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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방안이었다.
어림잡아봐도 축구장만한 너른 공간이었는데 사물을 분별하기 어려울만큼칠흑같은 어둠속으로 뒤덮혀 있었다. 그순간 갑자기 어둠속에서 한줄기 밝은 불빛이 일렁거렸다.
불빛을 켜고 앞으로 천천히 이동하는 이들은 이곳에 처음으로 발을 디딘인간들이었다. 그들이 마탑에 발을 디딘 이유는 마계의정기를 얻기 위함이었다.
제국의 용사 헨리가 이끄는 원정대원들은 데스나이트 NPC에게 세가지의 증표를 바치고 마탑 내부로 진입했다. 숫자는 정확히 열명으로 이루어진 파티였다.
파티원들은 하나하나가 고강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서 마탑의 몬스터를 상대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마탑은 총 100층으로 이루어진 곳이었다. 1층부터 8층까지 각각의 몬스터들이 젠이 되었고, 9층에는 보스가 젠이되는 보스존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10층 단위는 휴식처였다. 헨리가 이끄는 원정대원들은 일주일간의 여정끝에 80층까지 당도할수 있었다.
80층까지 나아가면서 많은 마족 몬스터들이 헨리 일행을 저지하기 위해 덤벼들었다. 제일 약한 좀비와 스켈레톤을 비롯해 마계의 고위급 언데드 몬스터들까지. 상대해보지 않은 몬스터가 없었을 정도였다.
사실 80층까지는 쉽게 올라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몬스터들이 그렇게 강력하지 않았다. 드래곤들의 힘으로도 충분히 무찌를수 있었다.
하지만 811층에 당도하고 나서부터는 상황이 판이하게 달라졌다.
길목 던전에서 봤던 마물들이 811층부터 모습을 드러냈고, 그 숫자는 길목에서 봤던것보다 무려 두배에 달했다. 평범한 몬스터들이 아니었다.
길목에서 마주친 몬스터들보다 거진 1.5배는 더 강력했다.
그래도 별다른 어려움없이 88층까지 젠이된 몬스터들을 모두 무찔렀다.
마탑의 특성상 몬스터들을 전부 무찌르지 않으면 절대 다음층으로 올라갈수없었다. 처음에는 이같은 원리를 몰랐다. 그저 100층까지 달려가면 되는줄 알고 무조건 상층부로 이어지는 계단을 찾기에 바빴다.
하지만 계단의 모습이 보이질 않았다. 이에 헨리는 갖은 방법을 총 동원해서 해법을 찾기 시작했고, 기어코 몬스터들을 모두 무찔러야지만 다음층으로 이동할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놀랍게도 몬스터들을 모두 무찌르자 상층부로 이어지는 계단이 생성되었다.
헨리는 전투를 치르면서 또다른 사실을 알아낼수 있었다.
"마탑에는 몬스터들이 리젠되지 않는다!"
필드 몬스터들은 죽여도 죽여도 리젠이 되곤 하지만, 마탑 같은경우는 리젠이 되지 않았다. 처음부터 수백마리의 몬스터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 몬스터들만 다 잡으면 다음층으로 향하는 계단이 생성되었다.
이같은 원리를 깨달은 헨리는 원정대원들을 산개시킨뒤 몬스터들을 필드 중앙으로 몰았고, 드래곤들의 범위공격을 십분활용해서 일거에 쓸어버렸다.
이같은 패턴으로 원정대원들은 88층까지 단 한명의 희생자도 없이 무사 통과했다. 하지만 89층 보스존에 당도하면서 첫번째 희생자가 나오고 말았다.
엘프족의 수호성자가 킹스나이트의 검아래 싸늘한 시신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89층 보스던전에는 길목에서 봤던 다섯마리의 보스들이 모두 출현했다.
킹스나이트와, 서큐버스, 인큐버스, 그리고 아크리치와 리치킹까지.
한번 싸워봤던 상대라서 무난하게 잡을거라 생각했지만 큰 오산이었다.
녀석들은 일반 몬스터들과 마찬가지로 더욱더 강력해져 있었다.
다섯마리의 몬스터들이 제일 전방에 있던 엘프의 수호성자를 기습공격했다.
마탑 내부가 지극히 어둡기 때문에 철저하게 기습에 대비해야 하건만, 엘프의 수호성자가 너무 방심을 한것이 화근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엘프 수호성자의 희생이 헛된것은 결코 아니었다.
수호성자를 공격하기 위해서 다섯마리의 보스들이 위치를 노출시켰고, 드래곤들이 손쉽게 보스들의 위치를 파악하는데 성공했다.
탐색마법에 할애하는 마나를 아낄수 있었다.
그 마나를 공격마법으로 바꾸어 드래곤들이 보스들에게 무차별 공격을 퍼부었다각종 범위 마법들을 난사했고, 화이트드래곤의 냉기 브레스가 발사되면서 운이 좋게도 다섯마리의 보스들이 전부 빙결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빙결이 되면 꼼짝없이 스턴상태에 빠지게 되므로 전투는 의외로 싱겁게 끝이났다. 일방적인 대공격이 시작되면서 제일먼저 HP통이 가장 낮은 아크리치가 몸을 뉘였고, 그 다음으로 리치킹과 인큐버스, 서큐버스가 죽었다.
