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 팬티 실종.
쿠당탕 -
방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
무언가 넘어지는 듯한 소리였기에 소혜는 잠시 그곳으로 시선을 줬다.
부스럭 -
"언니? 넘어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는데 괜찮아?"
소혜는 고개를 돌려 언니에게 괜찮은지 물어봤지만 소혜의 말에 대답하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괜찮은 거야, 안 괜찮은 거야..'
소혜는 작게 중얼거렸다.
소진 언니는 유명한 헌터라서 겨우 넘어지는 걸로 다치지 않겠지만 그런 언니가 넘어졌다는 것은 무슨 일이 있어서 그런 것 아닌가.
터벅 - 터벅 -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발을 옮겼다.
킁킁.. 걸을 때마다 이상하게 달콤한 향기를 풍기는 언니의 방.
그 냄새는 언니의 방으로 갈수록 점점 진해졌다.
그렇게 언니의 방 앞에 서서 똑똑- 노크를 했다.
"괜찮아? 들어간다?"
나는 허락을 아직 받지 않았지만, 평소에도 이런 식으로 들어갔기에 신경 쓰지 않고 문고리를 잡아 문을 열었다.
텁 -
문이 중간까지 열렸을 때였다.
처음은 후각이었다.
순간적으로 엄청나게 달콤한 냄새가 언니의 방에서 빠져나왔는데 그 냄새가 참으로 중독적이었다.
후각 다음은 시각이었다.
그것은 어디선가 본 듯 익숙한 상체였다.
이 세계의 남성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만큼 거대한 체구.
가장 눈에 띄는 11자 복근부터 시작해 위로 올라갈수록 무심코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탄탄한 가슴까지.
이것을 가히 예술품이라고 불려도 괜찮지 않을까.
멍하니 위로 점점 시선을 올려다보니.
처음보는 사내가 언니의 방에 서 있었다.
기다랗고 하얀색인 머리카락은 위로 쓱 올라가 시원한 느낌을 주었고 끝이 살짝 위로 올라가 약간 날카로운 느낌을 주는 두 눈과 오뚝하게 끝이 위로 솟은 코.
그리고 마지막으로 빨간색으로 칠해져 말랑말랑해 보이는 입술까지.
후각과 시각을 동시에 괴롭히는 이 남자를 보고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그리고 그는 마지막으로 청각을 괴롭혔다.
"아, 다녀왔어 소혜야?"
여자가 듣는다면 잘못 들은 게 아닐까 싶어서. 다시 그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 되물어 볼 만큼 마성의 목소리.
그리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사람을 심정지로 죽일 듯한 그 미소를 바라보니 소혜는 뒤늦게 이 남자가 시안 오빠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당황하여 말했다.
"오..오빠야? 그..내가 알던 그 오빠 맞아?"
몇 번이나 말을 절었을까.
자신이 말을 절었다고는 생각하지도 못하는 소혜는 시안한테 물어봤다.
"응. 많이 깨끗해졌지?"
깨끗해졌다고?
사람이 이 정도로 변했는데 과연 '깨끗해졌다'라는 한 단어로 말하는 게 맞을까. 이 정도면 거의 새롭게 태어났다고 말하는 게 맞았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시안의 손에는 몇 벌의 옷과 바지가 있었는데, 그것을 들고 소진의 방 밖으로 나가며 방문을 닫았다.
그 모습이 왠지 조심스러워 보이는 행동이었지만 소혜는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신경 쓸 틈이 없었다.
시안은 상체에 아무것도 안 입은 것처럼 하체 역시 수건을 둘둘 말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안 입었기 때문이다.
'헙...!'
처음 병원에서 시안의 하체를 흘깃흘깃 보았을 때 확인했던 성기 크기와는 차원이 달랐다.
그 때의 크기는 대체 무엇이었을까.
