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99 회: 7권 -- >
"이렇게 된이상 휴이라트에 있는 길드원들에게 퇴각을 명하도록 하십시오."
"퇴,퇴각이라니!? 자네 지금 미친건가?"
"우리가 원군으로 가지 못한다면 휴이라트 병사들만으로는 절대 드래곤과 제국의 용사를 당해낼수 없습니다! 괜히 드래곤들에게 목숨을 빼앗겨아이템이 드랍당하고, 영지까지 내 주는것 보단, 차라리 영지만 내주고 길드원들의 목숨을 살리는게 더 낫습니다. 지금은 결단을 내리셔야 합니다!"
"총수님의 말이 맞습니다. 그렇게 하십시오 마스터."
"그렇게 하도록 하십시오."
"마스터 결단을 내리셔야 합니다."
"크윽. 알겠다. 지금 당장 수정통신으로 연락해서 휴이라트에 있는 오딘 길드원들을 모조리 트룬하운트에 집결시키도록 해라!"
영지를 잃어도 다음에 되찾으면 그만이다.
지금 중요한것은 플레이어들의 고급 아이템이다.
드래곤에게 죽으면 [아이템 100퍼센트 드랍 패널티]를 받기 때문에 무슨수를 써서라도 희생을 줄이고 무사히 퇴각시키는것이 중요했다.
오딘의 명령을 받든 여러 소서리스들이 급히 수정구슬에 마나를 불어넣었다.
원래대로라면 한명이 하면 되는 일을, 수십명에 소서리스들이 달라붙어서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그녀들의 마나는 현재 바닥을 치고 있는 상태였다.
"총수님 연결되었습니다!"
제이든이 급히 수정구슬에 얼굴에 비췄다.
다행히 휴이라트를 다스리고 있는 레드 길드마스터 유레카와 연락이 닿는데 성공했다.
"무,무슨일이오 총수!"
한창 드래곤들의 공격을 막고 있었던터라 유레카의 얼굴은 피범벅이었고, 갑옷도 내구력이 많이 상해서 거의 넝마가 된 수준이었다.
"지금 당장 모든 플레이어들을 이끌고 트룬하운트로 퇴각하시오!"
"뭐,뭐라고 하시었소? 다시한번 말해주시오!"
"휴이라트를 버리고 트룬하운트에 집결하라 말했소!
이건 오딘 마스터의 명령이오! 지금당장 퇴각하도록 하시오."
"원군으로 오지 않고 퇴각을 하겠다니! 그게 지금 말이 될법한 소리요?"
"지금은 싸울때가 아니오. 그러니 무조건 퇴각하도록 하시오!"
그말을 끝으로 수정구슬에서의 마나유입이 끊겨 버렸다.
소서리스들의 마나가 다한 까닭이었다.
마나 유입이 끝나자마자 소서리스들이 털썩 주저앉기 시작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강행군을 펼친터라 지금은 휴식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후우…일이 이지경까지 몰릴거라고는…'
오딘은 한숨을 내리쉬면서 고개만 절레절레 내젓고 있었다.
일이 이렇게 돌아갈줄 알았다면, 진즉에 릴리스를 죽여버릴걸 그랬다는 후회가 물밀듯이 밀려왔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자고로 엎질러진 물은 주워담을수 없는 법이다.
그시각 헨리일행은 드래곤과 힘을 합쳐 휴이라트를 공략하고 있는 중이었다.
처음에는 거센 저항으로 일삼던 적들이었지만, 어느순간부터 꽁무니를 빼기 시작하더니 트룬하운트 쪽으로 방향을 잡고 도주에 도주를 거듭했다.
드라이언이 놓치지 않겠다는듯 역장으로 퇴로를 막았지만, 작정하고 도망가는 인간들을 전부 잡아죽일순 없는 노릇이었다.
전투는 드래곤 로드가 이끄는 드래곤 일족의 승리로 끝이났다.
이 전투에서 드래곤들은 대략 1만에 달하는 오딘 길드원들을 죽여 없애는데 성공했고, 3번의 공격끝에 휴이라트령을 점령할수 있게 되었다.
휴이라트의 국왕과 NPC들은 오딘과 동맹을 맺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에게 무참히 살해당하고 말았다.
"자네가 갈곳이 없으니 이곳 휴이라트를 한번 운영해보게."
"저에게 휴이라트를 내린단 말입니까?"
"따지고 보면 그런셈이지. 하지만 명령을 하는건 아닐세.
부탁을 하는것이지. 어떤가? 내 부탁을 들어주겠는가?"
휴이라트는 바닷가에 인접한 대양왕국으로, 지난번에 다스렸던 라덴영지와는 비교도 할수 없을 만큼의 큰 영지다. 족히 100배. 아니 천배는 더 넓은만큼막대한 세금으로 돈을 벌어들일수도 있다.
그러한 땅을 건네주겠다고 하는데 마다할 헨리가 아니었다.
마침 곁에 있던 일행들도 못이기는척 받으라고 속삭이는 중이었다.
"마침 영지를 구하려고 했던 참이었는데 잘되었군요.
