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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373화 (373/378)

< -- 373 회: 12권 -- >

"오랜만입니다 페르니에님."

"들어보니 네녀석이 로드가 된것 같은데 수천년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게 없구나. 역시 골드 일족들이 로드직을 매번 수행하고 있음이야.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일이지."

기분이 내심 상했으나 경거망동 할순 없었다. 드라이언은 그녀의 말에 대꾸도 하지 않고 마룡 릴리스를 쳐다보며 재촉했다.

"약속은 반드시 이행하길 바란다.자 얼른 마계로 떠나라 릴리스."

"응? 그게 무슨 소리냐 릴리스야?"

아무것도 모르는 페르니에는 딸을 쳐다보았다.

릴리스가 그간 있었던 일들을 짤막하게 추려서 어머니에게 말해주었다.

듣고 있던 마룡 페르니에가 코웃음을 쳤다.

"후후. 어처구니가 없군. 그래…일이 그렇게 되었던 거였어.

너는 나를 살리기 위해서 그런 허무맹랑한 조건을 수락한 것이구나?"

"어쩔수 없었어요 어머니.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렇게 했어야만 했어요. 어머니 이제 모든것이 끝났어요. 마계에서 함께 행복하게 살아봐요 어머니."

"릴리스야 잠깐만 이리 와보거라."

어머니의 부름에 릴리스가 살짝 다가왔다.

그순간 페르니에의 커다란 손이 릴리스의 복부로 파고들었다.

갑작스러운 기습공격에 릴리스는 그 공격을 막지 못하고 일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릴리스가 커다란 신음을 흘리며 허리를 직각으로 꺾었다.

복부가 꿰뚫린 릴리스는 믿을수 없다는 표정으로 어머니 페르니에를 올려다 보았다. 페르니에는 비릿하게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이 어미는 너의 뜻에 따라줄 생각이 없단다."

"크억. 어,어머니……"

릴리스가 신음을 토해내며 어머니 페르니에의 손목을 움켜 잡았지만 손에서 계속 힘이 빠져나가고 말았다. 결국 릴리스는 털썩 주저앉았다.

눈꺼풀마저 무거워졌다.

"나를 부활시켜준것은 정말로 고맙구나.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를정도로 말이야. 하지만 너의 그 연약한 심성은 이 어미에게 아무런도움이 되지 않을것 같구나. 그만 저승에서 편히 쉬고 있거라.

이 어미가 마계와 천상계를 지배하게 되면 그때 너의 영혼을 불러들여주마. 마후로 만들어주겠다 이 말이다. 알겠느냐? 홋홋홋!"

페르니에의 웃음소리를 끝으로 마룡 릴리스의 육신이 허물어졌다.

털썩.

페르니에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곧바로 전투태세에 들어갔다.

그녀의 몸에서 검은 빛줄기들이 줄기차게 뿜어지더니 이내 45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괴룡으로 변모를 해버렸다. 괴룡 페르니에는 죽은 딸아이의 시신을 들어올린후 한입에 꿀꺽 삼켜버렸다.

드라이언과 그들을 따르는 인간들은 연신 믿을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설마하니 마룡 페르니에가 딸마저먹이로 삼을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노,놈이 변신을 하고 있습니다! 로드 빨리 명령을!"

마룡 릴리스를 집어삼키면서 그녀의 온몸에 하얀 빛줄기들이 모여들었다.

그 빛줄기들은 마치 괴룡 페르니에에게 빨려들어가는 모습이었다.

헨리의 말에 퍼뜩 정신을 차린 드라이언이 마룡을 향해 총공격을 명령했다이에 헨리를 비롯해 자리에 있던 인간들이 검을 빼어들고 마룡에게 돌진했다. 하지만 마룡의 몸에서 방출된 자줏빛의 바리어가 워낙 두터워서 검이 박히기는커녕 튕겨나올뿐이었고, 자기장까지 설치되어 변신을 도무지 방해할래야 방해할수가 없었다.

이윽고, 1분의 시간이 맥없이 지나가면서 변신을 마친 페르니에가 본모습을 드러냈다. 사악한 마룡답게 그 모습또한 마계의 악마를 연상케 하는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커다란 두개의 뿔은 자그마치 10여미터에 달하는 엄청난길이로 자라났고, 그 옛날 흡수했던 드래곤들의 정기가 온몸에서 분출되여러가지 비늘색깔이 그녀의 전신을 뒤덮고 있었다. 빨간색 녹색, 노란색검정색, 파란색. 아주 가지각색이었다.

30여미터에 달하는 꼬리를 치켜세우곤 대지를 향해 힘껏 가격하니 검푸른 먼지구름들이 둥실 떠올라 전방수십미터에 먼지자락들이 피어올랐다.

