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58 회: 12권 -- >
왕국에 있는 빙설마인을 처치하기 위해 헨리는 카이오와 프시케, 일렌시아 그리고 새롭게 합류한 30여마리의 요들족과 에레니아를 이끌고 걸음을 옮겼다. 일행들이 모두 왕궁 앞으로 거닐자 헨리가 그들을 잠시 멈춰세우곤단단히 주의를 주었다.
한번 겨뤄보면서 빙설마인의 공격패턴과 놈이 사용하는 스킬들을 대충 알수 있었다. 조심해야할 점은 단연 얼음계열 마법이다아이스빔과 아이스볼트등 아이스 계열에 격중당하기만 한다면 아이스 계열몬스터를 제외하고는 모조리 얼어붙기 때문에 매우 조심해야 한다.
한번 얼어붙으면 끝이다.
다행히 이리우스와 에레니아는 같은 아이스 속성이라 빙설마인의 얼음을 견딜수 있었다.
화염의 숨결만 박아넣는다면 빙설마인도 더는 버틸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바보가 아닌이상 화염의 숨결을 빙설마인이 박아두게끔 내버려둘리가 없었다. 이에 헨리는 작전을 구상하면서 일행 하나하나에게 명령을 내린후 마지막으로 이리우스와 에레니아를 쳐다보았다.
작전의 내용은 간단했다. 이리우스와 에레니아가 시선을 끌고, 그사이 나머지 일행들이 화염의 숨결을 박아넣는것이다. 그리고 난 연후 빙설마인에게 총공격을 감행한다. 이것이 헨리가 구상한 작전이었다.
헨리는 보무도 당당히 왕궁앞으로 나아갔다. 커다란 문이 그들의 앞을 가로 막고 있었다. 헨리는 두손을 내뻗으며 문을 힘껏 밀었다.
끼이이익.
문이 열리면서 수많은 빙상이 모습을 드러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것은 티모와 요레이의 빙상이었다. 아버지와 형의 모습을 알아본 요들족이 대번에 빙상쪽으로 뛰어갔다. 에레니아가 요들족의 언어로 빙상을 만지지 말라고 호통을 치자 그제서야 요들족은 냉정을 되찾을수 있었다.
헨리와 드래곤들은 왕궁으로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눈앞에 있는 옥좌를 건드리면 그때 빙설마인이 나타나기 때문에 만반의 준비를 갖춘후 옥좌를 건드렸다. 하이얀 기류들과 얼음들이 뭉치더니 빙설마인이 한바탕 소란을 떨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호호호 안면이 있는 분들이군요. 저의 빙상이 되어주기 위해 다시 찾아온모양이죠?]
헨리가 피식 거리며 대꾸했다.
"흥! 이번에는 순순히 당하지 않는다!"
[그대의 힘으로는 저에게 아무런 데미지조차 가할수 없어요.
죽을 곳으로 찾아오다니 정말 어리석기 짝이 없는 플레이어이군요.]
빙설마인의 시선이 헨리의 등뒤로 향했다. 거기에는 며칠전 싸웠던 레드 드래곤과 화이트 드래곤의 모습도 보였다. 빙설마인이 이죽거리며 드래곤들을 자극했다. 프시케가 욱하는 성질머리를 고치지 못하고 달려들려 했지만 에레니아와 이리우스가 말리는 덕분에 한번은 참을수 있었다.
[응? 그대는?]
빙설마인이 살짝 놀란빛을 띄며 화이트 드래곤 에레니아를 흘겨보았다.
틀림없이 안면이 있는 드래곤이 틀림없었다. 겨우 기억을 해낸 그녀가 에레니아를 보며 아는척을 해왔다.
[북방을 지배하고 있는 화이트 드래곤 에레니아님이시군요?
정말 오랜만에 뵙습니다 홋홋홋.]
빙설마인이 아는체를 하자 일행들이 좀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설마하니 에레니아와 빙설마인이 알고 있었던 사이라니.
"예나 지금이나 네년은 변함없이 사악한짓만 골라서 하는구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네년이 죄를 빌고 빙상으로 만든 인간들을 원래대로 복구시켜 놓는다면 죄를 묻지 않고 물러가겠다."
[저를 오랫동안 봐오신 분이 아직도 저를 모르시나 보군요.]
"네년이 그렇게 나올줄 미리 알고 있었다. 오냐 덤벼라! 내 너를 이자리에서 죽이고야 말것이다!"
[빙상이 있는한 저는 불사의 몸이랍니다. 에레니아님께서 그것을 모를리없으실텐데요?]
"흥! 너를 죽이기 위해 아이템을 준비해왔지! 네이년 오늘 네 제삿날인줄알아라!"
대답은 에레니아의 등 뒤에서 들려왔다.
프시케가 쏘아붙힌 일갈이었다. 빙설마인이 코웃음 치며 대꾸했다.
