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75 회: 12권 -- >
"로,로드 괜찮으십니까!?"
"로드!"
몇몇 드래곤들이 걱정스레 달려왔지만 드래곤 로드는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괜찮다."
"전부 힘을 합쳐야 합니다. 괴룡반열에 들어선 페르니에를 죽이려면 그 방법이 최선입니다 로드!"
"그래. 그래야겠다."
마침 헨리와 종족의 수장들도 드래곤 로드의 전투를 지켜보고 있다가 걱정이 되어 그에게 달려오고 있는 중이었다. 헨리와 이리우스가 동시에 말했다.
"괜찮으십니까?"
"헨리 자네에게 부탁이 있네. 우리들 드래곤들이 공중전에서 일각을 벌이면 자네가 모든 용사들을 이끌고 페르니에를 공격해주게. 페르니에를 쓰러뜨릴려면 공중과 지상에서 연합공격을 펼쳐야 하네."
"알겠습니다 로드."
"좋네. 그럼 다시 공격을 사작하세!"
페르니에는 양떼속에 뛰어든 사자마냥 닥치는대로 플레이어들을 죽이고 있는 중이었다. 도망을 치지 못하고 왜곡장을 설치해 두어 귀환은 물론이거니와 결계를 뚫고 뼈자나갈래야 나갈수가 없었다.
몇몇 플레이어들이 죽기살기로 덤벼들었지만, 괴룡에게 단 한방에 나가떨어졌을 뿐이다.
"홋홋. 죽어라 인간들이여!!!"
페르니에가 인간들 무리에 헬파이어를 쏘아붙혔다. 각개격파용 마법이지만 페르니에의 헬파이어는 대인공격도 가능하기 때문에 폭발이 일어난다면 엄청난 화염의 소용돌이가 일어날테고, 범위에 있는 인간들을 모조리 죽고 말 것이다. 인간들은 눈을 질끈 감고 죽음을 기다렸다.
그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날렵한 인간전사가 헬파이어쪽으로 달려들더니 장검으로 헬파이어를 완전히 반으로 갈라놓아버렸다.
그 엄청난광경에 모든 이들이 탄성을 내질렀다. 헬파이어를 완전히 소멸시킨 이는 다름아닌 헨리였다.
이리우스에게 실드를 받고, 장검에 오러를 한껏 응축시켜서 헬파이어를 가르는데 성공은 했지만, 손이 덜덜 떨려왔다.
그정도오 페르니에의 헬파이어는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다.
페르니에의 시선이 헨리에게 닿았다.
"호오 네놈이 제국의 용사 헨리라는 놈이구나?"
"괴룡따위가 날 알아보다니? 이거 영광이로군."
"홋홋. 릴리스의 기억이 나에게 공유되어 있기 때문이지."
"간악한 괴룡같으니! 너를 부활시켜준 딸을 어찌 죽여없앤단 말이냐!"
드래곤들은 자식을 피같이 돌보는 경향이 짙다. 1만 5천여년을 살아오면서 딱 1번 자식을 가지고 그들을 보살피기 때문이다.
만약 드래곤 헤츨링이 죽기라도 한다면 드래곤은 무슨수를 써서라도 그 종족을 파멸시키고 마는 엄청난 모성애를 지닌 종족이기도 했다. 그런데 눈앞에 있는 괴룡은 자신의 딸을 직접 죽여 버렸다. 악마다.
악마가 아니고선 도저히 할수 없는 짓이다적어도 헨리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가검을 겨누며 페르니에에게 톡 쏘아 붙혔다.
"이자리에서 네년을 죽이겠다!"
"인간들이 나를 죽이겠다고? 호호홋 가소롭구나!"
상대에게 이목이 잡힌 이상 무턱대고 돌진했다간 접근하기도 전에 죽고 말것이다. 헨리는 자신의 몸이 페르니에보다 월등히 작다는것을 최대한 이용하기로 했다. 마치 날파리가 사람들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것 처럼 그는 재빠른 몸놀림은 십분 활용해 페르니에의 발과 발목을 노렸다.
마치 모기새끼가 한번 물고 다른곳을 무는 그런 모습이 연출되자 페르니에는 잔뜩 짜증이 났다. 헨리에게 시선을 주려고 하면 드래곤들이 공격해오고 인간들이 몰려드니 헨리에게 이목을 집중시키기가 썩 쉽지만은 않았다.
"에잇! 귀찮다! 모조리 죽어버려라!!"
페르니에의 아가리에서 뿜어져 나오는것은 블랙드래곤의 산성브레스였다.
헨리는 산성브레스가 몸에 닿는것을 방지하기 위해 드래곤의 다리쪽에 찰싹 달라붙었다. 제 아무리 드래곤의 비늘이 단단하다곤 하나 브레스에는 버티지 못한다.