괴룡 페르니에가 괴성을 내지르며 포효했다.

그러자 넘버원 내부에 알림말이 흘러나왔다.

띵!!

[마룡 페르니에가 마룡 릴리스의 몸을 꿀꺽 삼키면서 그녀의 모든 힘을 흡수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마룡 페르니에가 괴룡으로 변신하였습니다!]

[괴룡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인간계를 침범한 괴룡을 무찌르고 넘버원 세계에 평화를 찾아주세요!]

결코 이벤트 따위가 아닌 현실이었다. 놈의 성정상 이세계, 아니 넘버원세계를 멸망시킬 공산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괴룡을 죽어 없애야 했다.

이에 자리에 있던 플레이어들과 NPC들은 괴룡을 죽이기 위해득달같이 달려들었다. 괴룡만 죽인다면 지긋지긋한 전쟁의 여파속에서 벗어날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마음 편하게 몬스터를 사냥하고, 또 마음편하게 파티를 맺고 여유롭게 사냥을 하고 싶었다.

뒤에서 눈치보지 않아도 되고, 즐기면서, 웃고 떠들며 놀고 싶었다.

괴룡만 없애면 넘버원이 통일이 된다. 그렇게만 된다면 누구나가 보스레이 드를 즐길수 있게 되고, 또 누구나가 자유롭게 넘버원 컨텐츠를 사용할수있다. 헨리가 그렇게 공표했으니 틀림없을것이다.

"모두 괴룡을 물치지자!!"

"와아아아!!"

방금전 오딘을 죽이고, 마룡 릴리스까지 죽어서 인간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괴룡 페르니에는 코웃음을 치며 릴리스가 거닐던 마족들을 훑어보았다. 그리곤 큰소리로 마족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호호호. 이제 인간계를 정벌할 시간이로구나. 자! 마족들이여! 나를따라인간들을 모조리 도륙내도록 하자!!"

"와아아!!"

"페르니에님을 따르자!!!"

릴리스의 영기를 흡수했기 때문에 마족들의 통솔권도 자연히 페르니에 쪽으로 돌아갔다. 이젠 페르니에가 이끄는 마족들과, 오딘길드에 있다가 항복해온 오딘 길드원을 흡수한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의 이파전 싸움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괴룡이라고? 흥 내가 손수 상대해주마!!"

혈기왕성한 블랙드래곤 아르키우스가 직접 선두에 섰다.

그 옛날 마룡 페르니에에게 학살당한 종족원의 숫자만 해도 열에 달했고 블랙드래곤 일족도 무려 둘이나 놈에게 목숨을 잃었다.

그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해 달려들었지만, 애시당초 아르키우스 따위가 괴룡으로 진화한 페르니에를 상대할순 없는 노릇이었다.

페르니에는 가볍게 손가락을 퉁겼다. 지풍이 아르키우스의 날개쪽으로 날아갔고, 아르키우스는 지풍에 맞아 날개에 구멍이 뚫려버렸다.

단 한방의 공격에 아르키우스가 처절한 비명을 내질렀다.

"아,아르키우스!!"

레드 드래곤 일라익과 블루 드래곤 워러가 아르키우스에게 달려갔다.

그를 돕고 괴룡에게 데미지를 가하기 위해서다.

다행히 괴룡이 진화하면서 아무런 속성을 받지 못한터라 2배 패널티는 염려하지 않아도 되었다. 드래곤들이 나선다면 충분히 해볼만한 싸움이라여겼다.

드래곤들과 괴룡의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마족들과 인간들의 싸움도 불을 지폈다. 먼저 선두에 나선것은 넘버원 길드원들과 그들을 따르는 일행들이었다.

오딘 길드에서 항복한 이들도 제국의 용사헨리를 따라 마족들을 일망타진 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곳곳에서 창칼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고, 인간들은 연신 땀을 흘려가면서 마족들을 베어넘기는데 여념이 없었다. 오딘과의 전쟁 여파로 아침이 되면서 마족들의 버프 효과가 모조리 증발해 버렸다. 그리고 오딘으로 부터 항복을 받아 거두어들인 플레이어가 생각보다 많아서 마족들로부터 숫자적인 우세에서 전쟁을 치를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일개 마족들은 손쉽게 처리할수 있었다.이제 남은 것은 고위급 데스나이트와 리치들뿐이었다.

한창 싸움에 임하던 헨리의 시야에 문득 낯이 익은 데스나이트한구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레오를 했을당시 안면이 있었던 나이트 NPC였다.

그는 헨리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그에게 훌쩍 몸을 날렸다.

그리곤 데스블레이드를 휘두르며 헨리를 덮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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