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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구한 극칠점사의 독은 어디에 있는가?"
"그,극칠점사의 독을 사용하려고 하시는겁니까!?"
극칠점사는 일곱개의 반점이 붙어 있는 뱀을 가리켜서 만들어진 명칭이었다넘버원에 존재하는 모든 독중 가장 강력한 독으로 알려져있었다.
사실 극철점사의 독은 레오가 사용하는 무기의 독과 매우 비슷한 형태를 띄었다. 레오의 주무기는 엄연히 화살이다.
거기에 독을 발라서 쏘아붙히면 독화살의 형태가 고스란히 유지되고, 격중시 독데미지가 추가로 붙어서 상대를 죽여버렸다. 가장 비슷한점은 극칠점사의 독과 레오의 독이 죽을때까지 HP를 깎다가 상대가 죽으면 그제서야 효과가 없어진다는 점이었다.
그런면에서 비교해 봤을때 극칠점사의 독과 레오의 독이 비슷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독의 지속데미지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제 아무리 제국의 용사라고 해도 극칠점사의 독을 마시게 된다면 결국 죽고 말것이다.
드래곤볼은 그때 빼앗으면 된다.
"하지만 제국의 용사에게는 세명의 일행이 있습니다. 한명은 잘 아시다시피엘프여인이고, 나머지 두명은 백발의 청년과, 적발의 여인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두 남녀도 보통내기가 아닌것으로 보여집니다만..
최악의 경우 드래곤일수…"
부촌장의 지나친 걱정에 촌장 골드런이 호탕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핫핫핫! 자네는 걱정이 아주 많구만. 드래곤들은 자네가 생각하는것만큼멍청한 종족이 아닐세. 한창 삼파전이 벌어지면서 오딘과 마룡 릴리스를 상대하고 있는 오딘이 무슨 생각으로 드래곤들을 이끌고 이곳에 파견을 보내겠는가?"
듣고보니 촌장의 말이 백번 옳았기에 부촌장도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만도 하겠군요."
"자 이제는 놈들을 꾈 시간이네. 마침 잭스가 엘프여인에게 해코지를 하려고 한것이 지금으로선 더 잘된 일이야."
"무슨 좋은방도라도 있으십니까?"
"그야 있다마다. 잭스 그녀석이 명분을 잘만들어줬어. 명분을 핫핫핫!"
촌장이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는 몰랐지만 저렇게 호탕하게 웃는걸 보니 무언가 생각이 있는 모양이었다. 부촌장은 촌장이 시키는대로 편지 하나를 받아들곤 제국의 용사가 묵고 있는 여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방금전 제국의 용사가 떠나면서 여관의 위치와 호수를 알려주었기 때문에 찾아가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그시각 헨리는 NPC 타이니로부터 그간 바란 마을에서 일어나고 있었던 정보들과 촌장 골드런의 만행을 낱낱히 듣고 있는 중이었다.
촌장 골드런은 마을의 안녕을 보살피기는 커녕 허구한날 영지민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면서 무기를 만들게 했다. 영지에 있는 대장간의 갯수만 해도 무려 백여곳이 넘을 정도였다. 평균보다 10배나 많은 수치였다.
골드런이 대장간을 늘린 이유는 무기를 만들게 하고, 그 무기로 영지민들을 무장시켜 근처에 있는 영지를 빼앗을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대장간을 만들고 노동력을 거기에 쏟아붓다보니 이제는 식량이 원활하지가 못했다. 낫으로 보리를 베고, 쌀을 수확해서 먹는것을 가장 먼저해결해야 하는데, 노동력을 엉뚱한곳에서 낭비시키고 있으니 식량 공급이 원활하지가 못했다.
여기저기서 굶는 사람들이 속출했고, 가끔 행상인들이 쌀을 팔기 위해 바란마을에 들릴때면 너나할것없이 행상인에게 달려들어쌀을 거금을 주고 사들였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여관 바깥이 시끄러워 창문에 고개를 배꼼 내밀고 둘러보니 쌀을 구하기 위해서 영지민들 수백명이 행상인을 둘러쌓고 한바탕난리부르스를 피우고 있는중이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타이니 NPC는 눈물을 흘리며 슬퍼했다.
남편이 살아 있을때만 해도 평화로웠던 마을이 한순간에 이지경에 처하자 서러움과 복받침 때문에 눈물이 마를날이 없었다.
헨리가 그런 타이니를 위로했다.
"힘내십시오 타이니님."
"고맙구려. 젊은이. 힘내야지. 암 그렇고 말고."
"응?"
화이트 드래곤 이리우스는 여관에 진입하고 있는 두명의 기척을 느끼곤방문 너머를 스캔해 보았다. 그들은 정확히 자신들이 있는 301호실로 걸음을 옮기고 있는 중이었다. ㅤㅂㅞㄺ구가 헨리에게 말했다.
"손님이 온것 같다."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헨리가 네 들어오세요 라고 말하자 두명의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나는 방금전 촌장 골드런과 함께 있었던 부촌장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부촌장의 호위무사였다. 부촌장은 헨리 곁에 있는 타이니를 발견하곤 그녀에게 다가가 허리를 숙였다. 그래도 예전에 모셨던 촌장의 사모님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예의를 차린 것이다.