제일 마지막으로 죽은것은 킹스나이트였다. 데스나이트 열마리를 합친것보다더 강력한 존재였지만 일방적인 다구리 앞에서는 그또한 속수무책으로 쓰러질수밖에 없었다.
"헉헉. 좀 쉬었다 가자"
꼬박 한나절동안 쉬지도 못하고 전투만 치르다 보니 땀이 비오듯 흘러내렸고 입고 있던 방어구들은 넝마가 된지 오래였다. 땀에 절어서 땀냄새도 많이 배어나왔다. 헨리는 마법 배낭에서 수리공구들을 꺼내들었다.
50개를 가져왔지만, 지금은 고작 8개 남아있었다.
이것도 이제 최대한 아껴써야만 했다.
헨리는 수리를 마치곤 포만감을 채우기 위해서 자가적으로 활력 스킬을 시전한뒤 배낭에서 음식을 꺼내 먹었다.
거진 육포같은 말린 고기류들이었다.
오래먹고, 오래 보관하려면 어쩔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레오캔디로 입맛을 채웠던 ㅤㅂㅞㄺ구도 이제는 마나를 일용식 삼아서 포만감을 채우는 중이었다.
대략 2시간정도 휴식을 취한뒤 헨리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자 이제 슬슬 일어나자고."
90층에서 푹쉬었다. 공구를 이용해 검을 손질했고, 방어구도 수선을 끝마쳤다.
포만감도 채웠으니 이제 다시 이동을 해야만 한다.
헨리는 마법저항력이 제일 강한 블루드래곤 워러를 탱커로 삼아 앞으로 천천히 나아갔다. 91층에 당도하는 상층 계단이 모습을 드러내자 일행들이 얼른 계단을 올라탔다.
[마탑 91층으로 이동을 시작합니다.]
[마탑 91층부터는 새로 보스몬스터들과 마계몬스터들이 랜덤으로 나타나니이점 유의해 주십시오.]
넘버원 사이트에 정보들이 나와있었다면 그것을 숙지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마탑에 관련된 정보가 하나도 없다보니 긴장의 연속이었다.
언제 어느때 보스들이 출몰하면서 기습공격을 할지 알수 없었다.
수호성자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긴장의 끈을 절대 놓아선 안된다.
[마탑 91층에 당도하였습니다.]
'이곳인가?'
앞을 바라보니 커다란 석문 하나가 자리를 하고 있었다.
선봉에 서있던 블루드래곤 워러가 헨리를 쳐다보았다.
헨리를 고개를 슬쩍 끄덕였다.
그러자 워러가 커다란 동체를 이용해 석문을 밀어제끼기 시작했다.
석문이 워러의 힘을 버티지 못하고 뒤로 쭉쭉 밀려났다.
끼이이익!
터억!
성문이 열리면서 검은 먼지구름들이 피어올랐다.
헨리는 손으로 먼지구름들을 휘저은뒤 전방을 쳐다보았다.
"구조가 다른데?"
"그러게요. 더 넓은것 같은데요?"
90층까지 올라오면서 마탑의 구조를 살펴본결과 거진 축구장만한 필드였다.
하지만 91층 필드는 그보다 두배는 더 커보였고 랜턴 수백개가 밝혀져 있어 필드 전체가 무척 밝았다.
"이상하리만큼 조용한걸?"
마족 몬스터들은 흔히 괴성을 내지르면서 달려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91층에는 마족 몬스터는 커녕 개미새끼 한마리 보이지 않았다.
그저 랜턴불빛들만이 일렁이고 있을 뿐이었다.
"일단 들어가보자."
원정대원들은 상층부로 향하는 계단을 찾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모두가 91층에 들어서자 갑자기 필드 내부에서 알림말이 흘러나왔다.
[91층 필드는 뱀파이어 [트란]이 거점으로 삼고 있는 땅입니다.
트란을 물리치면 92층으로 향하는 상층부가 생성됩니다.
먼저 필드에 켜져있는 랜턴 300여개를 모두 꺼주십시오.
랜턴을 끄는순간 트란과의 전투가 시작됩니다.]
시간을 끌어봤자 좋을건 아무것도 없었다.
속전속결이 최선책이었다.
헨리가 원정대원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좋아 모두 불을 끄도록 하자."
헨리는 직접 랜턴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카이오의 장검을 치켜들고 랜턴을 향해 휘둘렀다. 그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헨리가 타격한 랜턴이 갑자기 대폭발음을 일으키면서 쿠콰쾅 하고 터져버린 것이다.
"으아악!!"
헨리가 내지르는 뾰족한 비명소리.
잠시후, 넘버원 내에서 믿지 못할 알림말이 흘러나오고 말았다.
[뱀파이어 트란이 설치한 스파이더 마인에 당하셨습니다.]
[HP가 전부 소진됩니다.]
[뱀파이어 트란에게 [격살] 당하셨습니다.]
[경험치를 5퍼센트 잃으셨습니다.]
[사망패널티로 인해 12시간 동안 <헨리>를 플레이 하지 못합니다.]
[아이템 최고급 강화주문서를 드랍하셨습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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