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넘버원-314화 (314/378)

< -- 314 회: 11권 -- >

우두머리 복면인이 다시금 말을 이었다.

"별의 별궁으로 향했을때, 당신이 이끌고 온 단원들과 제3황자 스판을 공격한 자가 누구인줄 아시오?"

"제1황자 스텔리라고 알고 있다."

"틀렸소. 그것도 바로 제 3황자 스판의 짓이오."

"마,말도 안된다! 자신의 주군에게 칼을 겨누는 기사들이 도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복면인이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당신도 참으로 순진하구려.

기사들은 주군에게 충성을 맹세한 한낱 도구에 불과하오.

그들에게 가족들의 안위와 장래를 약속하면서 사지로 뛰어들게 한 장본인이 바로 제3황자, 현 베르니카 3세 스판이다 이 말이오.

기사들은 어쩔수 없이 그의 명령에 따라 움직인 것이었소.

왜 그랬는지 아시오?"

"……"

"바로 당신을 속이기 위함이었소. 그렇게 해야지만 베어스 기사단이 당신의 저택을 쓸어버려도, 위장지계로 오인할수 있게 만들수 있을 테니까 말이오.

다행히 제3황자 스판의 계략대로 당신이 움직여 주더이다.

스스로 찾아와서 그의 개가 되어 죄없는 1황자 스텔리를 당신 스스로 죽여없앴으니까 말이오. 스판으로서는 손안대고 코를 푼 겪이지."

충격이 컸는지 나이트는 아무런 말이 없었고, 그저 공허한 눈빛으로 땅바닥만 쳐다볼 뿐이었다.

"당신을 죽이려는 이유는 자세히 모르지만, 아마도 당신을 추종하는 세력들이 늘어서인것 같소.

당신은 정말 대단한 영웅이오. 당신 한사람으로 인해 스텔리 황자가 망한것을 보면 무어라 형용할수 없는것이 사실이지.

당신이 펼친 전투로 인해서 제 3황자 스판의 기사들도 당신에게 매료되었다오.

베르니카 3세는 그것을 걱정한듯 싶소.

혹여 딴마음을 품고 수하들이 일급비밀을 누설하지 않을까?

그것을 걱정한 것이지. 그래서 당신을 죽여 없앤뒤 화근의 뿌리를 끊고자 했을 것이오. 아! 물론 확신한건 아니오.

나는 이렇게 예상하고 있다는것뿐 이니까."

"그런데 자네들은 도대체 누구지? 말하는것을 보아하니 스판의 추종자는 아닌것 같은데 말일세."

"아쉽지만 그것은 말해줄수가 없구려."

"그런가…"

"자 이제 궁금증은 모조리 해소되었다고 생각하오.

이제는 저승으로 가야할 시간이오.

우리도 명령을 받들고 이곳에 파견된 몸.

부디 우리를 원망하지 말았으면 좋겠소."

복면인이 검을 치켜들자 나이트는 조용히 눈을 감고 목을 늘어뜨렸다.

복면인의 몸에서 하이얀 기운들이 아직까지 일렁거렸다.

하얀 시약이 계속 지속되고 있다는 증거였다.

복면인들이 하얀 시약을 복용하면서 능력치가 두배나 상승된 까닭에 덤벼봤자 승산이 없었다. 죽는다면 명예롭고 당당하게, 그리고 떴떴하게 죽고 싶은것이 그의 마지막 바람이었다.

촤아악!!

/

"이것이 내가 인간이었을때의 마지막 기억이라네.

막상 베르니카3세에게 당했다고 생각하니 쉽게 눈을 감을수가 없더군.

게다가 베르니카 3세는 나의 가솔들을 모조리 죽이는 파렴치한 짓을 저질렀다네. 그래서 나는 복수를 꿈꾸게 되었지."

나이트 NPC의 과거사를 듣고 있던 레오는 쓰디쓴 미소를 지었다.

생각해보니 나이트 NPC는 철저하게 베르니카 3세에게 이용만 당하다가 개죽음을 당해 버렸다.

토사구팽의 원리였다.

사냥을 마친 개는 반드시 주인에게 해를 입는다.

문득 나이트 NPC의 사정이 딱하게 느껴지는 레오였다.

"그런데 어떻게 데스나이트가 될수 있었던 건가요?"

"

"내고향 마르셀루 왕국은 마계와 경계가 맞닿아 있는 곳이라서 흑마법사들과 네크로맨서들을 쉽게 볼수 있다네.

운좋게도 고향땅에서 서성이던 찰나, 흑마법사와 네크로맨서들이 소혼마법진을 펼쳐 영혼을 끌어 모으고 있더군. 억울하게 죽은 기사들은 그들에게 가서 데스나이트가 되겠다고 손수 지원까지 했다네.

