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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원-371화 (371/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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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조리 죽여 없애버려! 닥치는대로 다 때려 부셔버려!!"

마룡 릴리스의 진두지휘아래 마족들이 창칼을 겨누고 오딘 길드원들에게 일제히 돌진해 들어갔다. 좀비와 스켈레톤들이 많아서1:1 로는 오딘 길드원들이 매우 유리한 싸움으로 진행되고 있었지만, 워낙 쪽수가 많았고, 마족 버프효과를 톡톡히 누린터라, 오딘 길드원들은 마족들의 연합공격에 속절없이 밀리고 말았다.

사실 중앙광장에서 전멸당한 플레이어들은 대부분 돈이 많고 아이템이 좋은 플레이어들이었다. 이곳 변방에서 경비업무나 잡무를 보는 플레이어들은 대부분 레벨이 낮고, 아이템의 질 또한 그렇게 썩 좋지가 않았다.

그러다보니 마족들의 공격에 추풍낙엽처럼 쓰러지기 일쑤였고, 뒤에서는 데스나이트와 리치등의 고위급 언데드 몬스터들이 달려드니 속수무책이었다. 그들은 죽음 패널티를 고스란히 떠안은채 더이상 넘버원을 하지 못하는 불행을 맛보아야 했다. 항복하는 자들도 서슴치 않고 단칼에 목을 치기 일쑤였다.

마룡 릴리스와는 다르게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과 제국의 용사 헨리는 항복하는 자들은 포박한뒤 진채 뒤뜰로 끌고 나갔다.

넘버원 자체가 플레이어가 하는 게임이라서 플레이어들을 모조리 죽인다면 플레이어 고갈현상이 생겨날수 있다. 이렇게 되면 게임은 그 즉시 망하고 말것이다.

그런점을 차단하고 방지하기 위해서 굳이 항복하는 자는 죽이지 않았다. 다만 마족들은 이 기회에 인간들을 모조리 죽여 없애고자 무턱대고 살인만 일삼을 뿐이었다. 이것이 바로 두 세력의 다른점이었다.

"이봐 제국의 용사가 말하길 항복만 하면 살려준다더군. 무기를 버리고 차라리 이참에 제국의 용사 편에 붙자고!"

"오딘은 망했어! 항복하자 항복!"

"개새끼들 정말 꼴좋군! 우리에겐 경비역할을 맡기고 지들은 의술만 올리더니 정말 쌤통이야!"

"난 예전부터 오딘 그새끼가 맘에 들지 않았어. 어쩔수 없이 그새끼 밑에서 일했지만 지금은 아냐!"

"이,이보시오 넘버원 간부양반! 나 항복하겠소! 무기를 버리고 항복할테니목숨만은 살려주시구려!"

쿠콰쾅!! 콰콰쾅!!

전쟁의 여파는 어느덧 성내부에까지 미쳐졌다.

메테오 스트라이크를 격중시키면서 주력 부대를 일거에 섬멸한 드라이언은 마룡과 함께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짓쳐들어갔다.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과 헨리는 북쪽 방향에서 여러 수장들을 이끌고 오딘을 사로잡기 위해 광장언저리에 있는 길드지부쪽으로 향했다.

한참의 수색끝에 저 멀리 오딘으로 보이는 마법사를 발견해낼수 있었다. 이리우스가 탐색으로 오딘의 위치를 쉽게 파악했기 때문에 찾아내는데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

오딘은 이를 빠드득 갈고 있었다. 전황이 매우 불리했다.

도저히 살아난다는것이 어렵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단 한번의 기습공격으로 전세가 판이하게 달라지자 오딘은 그간 쌓아두었던 넘버원에 대한 허망함이 물밀듯이 밀려들어왔다. 하지만 그런 허망함도 잠시. 눈앞에 제국의 용사와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이 보이자 그는 단박에 정신을 차릴수 있었다.

제국의 용사 헨리는 카이오의 장검을 치켜들고 그에게 항복을 권했다.

오딘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걸렸다.

"너라면 항복을 할수 있겠느냐?"

"항복하지 않으면 죽는다. 그러니 항복하고 오딘 길드 자체를 해산시키겠다고 선포해라. 그렇게 하면 목숨은 살려주겠다!"

"크큭. 어처구니 없는 소리 하지말아라! 내 사전에 항복이라는 말은 없다!"

오딘의 시선이 헨리 옆에 있던 한 사내에게 닿았다. 그 사람이 바로 베이른 요새를 총괄 지휘하고 있던 유레카라는 플레이어였다.

오딘은 유레카를 보자마자 두 눈이 뒤집혀 버렸다.

그놈으로 인해 일이 이지경까지 되었으니 무리도 아니었다.

오딘이 유레카를 보며 엄하게 꾸짖었다.

"너를 아껴주고 총애했거늘, 베이른 요새를 적에게 내어준것도 모자라나를 배신해!? 이 망할 자식! 네놈의 부모가 배신을 하라고 가르쳤더냐!?"

유레카가 가만히 꾸짖음을 듣고만 있진 않았다. 오히려 오딘을 손가락질하며 소리를 드높혔다.

