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넘버원-332화 (332/378)

< -- 332 회: 12권 -- >

까아악~~까아아아악!~~

소름끼치는 마계 까마귀들의 울부짖음이 연달아 들려왔다. 사방에 깔려 있는 것은 멋모르고 마계로 진입해 들어왔다가 목숨을 잃은 생명체들의 시신과 해골들이 널려 있었고, 해골들의 뻥뚫린 안광 사이에 마계 도마뱀들이 어슬렁 거리며 시체들의 살점을 한점한점 뜯어먹고 있는 중이었다. 넘버원의 그래픽이 워낙 생생하다보니 그 모습은 공포영화를 보는듯한 모습으로 연출되었다.

여성 플레이어들이 고개를 돌렸다. 욕지기가 치밀어 올라왔다.

개중에는 욱욱 거리면서 구토를 하려는 자도 있었다.

"마탑까지의 거리는 어느정도 남았어 아영아?"

원정대를 꾸리기 이전 마계던전에 대해서 미리 정보조사에 임했고, 페이와 아영에게 그 일을 맡겼다. 아영이 마법배낭에서 지도를 꺼내들었다.

모두의 시선이 지도쪽으로 향했다.

아영이 후방지역에 위치해 있는 외딴곳을 손으로 가리켰다가, 중심부에 있는 마탑으로 손을 옮겼다. 거리를 보니 제법 멀었기에 헨리의 표정은 그리 밝질 못했다.

아영이 말했다.

"이곳과 마탑은 족히 일주일 거리야. 문제는 이동하는데만 일주일의 시간이 소요된다는거지"

"그건 무슨소리야?"

"마탑에 대마왕 루시퍼의 본체가 있기 때문에 마계의 인사들은 전부 마탑에 모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마탑까지 가는 길목에도 레벨이 무지막지하게 높은 몬스터들이 즐비하게 깔려있지. 그 몬스터들을 처치하고 마탑까지 이동하는데만 해도 수일이 더 걸릴거야."

그렇게 말하면서 아영이 서류를 한장씩 헨리와 일행들에게 나눠주었다.

거기에는 마탑으로 향하는 길목에 젠이 되는 몬스터들과 몬스터들의 레벨및특징들이 적혀 있었다.

보고서를 읽어내려가던 헨리의 눈이 급격하게 커졌다.

"이건 완전 괴물들이잖아!? 필드 몬스터들이 이렇게 강하다고!?"

몬스터들의 최소레벨이 무려 700이다. 후방지역에서 마탑으로 가는 길목 필드에 배치된 미니멈 수치였다. 최고의 필드답게 처음부터 나오는 몬스터의 레벨이 700이었고, 가면갈수록 몬스터들의 레벨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았다.

[마탑으로 가는 길목 필드 5] 에는 TOTAL[1000]을 형성하고 있는 마계의 몬스터칠갑산과, 마계의 킹스나이트등 무척이나 많은 몬스터들이 즐비하고 있었다.

칠갑산은, 두더지 같은 생명체로 온몸을 말아서 갑각을 더욱더 단단하게 하는 재주가 있었다. 거북이와 같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마계에 사는 거북이 말이다.

헨리와 마찬가지로 플레이어들의 표정이 대번에 딱딱하게 굳어졌다.

인간들과는 달리 드래곤들의 반응은 흥미로웠다.

그정도 몬스터들은 쉽게 때려눕힐수 있다는듯 가슴을 팡팡치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리우스와 워러가 마족들을 너무 쉽게 생각하자 제일 어른인 에레니아가 그들에게 주의를 주었다.

"마족은 우리 드래곤종족과 비슷한 힘을 지니고 있는 녀석들이다.

절대로 방심하지 마라."

"알겠습니다."

제일먼저 [마탑으로 가는 길목 필드]를 뚫어야 했다.

최대한 속전속결로 진행해야 했다. 길목에 위치한 몬스터들만 뚫고 전진할생각이었다. 하지만 헨리의 노림수는 시작부터 막히고 말았다.

몬스터들의 특성이 전부 선공으로 되어 있었던 터라 저 멀리서 인간들을 발견하면 먼거리도 마다치 않고 인간들에게 돌진해 들어왔다.

생각보다 허용하는 범위가 무척이나 길었다. 헨리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흔히 몬스터들은 대략 20여미터 밖에 위치하고 있으면 선공형 몬스터라도 범위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판정 때문에 동족과의 싸움을 지켜보기만 할 뿐이다.

하지만 마계 생물체들은 달랐다. 무엇보다 100미터나 떨어져 있는대도 불구하고 동족들이 공격 당한다는것을 기가막히게 알아차린 것이다.

