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59 회: 12권 -- >
"모조리 죽일테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빙설마인이 요들족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화이트 드래곤 이리우스와 에레니아가 그꼴을 보고만 있을턱이 없었다. 어느새 달려온 두 드래곤이 빙설마인의 앞을 가로막자 화가난빙설마인은 그들에게 마법공격을 난사했다.
화이트 드래곤들은 여유롭게 빙설마인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화염의 숨결이 네개나 박힌 상태라서 빙설마인의 공격력은 50퍼센트 디버프효과를 먹게 되었고, 그로인해 데미지도 완전히 반감되고 말았다.
그런상태에서 에인션트급에 들어선 두마리의 드래곤을 상대할수 있을리만무했다. 그사이 요들족과 헨리가 힘을 합쳐 일곱개의 화염의 숨결을 모조리 박아넣는데 성공했다.
"꺄아악!!!"
빙설마인이 내지른 비명소리와 함께 넘버원에서 다시금 알림멘트가 흘러나왔다.
[띵!! 일곱개의 화염의 숨결을 설치하는데 성공하셨습니다!]
[빙설마인이 본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빙설마인의 스킬 [불사신]이 해제됩니다!]
기류위에 둥둥 떠있던 빙설마인의 몸체가 대지로 툭 꺼지더니 갑자기 변화를 시작했다. 하이얀 기류와 얼음덩어리가 뭉치더니 잠시후 아리따운여성으로 탈바꿈했다.
오똑한 콧날에 앵두같은 입술. 백짓장처럼 하얀얼굴은 그녀가 정말로 악녀인지 의심케 할 정도로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다리가 없고 하얀 기류들이 다리를 대신케 한다는것이 그녀가 인간이 아니라는것을 여실히 말해주었다.
빙설마인이 본모습으로 화하자 일행들은 더이상 거칠것이 없어졌다.
하지만 본체로 각성한 그녀는 오히려 HP와 MP가 훨씬더 증가한 상태였다.
다만 한가지 다른점은 불사신 스킬이 해제되어 영원한 생명을 잃었다는 것이다. 제 아무리 강력한 빙설마인이라고 해도 드래곤 세마리를 상대로는 절대 싸움에서 이길수 없다.
모두가 검을 빼어들고 그녀를 물끄러미 노려보았다. 헨리를 비롯해 카이오가 막 돌진을 하려던 순간, 화이트 드래곤 에레니아가 잠시 손을 뻗어그들을 뒤로 물려세운뒤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나갔다.
무언가 할말이 있는듯한 모습이었다.
"마지막으로 네게 제안을 하겠다. 모두 빙상의 모습을 원래대로 복구시켜 그렇게 하면 목숨만은 살려주겠다."
[호호홋. 건방진 소리! 나는 절대로 항복하지 않을것이다. 덤벼라!!]
"좋다. 그럼 더이상 거래는 없다!"
마지막 자비를 베풀어 녀석을 살려주려고 했지만 빙설마인은 끝끝내 자신의 호의를 무시했다. 결국 에레니아는 본격적으로 빙설마인에게 공격을 퍼부었다.
일행들이 그녀에게 달려들어 검을 휘둘렀고 멀리서 세마리의 드래곤들이 마법을 퍼붓자 각성한 빙설마인은 아무런 힘도 써보지 못하고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체력 재생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게다가 불사신 스킬마저 해제된 까닭에 더이상의 저항은 무의미한듯 보였다.
하지만 빙설마인은 호락호락 당하지 않았다. 그녀는 무슨 좋은 생각이 떠올랐는지 눈을 빛내 보이며 한 빙상을 집어들었다. 고위급 엘프 일렌시아의 빙상이었다. 빙상으로 변한 NPC를 깨뜨려버린다면 절대로 되살아날수 없다즉, 저 빙상이 깨진다면 일렌시아의 목숨도 끝이라는 소리였다.
헨리를 비롯해 일행들의 얼굴이 참담하게 일그러졌다.
그 모습에 빙설마인이 꺌꺌 거리며 일행들에게 말했다.
"한발자국만 더 다가온다면 이년의 빙상을 깨뜨려 버리고 말것이다.
이년이 네놈들의 동료인것은 다 아니 발뺌할 생각을 마라 홋홋홋!!"
"크윽.."
일렌시아는 헨리에게 있어 은인이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화이트 드래곤 ㅤㅂㅞㄺ구도 마찬가지였다. 어렸을때 그녀를 처음만났고 또 그녀가 퀘스트를 도와주면서 제국의 용사 칭호를 받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기도 했다.
