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녀역전 세계의 하프엘프-3화 (4/77)

3화 - 퇴원.

나는 그녀들을 통해 내가 정말로 다른 세계에 왔다는 것을 실감했다.

여전히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진자매.

말똥말똥 눈을 뜨며 나를 바라보는 것이 좀 귀여웠다.

"제 얘기는 그렇게 유쾌하지 않는데.. 그래도 들으시겠습니까?"

그러자 고개를 끄덕이는 진소혜와 진소진.

특히 진소진이 고개를 끄덕일 때 움직이는 가슴은 저절로 눈이 갔다.

그것을 보자마자 조건반사적으로 드는 생각.

'엘프 여자들은 열등한 유전자였구나..!'

잠시 동족에 대한 비판을 하고 나는 그런 그녀들에게 내 마을의 생김새부터 이야기했다.

창밖의 모습과 정반대로 파란 하늘은 맞지만, 회색빛이 아닌 녹색 빛으로 물든 시내.

나무들로 이루어져 있는 집들과 아스팔트가 아닌 흙바닥으로 깔린 친환경적인 거리.

탁자나 의자도 톱 같은 것을 따로 거치지 않아도 그들은 마나를 부려 각자 자기가 원하는 형태로 만들었다.

"거기에는 대족장과 하이 엘프, 엘프 그리고 하프 엘프로 구성된 사회계 급이 있습니다. 저는 거기서 하프 엘프로 지냈습니다."

"하프 엘프요..? 분명 저희에게는 엘프라고 하시지 않았나요?"

피해의식 탓인지 하프 엘프라고 콕 집어 말하는 거에 축 기가 질렸다.

"네 죄송합니다. 엘프라고 말했죠. 음.. 여기서는 엘프가 없는 듯하니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 하프 엘프는 그다지 엘프 취급을 못 받았습니다."

"네?"

그러자 놀란 듯이 되물어보는 진소혜.

그 반응을 보니 다시 이 세계에는 엘프가 없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었다.

"그들에게는 자신에게 가호를 내려주신 세계수님에게 제 한 몸 바쳐 봉사를 합니다. 그런데 그중에서 인간의 피와 엘프의 피가 섞인 하프 엘프가 있으면 기분이 어떻겠나요."

'가짜 엘프. 딱 그 취급이었지.'

반은 인간. 반은 엘프의 몸을 타고 나서 세계수님의 가호를 받으려고 나타난 종족.

그들에게 있어서 눈엣가시였으며 신성한 가호를 범하는 엘프의 뿌리였다.

엘프와 하이 엘프들은 신성한 가호는 오직 엘프의 손에서만 이루어져야 한다며 하프 엘프를 차마 죽이지는 못하고 노예로 부려 죽이는 것보다 못할 짓 했다.

"저는 그중에 광산에서 일을 했습니다. 철광석을 캐기 위해 15시간씩 일을 하고 하루에 밥 한 끼와 감자 하나를 먹으며 목숨을 연맹했습니다."

"그럼 실리안 씨의 몸이 그렇게 검게 변하신 이유가.."

"네. 곡괭이질을 하다가 이렇게 된 것입니다."

내 말에 당황하는 진소진과 진소혜.

순식간에 안절부절하는 그녀들의 모습은 미소를 짓게 해줬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이젠 저는 여기서 하프 엘프가 아니니까요."

그 말을 듣고 그녀들은 안심하면서도 정말로 괜찮은지 내 눈치를 살폈다.

'어째 만난 지 1시간도 안 됐는데 사람을 이렇게 걱정하는지..'

나는 그녀들에게 내 마을을 소개하자 나는 문득 이곳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럼 혹시 제게도 이 세계를 소개해 주실 수 있습니까?"

"아, 네. 소개해.."

"아, 물론이죠 실리안님!"

진소진이 말을 하려다 끊겼다.

그 이유는 진소진 옆에 얼른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는 진소혜.

이런 상황이 자주 있는지 그런 그녀를 잠시 진소진이 노려보다가 한숨을 쉬었다.

그러든 말든 흥분해 있는 진소혜는 빠르게 말을 이어가며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해 말했다.

"저희 세계는.."

그녀의 세계는 그가 아는 것과 많이 달랐다.

평소 조신함을 따지는 건 여자가 아니라 남자.

힘을 쓰는 직업은 남자가 아닌 여자.

실제로도 여기선 남자의 힘보다 여자의 힘이 더 강해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그 말에 나는 의아함을 느꼈다.

"그럼 평소 헌터의 일은 남자가 마법을 쓰고 여자가 칼을 휘두릅니까?"

