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넘버원-323화 (323/378)

< -- 323 회: 11권 -- >

"탐지기가 있으나, 아쉽게도 작동을 하지 않고 있다네.

아마 오랫동안 아공간속에 갇혀 있어 고장이 난듯 싶네."

"그렇다면 고치면 되지 않겠습니까?"

"백방으로 노력해봤지만 나와 고룡들도 고치지 못했지."

드래곤볼 탐지기를 만든 드래곤들이 고치지 못했다면 말을 다한것과 다름이 없었다. 이에 모든 종족원들이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드라이언의 표정이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았다.

"사실 지금에서야 말하는것이네만, 드래곤볼과 드래곤볼 탐지기는 우리들드래곤들이 만든것만은 아닐세. 자네들이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요들족의 족장 요레이라는 천재 요들족이 있다네. 우리는 그와 함께 드래곤볼과 드래곤 탐지기를 만들었지. 아마도 그라면 드래곤볼 탐지기를 다시 작동시켜줄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문제는 요들족의 행방이 너무나 묘연해서 어디에 있는지 찾을수가 없다는 것일세."

"요레이 족장에게 부탁하면 드래곤 탐지기를 다시 부활시킬수 있는 것입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네."

"좋습니다. 그럼 저에게 탐지기를 맡겨 주십시오. 제가 당장가서 요레이족장에게 언질을 넣어보겠습니다."

제국의 용사 헨리가 거침없이 대꾸하자 한편으로는 반가웠지만 또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선 드라이언이 그에게 넌지시 물어보았다.

"자네는 요레이가 어디있는지 알고 있는가?"

"그렇습니다. 로드"

그말에 좌중이 일시에 술렁거렸다.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도 놀란 표정이다.

"저,정말인가?"

말까지 더듬는 드라이언이었다.

곁에 있던 화이트 드래곤 이리우스가 헨리의 말에 힘을 실어 주었다.

"헨리의 말은 사실입니다 로드. 요레이의 위치를 알고 있으니 지금당장 탐지기를 건네주십시오. 요레이에게 가서 탐지기를 고쳐달라고 말해보겠습니다

"오오! 그야 이를말인가? 내 지금 당장 건네줌세!"

어려운 문제를 단박에 해결한 그런 기분이었다.

이에 드라이언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장난 드래곤 레이더] 아이템을 헨리에게 건네주었다.

헨리가 싱긋 웃으며 호언했다.

"저만 믿으십시오 로드!"

"그래 고맙네! 정말 고마워!!"

헨리는 보무도 당당히 드라이언의 레어에서 빠져나온뒤 에레니아와 워러를 대동하고 다시 휴이라트 령으로 돌아갔다.

헨리가 집무실에 모습을 드러내자 넘버원 간부들이 라이올라에서 있었던 일들을 캐물었고, 헨리는 간략하게 설명을 해주면서 물음에 답변했다.

페이가 미소를 띄며 말했다.

"12구역에 요레이가 있다는것을 알고 있으니 탐지기를 고쳤다고 봐도 무방하겠군요. 일이 금방 끝날것 같아요 형"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해 흐흐흐"

헨리가 음흉한 미소를 띄며 말했다.

세컨아이디인 레오는 요레이와의 친밀도가 매우 높다.

부탁을 하기만 하면 무조건 들어줄 것이다.

"이럴게 아니지. 일단 레오로좀 접속해야겠다. 페이 너한테 탐지기를 건네줄테니까, 너가 레오로좀 옮겨줘."

"예 알겠어요 형"

헨리가 만면에 미소를 띄면서 고장난 드래곤볼 탐지기를 막 페이에게 건네주려고 했다. 그순간 헨리의 상태창에서 믿을수 없는(?) 일이 알림창이 뜨고 말았다.

[이 아이템은 교환이 되지 않는 아이템입니다.]

[이 아이템은 드랍할수 없습니다.]

"끼야아악!!!!!!"

집무실에서 울려퍼지는 해괴망측한 비명소리.

바로 헨리가 내지른 비명소리였다.

드라이언에게 요레이의 행방에 대해 큰소리 칠때만 하더라도 이번 퀘스트는 쉽게 클리어할수 있을거라 자신만만해했다.

아니, 드래곤 탐지기를 받았을때만 하더라도 끝났네.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시련이 닥쳐오고야 말았으니!!

바로 [고장난 드래곤볼 탐지기]가 교환이 되지 않고 드랍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헨리로 이 아이템을 받았다는것이다.

헨리는 요레이와의 친밀도가 제로다.

만나본적도 없었고, 무엇보다 요레이와 대화를 나눠본적도 없다.

요레이를 만난다고 하더라도, 요레이가 부탁을 들어줄지 미지수였기에 헨리가 이처럼 발광을 떠는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가장큰 문제는 어떻게 요레이의 친밀도를 올리느냐다.