지금 다시 보는 그의 크기는 흘깃 보기에도 모습과 윤곽이 보일 정도로 크게 부풀려져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용..! 아니면 숨겨놓은 둔기를 연상케 했다.
만약 수건을 두른 게 아니라 바지를 입었더라면 시안의 하체를 확인했을 때 '대체 주머니에 무슨 물건을 주머니에 넣은 거지' 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 압도적인 크기에 소혜는 실례라는 것을 알면서도 다시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 나의 시선이 부끄러웠던 걸까.
시안은 부끄럽다는 듯 허리를 약간 뒤로 빼며 나한테 말했다.
"그..소혜야? 나 부끄러운데.."
'헉.'
그제야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을 깨달을 수 있었다.
"아! 앗! 네! 죄송해요 오빠! 제가 실례를.. 정말 죄송합니다! 저는 그.. 방에 씻고 있을게요! 혹시 도움이 필요하시면 제방으로 오세요!"
탁! 탁! 탁! 탁!
빠르게 말을 내뱉으며 나는 다시 뒤를 돌아 내 방까지 뛰었다.
덜컥- 쿵!
문이 열고 닫히는 소리와 함께 나는 등을 문에 기댔다.
"허억.. 허억.."
아주 잠깐 뛰는 거로 허덕이는 나는, 제삼자가 보기에 그녀가 과연 헌터가 맞는지 내 체력을 의심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내 체력에 문제가 있어 허덕이는데 아닌 흥분 때문에 허덕인다는 것을 알았다.
허억거리며 내 등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문의 감촉에 나는 다리에 힘을 풀어 주르륵 내려갔다.
일자로 쭉 뻗은 내 다리를 보며 방금 전 있었던 일을 다시 상기시켰다.
하얀 머리카락을 위로 올리고 살인적인 미소를 하며 나한테 인사를 하는 시안 오빠의 모습.
그 모습을 다시 상기시키자 갑자기 하복부가 찡하고 울리는 느낌을 받았다.
그 느낌에 그녀는 떨리는 두 눈을 유지한 체 오늘 입었던 스커트를 살짝 들어 올렸다.
그녀의 떨리는 두 눈에는 하트 모양의 문양이 동공에 조그맣게 피어있었으며.
오늘 아침에 입고 나갔던 팬티는 젖어있다는 걸 깨달았다.
*
"후..첫 걸음부터 큰일 날 뻔했네."
아직도 방안에서 멍하니 있을 것 같은 진소진을 뒤로하고 나는 화장실로 향했다.
'앞으로 많은 여성을 만날 것 같은데 벌써 이러면 안 되지."
음음.
난 화장실로 들어가기 전 소파에 소진이 준 옷을 놓고 화장실로 갔다.
화장실로 들어간 후 나는 내 자지를 가려주고 있는 수건이 축 늘어나 있는 것을 봤다.
찐득했다. 소진의 애액과 내 정액이 묻은 탓이었다.
나는 그 모습이 불쌍하다 여겨 급하게 그것을 풀고 수건을 잡아 올렸다.
차마 수건 가운데는 잡지 못하고 수건의 모서리 부분을 엄지와 검지로만 잡아 샤워기를 틀어 수건을 헹궜다.
찐득한 것을 빡빡 닦아 없애준 뒤 수건을 두어 번 접어 쫘악 물기를 빼줬다.
그렇게 찐득한 것도, 물기도 쫙 빼서 약간 축축하고 차가운 수건만이 남았다.
그렇게 나는 이 수건을 어디에 둬야 하나 고민하다가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내 자지는 어떡하지?'
나는 아래를 덮지 않고 그대로 개방된 상태였다.
내가 벗어두었던 팬티를 다시 입을 수도 없고.
지금까지 수건이 내 자지를 가려줬었지만 지금 그 수건은 제 역할을 다하고 죽은 상태.
그것을 다시 펴서 쓰자니 그건 싫었다.
"으음.. 아!"
고민하던 차 방으로 도망치면서 도움이 필요하면 자기한테 오라는 소혜의 말을 기억해냈다.