물론 나도 그때 당시에는 복수에 눈이 멀어서 그들과 계약을 맺었지.

다행히 대마왕 루시퍼님의 어둠의 마력을 부여받아서 나는 제법 고위급데스나이트가 될수 있었다네."

"그랬군요…"

"자네가 믿을지 모르겠지만 여기 있는 데스나이트들은 살아생전왕국에서 한가락 했었던 기사들이라네. 그들도 나처럼 개죽음을 당하거나 이용만 당하다가 누명을 써서 죽은 기사들이 대부분이지."

"그런 우여곡절이 있을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옛일을 들추는건 썩 좋아하지 않네만, 자네는 너무 편안하게 느껴져서 내 과거사를 모조리 들려주고 말았구먼. 늙은이가 옛일에 대한 추억팔이를 했다고 생각하게나. 흘흘흘"

한창 레오와 나이트 NPC가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을때였다.

저 멀리 리치 한마리가 모습을 드러내더니 레오를 발견하자마자 황급히 그에게 몸을 날렸다.

리치가 허리를 직각으로 꺾으며 레오에게 말했다.

"다오 총수님께서 급히 레오님을 찾고 계십니다."

다오라면 릴리스 다음으로 가는 실권자다.

무슨 용무로 찾는지는 몰랐지만, 제2인자가 찾고 있다니 가보지 않을수없었다. 레오는 자리에서 일어나 나이트 NPC에게 간단히 목례를 취하곤다오가 있는 집무실 쪽으로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레오가 모습을 드러내자 흑마법사 다오가 반갑게 그를 맞이했다.

/

마룡 릴리스의 속성이 [금]속성이라는 것은 오래지 않아 파루스 왕국에 있던 오딘의 귀에도 들어갔다.

오딘은 마족에 관련된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서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쪽에 첩자를 대거 심어두었다.

첩자노릇을 도맡아 한것은 대부분 길드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어쌔신들이었다.

넘버원의 특성상 아이디를 두개까지 생성할수 있다.

본캐릭은 오딘 길드의 길드원으로 활약하고 나머지 하나는 세컨으로 활용한뒤드래곤 로드 드라이언의 진영에 잠입시켜 놓았던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돈에 환장하는 인사들은 어디에 있는법이다.

오딘은 뇌물이 먹힐만한 인사들을 몇몇 포섭한뒤 거액을 그들에게 내밀었고,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에게 기생하는 플레이어들을 대상으로 고급정보들을 연거푸 빼낼수 있었다.

그중 한가지가 바로 릴리스의 속성이었다.

릴리스의 속성을 알게된 오딘은 드라이언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차라리 토속성을 부여받았으면 하는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릴리스가 금속성을 부여 받으면서 마법저항력과 방어력이 매우 강해졌다.

이제 이일을 어찌하면 좋겠나?"

곁에 있던 제이든이 잠시 생각하다가 생각을 정리하고 대꾸했다.

"그래도 다행인것은 현재 3파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릴리스나 드라이언이나 쉽게 움직일수 없는건 매한가지입니다.

먼저 움직이면 그만큼 손해를 보고, 자칫 잘못했다간 뒤를 공략당할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차라리 잘되었습니다.

이렇게 된이상 전황을 좀더 살펴보시고 우리는 우리대로 힘을 기르는것이 나을듯 합니다."

말인즉 선제공격을 배재하고, 릴리스나 드라이언이 먼저 움직이기를 기다렸다가 그때 방안을 모색하자는 소리였다.

오딘도 마땅한 방도가 없었는지 제이든의 말에 조용히 고개만 끄덕일뿐이었다.

/

한편 그시각 레오는 릴리스 진영의 제2인자 흑마법사 다오와 차를 나누면서 즐겁게 담화를 나누고 있는 중이었다.

"정말 놀랍습니다. 600레벨의 나이트를 상대로 호각지세의 싸움을 펼치시다니 그것도 궁술과 독술로 말입니다. 하하하"

"과찬이십니다.

나이트 아저씨께서 저를 많이 봐주셨기에 그정도로 끝난거지요"

"하하 겸손이 지나치시군요."

"그나저나 이곳에는 제법 많은 수의 데스나이트들이 모여 있군요.

이토록 많은 데스나이트들을 어디에서 끌어모은것인지 정말 궁금합니다."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에게 바칠 고급정보를 캐내기 위해서 레오는 짐짓 흑마법사 다오를 떠보았다.

혹 고급정보를 손에 넣을수 있지 않을까 해서 질문을 던진 것이다.

다행히 릴리스와 나이트 NPC덕분에 다오 NPC와도 친밀도가 제법 높았던터라다오는 고급정보들을 서스럼없이 레오에게 일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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