"네! 맞아요! 역시 눈치가 빠르시네요!"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여기의 여자들이 행동하는 것은 내가 살았던 남자와 똑같았고 반대로 여기의 남자들이 행동하는 것은 내가 살았던 여자와 똑같았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나는 한가지 결론을 도출해 낼 수 있었다.

'남녀역전 세계. 남자와 여자의 역할이 뒤바뀌었다. 주방을 지키며 밤새워 일해 고생한 아내에게 인사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는 남자라니..'

엘프 사회에서도 가끔 가정적인 남자에게서 볼 수 있었지만, 이 세계에서는 기본이라는 것이 기가 질렸다.

"혹시 실리안 님께서는 저희와 반대신가요? 막 남자가 칼을 휘두르고 여자가 마법을 쓰는? 큭큭"

"아 사실.."

나는 잠깐 말을 멈췄다.

어? 하고 머리에 번개 같이 솟아오르는 생각.

'만약에'라는 가능성이 머리를 스쳐간다.

여기서 말을 잘 골라야 한다.

만약 여기가 정말로 남녀역전의 세계라면.

만약 정말로 그렇더라면 여기서 핵심은 그거다.

남자와 여자의 역할이 바뀌었다고 해서 남자와 여자의 밤일을 주도하는 사람까지 바뀐 건가?

여자가 성욕이 넘쳐 남편을 잡아먹고 또 남자는 성욕이 없어 몸을 섞기 싫어하는 등.

여자가 하면 강간. 남자가 하면 로맨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단 대답했다.

"저희와 시대만 다를 뿐, 맡은 역할은 같네요 하하하."

나는 그녀의 질문에 태연히 거짓말을 하며 대답했다.

나는 그녀에게 질문하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았다.

만약 남녀의 역할이 역전되고 성욕마저 역전된 세계라면..

나는 미친 듯이 허리를 놀리며 돌아다닐 수 있는 걸레 자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걸레 자지라니.. 만약에라도 그런 세계라면..!'

잠시 뜨겁게 불타는 머리를 식히고 다시 진소혜를 바라봤다.

확인은 지금부터 천천히 하면 된다.

만약 내 생각이 맞는 곳이라면..

나는 눈을 흘깃 돌려 내 옆에 있는 진자매들을 봤다.

"하하. 일단, 그 진소혜씨, 진소진씨. 혹시 다들 나이가 어떻게 되시나요? 제 나이는 23살 입니다."

"아 저는 21살이에요! 저보다 나이가 많으신데 혹시 오빠라고 불러도 괜찮나요?"

"저는 23살이에요. 저희 동갑인데.. 말 놓아도 괜찮나요?"

내 생각대로 라면 나는 노예가 아닌 밤의 지배자가 될 수도 있다.

나는 그 목표를 위해 내가 남녀역전 세계에 왔다는 사실을 속였다.

*

그렇게 나는 진자매에게 말을 놓도록 했다.

그녀들 역시 빠르게 말을 놓았다. 순식간에 거리감이 줄어드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정말로 성욕까지 반전됐는지,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하는 생각을 하며 침묵하고 있을 때.

"실리안?. 혹시 실리안이란 이름에 애착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다른 이름은 어때? 여기서 그 이름은 눈에 띄어서.."

그녀가 돌연 나한테 이름을 바꾸는 것을 권유했다.

"음.. 그러네. 소진아, 이 세계에는 나 말고 다른 이계인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했지?"

"응. 지금까지 한 번도."

이 세계를 던전으로부터 지키는 사람들은 대략 50년 동안 게이트를 막았다고 한다.

대략 50년의 생활에는 여러번의 던전 침략을 막으며 여러가지 사태를 마주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대략 50년의 역사에 내가 뚝 떨어진 것이다.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 일어나고 만 것이다.

'분명 날 이곳으로 떨어뜨린 건 그 푸른색의 무언가.. 아니 이제는 게이트라고 불러야겠지.'

그런 하늘에서 뚝 떨어진 나한테 원래 국적이 어딘지도 이름도 딱히 한국 이름도 아닌 나는 딱 이민자 취급받기 쉬웠다.

거기까지 생각이 마치자 나는 그녀들에게 한 가지 요청했다.

"그럼 혹시 나한테 이름을 지어 줄 수 있어?"

"으..응? 괜찮겠어?"

"응 괜찮고말고. 오히려 더 좋은걸?"

어차피 내가 직접 이름을 짓는 것보다 여기서 쭉 살고 있던 그녀들이 나에게 더 알맞은 이름을 지어줄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는 생글생글 웃으며 대답했지만, 나에게 달린 수염과 머리카락이 안면을 대부분 덮어서인지 웃어도 잘 티가 나지 않았다.

