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넘버원-304화 (304/378)

< -- 304 회: 11권 -- >

"……뭐,뭐야?"

여진이가 나를 데리고 간곳은 캡슐장치를 운영하고 있는 캡슐방이었다.

넘버원 캡슐장치를 통해 넘버원 PC방 처럼 운영하는곳이기 때문에 그곳을 모를래야 모를수가 없었던 것이다.

여진이가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오빠. 나도 이참에 게임한번 해볼까?"

"엥? 그건 무슨소리야?"

여진이는 게임을 병적으로 싫어하는 아이다.

오빠인 페이가 게임하는것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내가 게임하는것도 정말 싫어하는 녀석이다.

그런데 그런 녀석이 갑자기 넘버원을 해보겠다는것이 아닌가?

"음. 내색은 안했지만, 사실 넘버원에 대해서 어느정도 이야기는 듣고 있었어."

"페이가 간간히 말해줬나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여진이.

"그럼?"

"사실 말야. 애들이 수능끝나자마자 학교에 안나오고 완전히 놀자판에 빠졌더라구. 그래서 물어봤는데, 글쎄 넘버원을 하고 있다구 하더라??"

"너의 친구들이 넘버원을?!"

"웅."

"캡슐장치가 천만원인데, 그걸 어떻게 사서 게임을 했다는거야?

그만한 돈이 어디있다고?"

여진이가 손가락으로 요 앞 캡슐방을 가리켰다.

"요기서 하던데??"

캡슐방은 2년전부터 새롭게 신설된 PC방과 비슷한 구조의 영업장이다. 넘버원이 상한가를 치면서 많은 사람들이 캡슐방을 찾기 시작했다캡슐방의 값은 한시간에 2만원이다. 생각보다 무척이나 비싸지만, 어느정도 레벨이 된다면 충분히 뽕을 뽑고도 남을 시간이라서 사람들이 자주 들락날락 하기도 했다.

하지만 2만원이라는 돈이 고3들에겐 적은 액수의 돈이 아닌 큰돈으로 작용하는만큼 2만원을 주고 캡슐방에 갔다고 하니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았다.

사실 넘버원의 정액비가 한달에 50만원인걸 감안한다면 한시간에 2만원은 거의 사기적인 액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캡슐방에는 사람들로 인해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그만큼 현재 대한민국은 넘버원으로 인해 게임계가 통일이 되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너 설마?"

여진이가 배시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친구 따라서 한번 가봤는데 정말 깜짝 놀랬어."

아무래도 캡슐방에 한번 갔다가 넘버원의 참맛을 깨우친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웃을리가 없다.

정확히 일주일전에, 그러니까 몸살을 앓기 전전날 일이었다.

수능도 끝났고, 고3 학창시절도 전부 끝이난 마당에 이제는 완전히 놀자판이 되어 있었다.

강여진을 비롯해 여고생들 전부가 노는데 정신이 팔려있을때였다.

하루는 친구들이 갑자기 떼거지로 캡슐방이라는 곳으로 가기 시작했다.

"너희들 어디가는건데?"

"여진아 우리 캡슐방 가는데 너도 한번 와바."

"캡슐방? 지금 게임하러 가자는거야?"

기가 막혔다.

기집애들이 언제 게임을 시작했다고 다같이 캡슐방에 가자면서 난리 부르스를 피우는것이다.

어렸을때부터 게임 자체를 워낙 싫어했던터라 강여진은 절대 가지 않겠다면서 단호하게 선을 그어 버렸다.

하지만 친구들의 계속된 설득에 결국 캡슐방에 발을 들여놓고 말았으니…

"예? 2만원이라구요!?"

"그렇습니다 손님."

PC방도 요즘 한시간에 500원 하는 세상이다.

그런데 캡슐방에서 한시간에 2만원을 달라고 하는 것이다.

이건 도저히 말도 안되는 가격이었다.

강여진은 기회는 이때다 싶어 친구들을 데리고 빠져나가려 했지만, 이게 왠걸?

친구들은 거리낌없이 2만원을 내밀고 캡슐 안으로 타닥타닥 들어가는것이 아닌가?

"야야! 지금 뭐해 너희들!?"

"기집애야 소리 지르지 말고 얼른 결제하고 들어와!"

"여진아 내가 장담하는데, 너 이거 한번 들어와보면 절대 못 헤어나온다."

"야! 여자애들이 무슨 게임을 하고 난리… 야! 야 이것들아!?"

