말을 들었지만 계속 짓궂게 물어보자 소진은 터질 듯이 붉은 얼굴을 보이며 내게 소리쳤다.

나는 분명 소진이 패닉에 빠지려는 것을 구하려고 좋아한다는 말을 한건데 이렇게까지 효과가 좋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내게 대답을 촉구하는 듯 거의 울 듯한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봤다. 그 모습이 굉장히 귀여웠다.

"큭큭. 소진아 좋아해."

나는 어딘가 애정결핍이 느껴지는 소진의 모습이 느껴졌다.

"날 떠나지 않겠다고 대답해줘.."

"소진아. 난 널 버리고 떠나지 않아. 너를 좋아하는데 어떻게 떠나."

"..고마워. 응..너라면.. 너라면 나를 떠나지 않을 것 같아."

나는 이제 소진이 나한테 완전히 집착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도를 넘는 집착에 약간 걱정했지만, 내가 잘 챙겨주겠다고 다짐했다.

나는 조용히 소진을 꼭 안았다. 몸을 부들부들 떠는 것이 어지간이 무서웠나 보다.

나는 소진을 안고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생각했다.

'너라면.. 인가.'

자기를 버리지 말라고 하는 태도와 너라면 떠나지 않을 것 같다는 말을 하는 소진.

나는 그 말들이 왠지 소진의 과거사와 연결되어 있음을 느꼈다.

'때가 된다면 말해 주겠지.'

나는 천천히 소진에게 다가가도록 했다. 패닉에 빠질뻔한 소진의 태도는 어쩌면 트라우마가 있을 수도 있다.

나는 소진이 나한테 말해 줄 때까지 기다리도록 마음을 먹었다.

아직도 나를 꼬옥 안고 있는 소진을 떼서 소진을 눕혔다.

나는 자지를 세워 이제는 완전히 익숙해져 버린 소진의 보지에 푹 박았다..

"흐그으으으읏?!"

당황스러운 듯 불안해하던 소진의 얼굴이 빠르게 풀려나감을 느꼈다.

'이런 분위기를 쉽게 풀려면 섹스가 답이지.'

찌걱 - 찌걱 - 찌걱-

나는 천천히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수십 번이나 되는 삽입인데도 내 자지를 조이는 소진의 보지는 처음과 다름없었다.

"흐응.. 시안.. 너 더이상 하면.. 흐으윽.. 위험하다..고.. 아아앙..♡"

나는 소진의 보지에 부드럽게 허리를 밀어 넣으며 말했다.

"난 괜찮아 소진아. 내가 정액이 워낙 많거든. 사실 발정제가 아니더라도 이 정도는 거뜬할껄? 큭큭."

"에.. 진짜? 거짓말.."

내가 정력이 뛰어난 건 맞지만, 세계수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위험했던 건 맞다.

하지만 나는 소진을 위해서 작은 거짓말을 했다.

"난 아직도 부족하니까.. 지금은 그냥 즐기자..?"

찌걱 - 찌걱 - 찌걱 -

"흐으응.. 아라써.. 조아해 시아나..♡"

츄웁.. 츄르릅.. 츄우웁..

그 말을 끝으로 나한테 딥키스를 해주는 소진.

나도 소진을 보며 말했다.

"나도.. 좋아해 소진아.. ♡"

"으응.. 더 말해줘.."

"좋아해."

"계속 말해줘.. 내가 잠들 때 까지.."

소진이 그 말을 하자 나는 허리를 흔드는 것을 멈추고 소진을 꼭 안아서 내 입을 소진의 귀에 가까이 댔다.

"좋아해.. 너를 정말로 좋아해 소진아.."

"흐응.. 흐으으응.. ♡"

좋아한다고 말을 할 때마다 소진의 보지는 크게 조였다가 풀렸다를 반복했다.

나는 허리를 흔들고 있지 않았지만, 이 달달한 분위기와 소진이 하는 질 운동에 사정할 것 같았다.

"좋아해.. 좋아해.."

"흐그.. 흐그으읏... 하으으응.. ♡"

계속 좋아한다고 말을 하자 작게 가버리는 소진. 그에 맞춰서 나도 소진의 자궁에 깊게 박은 채로 사정했다.

뷰르르릇-! 뷰릇-! 뷰르릇-..

적게 나온 양이었지만 내 애정이 담긴 사정이었다.

나는 소진이 가장 좋아하는 자궁 입구에 자지 비비기를 했다.

