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72 회: 12권 -- >
"이,이봐! 오딘 마스터가 죽었대! 오스카와 마스터를 따르던 인사들도 대부분 항복하고 몇몇은 싸우다가 죽었다는군!?"
"뭐,뭐야? 그게 사실이야?"
"오딘이 죽었으면 더이상 저항할 필요 없지. 항복하도록 하자고."
"괜히 고집 부려봤자지. 어차피 넘버원으로 먹고 사는 마당인데 놈에게 지킬 의리따위가 뭐가 중요해?"
"나도 항복해야겠군."
"이보시오 난 항복하겠소! 항복을 받아주시오!"
오딘이 죽었다는 소문을 접하자 오딘의 잔당들은 대부분 항복하는것을 선택했고, 줄을지어 제국의 용사 헨리 진영으로 몸을 날렸다.
마룡의 눈에 띈다면 죽음을 면치 못하기 때문에 한가닥 희망의 불씨를 살려서 그에게 이동했고, 헨리는 그들의 항복을 모조리 받아주었다.
페이가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박쥐들도 죽여 없애야 한다고 거듭강조했지만, 헨리는 플레이어들의 단축화를 우려해서 어쩔수 없이 그들을 살리기로 했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항복한 오딘길드원의 숫자가 10만이 넘어서고 있었다.
오딘을 따르는 군사 제이든과 드래곤 슬레이어 군단장 오스카까지 모조리 죽임을 당했다. 그들은 마지막까지 오딘을 배신하지 않고 당당하게 죽음을 선택했다. 이로써 오딘의 수뇌부들은 거진 모두가 참살되었고, 남아있는 잔당들도 서서히 정리가 되어가고 있었다.
단 6시간만의 전투끝에 오딘을 정벌하는데 성공했다.
오딘이 거점으로 삼고 있던 엠틀란트 마을을 점령했고, 오딘의 점령하에 놓여진 여러 왕국의 국왕들도 백기를 꺼내들곤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에게 항복의사를 표명했다. 드라이언은 그들의 항복을 모조리 받아준뒤 제일먼저 초토화된 엠틀란트 복구작업을 시행하기 위해 대책회의를 강구했다.
NPC들이 많이 죽었다. 촌장도 죽었고, 여러 기관물들과 영지의 파손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동서남북 네 성문중 하나라도 멀쩡한 기관이 없을 정도였다. 막 드라이언과 수뇌부들이 엠틀란트 성에 대한 대책회의를 마련하고 있을때였다. 반갑지 않은 손님이 거처에 등장했다.
오딘을 물리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마룡 릴리스였다.
"드라이언 당신의 말대로 오딘을 물리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우리 마족들이 약속을 지켰으니 이제 당신이 이행할 차례다."
"좋다 릴리스. 드래곤인 내가 맹세를 했으니 너에게 모든 드래곤볼을 넘겨주도록 하겠다."
그말에 릴리스의 표정이 대번에 밝아졌다.
모든 종족의 수장들이 고개를 내저으며 드래곤볼을 주지 말라고 소리치기도 했지만, 이미 한번 맹세를 한 마당에 약속을 어길순 없는 노릇이었다.
릴리스는 드라이언에게 건네받은 상자를 열어 보았다.
거기에는 주황빛을 띄고 있는 드래곤볼 여섯개가 반짝이면서 그 모습을 선보이고 있었다. 릴리스는 아공간을 소환하더니 거기에 있던 2성구를 꺼내들고 총 일곱개의 드래곤볼을 집결 시켰다.
모든 이들이 놀라움에 입을 쩍벌렸다.
생전 처음으로 일곱개의 드래곤볼을 본 까닭이었다.
"이야! 저것이 모든 소원을 다 이뤄준다는 그 드래곤볼이야?"
"그렇다는군. 정말 부러워. 정말!"
"마룡 릴리스가 과연 무슨 소원을 빌까?"
"뭐 그건 두고보면 알겠지??"
마룡 릴리스는 상자함에서 일곱개의 드래곤볼을 모조리 꺼내들고 진채 바깥으로 빠져나갔다. 마룡을 따라 드래곤들과 종족의 수장. 그리고 제국의 용사 헨리와 그를 따르는 무리들도 드래곤볼에서 튀어나오는 용을 보기위해그녀를 따라 뒤뜰로 걸어나갔다.
마룡 릴리스는 일곱개의 구슬을 가지런히 정리한뒤 그것들을 뒤뜰에 내려놓고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드라이언이 알려준 용어[龍語]로 주문을 외웠기에 용어를 알아 듣는자는 드래곤들 밖에 없었다.
[나오라 용신이여! 그리고 나의 소원을 들어주어라!!]
릴리스의 외침에 주황빛 일곱구슬이 번쩍이면서 푸른 기운들을 줄기차게 뿜어냈다. 그순간 어둠이 완연하게 몰려들었다.