타이니는 부촌장의 인사를 받아주기는 커녕 이를 북북 갈며 그를 저주했다.
"이 나쁜놈아! 네가 어찌 우리 남편을 배신하고 골드런에게 붙을수 있단말이냐! 하늘이 너를 용서치 않을것이다!!"
부촌장이 귀를 후벼파며 휘휘 거렸다.
헨리는 흥분을 머금고 있는 타이니를 잠시 뒤로 물려세우곤 부촌장을 노려보며 질문을 던졌다.
"이곳에 온 이유가 뭡니까?"
부촌장이 소매에서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편지였다. 헨리에게 촌장의 편지를 건넸다. 헨리가 재차 물었다.
"촌장님께서 용사님을 한번 보자고 하십니다. "
"나를 말입니까? 무슨 연유로 갑자기 나를 찾으시는 겁니까?"
"아무래도 드래곤볼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는것 같습니다.
그러니 한번 찾아오시지요. 시간이 가능할때 찾아와달라고 하셨으니 혹 시간이 되시면 당장 가시겠습니까?"
헨리는 타이니 NPC를 잠시 여관에 세워두곤 일행들과 함께 부촌장을 따라나섰다. 타이니 NPC가 간계가 있을지 모른다고 설명했지만 헨리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저들의 레벨은 기껏해야 200-300에 불과하다. 저런 조무래기들이 한트럭이 덤벼와도 헨리에게 데미지조차 입히질 못한다.
뿐만 아니라 곁에는 두마리의 드래곤과 두마리의 요들족이 함께 있질 않은가? 엘프 여인의 힘도 무시못할 수준이었다. 헨리는 타이니를 안심시켜놓은뒤 조용히 부촌장의 뒤를 따랐다.
헨리가 모습을 드러내자 촌장 골드런이 반갑게 그를 맞이했다. 아까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었다. 헨리는 촌장의 거처로 걸음을 옮겼다. 일행들도 그 뒤를 따랐다.
촌장이 차한잔을 입에 털어넣은뒤 찻잔을 턱 내려놓았다.
헨리도 마주 차 한잔을 입속으로 가져갔다.
먼저 입을 연것은 촌장 골드런이었다.
"용사의 말을 심사숙고 하면서 여러 부촌장들과 의견을 나누어 보았소.
처음에는 드래곤볼을 요구한 당신의 조건이 허무맹랑하다고 생각했으나, 지금 생각해보니 또 그런것만 같진 않은것 같더구려.
내 성격이 급하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소. 부디 나를좀 도와주시구려.
그렇게만 해준다면 이 4성구를 그대에게 주겠소."
촌장 골드런이 품에서 4성구를 꺼내들자 헨리가 반색하며 물었다.
"무엇을 도와드리면 됩니까?"
"사실 이곳 바란 영지는 한 용사의 힘으로 개척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오. 네크로맨서 쟈딘을 물리쳐준 용사가 우리를 구해주었고, 또한 우리들의 삶을 풍족하고 평화롭게 만들어준뒤 홀연히 떠나버렸지."
헨리 본인의 이야기였지만 헨리는 잠자코 듣고만 있었다.
골드런이 침을 튀겨가며 말을 이었다.
"네크로맨서 쟈딘을 죽이는데는 성공했지만, 그놈이 만들어낸 스켈레톤과 듀라한. 그리고 많은 언데드 몬스터들이 아직도 [음습한 동굴]에 서식하고 있다오. 밤이 되면 간간히 울어제끼는 좀비들의 소리 때문에 아이들은 자다가도 오줌을 지리곤 하지. 내 듣기로 용사의 힘이 무척이나 강하다고 들었소이다. 부디 [음습한 동굴] 에서 서식하고 있는 언데드 몬스터들을 좀 처리해 주시오. 보스 몬스터 [네크로맨서]도 처리해주면 정말 감사하겠소."
"몇마리 정도 잡으면 되는겁니까?"
"잡는것은 둘째치고 놈들의 시체를 좀 모아다 주시오. 스켈레톤의 뼈가 무척 필요하니 스케레톤의 뼈 1만개만 있으면 좋을것 같소."
스켈레톤의 뼈는 무기를 만드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그 뼈를 가공해서 날카로운 장검을 만들수 있기 때문이다.
무기도 구하고 스켈레톤도 잡고, 골드런은 1석2로의 이득을 취할 생각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헨리는 기꺼이 촌장 골드런의 퀘스트 요청을 받아들이곤 예전에 가보았던 [음습한 동굴]로 일행들을 이끌었다.
헨리가 사라지자 골드런이 비릿하게 미소를 지으며 부촌장에게 말했다.
"놈의 고강함은 익히 들어 알고 있다. 손쉽게 스켈레톤의 뼈다귀 1만개를 구해올 것이다. 치하하는 잔치상을 미리 벌여놓도록 해라. 그리고 제국의 용사가 마시는 술에 극칠점사의 독을 타라. 극칠점사의 독을 마신다면 놈도 버티지 못하고 죽고 말 것이다. 나는 그틈에 제국의 용사의 드래곤볼을 빼앗겠다."
"흐흐흐 알겠습니다. 촌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