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넘버원-307화 (307/378)

< -- 307 회: 11권 -- >

"자 이제 시작하면 되는거야."

"오빠 정말 너무너무너무 고마워!!"

곁에 찰싹 달라붙어서 갖은 아양을 떨어대는 여동생의 모습에 페이는 그저 헛웃음만 지을 뿐이었다.

평소에는 욕만 하던 녀석이 이제는 대놓고 아양을 떨어대니적응이 안되는것도 사실이었다.

"어?"

"왜그래 오빠?"

"강혁이형한테 카톡왔네. 왜 안들어오냐는데?"

"그럼 얼른 들어가봐. 나도 이참에 넘버원 한번 해볼테니까."

정액도 들어줬겠다. 캡슐방에서 한번 해봤다고 했으니 어느정도 조작법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페이는 별생각없이 캡슐에 몸을 실었고, 오빠가 캡슐에 들어가자 여진이도 곧바로 캡슐에 발을 들여 놓았다.

캡슐내부는 생각보다 상당히 넓었다. 캡슐방에서 파는 캡슐보다 조금더넓었고, 움직이는데 무척 편안하면서 아늑함마저 감돌았다.

아무래도 캡슐 자체가 유비쿼터스 시스템으로 되어 있다보니 손과 발을 움직일수 있도록 공간을 넓게 설계 한것 같았다.

생각을 정리하고 넘버원에 몸을 실었고, 캡슐이 가동되자 우웅 하는 기계음과 함께 눈앞에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바로 넘버원 세상이었다.

-넘버원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초기 가동 중입니다. 홍채 인식과 더불어 지문 인식을 시작하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위이이잉!

맞은편에서 인식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진이는 지문 인식란에 손을 얹은후홍채인식을 완료했다.

플레이어 인식 장치 덕분에 여진이와 비슷한 모습의 캐릭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플레이어 인식 장치로 플레이어님의 모습을 스캔화 하였습니다.

원하신다면 생김새를 변형시킬수 있습니다.

ㅡ<캡슐방에서 한번, 새롭게 캡슐을 등록한 곳에서 한번, 총 두번의

성형이 가능합니다>ㅡ

지금 당장은 빨리 접속하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그래서 새롭게 등장한 성형시스템을 이용하지도 않고 본 모습 그대로를 유지한채 다음페이지로 넘어갔다.

-하나의 계정으로 두개의 캐릭터를 만드실수 있습니다. 한번 캐릭터를

구현화 하면 삭제가 불가능 하오니 신중하게 선택하십시오.

여타의 게임은 아이디가 삭제 되지만 넘버원은 그런게 없다.

두개를 생성하면 죽을때까지 그 두개만을 키워야 한다.

때문에 신중해질 필요가 있었다.

캐릭터를 선택하자 다시금 안내멘트가 흘러나왔고 여진이는 그것을 모두 마친뒤에야 일주일전에 캡슐방에서 생성해 두었던 캐릭터를 선택할수 있게 되었다.

그녀의 닉네임은……

/

며칠전까지만 해도 바이올라 영지는 인간들의 장악하에 놓여져 있던 대도시였다. 교통로가 발달해 있어서 교역지로 널리 이름을 떨쳤고, 모든 왕국과의 교류가 활달하게 이루어져, 넘버원 왕국내에서도 바이올라를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유명무실한 바이올라 왕국이었지만, 현재는 넘버원 세상에서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그것도 마룡 릴리스에 의해서.

"젠장할 이것도 정말 못할 짓이로군!"

바이올라 국경수비대로 활약하고 있는 NPC 나이트가 볼멘소리를 내며 투정을 부렸다. 그는 데스나이트였다. 레벨 600에 달하는 고급 데스나이트인만큼 마계에서 심신을 단련하고, 정신수행을 거듭하게 된다면 레벨 650이 넘어서는것은 일도 아니었다.

그런 그가, 고작 국경 수비대장을 역임하면서 일하고 있는 것이다.

데스나이트는 언데드 종족중 드물게 지성을 겸비하고 있는 고위급 기사다.

마족을 통솔하고 규합시키려면 지성이 있는 고급 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릴리스는 어쩔수 없이 데스나이트들을 대장으로 삼고 그들에게 통솔권을 건네주고 말았다. 그러다보니 데스나이트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 중이었다. 사실 데스나이트들은 마룡 릴리스와는 전혀 무관한 인사들이다.

그들은 엄연히 대마왕 루시퍼의 마기를 받고 태어난 데스나이트들이었다.

마룡 릴리스와는 엄연히 다른 족속이었다.

그들이 이곳에 오게 된 이유는 다름아닌 대마왕의 명령 때문이었다.

대마왕 루시퍼는 마계에서 몸을 치유하며 인간계를 호심탐탐 노리고 있는 중이었다. 지난번 전투에서 패퇴한 덕분에 깊은 상처를 얻고 말았고, 그로인해 몇년정도는 요양해야할 처지에 놓여 있었지만, 마침 마룡 릴리스가 등장함에 따라 인간계에 마족의 씨를 뿌릴 절호의 찬스가 만들어졌다. 이에 대마왕 루시퍼는 마룡 릴리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 데스나이트 군단과 네크로맨서들을 파병하기에 이른 것이다.