헨리일행은 자그마치 150여마리에 달하는 700몬스터 칠갑산에게 둘러쌓이고 말았다. 블루 드래곤 워러는 금속성을 부여받아 마법 방어력과 방어력이 두배나뛴 상태라서 탱커역할을 자처했다. 칠갑산의 인공지능이 그렇게 높지 않아서 상대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또하나의 문제가 발생하고 말았다.

칠갑산의 방어력이 너무 높아 피격체를 때릴때마다 검의 내구도가 기하급수적으로 하락하는 것이다.

헨리가 들고 있는 카이오의 장검의 내구력이 벌써 10퍼센트나 깎여나갔다.

칠갑산을 후려칠때마다 검조각들이 흩날리기 일쑤였다.

이에 마법사들이 앞으로 나서서 칠갑산들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그나마 공격력이 낮고, 방어력만 무지막지 했기 때문에 어느정도 몸빵은 가능했다. 매직쉴드와 매직가드까지 외우고 나서니 버틸만 했다.

2젠까지는 상대할수 있었다.

"휴우! 드디어 전부 격퇴한건가?"

장장 30분동안의 피흘리는 전투가 이어졌다. 승리의 여신은 원정대원을 이끌고 있는 헨리에게 미소를 지었다. 처음에는 무지막지한 방어력 때문에 칠갑산에게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상대를 하다보니 칠갑산의 약점을 두개나 찾아낼수있었다. 칠갑산은 마법방어력과 공격력이 낮다. 몸빵을 하면서 마법공격으로 퇴치하니 금방이었다.

"다들 무사하지?"

헨리의 물음에 모든 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일행들을 살펴보니 다친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체력저하가 컸다는것이 문제였지만, 조금 쉬고 나면 기력이 회복될 것이다. 헨리는 잠시 쉬는 시간을 이용해 카이오의 장검을 매만졌다.

곁에 있던 카이오가 헨리에게 다가왔다.

"내가만든 이 검은 왠만한 갑각을 두부베듯 벨수 있는 검이다.

그런데 칠갑산의 갑각에 막힐줄이야. 정말 놀라운 일이군."

"칠갑산의 방어력이 이렇게 높은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카이오님."

"놈들이 [견고] 스킬을 사용해서 그런걸거야.

넘버원 측에서도 머리를 많이도 굴렸군. 한낱 필드몬스터들에게 위대한

[견고]스킬을 부여하다니. 앞으로의 여정이 더욱더 힘들어 지겠어."

견고스킬은 지난날 헨리가 용궁 퀘스트를 하면서 소라장군에게 겪어봤던 스킬이었다. 범고래 장군과 자라장군, 거북이 장군이 주요스킬로 구사하는만큼견고 스킬은 방어력을 적게는 수배, 많게는 수십배나 올려주는 고효율 스킬이다인간들 중엔 아직 배운자가 없으며, 간혹 보스몬스터들이 사용하곤 하는데 마계 필드에서 견고 스킬을 사용하는 칠갑산을 만나고 말았다.

그로인해 장검의 내구도가 30분간의 혈투끝에 무려 20퍼센트나 닳고 말았다.

헨리는 카이오의 장검을 수리하기 위해서 마법배낭에 들어있는 수리공구를 꺼내들었다. 마계에 마을이 없다는 사실은 아영이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마법배낭 세개에다가 잡화물약과 수리공구, 그리고 포만도 회복제를 비롯해 수십가지에 달하는 포션들을 싸들고 온 것이다.

헨리는 일행들에게 잠시 휴식을 명한뒤 거기에서 식사를 시작했다.

뭐라도 먹어야 포만도가 오른다. 포만도가 낮아지면 체력회복이 더뎌지고 마나 회복에도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포만도 관리는 필수였다.

"자 먹어라 ㅤㅂㅞㄺ구야."

"왠일인가 주인?"

헨리가 내민것은 레오캔디였다. 30만원이나 하는 고가라서 헨리가 잘 먹이진 않았지만 오늘만큼은 예외였다.

칠갑산을 물리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기 때문이었다.

"포만감 채우는덴 이게 제격이잖냐? 그냥 먹어라."

사실 마나를 먹으면서 포만감을 채우는게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먹지 않아도 되지만, 그래도 레오캔디의 맛이 일품이라 먹고 싶었다. ㅤㅂㅞㄺ구는 헨리가 내민레오캔디를 단숨에 꿀꺽 삼켜버렸다. 잠시후 식사를 마치고 휴식을 끝낸 원정대원들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자 그럼 다시 이동하자."

마탑에 대한 정보는 전무했다. 넘버원 고급정보에 있는 정보게시판을 활용해봤지만, 마탑에 대마왕 루시퍼가 있다는 사실말고는 다른 정보를 알아낼수가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몬스터들이 습격을 해올지, 그리고 어떤 몬스터들이 원정대원들을 반겨줄지는 전혀 알수가 없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