빙글빙글 -

"흐으으읏.. 지.. 지그믄 예민한데에.. 흐에엑.. 그거어어.. 하지마아앗.. 히이익.. ♡"

자지를 빙글빙글 돌려주자 몸을 부르르 떨며 좋아하는 소진을 보고 나는 소진의 젖가슴 사이로 얼굴을 파묻었다.

나는 그렇게 소진의 보지에 삽입하고 젖가슴을 베개로 삼아 소진보다 더 빨리 잠들었다.

*

그렇게 다시 현 시각. 나는 몸을 움직이기 싫어서 자지를 움직여 소진을 깨웠다. 빨리 방을 정리해야 했다.

쯔븝.. 쯔브브븝.. 찔꺼억 -...

"흐으응..흐응..흐으으응.."

여전히 애액이 나오고 있는 소진의 보지에는 말라붙은 내 정액과 애액이 달라붙어 있었다.

소진의 첫경험을 가져갔다고 알려주는 처녀헐은 내 정액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

나는 몇 번 더 허리를 흔들자 소진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다.

그러자 탱탱하고 매끄러운 피부를 가진 손을 쭉 뻗어 내 얼굴로 향하더니, 내 얼굴을 붙잡고 자신의 얼굴 쪽으로 잡아당겼다.

"츄르릅.. 츄웁.. 츄우웁.. 츄르르릅.. 츕..♡"

아침부터 강렬하게 딥키스를 하는 소진. 나는 소진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딥키스를 하며 허리를 마저 흔들었다.

찌걱 - 찌걱 - 찌걱 -

"하읍..츄르릅..하으..츄릅.."

그러자 혀를 섞는 사이로 신음이 나오는 것을 들었다.

점점 몰려오는 사정의 감각에 나는 참지 않고 아침부터 소진의 자궁에 가득 채워넣었다.

뷰르르르릇-! 뷰르르릇! 뷰르릇..-

"츄웁.. 흐아아앙.. 아아.. ♡"

나와 동시에 소진은 간드러진 목소리를 내며 가버렸다.

"하아..하아.. 소진아 잘 잤어..?"

"으으응.. 덕분에 잘.. ♡"

그 말에 나는 만족스럽게 웃으며 소진의 보지에 하루 종일 박혀있었던 내 자지를 천천히 뺐다.

쯔브브븝.. 쯔븝..쯔브븝..

나는 방금 자궁에 넣은 정액과 새롭게 만들어진 소진의 애액을 이용해서 빡빡했던 소진의 보지에서 자지를 뺐다.

뽕 -

몇 시간 만에 밖으로 나간 자지는 숨이라도 쉬려는 듯 껄떡거렸다.

나는 달콤한 냄새가 천지인 내 방을 환기하기 위해 커튼을 활짝 열고 창문을 열었다.

그러자 소진이 팔을 이용해 자신의 눈을 가리고 손을 뻗어 창문을 닫으려는 시늉을 했다.

"끄아아악.. 이게 뭐하는 짓이야.. 시안.. 빨리 닫아줘어어..."

창문을 열자 들어오는 상쾌한 공기와 차가운 바람은 내 방에 베어 있는 정액 냄새를 빼기 시작했다.

그러자 소진이 울상을 지었다.

"아...안 돼. 시안의 정액 냄새 되게 좋은데.."

나는 그 말이 어이가 없었지만 내 스킬 중 하나인 페로몬은 그 말을 가능하게 했다.

과하지도 않고 너무 옅지도 않은 달콤한 냄새는 내가 맡아도 상당히 괜찮았다.

"됐고. 오늘은 따로 일정 없어?"

소진은 자연스럽게 보지에서 흘러나오려는 정액을 막으며 말했다.

"음.. 오늘부터 다시 길드에 가야 해. 우리 어머니가 운영하시는 길드.."

나는 소진이 하는 말에 깜짝 놀랐다. 어머니가 운영하는 길드면 혹시 길드장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어머니가 혹시 길드장님 인거야?"

"응.. 요즘 소혜의 뒤만 따라다니면서 저급 던전을 도니까 화나셨나 봐."

나는 어머니의 얘기가 나오자마자 눈에 띄게 기운이 빠지는 소진을 보고 급하게 말을 돌렸다.

"길드 이름이 뭐야?"

"아테나 길드야."

아테나 길드. 싸움을 굉장히 잘하는 곳으로 던전 클리어 확률이 제일 높은 곳이기도 하다.

게다가 주변 인식이 상당히 좋아서 인지도가 꽤 높은 길드.