"너는 너의 추종세력만 옹호하고 나머지 길드원들은 개만도 못하게 대접을했다. 그리고 의술을 배우기 위해서 나머지 길드원들을 거들떠 보지도 않고 한낱 경비병으로 삼았지. 만약 이번에 내가 가만히 있었더라면 너는 필시나를 죽이려 했을것이다. 네놈도 배신을 밥먹듯 하면서 나를 꾸짖다니 하늘이 부끄럽지 않느냐?"

"크윽! 이 망할자식! 좋다 앞으로 나서라 내 당당히 너와 결투를 취할것이다!"

"개소리도 작작 떨어라 망할 노친네야. 너를 상대할분은 드래곤 로드님이시다!"

1:1로는 오딘을 이길수 없기 때문에 유레카가 한발 물러났다.

그리고는 드라이언의 등뒤로 숨어버렸다.

드라이언이 앞으로 나섰다. 그러자 오딘도 더는 어쩔수 없다는듯 마법을 캐스팅했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이판사판이었다.

죽을때 죽더라도 최대한의 저항을 해보고 죽을 생각이었다.

그가 노리는것은 단 한명. 제국의 용사 헨리였다.

헨리를 죽이기 위해 최고 마법인 헬파이어를 생성해냈다.

레벨 650을 찍으면서 배운 필살기!

헬파이어에 격중당한다면 제 아무리 헨리라고 해도 소멸당할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오딘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캐스팅 해 두었던 헬파이어를 헨리에게 쏘아붙혔다. 하지만 드라이언의 디스펠 한방으로 너무나도 순식간에 와해 되어버리고 말았다. 오딘이 이를 악물고 스태프를 다시 치켜들었다최후의 저항을 하기 위해 준비를 하는 셈이다.

드라이언은 무미건조하게 오딘을 쳐다보다가 그 뒤에 있는 일행들에게 짤막하게 한마디를 던졌다.

"항복하면 살려주겠네."

그말에 일행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어차피 여기서 죽으면 더이상 넘버원을 하지 못한다. 최악의 경우 밥줄이 끊기는 불상사가 생겨날수 있다.

그러다보니 오래된 오딘길드원이라고 해도 술렁이는게 무리는 아니었다.

좌중이 시끄러워지고 혼동이 계속되자 오스카가 검을 빼어들고 으름장을 놓았다.

"항복하려는자가 있으면 내가 먼저 당신들을 죽이겠다!!"

곁에 있던 오래된 길드원 하나가 오스카에게 다가갔다.

"오스카 자네의 심정은 잘알아. 하지만 지금은 뒷일을 생각해 할때야.

어차피 이건 게임이고 이것으로 돈을 벌어먹고 사는 이들이 9할이 아닌가?

굳이 고집 부려봤자 좋을것도 없다고."

"맞아. 한낱 게임에 불과한데 뭘 그렇게 고지식하게 구는거야?

항복만 한다면 살려준다고 하잖아?"

"이제 오딘 마스터의 시대는 끝난것 같아. 우리도 살길을 찾아야 하지 않겠어?"

"이,이자식들이?"

고레벨 플레이어들 몇몇이 선동질을 해대자 오스카가 발끈하고 말았다.

그가 검을 빼어들고 선동질을 일삼고 있는 마법사 하나를 향해 내질렀다.

다행히 미연에 기습공격을 알아차린터라 마법사는 마법쉴드를 펼칠수 있었고 아슬아슬하게 살아남는데 성공했다.

마법사의 눈이 역팔짜로 휘었다.

자신을 공격한 오스카를 용서할수가 없어서 그가 이를 악물고 마법을 캐스팅 했다.

"형님 괜찮습니까?"

"이,이새끼가 감히 나한테 검을 휘둘러? 이보시오! 이보시오 제국의 용사양반! 나는 항복하겠소! 나에게 검을 휘두른 오스카 새끼를 더이상 따를 생각이 없다오! 오딘과 오스카를 공격하도록 하겠소!"

"나도 항복하겠소!"

"오딘은 망했소! 더이상 그를 따를 용의가 없으니 나를 받아주시오!!"

"오딘을 죽이자!! 와아!!"

몇몇 박쥐 길드원들은 급기야 길드까지 탈퇴해버리고 오딘에게 검을 겨누기까지 했다. 수백명중 3분의 1 이상이 박쥐본능을 뽐내면서 되례 검을 겨누자 오딘은 그만 전의를 상실하고 말았다. 눈앞에는 드래곤과 제국의 용사가 뒤에는 배신한 길드원들 수백명이 노려보고 있으니 절대 승산이 없었다.

오딘은 결국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내뱉고는 과감하게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에게 돌진해 들어갔다.

"항복하고 싶은 자는 항복해라! 말리지 않겠다!!"

용기는 가상했지만 오딘 따위가 애시당초 고룡 반열에 올라선 드래곤 로드드라이언을 상대할순 없는 노릇이었다. 드라이언이 발사한 헬파이어 한방을 맞고 그대로 한줌의 재가 되어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2년동안 넘버원을 좌지우지했던 최고 실력자의 허망한 죽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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