문을 살짝 열어 빼꼼 얼굴을 내밀어 주변을 둘러봤다.
어차피 소진한테 이 모습을 보여도 그다지 상관없지만, 흥분한 상태로 서로의 나신을 확인하는 거랑 맨정신으로 서로의 나신을 확인하는 것은 그 느낌이 차원이 달랐다.
그렇게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조용히 수건을 들어 소혜의 방 쪽으로 향했다.
똑똑 -
나는 소혜가 소진의 방으로 들어가기 전에 노크를 했던 것처럼 나도 똑같이 노크를 했다.
그런데 방안에는 들어오라는 말도,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난 그것이 의아해 살짝 문을 열어 방 안을 확인했는데.
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대신 방문을 살짝 열자 들려오는 소리.
내가 방금까지 샤워기를 틀며 수건을 닦을 때 났던 소리였다.
샤아아아 -
그 소리를 듣고 나는 소혜가 씻으러 간다고 말했던 것을 기억해냈다. 방안에는 따로 화장실이 들어 있었다.
'왜 자기 방으로 가나 했더니 방에 화장실이 있었구나.'
그렇게 작은 의문이 풀리자 나는 소혜가 씻고 나올 때까지 방 밖에서 기다려야겠다 생각하며 방에서 나가려는 순간.
나는 들을 수 있었다.
"...흐읏...빠.."
그 소리에 나는 방 밖으로 나가려는 두 다리가 갑자기 멈춰 섰다.
무언가 흐느끼는 소리...
방금 전까지 소진의 방에 있을 때 소진의 입에서도 들을 수 있었던 그 소리와 비슷했다.
나는 이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 정신과는 다르게 조심스럽게 다리를 옮겼다.
그러자 더 확실하게 들을 수 있었다.
샤아아아-
찔꺽 - 찔꺽 - 찔꺽 - 찔꺽 -
"흐읏..윽..시안..시안 오빠..♡ "
내 청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소리는 총 3개.
샤워기가 물을 뿜으며 바닥에 닿는 소리와.
무언가 찐득한 것이 서로를 마찰시키며 내는 소리.
그리고 소혜의 입에서 나오는 애달픈 신음과 함께 나를 부르는 호칭까지.
그 소리를 확인하자 나는 지금 소혜가 화장실에서 자위를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그 모습이 쉽게 예상되지 않았다.
소혜가 내 눈앞에서 멍을 많이 때리며 가끔 성욕이 가득한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는 것은 알았는데 이 정도일 줄이야.
강아지 상의 귀여운 얼굴에 활발하게 말을 걸어오는 그녀를 생각하며 나는 그녀를 위해 들어왔던 때보다 더 조심히 방 밖으로 나갔다.
조심스럽게 나가며 방문을 조용히 닫는 것까지.
이제는 방문을 닫아 잘 들리지 않지만, 조용히 귀를 기울이면 조금씩 신음소리가 새어나오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만약 이 일을 들켰었다면.. 나나 그녀나 상당히 어색할 것이다.
소혜도 나한테 관심이 있는 걸까.
최소 싫어하는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자위를 하진 않을 것이다.
그런 복잡한 마음을 가지고 조용히 걸음을 옮겨 거실로 가, 소파에 두었던 옷을 챙겼다.
갈 곳을 잃은 나. 이제는 무얼 해야 하나 싶어 팔짱을 낀 채 거실을 돌다가 소혜가 나한테 방 하나를 지목해 마음껏 쓰라고 했던 방이 있는 걸 깨달았다.
나는 그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나는 소혜가 내 방이라며 준 방을 열어 보았다.
상당히 깨끗한 방. 내가 샤워할 때 동안 치워 놓은 것일까. 마음씨 좋은 소진과 소혜의 배려에 감동했다.