맡겨주신다면 한번 잘 다스려 보겠습니다."
"하하 내 부탁을 들어주니 정말 고맙군. 어느정도 일이 해결된것 같으니 나는 라이올라로 돌아가 보도록 하겠네.
혹 무슨일이 생기면 나에게 곧바로 연락을 취하게. 라이올라와는 지척이니금방 달려올수 있다네."
"저기 로드께 부탁드릴일이 있습니다."
"응? 부탁이라니?"
"저에게 휴이라트를 맡기시지 않았습니까? 휴이라트는 라덴 영지와는 비교도 할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금 막 전쟁을 끝낸 시점이라, 영지민들을 잘 다독이고, 치안도 유지해야 합니다. 제가 거느리고 있는 식구들이 적어서 치안유지가 매우 힘이 드는바. 그래서 말인데, 로드의 가디언들을 저에게 좀붙혀주실수 없겠습니까?"
"나의 가디언들을 말인가?"
"그렇습니다 로드.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치안유지에도 많은 도움이 될것이고, 오딘도 로드의 가디언이 있다는것을 알게 되면 쉽게 쳐들어오지 못할 것입니다."
헨리의 말에 드래곤 로드 드라이언이 껄껄 웃었다.
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이내 곁에 있던 화이트 드래곤 에레니아를 쳐다보며 말했다.
"에레니아. 네가 이리우스와 제국의 용사를 돕도록 해라."
"예? 제가 말인가요?"
"너는 이리우스의 이모이고, 화이트 드래곤의 전승자가 아니더냐.
이리우스는 아직 어리고, 모르는것이 너무 많다.
녀석에게 가르침도 내려줄겸, 네가 이곳에서 제국의 용사를 돕도록 해라."
드라이언이 이번에는 에레니아 곁에 있던 블루드래곤 워러를 쳐다보았다.
"너도 이곳에서 제국의 용사를 돕도록 해라."
"저까지 말입니까?"
"이곳은 해양도시 휴이라트다. 블루드래곤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할수 있는 곳이지. 너의 워터 골렘을 가디언으로 삼아 바닷길을 장악한다며 오딘도 쉽게 쳐들어오지 못할것이다. 그러니 잠시동안 제국의 용사를 도와주면서 치안을 유지하도록 해라. 때가 되면 다시 라이올라로 부르겠다."
다행히 에레니아와 워러는 제국의 용사와 안면이 있었고 여러번 같이 전투를 취해본터라 친밀도가 어느덧 호의에 다달은 상태였다.
일이 잘 마무리 되었다고 생각한 드래곤 로드는 군대를 모조리 이끌고 라이올라 섬으로 돌아갔다.
드라이언이 돌아가자 이제 바빠진건 헨리였다.
라덴영지보다 수백, 수천배나 큰 영지를 돌보려 하니 할일이 태산같이 많았지만, 곁에는 드래곤 세마리가 떡하니 있었다.
마음한편이 든든한게 사실이었다.
사막화 현상이 지속되면서 사계절 날씨를 가지고 있던 대한민국도 어느덧 여름과 겨울만이 남는 이상 현상에 접어들고 있었다.
봄과 가을이 있다곤 하지만, 한달 남짓 되는것 뿐이고, 여름과 겨울만 가속화 된 터라, 거진 이계절이라고 불려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우리나라는 사막화 현상이 진행중에 있었다.
이것은 전부 지구온난화의 여파 때문이었다.
사막화 현상으로 인해 여름감기와 겨울감기에 걸리는 사람들의 숫자가 매우 많아졌고, 지강혁의 여자친구인 강여진 또한 지금 한창 감기로 인해서 골머리를 썩고 있었다.
"하아…"
"여진아 너 괜찮냐?"
페이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평소에는 투닥거리면서 싸우던 페이였지만, 막상 여동생이 몸살 감기로 골골 거리는걸 보니 안쓰러운게 사실이었다.
하필이면 어머니와 아버지가 외국에 출장 나가신터라 여동생이 더욱더 걱정되었고, 넘버원에 접속을 못한지도 꼬박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윤지를 비롯해 넘버원 간부들과 헨리 마저도 왜 들어오지 않냐고 카톡을 보내왔다.
사실 페이는 여동생 일을 헨리에게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 여동생이 한사코 만류하는 바람에 혼자서 간호하는 처지에 놓여진 것이다.
페이가 한숨을 내리쉬며 말했다.
"정말 괜찮겠냐?"
"으응…"
표정을 보니 다 죽어가기 일보직전이었다.
페이가 자신의 가슴을 후려치며 성질을 부렸다.
"어휴! 그냥 병원가서 주사 한방 맞고 오자니까 말 더럽게 안들어!"
"돼,됐으니까 얼른 나가봐… 스케쥴 있다며…"
방송국에 가야한다.
일요일 스케쥴 녹화 참석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픈 여동생을 혼자 두고 가려니까 꺼림직한게 사실이었다.
그래도 방송에는 늦을수 없었기에 결국 페이는 여동생의 만류에도 뿌리치고 헨리에게 전화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