내가 원래 살고 있던 곳에는 뭘 하던 노예취급 이었기에 외모를 가꾸지 않았다.

오히려 가꾸면 더 빛이 나는 내 외모에 그들은 내게 더 세게 채찍을 휘둘렀다.

하지만 여기서는 전혀 상관없는 얘기다.

'빨리 이 머리카락과 수염부터 어떻게든 해야지. 몸에 붙은 재야 뭐 샤워하면서 빡빡 문지르면 어떻게든 될 거고.'

만약 그렇게 해서 내 본래 모습을 되찾은 다면.

깜짝 놀라는 그녀들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마 높은 확률로 그렇겠지.'

남녀 입장을 반대로 생각하면 나는 더벅머리에 눈도 잘 보이지 않는 큰 안경을 쓰고 온 별 볼 일 없는 여자인 줄 알았는데 옷을 들춰 몸을 확인해 보니 나올 때는 겁나 나오고 들어갈 때는 겁나 들어간 그런, 비현실적인 몸매를 타고난 것이니까.

그렇게 잠시 내 이름을 고민하는 소진과 소혜.

생각을 마쳤는지 소진이 잠시 조그맣게 손을 들어 말했다.

"음.. 그 지금 몸 상태가 음..검은색이니까.. 혹시,"

"그냥 실리안을 줄여서 시안 어때요? 오빠"

그때 다급하게 소진을 치고 올라오는 소혜.

나는 잠깐 앞부분만 들어도 위험한 소진의 네이밍 센스에 나는 소혜의 손을 들어 줄 수밖에 없었다.

"치.. 나도 이름 생각했는데.."

중얼거리는 소진이 귀엽게 볼을 부풀렸지만 나는 차마 위로해주지 못하고 나는 소혜한테 물어봤다.

"소혜야 혹시 이 주변에 씻을 수 있는 곳이 있을까? 내 상태가 보다시피 너무 더러워서 말이야."

실리안. 아니 이제는 여기서 시안이라고 불리게 된 남자 시안은 현재 그의 몸이라는 후광에 가려 잘 볼 수 없었지만, 매우 더러운 상태였다.

'15시간을 일하고 풀숲을 구르고.. 피로 색칠 놀이도 하고.. 다시 돌 바닥에 눕기도 하고 별의별 일이 있었지."

이것이 거의 하루 만에 이루어진 일.

나는 지난 과거를 상기하며 소혜에게 물어봤다.

"음.. 병원에 샤워실이 있긴 한데.."

힐끔.

살짝살짝 곁눈질로 그를 훑어보는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내쉰 척일 것이다.

"하아.. 어쩔 수 없죠. 그 상태로 병원 화장실을 사용하면 분명 다른 사람들이 쓰지 못할 거예요. 그러니까.."

"..응?"

"그냥 우리 집에서 씻으세요 오빠."

나는 잠시 당황했다. 짧은 시간 동안 예측 했지만 정말로 여긴 성욕까지 뒤바뀐 세계란 말인가.

'이렇게 대담하다고?'

나만 당황한 것이 아닌지 뒤에서 삐져 있던 소진 어쩔 줄 몰라 했다.

"소혜야, 아무리 그래도 이제 막 친해진 분한테.."

"음.. "

내가 잠시 고민하는 듯한 기색을 보이자 소혜는 진지한 태도를 유지하다가 한 박자 뜸들인 후 씨익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큭큭.. 오빠, 사실 장난.."

아니 말하려고 했다.

"그래 좋아."

내가 그 말을 끊지 않았으면 말이다.

"네..?"

매우 당황한 듯 말을 놓기로 한 약속도 까먹은 지 다시 존댓말을 하는 그녀를 보고 마음속으로 큭큭 웃어댔다.

"너희 집 가자며? 신세 좀 질게."

"어..?"

이런 꿀 같은 기회라니. 나는 망설이지 않는다.

그 모습에 진소혜와 진소진은 말이 없어졌다.

*

그렇게 병원의 퇴원 절차를 받기 위해 담당 의사를 만나 퇴원 의사를 밝혔다.

의사 선생은 정확한 진단을 위해 신체 접촉이 필요해 코트를 벗어달라고 말한 탓에 내 옆에 있던 진소혜와 진소진이 급하게 의사를 말렸다.

그런 그녀들의 노력때문에 의사는 결국 포기했다.

"끄응..확실히 신체의 상처도 아물었고 후유증도 남을 것 같지 않으니.. 좋습니다. 1층으로 가서 계산하시고 퇴원하시면 됩니다."

그런 의사를 확답을 받고 우린 방을 나가 문을 닫았다.

