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00 회: 7권 -- >
띵동.띵동.
페이가 급히 인터폰으로 다가갔다.
예상대로 지강혁이 바깥을 서성이고 있었다.
철컥.
"실례하겠습니다."
생전 처음와보는 여자친구의 집.
집앞까지는 많이 데려다 주었지만, 들어와보는건 처음인지라 부모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긴장이 되는게 사실이었다.
페이가 피식 웃었다.
"형 너무 경직됐는데요?"
"여진이는 어딨어?"
"방안에서 골골 거리고 있어요."
"그래 아무튼 너 방송국 일있다고 했으니까 얼른 가봐라.
여진이는 내가 돌볼게."
"그런데 괜찮아요? 넘버원 하기에도 바쁘실텐데?"
"그래도 여자친구가 더 중요하지 게임이 더 중요하겠어?"
"오호??"
"얼른가봐라. 방송 늦겠다."
지강혁이 오자 힘이 난 페이가 예라고 대꾸하면서 급히 집을 빠져나가버렸다.
나는 페이가 알려준대로 여진이가 있는 방안으로 들어갔다.
철컥.
문을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척이 없었다.
방안에 들어섰다.
"여진아?"
이름을 부르자 그제서야 반응하는 여진이.
아무래도 내가 페이인줄 알고 그냥 가만히 있었던 모양이다.
"오,오빠."
다급하게 일어나려는 그녀를 다시금 눕히고 침대 위에 살며시 걸터 앉았다.
표정을 보니 아파도 많이 아파보였다.
"바부야 어쩌다가 감기에 걸렸어?"
"추운데 너무 열심히 놀았나봐요. 헤헤…"
"바보…아침은 먹었어?"
나의 물음에 고개를 도리도리 하는 녀석.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 여진이의 볼을 살짝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자 피식 하고 웃는 여진이.
"오빠한테 들었는데요. 강혁오빠 무척 바쁘다면서여?
이렇게 내곁에 있어도 되는거에요?"
"그래도 여자친구가 제일 중요하지. 바보야"
"…핏. 말로만…"
항상 게임한다고 데이트도 안해주던 남자친구였다.
이제와서 저러니 한입으로 두말하는것 같아서 기분이 썩 좋진 않았다.
여진이를 달랜뒤, 잠시 주방에 들렸다.
일단은 뭐라도 먹여야 할것 같아서 요리를 해주려고 했는데 마땅한 재료들이 없었다.
기껏해야 비빔면과 라면종류들 뿐이다.
할수 없이 편의점에 들려서 야채죽과 전복죽 몇개를 사왔다.
아플때는 죽이 약이다.
그리고 약국에서 몸살감기약 몇알을 사온뒤 집으로 돌아왔다.
야채죽을 데우고, 여진이를 살며시 일으킨뒤 먹였다.
계속 먹기 싫다고 떼를 썼지만, 짐짓 인상을 구기고 안먹으면 나 간다!?라고 협박하니 그제서야 입을 살며시 벌리는 녀석.
"어때? 먹을만해?"
끄덕끄덕.
몸이 아파서 빨리는 먹지 못했고, 대략 삼십분만에 한그릇을 억지로 비우는 여진이었다.
10분정도 지나고, 따스하게 물을 데워다가 약과함께 여진이에게 내밀었다.
억지로 억지로 받아먹고 몸이 나른해진 여진이는 다시 침대에 몸을 실었다.
"미안해요 오빠…"
"우리사이에 뭐가 미안해. 너무 미안해 하지마"
"근데 오빠."
"응?"
"오늘 하루종일 여기 있을거에요?"
"음… 확실히는 잘 모르겠는데, 페이가 올때까지는 너 간호해 주려고 생각중이야."
"일은요…?"
"다른 길드원들에게 잘 말하고 왔어. 그러니까 너무 신경쓰지말고 오늘은 오빠랑 같이 있자."
"정말요? 오늘은 단둘이 계속 같이 있을수 있어요?"
"그러엄~오늘은 여진이 너가 해달라는거 다해줄수 있어.
그러니까 종처럼 부려먹여도 돼. 자 뭐부터 해줄까!?"
여태까지 넘버원을 하면서 여진이에게 소홀하게 한것 같아 미안해졌다.
그래서 오늘만큼은 그녀의 종이 되기를 자처했다.
여진이가 피식 거리며 웃었다.
"음…그럼 첫번째 부탁."
"뭔데??"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볼을 살며시 나에게 내미는 녀석.