[홋홋. 무슨 아이템을 가져왔길래 그렇게 호언을 하는지 모르겠군요.
자 더이상 잡담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대들을 모조리 빙상으로 만들어드리죠. 이얍!!]
그 말과 동시에 빙설마인의 매서운 공격이 시작되었다.
전면에 나선것은 화이트 드래곤 이리우스와 에레니아였다.
그사이 레드 드래곤 프시케는 마법배낭에서 화염의 숨결 일곱개를 꺼내든 뒤 헨리에게 하나 카이오에게 하나를 내밀었다. 헨리와 카이오는 미리봐두었던 석상을 찾아 화염의 숨결을 들고 그곳으로 냅다 뛰어갔다.
한창 이리우스와 싸우고 있던 빙설마인은 레드드래곤이 무언가를 꺼내들자 그것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놀랍게도 드래곤이 꺼내든것은 화염의 숨결이었다.
화염의 숨결은 뜨거운 원소로 구성이 되어 있어 냉기를 다스리고, 그 냉기를 온기로 바꾸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화염의 숨결이 설치되면 제 아무리 빙설마인이라고 해도 불사의 몸을 잃고 만다.
석상에 박아두는것은 어떻게 해서든 막아내야만 했다.
빙설마인은 화이트 드래곤 사이를 유유히 빠져나온뒤 석상을 설치하려는 헨리에게 아이스볼트를 쏟아냈다.
"주인 위험하다 피해라!!"
이리우스와 에레니아만 믿고 과감히 돌진하고 있던 헨리는 갑자기 날아오는 아이스 볼트에 대경실색하며 몸을 뒤로 굴렸다.
"이,이런!?"
회피를 하면서 몸을 훌쩍 날린것이 화근이었다. 화염의숨결을 놓치고 말았다.
다행히도 헨리가 놓친 화염의 숨결은 요들족 NPC 베이가가 집어들었고 베이가는 화염의 숨결을 들고 부리나케 석상쪽으로 내달렸다. 이번에는 빙설마인과 베이가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졌다.
지척에까지 다가온 빙설마인은 베이가가 가지고 있는 화염의 숨결을 파괴시켜 버릴 요량으로 마법을 발산하려 했다. 하지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으윽! 이,이건?"
빙설마인의 몸이 일시에 정지되었다. 스턴상태에 빠지고 만 것이다.
베이가 NPC가 위기의 순간 E스킬을 사용해서 마법의 결계를 펼친 덕분이었다. 마법의 결계에 닿으면 2초간 스턴상태에 빠지기 때문에 스킬을 사용해간신히 위기를 벗어나는데 성공했다. 그사이 베이가 NPC가 석상에 냅다화염의 숨결을 꽂아 넣었다. 그러자 넘버원 내부에서 알림말이 흘러나왔다.
띵!! [베이가 NPC가 화염의 숨결을 꽂아 넣는데 성공하였습니다!]
[빙설마인의 재생력이 5퍼센트 감소합니다! ]
[빙설마인의 능력치가 5퍼센트 감소합니다! ]
역시 예상했던대로였다. 헨리는 빙설마인의 움직임이 다소 낮아졌다는것을 단박에 눈치챘다.
"으으 이 쥐새끼 같은 녀서억!!!"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오른 빙설마인은 베이가 NPC에게 달려들어 아이스빔을 발사했다. 워낙 지척에서 쏘아진 터라 베이가 NPC는 아이스빔을 피할수가 없었다.
결국 아이스빔에 격중당한 베이가 NPC는 아버지인 요레이와 형 티모와 같은 운명에 놓여지고 말았다. 요들족 몇명이 달려와 베이가 NPC의 빙상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뿌렸다. 하지만 그들의 힘으로는 절대빙설마인을 당해낼수가 없었다.
화이트 드래곤 에레니아는 요들족에게 먼저 화염의 숨결을 박아넣으라고 명령을 내렸다. 그렇게 하면 모두가 살수 있다고 말하자 요들족은 급히 화염의 숨결을 들고선 석상 쪽으로 쫄래쫄래 달려가기 시작했다. 워낙 요들족의 숫자가 많아서 빙설마인은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으으으. 이 버러지 같은 것들이!!"
그 사이 헨리의 검이 빙설마인의 머리통을 후려 갈겼다.
분노에 차올라 요들족만 공격하고 있던 빙설마인은 그같은 기습공격에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했고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하지만 그녀는 금세재생을 할수 있었다. 아직까지 재생력이 워낙 높다보니 그런것이다.
하지만 그같은 공격이 무위로 돌아간것은 아니었다. 재생하는데 필요한시간. 3초를 벌수 있었다.
그사이 딩거 NPC가 다시 화염의 숨결을 꽂아넣는데 성공했고, 대천사 카이오도 별 어려움없이 화염의 숨결을 꽂아 넣었다. 프시케도 마찬가지였다.
총 네개의 화염의 숨결이 석상에 박히자 빙설마인의 모습이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