문을 닫자마자 나오는 소리.

"휴..."

"심장 떨어질 뻔했어요."

'긴장해야 하는 건 나 아닌가..'

나는 나보다 더 긴장한 그녀들을 바라보면서 혹시라도 코트가 벗겨질 위험을 피해 코트를 꼭 잡았다.

작게 주름이 지는 코트를 보고 나는 진소진한테 말했다.

"그 미안 소진아. 내가 직접 빨아서 나중에 다시 돌려줄게."

"으..응?! 아냐 괜찮아 신경 쓸 필요 없어! 우리 그.. 세탁해주시는 분 계셔서 그분에게 맡기면 돼! 하하하.."

매우 당황한 듯 횡설수설 말을 이어가는 진소진의 모습에 약간 의아했다.

"아..그래? 알겠어."

'그냥 손으로 옷에 상처 입히지 않는 선에서 벅벅 닦으면 되지 않나..'

세탁이란 것을 잘 모르는 시안이기에 가능한 생각이었다. 만약 이 생각을 진소진이 들었다면 식겁했으리라.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계단을 통해 1층으로 갔다.

"그럼 난 계산하고 올게."

소진이 다시 차가운 인상을 흩뿌리며 사라지자 나는 새삼 그녀에게 다시 낯섦을 느꼈다.

나는 그런 그녀의 뒷모습, 진소진의 들어갈 때는 들어가고 나올 때는 확실하게 나온 골반을 보면서 차츰 주변으로 시선을 돌렸다.

카운터에는 주로 남성이 앉아서 고객을 안내하거나 돈을 받고 있었다.

드문드문 여자 간호사도 보였지만 남성 간호사가 훨씬 많은 모습을 보였다.

이런 모습에 참 이질감을 느끼면서 나를 치료해줬던 담당 의사를 생각했다.

'힐러..라고 했지.'

힐러라는 존재는 손을 대고 몸 내상과 외상을 진찰한 다음 손상된 부위를 위주로 회복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헌터 사회에서는 전투 도중 상처를 입으면 힐러한테 치료받고 다시 재참여할 수 있겠군...'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저 멀리서 소진이 계산을 마치고 돌아오는 것을 봤다.

"슬슬 가요 오빠! 오늘 일단 먼저 씻고 옷도 좀 새로 주문해야 할 것 같아요. 아! 수염이랑 머리카락도 정리해요!"

"그래 고마워 소혜야. 음.. 근데 이걸 이렇게 받기만 해서 되는지 잘 모르겠네.."

"아냐! 괜찮아. 우리 이래 봬도 돈 많아! 자 가자!"

'아님 받기만 해서.. 우리랑 계속 같이 있어도 될지도..?'

속으로는 추잡한 욕망을 아니, 사실은 정말로 바라는 바를 속마음으로만 말하며 진소혜는 앞장섰다.

앞장서서 기운차게 정문을 나가는 진소혜의 뒷모습을 본 나는 뭔가 딸을 둔 적은 없지만 마치 딸을 바라보는 느낌이 났다.

"자자, 나가자. 시안."

나를 옆에서 보며 싱긋 웃는 진소진.

방금 전까지 차가운 인상을 흩뿌리며 계산을 하는 사람이 이 사람과 동일 인물이라는 것이 참 묘했다.

"그래 가자."

나는 그렇게 나를 치료해준 곳을 떠나 진소혜와 진소진의 뒤를 따라갔다.

그랬더니 우리를 반기는 새로운 공간.

항상 나는 엘프 사회에서 살았을 때 나무문을 열고나면 반기는 또 다른 하프 엘프 노예들을 보고 집 안의 곡괭이를 챙겼다.

눈을 감고도 능숙한 길잡이처럼 망설임 없이 철광산으로 갈 수 있었지만 어째 철광산으로 가는 길이 영 멀고 발에는 힘이 없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도착했을 때 그 느낌.

'매번 도착했을 때 느낌이 좆같았지.'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느낌으로 참 좆같았다.

유모차를 끌고 옆의 남자와 하하 호호 대화하는 유부남.

얼핏 잘 꾸며 입고 나온 남자와 여자 커플에는 커플 사이가 좋은지 여자가 있는 힘껏 리드하고 남자가 옆에서 애교를 떨었다.

그 모습을 차마 보기 싫어 위를 보고 걸었더니 대부분의 광고엔 남자가 하의만 입고 상반신은 노출한, 수영복 차림을 하고 나온 광고가 보였다.

처음으로 내가 하프 엘프로 태어나 유난히 발달한 시력과 청각을 저주하며 나를 지켜 주는 코트를 꽉 쥔 체 우린 소혜, 소진의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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