헌터라면 누구라도 들어가고 싶어하는 길드인데 그 길드의 주인이 소진의 어머니라니..

나는 그 말에 약간 충격받았다. 그리고 나는 이제야 소진과 소혜가 이렇게 좋은 집에서 사는 이유를 알았다.

'저번 파스타 집에서 소혜가 소진한테 비서실장에게 부탁해 신분증이나 핸드폰을 맡기자고 말한 게 이런 거였구나.'

나는 그때 그녀들의 대화를 대충 흘러 넘겼었는데 이제야 이해가 됐다.

"으.. 길드에 대한 건 자세히 묻지 말아줘.."

"응? 어.. 알았어."

소진은 그런 길드가 싫나 보다. 자세한 건 물어보지 말아 달라고 했다.

"어쨌든.. 나도 이제 나갈 준비를 해야 하니까. 방으로 돌아가 볼게."

"어 알았어."

그 말을 끝으로 소진은 보지에서 흘러넘치는 정액을 꽉 잡으며 급하게 자기 방으로 뛰어갔다.

아마 소진은 소혜한테 정사의 흔적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나는 그 모습을 뒤로하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몸을 꼼꼼히 씻으면서 생각했다.

'어차피 사용인들이 들어와서 청소해 준다고 하지 않았나..'

소진은 소혜와 함께 나가는 시간에 아무도 없는 집을 청소해주는 사용인이 있다고 했다.

나도 환기만 하고 방 청소는 사용인한테 맡길 생각이었다.

'그런데.. 소혜는 안 깨어났나..?'

소진이 지금 나갈 시간이 됐다는 거는 슬슬 소혜도 깨어나 나갈 시간이라는 건데..

'어젯밤에 소진과 섹스 했던 소리들.. 안 들렸겠지?'

여기는 방과 방 사이가 완벽하게 방음이 되지 않는다.

물론 내 방은 맨 오른쪽 끝으로 소혜의 방이 맨 왼쪽에 있으니까 안 들릴 가능성이 컸다.

게다가 소진이 음식에 수면제까지 탔다고 하니 푹 잤을 것이다.

나는 거기까지 생각하고 몸을 닦은 다음 화장실 문을 열어 옷을 가볍게 챙겨 입은 후 방문을 열었다.

방문을 열자 소혜가 외출복을 입고 잔뜩 토라진 얼굴로 팔짱을 낀 채 나를 싸늘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런 소혜의 모습에 몸이 얼어붙었다.

'들렸구나.'

외출복을 입고 있다는 건 밖으로 나간다는 건데 여기서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 걸 보면 소혜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

"시안 오빠."

싸늘한 표정만큼 싸늘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나는 저 귀여운 얼굴에서 저런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아무리 그래도 제가 집에 있는데 언니랑 그렇고 그런 짓을 하는 건 아니라고 보는데요."

"어..어, 그.. 미안..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그렇게 말하는 소혜 너도 언니가 있을 때 몸을 섞었었는데..'

나는 할 말은 있었지만, 말을 아꼈다. 이런 상황에서 그런 말을 할 정도로 멍청하지 않았다.

"하아.. 언니가 오빠를 그런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거야 저도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할 줄이야.."

낭패라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짓는 소혜는 인상을 찌푸렸다.

"나는.. 두 번 밖에.. 못 보냈는데.."

소혜는 작게 중얼거렸다. 내가 소혜랑 함께 있을 때 사정한 횟수를 말하는 것 같았다.

그 말을 하는 걸 보니 소혜는 우리가 섹스하는 소리를 조용히 엿들은 모양이었다.

솔직히 어제 소진이 내던 신음소리는 꽤 크긴 했다. 그것을 신경 쓰지 않을 정도로 기분이 좋기도 했다.

솔직히 어제 하루 종일 혹사시켰는데 멀쩡한 소진의 체력이 이상한 것이다. A급 헌터니까 말이다.

나는 그런 소혜를 위해 말했다.

"그.. 소혜야 너네 언니는 A급 헌터니까.."

"저도 헌터거든요!!"

그러자 소혜가 나한테 소리치면서 말했다. 나는 나보다 약한 그녀가 헌터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아직.. E급 이지만요.."

'그럼 그렇지.'

나보다 훨씬 약한 것 같은 그녀가 등급이 높았으면 나는 혼란을 느꼈을 것이다.

'그럼 나는 E급 위 A급 헌터 아래라는 건가..'