데스나이트 NPC 나이트가 하고 있는 일은 사칭을 일삼는 카오틱 플레이어들과 마족에 투항하기 위해 찾아온 카오틱 플레이어들을 분별하는 일이었다.

이번 패치로 인해서 플레이어들의 닉네임이 전부 사라져 버린 탓에 누가 레오인지, 그리고 누가 유명한 카오틱 플레이어인지 알수 없게 되어 버렸다. 마룡 릴리스가 레오를 극진히 대접해서 데리고 오라고 명령했기 때문에 그들은 국경에서 부터 레오를 찾기 위해서 들어오는 카오틱 플레이어들마다 조사에 조사에 거듭했다.

개중에는 레오를 사칭하는 간땡이가 부은 카오틱 플레이어들도 종종 있었다.

"내가 바로 레오다!"

레오의 주특기는 화살과 독이다. 그런데 상대는 검을 들고 있었고,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오틱 기운이 무척이나 얕았다.

그래도 혹시 모르기 때문에 데스나이트는 450레벨의 듀라한을 대전사로 내세워 싸움을 붙혀보았다.

580레벨의 레오라면 충분히 듀라한을 쓰러뜨릴수 있을것이다.

하지만 상대방은 듀라한을 보자마자 걸음아 나살려라 하며 도망치기에 바빴다. 레벨 300짜리 허접 카오틱 플레이어의 사칭여부가 여실히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

"휴~ 드디어 도착인가?"

세시간의 여정끝에 레오는 드디어 바이올라에 도착할수 있었다.

레오의 이마에는 땀이 비오듯 흘러내리고 있었다.

카오틱 플레이어라 마을에서 판매하는 귀환주문서를 살수가 없었던 까닭에 뜀박질을 감행했고, 우여곡절끝에 이곳 바이올라에 당도할수 있게 된 것이다.

레오는 요레이의 망원경을 꺼내들고 주변을 한번 둘러보았다.

바이올라의 모습은 온통 암흑 천지였다.

산과 들판은 점막으로 인해서 야금야금 썩어 들어가고 있었고, 생명체라고는 언데드와 마족 생명체밖에 눈에 들어오질 않았다.

몇몇 인간들의 모습이 보이긴 했지만, 그들은 마족들의 노예로 탈바꿈 한지 오래였고 전부 해골로 모습을 변화시켰다. 앙상한 해골들 사이에서 누런 액질을 뒤집어 쓰고 있는 좀비들까지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무척이나 많았다.

좀비들과 해골들의 정체는 다름아닌 인간 NPC들이었다.

바이올라는 교역도시인 만큼 교통로가 잘 발달되어 있어 각지의 인간NPC들과 상인들이 하루에도 수십번 드나들곤 한다.

그들은 급작스러운 전쟁의 여파로 인해서 마족들에게 생포당해 버렸고 이처럼 기구에 처지에 놓여지고 말았다. 마족들은 그들의 재물들을 약탈했고 여자들을 강탈한뒤 좀비로 만들어버렸다. 그 숫자가 자그마치 100만을 넘어서고 있었다. 이정도의 전력이라면 실로 무시못할 수준이었다.

"응? 저건 뭐지?"

요레이의 망원경을 이용해서 한창 바이올라를 살피고 있던 찰나였다.

국경지대에서 여러명의 카오틱 플레이어들과 데스나이트 군단이 한바탕검을 휘두르면서 대련에 임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호기심이 감돌아서 계속 관찰했다.

결과는 데스나이트들의 압승으로 끝났고, 카오틱 플레이어들은 언데드몬스터들에게 가차없이 죽임을 당해버리고 말았다.

드랍당한 아이템은 언데드 군단이 냉큼 챙기곤 국경지대에서 사라져 버렸다.

"데스나이트와 카오틱 플레이어가 싸운다??"

카오틱 플레이어들이 의지할것은 마룡 릴리스밖에 없다.

오딘도 그렇고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도 그렇고, 그들은 카오틱 수치가 제로에 가깝기 때문에 마족과는 철저히 격리된 인사들이다.

그래서 카오틱 플레이어들은 마룡 릴리스를 의지하고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 찾아가곤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데스나이트들이 이유없이 카오틱 플레이어들을 닥치는대로 죽여 버리는 것이다.

호기심이 돈 레오는 요레이의 망원경을 배낭속에 집어넣고 걸음을 재촉해국경쪽으로 나아갔다.

어차피 데스나이트라고 해봤자 자신의 상대가 되지 않았고, 무엇보다 릴리스와 친밀도가 맥시멈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정체만 밝힌다면 릴리스를 만나보게 해줄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과감하게 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일은 생각보다 쉽게 풀리지 않았고, 이상한 방향쪽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