나는 어색하고 낯선 방 안에 아무것도 없는 쓸쓸한 곳에서 소진이 줬던 옷을 팬티 없이 입어야 하나 고민했다.
아무리 봐도 이건 아니다 싶긴 했지만 어쩔 수 있는가.
내가 여성용 속옷을 입고 돌아 다닐수도 없고. 아니 애초에 내가 여성용 속옷을 입었을 때..
"윽."
나는 내 몸이지만 내가 상상해도 역겨운 생각이었기에 머리를 저어 생각을 털어냈다.
그렇다면 내 친구 수건은 어떤가.
딱히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수건을 묶은 체 바지를 입을 수도 없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그나마 통이 넓은 바지를 선택해 입기 시작했다.
조금 작았던 바지였기에 쭉쭉 늘어나며 내 하체에 딱 달라붙었다.
발목이 약간 보일 정도로 작은 바지. 이 바지가 그나마 크기도 하고 또 바지를 잡고 양옆으로 쭉 당겼을 때 늘어나기도 하는 바지였다.
하지만 가장 크다고 한 바지는 다른 바지에 비해 크다는 거지 나한테는 여전히 작았다.
나는 어느 한 지점부터 낑낑대며 입기 시작했다.
"시발.. 내가 자지 때문에 바지 입는 걸 힘들어하는 날이 올 줄이야."
그렇게 낑낑대며 마저 바지를 다 입고 위에도 마저 반팔티를 입자 내 몸은 뭔가 수축한 옷을 입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 내 바지가 문제였다.
나머지는 다 상관이 없는데 너무 노골적으로 튀어나온 어느 한 부분.
그것은 팬티를 입어도 어느 정도 윤곽이 보이는데 팬티도 안 입은 상태로 바지를 입으니 귀두 모양까지 선명하게 보였다.
아마 밖에서 이 모습을 봤더라면 대충 남창이라고 부르지 않을까 싶다.
그런 생각을 하며 방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밖에는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 소리를 들으며 누가 봉투를 뒤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게 누구인가 싶어 부스럭 거리는 소리를 쫓아 확인해 보니 소진이 봉투를 뒤지고 있었다.
그런 그녀한테 가서 뭘 하고 있나 싶어 천천히 접근해 뒤에서 지켜봤다.
소진은 방금 전까지 샤워를 하고 나왔는지 머리카락이 촉촉했고 또 향기로운 냄새가 솔솔 났다.
소진은 봉지에 들어있는 음식 재료들을 모두 꺼내 정리를 하더니 그녀가 돌연 허리를 숙여 앞치마를 꺼냈다.
순간적으로 그녀의 엉덩이가 뒤로 쭉 내밀어 내 자지와 부딪힐 뻔했기에 나는 화들짝 놀라 뒤로 빠졌다.
'이 상태로 부딪히면..위험하다'
소진의 엉덩이는 소혜에 비해 엉덩이가 작은 편이지만 그건 소혜가 특이한 경우고
소진의 엉덩이는 적당히 큰 엉덩이와 E컵이나 되는 가슴.
그리고 뒤에서 봤을 때 나를 유혹하듯 나온 옆 가슴까지.
난 지금 바지 안에는 아무것도 안 입은 상태.
지금도 움찔움찔 거리며 바지가 움직이는 것이 꽤 위기였다.
내가 뒤로 빠지는 소리를 들었는지 소진이 앞치마를 들면서 나를 봤다.
"앗..어.. 시안아, 있었어?"
"어, 응. 방금 나왔어. 하하.."
그러자 미묘하게 흐르는 어색한 기류.
우리는 한 방에 있을 때는 시선을 마주치지 못해 잡아먹을 기세였는데 지금은 서로 시선을 피하기 바빴다.
시선을 피하는 소진의 얼굴은 홍조를 피우며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그렇게 시선을 빙빙 돌면서 소진이 내 아래를 봤을 때.
나의 커다란 내 자지가 윤곽을 보이며 조금씩 움직이는 것을 확인했다.