기운들은 하늘위로 둥실 떠오르더니 이내 용의 형상으로 탈바꿈했다.
족히 100여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드래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정체는 바로 용신이었다. 어떠한 소원이라도 단 한가지를 들어주는 신의 등장에 모든 인사들이 놀라움에 입을 쩍 벌렸다.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도 생전 처음 보는 용신이라서 털썩 주저앉으며 놀라움을 표하고 있었다.
"저,저게 바로 용신인가요 ??"
"그런것 같군."
용신은 기다란 동체를 뱀처럼 돌돌 말며 주문을 왼 마룡 릴리스를 쳐다보았다.
"나를 부른것이 바로 네녀석인가?"
"그렇다 용신! 내가 너를 소환해냈다!"
"나를 소환한 너에게 한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 무엇이든지 말을 해보아라마룡 릴리스가 다시한번 아공간을 소환해냈다.
그리곤 거기에서 자그마한 석상 조각을 꺼내들었다. 바로 릴리스의 어머니 페르니에의 석상 조각이었다.
완전히 부숴지고 으깨진 석상조각을 그녀가 어렵사리 모으고 만들어냈다. 결국 완전한 석상으로 탈바꿈 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녀는 석상을 밑에 내려놓고 용신에게 소원을 빌었다.
"나의 어머니 마룡 페르니에를 살려다오! 가능한가 용신이여?"
"아주 쉬운 일이다."
용신의 뻘건 두눈이 번쩍 거리더니 빨간 빛들이 석상을 향해 쏘아졌다.
그 순간 석상이 생명체로 탈바꿈 하면서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단단한 돌조각이 아닌 피가 숨쉬는 생명체로 완연히 변한 것이다.
[너의 소원은 이루어졌다!]
그말과 함께 용신의 모습이 온데간데 없어졌고, 일곱개의 드래곤볼이 두둥실 떠오르더니 일곱방향으로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어둠도 걷혀졌다.
마룡 릴리스는 눈앞에 있는 여인에게로 천천히 다가갔다.
여인은 믿을수 없다는듯 연신 자신의 몸뚱아리를 이리저리 쳐다보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다가 눈앞에 자신과 판박이인 여성이 나타나자 그제서야 딸인것을 눈치채고 그녀를 와락 껴안았다.
"오오! 릴리스가 아니더냐!!?"
"어,어머니! 어머니이!"
감격한 모녀가 서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상봉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은 한편으로는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혹시나, 정말 혹시나 마룡 릴리스가 딴마음을 품고 이곳 인간계]
를 정벌하면 어쩌나 싶었던 것이다. 마룡 페르니에를 상대해보면서 그녀의 강력함을 손수 느낀 드라이언이었다. 마룡 릴리스와 함께 덤벼들면 지금 상태에서 쓰러뜨릴수 있을지 장담하기가 어려웠다.
'녀석은 드래곤이고, 나에게 맹세를 했다. 반드시 마계로 돌아갈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드라이언은 마룡을 마계로 돌려보내기 위해 그녀에게 한걸음앞으로 걸어갔다.
"자 이제 너와의 약속은 지켜주었다. 이제 네가 마계로 돌아가는 일만 남았다."
"좋다. 너와의 약속을……"
마룡 릴리스의 말이 채 이어지기도 전이었다. 곁에 있던 릴리스의 어머니페르니에가 딸을 옆으로 물린후 드라이언에게 살짝 다가갔다.
안면이 있는 드래곤이었다. 수천년전 자신과 싸웠던 골드드래곤이 틀림없었다. 그녀도 엄연히 드래곤 일족. 망각이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생생히 기억할수 있었다. 게다가 레드일족이 아니던가?
나이가 어린 골드 일족이 수장이 되는것을 마뜩치 않아서 골드 일족을 죽여버렸고, 그로인해 마룡이라는 호칭이 붙어버렸다.
눈앞에 있는 골드 드래곤이 눈에 거슬리는게 사실이었다.
게다가 이곳에 둘러쌓인 드래곤이 상당히 많았다.
예전에는 함께 마법을 겨루며 싸우던 상대였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네놈은 드라이언이 아니냐? 정말 오랜만에 보는군.
그런데 왜 드래곤들이 이렇게 많이 있는거지? 그리고 다른 종족의 수장들은 왜 여기에 있는것이야?"
"가,감히 로드에게 하대를 하다니?!"
거침없는 하대에 여러 드래곤들이 발끈하며 앞으로 나섰다.
한낱 마룡따위가 로드에게 하대를 하는것이 못마땅한 것이다.
드라이언은 손을 들어 드래곤들의 행동을 저지했다.
괜시 트러블을 일으켰다간 저 사악한 마룡이 어찌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주의해야한다.
그가 예의상 마룡 페르니에에게 목례를 취했다.
어찌되었건 드라이언이 젊었을때 그녀는 고룡 반열에 올랐던 드래곤이다.
나이가 한참이나 많으니 예는 차려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