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46 회: 12권 -- >
"그럼 우리들은 돌아가도록 하겠다."
"용사님 저희는 돌아가겠어요. 남은 드래곤볼 퀘스트를 꼭 완료해 주시길바랄게요"
원군으로 파병나온 신드라와 아르키우스 일라익 그리고 나가족의 족장은 헨리가 3성구를 구하는 즉시 드라이언의 레어로 돌아갔다. 오딘과 마룡 릴리스가 준동하는 기미가 보였기 때문에 더이상 헨리를 도와줄수 없었다.
헨리는 파견 나온 원정대원중 요들족의 티모만은 그대로 일행에 합류시켰다족장 요레이도 그 의견에 찬동했다.
사실 이번 크라켄 퇴치작전은 티모의 활약이 매우 컸다. 티모의 버섯폭탄이 없었더라면 언제 어느때 크라켄을 잡을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티모의 폭탄덕분에 크라켄의 이동속도를 현저히 줄였고, 손쉽게 크라켄을 잡을수 있었다. 티모의 버섯폭탄은 이동속도에 관련된 디버프를 걸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에 헨리는 요레이를 설득해 티모를 원정대원에 합류시키자고 청했고, 요레이는 아들에게 이곳에 남아줄것을 부탁했다.
티모는 아버지의 명을 받들어 이곳에 남기로 했고, 티모를 제외한 네명의 NPC들은 그길로 라이올라 섬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헨리는 드래곤볼 레이더를 작동시켜 보았다. 이곳에서 2천km 떨어진 남서 지점에서 드래곤볼이 잡혔다. 헨리는 남서지점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화이트 드래곤 이리우스와 레드 드래곤 프시케의 등뒤에 올라타고 대략수시간을 이동하니 외딴 마을 하나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헨리가 도착한 이곳은 낯이 매우 익었다. 마을의 이름이 바란 마을 이긴했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헨리와 함께 이곳에 와본적이 있었던 화이트 드래곤 이리우스는 금세 기억을 떠올려냈다.
"주인 이곳은 예전 하이얀 안개에 둘려쳐져 있던 바란 마을이다."
"하이얀 안개?"
"켈론 NPC라는 노인이 주인을 속이고 네크로맨서 쟈딘에게 바치질 않았던가 그때 그 마을이다."
네크로맨서 쟈딘까지 언급하자 헨리는 그제서야 옛일을 떠올릴수 있었다.
그때당시 대마왕 루시퍼의 반지를 끼고 있어서 하이얀 결계를 통과할수 있게 되었고, 바란마을의 촌장 켈론에게 퀘스트를 받아 쟈딘을 토벌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쟈딘의 네크로맨서 의복을 챙기는 수확을 거두기도 했었다.
"와 이곳이 이렇게 변했단 말이야?"
산좋고 물좋고 공기 맑고. 사람들의 개체수도 훨씬 많아졌다.
예전에 봤었던 흉가들은 대부분 없어진 상태였다.
마을을 거닐고 있는 사람들을에게도 활기가 가득한 모습이다.
설마하니 그 악조건을 견뎌내고 이처럼 발전을 거듭했을줄은 꿈에도 몰랐던 헨리였다.
헨리는 마법배낭에서 드래곤볼 탐지기를 꺼내들었다. 예상했던 대로 드래곤볼 탐지기가 바란마을 쪽에서 삑삑 소리를 내고 있었다.
ㅤㅂㅞㄺ구와 프시케는 마을 외곽지역에 일행들을 내려놓고 인간으로 폴리모프를 시도했다. 괜시리 눈에 띄어봤자 좋을게 없었기 때문에 정체를 숨기는 편이 여러모로 편했다. 헨리는 두 드래곤이 인간으로 변신을 마치자 일행들을 모조리 이끌고 마을 내부로 진입해 들어갔다.
우당탕탕탕!!
노인 하나가 젊은이의 힘에 밀려 중심을 잃고 쓰러지면서 진열해 놓았던 품목들이 요란하게 소리를 내며 미끄러졌다.
"아이고! 이것들아! 그만해라. 그만해!"
노인이 억울해 하면서 통곡소리를 냈지만, 젊은이들은 그에 굴하지 않고 노인의 상점을 완전히 박살내 버렸다. 상점에 있는 물품들을 전부 으깨고 부순 젊은이들은 가래침을 퉤 하고 뱉고는 노인을 보며 으르렁 거렸다.
"내일 또 올테니 그때까지 세금을 내라고!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두번다시 장사 못할줄 알아!! 알겠어!!?"
"세금을 5일전에 냈는데 뭘또 내라는 게요. 아이고오!!"
"내라면 낼것이지 무슨말이 그렇게 많아!!"
성질이 난 젊은이 NPC가 곁에 있던 수박을 향해 발을 내질렀다.