뽀뽀를 해달라는것 같아서 슬그머니 다가가 뽀뽀를 쪽! 해주니볼이 발그레해진다.
"음… 두번째는…"
/
휴이라트와, 수도 바이올라를 잃고 오딘은 퇴각을 거듭하면서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는 파루스 왕국에 눌러앉았다.
파루스 왕국을 요새화 시키면서 방어에 치중한 그는 한편으로는 파루스 왕국의 번영을 위해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나가고 있었다파루스 왕국.
패치로 새롭게 생긴 국가도시로, 평야 지대가 무척 많아 농경이 비약적으로 발달해 있는 나라였다.
1년에 거둬들이는 세곡의 양이 제국 아레아와 맞먹을 정도였기 때문에 파루스는 금세 강대국 반열에 오를수 있게 되었고, 파루스의 국왕시바스 3세는 막대한 양의 곡식을 다른나라에 수출하면서, 그 자금을 바탕으로 기사단을 육성. 나라를 발전시켰다.
그런 그가 오딘과 손을 잡고 오딘에게 나라의 운영권을 맡겼다.
파루스 국왕 시바스 3세와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의 사이가 매우 좋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예전에 최남단 지역에서 살고 있는 레드 드래곤 일라익과, 파루스 왕국사이에서 전투가 벌어진적이 있었는데, 그때 당시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이 개입하면서 많은 수의 몬스터들을 파병한 적이 있었다.
그 사건으로 인해 파루스 왕국의 주요 또 많은 기사단들이 드래곤들에게 목숨을 잃었고 주요 인사들마저 싸늘한 주검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시바스 3세는 오딘이 드래곤과 전쟁을 일으켰다는 소문을 듣자마자 파병에 응하면서 그를 적극적으로 도운 국왕중 한명이기도 했다.
시바스 3세에게 전권을 물려받은 오딘은 그날로 파루스 왕국을 요새화 시키면서 개조에 착수했다.
평야 지대를 나누어 성채를 쌓고, 마룡 릴리스와,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서 대마법 방어진을 펼치기도 했다.
헬파이어 정도는 거뜬히 막아낼수 있을 정도의 위력이었다.
다행히 그 시간동안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다.
마룡 릴리스와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이 전열을 가다듬는답시고 쳐들어오질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로인해 시간을 버는데 성공한 오딘은 파루스 왕국의 주요 거점인센트럴 평원 지대에 성채를 쌓는데 성공할수 있게 되었다.
"그래 성채를 무려 3개나 쌓았다고?"
오딘이 흡족한 미소를 띄며 제이든에게 물었다.
제이든이 얼른 대꾸했다.
"이곳 파우스 왕국으로 통하는 길목마다 성을 쌓았고, 성안에는 대략 10만명의 군사가 주둔할수 있을정도의 엄청난 크기로 설계한 만큼, 드래곤들의 공격도 쉽게 막을수 있을거라 사료됩니다."
"드래곤들이 공중에서 마법을 쏘아붙힐수도 있다네.
거기에 대한 대비는 어떻게 했나?"
"마나를 불어 넣을수 있는 마법사들과, 투창 저격수들을 새롭게 편성, 배치해 놓고 있습니다. 강철로 뚫어 버릴수 있기 때문에 투창 저격수들의 명중률만 높힌다면 드래곤의 비늘도 쉽게 뚫을수 있을거라사료됩니다."
"그렇군. 그렇다면 이제 남은것은 누구를 먼저 쳐 없애야 하냐는 건데…"
"일단 마룡 릴리스를 쳐 없애는것이 나을것 같습니다.
릴리스를 따르는 무리들은 전부 마족이니 신성력을 지닌 프리스트들과 소서리스를 데리고 전쟁을 치른다면 쉽게 물리칠수 있을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호락호락 당할까 그놈들이?"
"정 내키지 않으신다면 일단 사태를 관망하도록 하십시오.
적이 둘로 늘어났기 때문에 먼저 움직이면 자칫 손해를 볼수 있고, 휴이라트때와 마찬가지로 뒤치기를 당해서 영토를 적에게 내어줄수도 있습니다."
아픈 기억이 떠오르는지 오딘의 표정이 급격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오딘이 잠시 생각하다가 제이든에게 말을 이었다.
"그래. 그게 좋겠군. 일단 정보를 좀 모아둔 연후에, 다시 움직이도록 하지 그때까지 최대한 성채를 둘러쌓으면서 방어에 임하도록.
이곳은 평야 지대라서 방어하기가 썩 좋지만은 않으니까 말일세."
"알겠습니다 마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