제살에다가 마법을 발사할리는 없었다헨리의 예상대로 브레스에 격중당한 인간들은 페르니에와 제법 거리가 있었던 무리들이었다. 헨리는 살아남는데 성공하자 몇몇 어쌔신들과 함께 놈의 허벅지쪽으로 기어올라갔다. 그리고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페르니에의 스케일에 카이오의 장검을 꽂아 넣었다.
오러블레이드가 함축되어 있어장검은 그대로 허벅지를 관통했다.
"키엑!! 이 망할 인간들이!!"
페르니에 입장에서는 덩치가 큰 드래곤들이 오히려 상대하기 편했다.
마법을 맞추기도 더 쉬웠고, 덩치가 크다보니 몸을 대충 휘둘러도 꼬리치기에 맞아 픽픽 쓰러졌다. 하지만 인간들과 각 종족의 병사들은 달랐다. 워낙 체구가 작아서 일일이 잡아 죽이기가 매우 어려웠던 것이다.
또한 숫자가 얼마나 많은지, 브레스로도 쉽게 죽일수가 없었다.
아니 죽인다고 해도 또 금세 몸에 올라타니 어떻게 할래야 할수가 없었다.
급기야 페르니에는 공중으로 훌쩍 몸을 날렸다. 공중에 떠있으면 벌레들을 떨쳐내고 오로지 드래곤들만 상대할수 있다고 생각해서였다.
'공중전으로 가면 우리가 불리해진다.'
공중으로 떠오르는걸 가만히 두고 볼수 없었던 헨리는 플라이를 이용해재빨리 페르니에의 머리쪽으로 날아들었다. 페르니에의 시선이 헨리에게 닿았다.
"격수가 플라이를 쓸수 있다니 제법인걸? 후후 좋아 너를 먼저 죽여주마!"
'이,이런!'
이목에 들키지 않고 조심스럽게 이동하려 했는데 재수없게도 놈의 어그로에 정통으로 걸려들고 말았다. 페르니에의 우악스러운 오른손이 헨리의 몸통을 틀어쥐려했다. 헨리가 피하려 했지만 페르니에의 손놀림이 살짝더 빨랐다.
꽈악!!
"크아악!"
너무 앞서 나간것이 화근이 되고 말았다. 페르니에에게 생포당한 헨리가 비명을 내지르자 페르니에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네놈이 제국의 용사 헨리라고 했겠다? 인간들 중에서 네놈이 가장 강하니 네놈을 죽인다면 인간들의 사기는 바닥으로 곤두박질 칠터!홋홋 자 그럼너도 네 몸의 일부가 되어줘야겠다!"
페르니에는 헨리를 자신의 몸에 흡수 시킬 요량으로 큼지막한 아가리를 쫙벌리곤 헨리를 입속에 털어넣었다. 헨리가 순순히 당하지 않겠다는듯 발버둥을 쳤지만, 억지로 밀어대는 페르니에의 손놀림을 헨리가 막을순 없는 노릇이었다.
"주,주인!!"
"헨리오빠!!"
"형!!"
넘버원 길드원들이 고래고래 소리쳤지만, 헨리는 이미 페르니에의 입속으로 빨려들어간 뒤였다. 드래곤 로드를 비롯해 인간들은 헨리가 당한 모습을 보고 분기가 치밀었다.
"모두! 모두 총공격하라! 괴룡을 죽여 없애야 한다!!"
"홋홋 공중으로 떠오른 나를 네놈들이 어떻게 죽일 생각이냐? 홋홋!"
벌레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이젠 드래곤들만 죽이면 모든것이 끝난다. 드래곤들을 처리하고 난뒤 인간들을 정벌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페르니에의 그같은 바람이 이루어지질 못했다.
"캬아아악!!"
막 손아귀에서 마법을 발현하려던 페르니에가 갑자기 괴성을 내지르며 괴로 워했다. 몸을 배배꼬기까지 하며 손을 목구멍에 밀어넣는 모습이 괴이하기까지 했다.
"죽어라 이 망할 마룡아! 죽어라 죽어!!"
콰직 콰직!!
놀랍게도 제국의 용사 헨리는 살아 있었다. 괴룡의 몸에 흡수당한줄 알았던 그가 괴룡의 소화기관에서 카이오의 장검을 연신 휘두르며 소화기간을 안에서부터 철저히 파괴시키고 있는 것이다.
사실 헨리는 괴룡의 입속에 들어가는순간 모든것이 끝났다고 포기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곧바로 죽지 않았다. 단지 HP가 일정시간마다 소모가 될 뿐이었다. 마치 독데미지에 당한것 같은 지속데미지가 이어졌다.
이에 헨리는 죽을때 죽더라도 안에서 데미지라도 입히고자 카이오의 장검을 휘둘렀다. 다행히 그 작전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헨리가 휘두르는 장검 때문에 페르니에는 지상으로 추락하면서 바닥을 마구뒹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드라이언은 총공격을 명령했고, 페르니에는 순순히 당할수 없다는듯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헨리가 내지르는 공격이 너무나 큰 데미지를 입혀서 몸을 가누기가 힘이들 지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