수박이 퍽소리와 함께 터져버리고 말았다. 수박의 파편이 노인의 얼굴에 튀어버렸다. 급기야 노인은 눈물을 흘리기에 이르렀다.
"에잇! 노망난 할망구 같으니라고! 재수없게 질질짜고 지랄이야. 지랄이"
"형님 그냥 짜증나는데 가계를 완전히 엎어버리죠. 어차피 이 할망구꼴을 보니까 내일도 세금 안낼것 같은데 말이에요."
"그럴까아?"
"아이고오 안된다! 안돼! 이가계가 어떤 가계인데 박살을 낸다는게야!
절대 안된다 이놈들아아!!"
할머니가 젊은이들의 다리에 매달려 울고불고 사정을 했지만 그럴수록젊은이 NPC들은 더욱더 할머니를 곤경에 빠뜨렸다.
곁에는 많은 마을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철저하게 할머니와 젊은이들을 무시해 버렸다. 아니 두려워서 자리를 피한다는것이 옳은 말이었다.
괜히 참견을 했다가 불똥이라도 튀는날에는 자신에게 불이 옮아버리기 때문이었다.
"당신들. 정말 너무한거 아닌가요?"
청아하고 맑은 목소리가 등뒤편에서 들려왔다. 젊은이들은 잠시 하던일을 멈추고 소리가 들려온 뒤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젊은이들은 입을 쩍 벌리며 놀라워했다.
개중에는 침을 질질 흘리는 자도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눈앞에 있는 여성의 미모가 너무나도 고왔기 때문이었다.
남자들을 질질 싸게 만드는 엄청난 외모와, 풍만한 몸매. 백옥을 갈아서 얼굴에 뿌려놓은듯 하얀 피부는 젊은이들의 심금을 울리는데 모자람이 없었다. 제법 덩치가 당당한 젊은이 NPC. 잭스가 앞으로 나서며 눈앞에 있는 여인을 요목조목 살피기 시작했다. 커다란 귀와, 등뒤에 매고 있는 전통을 보아하니 틀림없는 엘프족이었다.
어렸을적 아버지를 따라 보부상일을 잠깐 한적이 있었던 잭스였다.
그때 우연찮게 엘프를 보게 되었는데 눈앞에 있는 여성과 매우 흡사한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너무나 아름답고 고와서 지금까지도 기억이 선선했다.
"엘프가 이 외진곳까진 어인일이지?"
잭스가 나름대로 예의를 갖추며 물었다.
할머니 NPC를 대했을때와는 천지차이였다.
사실 그는 엘프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마음같아선 수하들을 독려해 그녀를 납치하고 싶었지만 보는눈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조용이 이야기를 하다가 그녀를 어떻게 해볼 심산이었다. 먼저 그녀를 유인하는것이 최우선이었다.
'엘프는 궁술만 뛰어나지 검술에는 무능하다. 근접전을 펼치면 사로잡을수 있다.'
곁에 있는 수하는 총 다섯명이었다. 잭스까지 합치면 여섯이니 유인을 했다가 그녀를 덮친다면 제 아무리 엘프라도 자신들을 당해내지 못할것이다덮치는데 성공하면 그 다음은 뻔했다. 아리따운 그녀를 맛있게 먹는일이었다. 그녀와의 하룻밤을 상상한 잭스가 툭 불거져 오른 아랫도리를 억지로 달랜뒤 그녀 앞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엘프는 사내의 모습을 멀뚱히 지켜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한편 그시각 헨리는 바란 마을의 여관에 자리를 잡고 일행들과 함께 대책회의를 나누고 있는 중이었다.
드래곤볼 탐지기가 가리킨곳에는 마을의 촌장이 살고 있었다.
먼저 촌장에게 양해를 구하고 드래곤볼 4성구를 기부해 달라고 말을 건네 보았다. 하지만 촌장 골드런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거부의사를 밝혔고, 되례 헨리에게 드래곤볼을 내놓으라고 언성을 높히기까지 했다.
마음 같아선 골드런 촌장을 죽여 없애고 드래곤볼을 빼앗고 싶었지만 촌장 NPC의 닉네임이 노랗게 물들어 있어 격살이 되질 않았다.
그러다보니 드래곤볼을 빼앗을래야 빼앗을수가 없었다.
이런 저런 고민을 나누면서 어떻게 하면 4성구를 가져올수 있을까머리를 쥐어짜내고 있던 찰나 일렌시아가 여관으로 들어왔다.
일행들의 시선이 일렌이사의 옆에 있는 노인 NPC에게 돌아갔다.
"응? 일렌시아님 옆에 있는 그분은?"
일렌시아가 데려온 NPC는 타이니 라는 할머니 NPC 였다.
일렌시아는 그녀를 일행들이 옹기 종기 모여있는 침상으로 데려간뒤그간 있었던 일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이야기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