이후에는 다크포탈을 깨뜨리는데 앞장섰고, 마계에도 같이 동행하면서 많은 힘을 실어준 여인이었다. 헨리에게 있어 일렌시아는 은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ㅤㅂㅞㄺ구 또한 헨리와 마찬가지였다. 그또한 일렌시아를 아주 아끼고, 사랑스럽게 돌봐주었던 것이다.
드래곤과 엘프와의 관계를 떠나 거의 오누이 처럼 지내다 시피했고, 같이 여행을 하면서 더욱더 친해졌다. 그런데 빙설마인이 일렌시아를 미끼로 사납게 으르렁 거리고 있는 것이다. 헨리와 일행들이 옴싹달싹 하지 못하자 빙설마인은 기가 올랐다.
그녀는 아이스 볼트 하나를 생성해내면서 화염의 숨결이 박혀 있는 석상을 향해 발사했다. 쿠쾅 소리와 함께 하이얀 연기가 스멀스멀 피어올랐고 화염의 숨결은 박살이 나면서 대지에 불똥을 튀기며 사라져갔다.
그와 동시에 넘버원 내부에서 다시금 안내멘트가 흘러나왔다.
띵!! [빙설마인이 화염의 숨결을 파괴하였습니다!]
[빙설마인의 체력 재생력이 10퍼센트 상승합니다.]
"크윽. 이년이?"
화염의 숨결 일곱개를 모조리 파괴한다면 다시금 불사신이 될테고, 그렇게 되면 전세가 역전이 되고 말것이다.
이에 에레니아는 어쩔수 없다는듯 아이스 볼트를 생성해냈다.
지금이면 저년을 반드시 죽일수 있기 때문에 얼른 죽여 없앨 요량이었다.
그러자 곁에 있던 화이트 드래곤 이리우스가 그녀를 말리고 들었다.
"지금 녀석을 없애지 않으면 우리 모두 죽고 만다.
최악의 경우 빙상으로 화해 버릴수도 있어!
그렇게 되면 모든게 끝이야!"
"하,하지만!"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라는 말이 있다. 일렌시아의 죽음이 안타깝기 하지만, 지금은 어쩔수가 없어!"
에레니아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만약 여기서 모두 당하게 된다면 최악의 경우 드래곤볼을 모으기는 커녕, 나머지 드래곤들도 여기서 뼈를 묻을수 있게 된다. 화이트 드래곤의 존재가 단 두마리 밖에 남아있질 않았기 때문에 빙설마인의 아이스빔을 감당할수 있는 존재란 없었다.
반드시 여기서 끝장을 봐야만 했다.
결국 헨리와 이리우스는 어쩔수 없이 일렌시아를 포기했다.
일렌시아의 죽음이 안타깝긴 하지만, 대를 위해서라면 그정도의 희생은 감수해야만 했다.
[이,이것들아! 이년의 목숨은 나에게 달려있다! 이년을 죽일생각이냐!?]
흉흉한 기세를 뿜으면서 다가서는 원정대원들의 모습에 빙설마인은 그만 겁을 집어먹고 말았다. 설마하니 동료들까지 죽여버릴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에잇!!"
결국 빙설마인은 일렌시아의 빙상을 냅다 던져버린후 도주를 하기 시작했다하지만 세마리의 드래곤 손아귀에서 그녀가 벗어날길은 아무곳에도 존재하질 않았다. 빙설마인은 에레니아가 발사한 아이스 볼트에 격중당해한차례 비명과 함께 땅바닥에 털썩 떨어지고 말았다.
빙설마인의 허무한 죽음이었다.
빙설마인이 죽고나자 넘버원 내부에서 다시금 안내멘트가 흘러나왔다.
아니 이번에는 넘버원 내부에서 들려오는것이 아니라 넘버원 세상 전역에서 들려오는 멘트였다.
[화이트 드래곤 에레니아의 활약속에 아이스 왕국의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빙설마인의 저주가 풀리면서 빙상으로 화했던 모든 생명체들이 다시 되살아 납니다.]
[화이트 드래곤 에레니아가 아이스 왕국의 구세주가 되었습니다!]
[넘버원 전역에 아이템 드랍율 10퍼센트, 경험치 증가 10퍼센트 효과가 24시간동안 발동됩니다! 축하합니다!!]
세계후가 끝남과 동시에 빙상으로 화했던 모든 NPC들과 생명체들이 다시 원상태로 돌아왔다. 티모와 요레이, 그리고 베이가 NPC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아이스 왕국의 인사들 또한 그들과 같았다.
빙설마인을 처리하는데는 성공했지만, 헨리 원정대원들은 마냥 기뻐할수가 없었다. 눈앞에 처참하게 찢겨진 일렌시아의 시체가 넝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빙설마인이 으깨버린 빙상이 원상태로 복구되면서 나타난 현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