화아악 -
그 모습에 안 그래도 홍조를 띠고 있던 볼이 얼굴 전체를 덮었다.
급하게 다시 고개를 픽 하고 돌려 앞치마를 입는 소진.
그리고 그녀는 머리카락이 요리할 때 방해되지 않게끔, 옆머리와 함께 뒷머리를 올려 묶었다.
나는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봤다.
새하얀 목과 다르게 그 옆으로는 빨갛게 물든 얼굴과.
목에는 소진이 뒷머리를 들어 올릴 때 빠져나갔던 머리카락 몇 가닥이 살짝살짝 뒷목을 가렸다.
그것이 중요하다면 중요할 수 있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
두 손을 올려 머리를 묶을 때.
그녀의 옆 가슴이 양옆으로 툭 튀어나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손을 들어서 그런지 더욱더 강조되는 풍만한 젖가슴.
안 그래도 몇 분전 까지 실컷 맞보고 있던 저 가슴의 감촉을 잊을 수가 없다.
'엘프 사회에는 여자 엘프가 머리를 들어 올릴 때 가슴은커녕 옷이 같이 올라갔다가 내려가는 것만 알 수 있었는데..'
그건 나를 매혹하는 젖가슴이었다.
나는 머리를 묶고 있는 소진의 뒤로 가서.
뒤에서 조용히 소진을 꽈악 끌어 안았다.
"흐읏?!"
소진의 옷 위로 나타난 주름이 내가 얼마나 그녀를 세게 잡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당황한 듯한 소진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나는 그녀의 허리에 올린 손을 슬금슬금 올려 나를 유혹하는 가슴에 조용히 손을 올렸다.
그리고.
꾸욱-
옷을 입고 있음에도 푹 들어가는 그녀의 젖가슴.
'아.. 그래 이 느낌이야..'
꾸욱 꾸욱 손가락을 누르자 말랑말랑한 느낌과 함께 내 손가락이 사라졌다가 생겼다가 한다.
"시..시안.."
소진은 당황했는지 내 이름을 불렀다.
처음에는 가슴을 만지는 행위에 당황했지만, 싫지는 않은지 소진도 천천히 나에게 몸을 기대기 시작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우리의 몸이 겹쳐지자 이미 위험함을 넘겨 화가 나 버린 내 자지는 소진의 엉덩이골에 비벼지기 시작했다.
"흣..흐으읏.. ♡"
소진은 엉덩이로 내 자지를 쓱- 쓱- 비비면서 고개를 약간 틀어 나를 올려다본다.
빨갛게 물든 얼굴. 이제는 내가 잘못 봤다고 부정할 수 없는 동공 안의 하트 문양까지.
그런 소진을 보다가 우리는 서로 홀린 듯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댔다.
그렇게 입술이 부딪히기 직전.
덜컥-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터벅터벅 여기로 오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 소리에 젖가슴에 파묻힌 내 손을 빼서 후다닥 뒤로 가 소파에 앉았으며.
소진은 빨갛게 물든 얼굴을 한 체 허둥지둥 옷에 있는 주름을 털고 다시 음식을 손질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타나는 소혜.
그녀는 소파에 앉아있는 내 뒷모습을 보고 나지막이 내 이름을 불렀다.
"아.. 오빠.."
그 소리에 나는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으려고 노력하며 고개만 돌려 소혜를 봤다.
얼굴을 붉히며 나를 보는 소혜.
"으..응? 나 불렀어 소혜야?"
"으응, 아니 아무것도 아냐."
소혜는 무언가 후련한 듯 배시시 웃었다.
나는 그런 소혜의 모습이 내가 대자연님께 실례를 저지른 후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옆에서 들려오는 소리.
탁탁탁탁
소진이 음식을 준비하고 있는 게 아닐까. 음식재료를 식칼로 일정한 리듬을 타며 재료를 손질하는 모습은 얼핏 들어도 상당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