상당히 넓은 범위였지만 이렇게 점차 줄여나가면서, 내 스탯이 헌터 계급으로는 치면 몇 등급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어쨌든! 저도 성장 가능성이 매우 뛰어난 헌터라고 촉망받고 있다고요! 저도 꼭 성장해서 언니보다 높은 등급을 얻을 거예요!"

"언니보다 높은 등급은 S등급 밖에 없는데?"

"그걸 노리는 거죠!"

다시 기운을 되찾은 소혜를 보며 작게 웃었다.

소진은 잘 모르지만 소혜는 저번에 내가 자고 있을 때 내 바지에서 나는 정액 냄새에 어렴풋이 소진과 나의 관계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는 충격을 덜 받은 모양이었다.

'아니면 단순히 괜찮은 척하는 걸 수도 있고..'

"하아.. 어쨌든 시안 오빠. 그것만은 말하고 싶어요. 적어도 언니와 할거면.. 그.. 빨리 끝내주세요.. 제발."

그런 말을 내뱉는 소혜는 무척 괴로워 보였다.

난 그 모습을 보고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 그래 알겠어.. 정말 미안하다.."

그 말을 끝으로 소혜가 휙 뒤를 돌고 현관문을 통해 밖으로 도망쳤다.

소혜가 나가고 난 후 소진의 방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소진 역시 나가려고 한 듯, 빠르게 씻고 나와 외출복을 입고 있었다.

"소혜는 나갔어?"

"응. 방금 나갔어."

"그래..? 같이 나가려고 했는데 아쉽네. 아, 가기전에 시안아 부탁할 게 있어."

"응. 뭔데?"

"나중에 청소해주시는 사람들이 올 거야. 그분들한테 내 방문은 열지 말라고 전해줘."

"응? 어.. 알았어."

"아. 혹시 말하는데 너랑 소혜도 내 방문 열면 안된다? 내가 소혜한테는 따로 말할 거니까 그렇게 알아두고 있어."

나는 그렇게 말하는 소혜가 이상했다.

분명 내가 이 집으로 처음 왔을 때 나한테 옷을 주기 위해서 자기 방을 보여준 소진이었는데, 갑자기 들어오지 말라고 했다.

"어.. 방 안에 보여주기 좀 그런 뭔가가 있어?"

"아니, 내가 요즘 보고서 같은 걸 쓰고 있거든. 중요한 물건들도 생겨서.. 그것들이 상당히 중요해서 없어지면 안 돼서 그래."

"그래? 알았어. 내가 말해둘게."

내 대답을 듣자 소진은 안심했다는 듯 옅게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려고 신발을 신는 그녀를 배웅하러 갔다.

"잘 갔다 와."

"응."

그렇게 대답하고 문을 열어나가야 하는 소진이었지만..

어째서 신발만 신고 나를 멀뚱히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왜 그래? 뭐 놓고 간 거 있어?"

그러자 소진이 뚱한 표정을 지었다.

"에이. 놓고 간거 여기 있잖아."

그런 말을 하고 나한테 다가오더니 그대로 옷깃을 잡고 내 입술에 키스를 했다.

쪽 ♡-

나는 순식간에 다가와 내 입술에 가벼운 버드키스를 하고 떨어진 소진을 봤다.

내 입술에는 말랑말랑하던 소진의 입술 감촉이 느껴졌다.

"다음부터는 잊지 않고 해줘? 큭큭."

그 말을 끝으로 정말로 밖으로 나갔다.

나는 순식간에 지나간 상황에 잠시 멍하니 있었다.

잠시 후 정신을 되찾은 나는 오늘 해야 할 일을 생각했다.

만약 오늘 소진이 집에 있었으면 나도 같이 집에서 소진과 함께 뒹굴 생각이었지만,

소진과 소혜가 함께 나간 이 시간은 내가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왜냐하면 나한테 집착하는 소진 때문에 혼자 밖으로 나가는 게 눈치가 보였기 때문이다.

나는 소진이 나가고 잠시 뒤 들어오는 청소부분들에게 소진의 방문은 열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청소부분들은 나를 바라보지도 않은 채 얼굴을 끄덕이더니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내 방으로 가서 최대한 눈에 안 띄는 외출복을 입고 모자와 선글라스, 마스크까지 철통보안을 한 채 밖으로 나갔다.

지구로 와서 처음으로 혼자 하는 외출이었다.

그렇게 모습을 가린 채 당당하게 밖으로 나가는 시안의 모습을 감시하는 인영이 있었다.

"드디어 나왔네..? ♡"

검은색 옷을 입고 있는 인영은 조용히 시안을 미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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