레오로 치밀도를 올렸을 당시엔 요레이를 몬스터의 공격으로부터 구해주어서 쉽게 올릴수 있었지만, 지금은 이미 거점을 확보한 상태라서 몬스터의 공격에도 안전하다. 즉 쉽게 친밀도를 올릴수 있는 기반이 무너졌다고 봐야한다. 그렇다는건 시일이 무척이나 많이 걸린다는것을 뜻하기 때문에 헨리의 표정은 썩 밝질 못했다.

더욱 큰 문제는 헨리로 바이스 영토에 있는 12구역에 들락날락 해야된다는 점이다. 레오는 마룡 릴리스와의 친밀도가 맥시멈이기 때문에 바이스 영토는 물론이고 바이올라 영토까지 자유로이 이동이 가능하지만, 헨리로는 어불성설이었다. 자칫 잘못했다간 마룡에게 걸려 죽임을 당할수도 있게 된다.

"형 이제 어떻게 하면 좋죠?

페이의 표정도 썩 밝질 못했다. 곁에 있던 윤지와 윤정이도 마찬가지였다.

나리는 아무것도 몰라서 눈만 데룩데룩 굴리고 있을뿐이었다.

"어쩐지 일이 너무 쉽게 풀린다 했지. 어휴!"

"이렇게 된이상 요레이를 직접 만나보고 친밀도를 올린뒤에 부탁해보는것이 나을것 같아요. 지금은 그 방법밖에 없어요."

"내가 레오로 요레이와 친밀도를 올려봐서 아는데, 그렇게 쉬운일이 아냐.

운나쁘면 몇달이 걸릴수도 있어."

"며,몇달씩이나요?"

한창 삼파전이 벌어지고 있었고 전쟁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몇달이라는 시간은 어마어마하게 크게 작용하는 법이다.

언제 어느때 총공격을 감행해올지 모르는 판국에서는 더욱더 그랬다.

"먼저 부딪혀봐야겠다. 이렇게 된이상 어쩔수 없어."

드라이언에게 호언장담 하고 이곳에 왔다.

반드시 퀘스트를 완료하고 작동하는 탐지기로 만들어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요레이를 먼저 만나보고 친밀도를 다지는것이 급선무였다.

"정말인가 주인? 정말로 혼자 가겠다고 했나?"

"오빠 그건 말도 안돼요. 혼자 갔다간 자칫 위험천만한 일이 발생할수도 있어요."

"형이 가는곳은 바이스 영지라는걸 잘 아시잖아요? 그런데 혼자 가겠다고요?"

헨리의 캐릭터가 아무리 굳세고 용감할지언정 마족의 땅에 그것도 혼자서 가는것은 무리였다. ㅤㅂㅞㄺ구를 비롯해 넘버원 간부들이 전부 헨리를 만류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헨리는 단호하게 대꾸했다.

"나를 따라 나선다면 이곳 휴이라트는 누가 지키겠어? 안그래 ㅤㅂㅞㄺ구야?"

"그래도 주인이 죽는건 두고볼수가 없다. 같이가자 주인"

"넌 그저 에레니아님과 워러님을 도와서 이곳 휴이라트의 수호룡이 되어줘.

난 레오를 할때도 그랬지만 사실 혼자서 행동하는게 편하거든.

괜히 발목잡히는것도 싫고, 발목잡는것도 싫어서 그래."

"그래도 너무 위험하지 않겠어요?"

"가상현실게임이잖아? 진짜로 죽는것도 아닌데 뭘.

죽으면 다시 가면 되고, 또 죽으면 또다시 가면돼.

까짓거 아이템밖에 더 드랍하겠어? 안그래?"

현실이었다면 당연히 가지않았겠지만, 이곳은 가상현실게임이다.

죽어도 되살아날수 있기 때문에 망설임없이 발걸음을 옮길수 있었다.

/

헨리는 캐쉬상점에서 바이스 영지 귀환주문서 한장을 사고, 그 주문서를 이용해서 바이스 왕국에 모습을 드러냈다.

예전 같았으면 넘버원 캐릭터 위에 자신의 닉네임이 드러나서 많은 사람들이 제국의 용사를 보기 위해 둘러쌓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패치로 인해닉네임이 전면 삭제되어서 그러한 불상사(?)가 벌어지진 않았다.

패치의 영향을 톡톡히 본 헨리는 제일먼저 주변을 둘러보았다.

저멀리 포목상점과 도구상점이 눈에 들어왔다. 헨리는 초보자용 수련검과 초보자용 방어구들을 한벌씩 사들고 옷을 갈아입었다.

레벨이 높은 방어구를 착용하면 이목에 사로잡힐 공산이 크기 때문에 지금은 정체를 숨기고 조심조심 이동해야만 한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