말도 쌩까고 매정하고 캡슐장치 문을 닫는 친구녀석들의 모습에 강여진은 순간적으로 기가 막히는걸 느꼈지만, 또 한편으로는 저녀석들이 어떻게 해서 게임이 빠지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특히나 친구 윤정이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게임을 저주하는 그런 녀석이었다.

그런데 녀석이 행동대장이 되어 캡슐방에 온 것이다.

'아니 도대체 얼마나 재밌길래 저렇게 미쳐있는거지?'

행동을 보아하니 한두번 와본게 아닌듯 싶었다.

호기심이 감돈 강여진은 주머니에서 2만원을 꺼내들었다.

손이 부들부들 떨려왔지만, 한번쯤은 친구들이 경험해보는것도 나쁘진 않을것 같다는 생각에 2만원을 지불하고 캡슐에 몸을 실었다.

1시간뒤.

그녀는 캡슐을 빠져나오면서 크나큰 충격을 받아야만 했다.

친구들은 넋놓고 있는 강여진을 보며 배가 째져라 웃어제꼈다.

"야 여진이 쟤봐라. 쟤 완전 빠진거 같은데?"

친구들의 말대로였다.

생전 처음 보는 게임 그래픽.

처음에는 게임따위라고 무시했지만, 한번 들어가보니 알것 같았다.

사람들이 왜 넘버원을 찬양하고, 그렇게 미친듯이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버는지 말이다.

게다가 현실돈과 유통된다는 매리트가 있어서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즉, 넘버원 자체를 직장으로 삼는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다는 소리였다.

그래픽도 최고였고, 가상세계에서, 마치 판타지 세계에서 또다른 나를 대하는것 같았다.

강여진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리고 그녀는 결심했다.

넘버원을 한번 시작해보자고.

"그러니까 친구들 따라서 캡슐방에 왔다가 넘버원에 빠지게 되었다 이거야?"

"웅 오빠."

"캡슐방에는 언제갔었는데?"

"몸살 걸리기 전에."

대충 계산해보니 일주일 전에 간 모양이다.

"닉네임도 만들었고,경치 구경하느라 레벨은 1밖에 안되지만 많은걸 봤어. 진짜 신기하더라 오빠.

우리 이참에 캡슐방이나 가보자 응?"

나같은 경우는 캡슐장치에 내 지문과 동공이 인식되어 있어서 그 캡슐이 있어야 등록이 가능하다. 그래서 캡슐방에서 등록하는건 무리였다.

여진이처럼 캡슐을 직접 사지 않고 요금제 형식으로 한다면 지문인식과 동공인식이 필요 없기 때문에 그냥 마음대로 하면 된다.

그 사실을 모르는것 같아서 여진이에게 알려주었다.

"그럼 캡슐을 직접 사면 더이상 캡슐방에 못온다는거네?"

"등록할때 캡슐 고유의 넘버가 딸려서 오거든.

번호에 맞게 등록하고 동공인식과 지문인식을 해야돼.

그리고 집에 캡슐이 있는데 굳이 뭣하러 캡슐방에 가겠어?"

"하긴 그렇기도 하겠다. 그런데 오빠."

"응?"

"나 이참에 캡슐 하나 사버릴까?"

"……"

마치 처음의 나를 보는듯한 여진이의 모습이었다.

생전 처음으로 넘버원을 접했을때 혼을 쏙 빼놓는듯한 그래픽과 주변 환경으로 인해 넘버원에 빠져버렸고, 가상세계가 현실로 느껴지는 환상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왔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을 정도였다.

그만큼 넘버원의 그래픽과 환경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다.

게임하는것을 이해하지 못하던 여자친구마저도 한번에 유혹했을 정도니더 말을 해봤자 무엇하겠는가?

"흠. 정말 캡슐 사려고??"

"S대도 합격했고, 공부도 잘했으니까 부모님도 그건 허락해 줄거에요."

"흠. 그래도 가격이 천만원이라서 부모님께서도 조금 부담이 되실텐데…"

아무리 생각해도 고3인 여자친구가 지금 당장 캡슐을 산다는건 조금 무리일것 같았다. 돈에 대한 개념이 덜 잡혀 있고, 유아교육과에 지원한 만큼그쪽에 관련된 일을 해야 취업이 가능하다.

나야 어차피 과자체가 넘버원 학과이기 때문에 게임을 해도 상관이 없지만 여진이는 그게 아니라서 자칫 게임이 지나치게 빠져들까봐 그게 걱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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