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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어이 <헨리> 님이 넘버원에 접속하셨습니다!]
메세지창이 울리자 마자 ㅤㅂㅞㄺ구를 비롯해 넘버원 길드원들이 집무실로 대거 들어왔다.
윤지와 페이, 윤정이였다.
나머지 녀석들은 이미 오래전에 길드를 탈퇴했거나 잠을 청하기 위해빠져나간 상태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방학이 찾아오면서 몇몇 길드원들이 더이상 같이 있을수 없다며 길드를 무단으로 탈퇴해 버렸다.
윤지와 페이가 적극적으로 말려봤지만, 이미 마음이 떠난 그들이다.
그들은 헨리와의 관계를 모조리 끊어버리고 다른 길드로 걸음을 옮겼다.
소문에는 오딘 길드에 가입했다는 녀석들도 몇몇 있었다.
군대를 가기 전에 한몫 단단히 챙겨보려는 남학생들이었다.
어차피 휴학계도 냈고, 군대도 한달뒤에 가기 때문에 눈치볼 필요도 없다.
"승우와 현진이가 길드를 탈퇴해 버렸어요 오빠."
"오히려 잘됐어. 어차피 그런놈들은 길드에 있어봤자 별 도움도 안되니까."
"전쟁이 시작되면 제가 그놈들을 죽여버릴겁니다."
페이가 냉소를 지었다.
배신자에게 자비란 필요없다.
그저 닥치는대로 죽여버리면 그만이다.
"그나저나 애들 정말 너무하네요."
같은 학과생이고, 같은 길드에 속해 있으면 믿음이 최우선시 된다.
하지만 그들은 믿음을 저버리고 완전히 길드를 떠나버렸다.
솔직히 말하면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사람이 많을 필요는 없다.
소수 정예라는 말이 괜히 생겨난것이 아니지 않은가?
라덴 영지도 발전을 거듭한 덕분에 많은 손길이 필요하지도 않다.
전쟁만 끝나면 복구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다.
헨리가 피식 거리며 윤정이를 쳐다보았다.
"얌마. 너도 길드 나가겠다고 소리쳤잖아?"
"에이 오빠. 그건 오빠의 비밀을 캐내기 위해서 머릴 굴린거죠.
제가 오빠를 배신하겠어요 설마??"
리나가 당치도 않다는듯 언성을 높혔다.
페이가 헨리에게 물었다.
"레오로 갔던 일은 어떻게 되었어요?"
"뭐 오늘은 딱히 건진 정보가 없어.
단순히 릴리스와 친밀도만 올리고 온 상태거든."
"흐음 그렇군요. 그런데 레오는 좀 할만해요?"
1년동안 접었다가 갑자기 하는 만큼 컨트롤 부분도 그렇고 새롭게 추가된 잠재능력 시스템도 그렇고, 적응이 되지 않는게 사실이다.
다행히 릴리스의 퀘스트를 수행해주면서 많은 잠재능력을 쌓을수 있었다.
다른 퀘스트는 보통 1-3의 잠재능력을 주는반면 마룡 릴리스에게 퀘스트를 받고 수행하면 기본적으로 10의 잠재능력을 부여받는다.
게다가 마룡 릴리스는 잠재능력을 스탯으로 전환시키는 기술까지 가지고 있었다.
말인즉 퀘스트 완료를 하고 곧바로 잠재능력을 스탯으로 바꿀수 있다는 소리다.
"완전 사기캐릭이 따로없네요. 정말 대단해요."
"마룡이 괜히 마룡이 아니지."
"그런데 릴리스랑 오딘이 친밀도가 낮아졌다면서요?
형은 괜찮아요?"
"나는 계속 100을 유지중이야. 아무래도 릴리스에겐 카오틱 플레이어가 친밀도를 올리는데 무척 중요하게 작용하는것 같아.
그렇지 않고서야 그렇게 될수가 없는데 말야."
"하긴 그럴만도 하겠네요. 상대는 마룡이니까.
형 그나저나 저 엄청 놀랐어요. 윤정이가 거짓말 하는줄 알았다니까요?"
"내가 레오라는 사실 때문에?"
"당연하죠. 레오라면 절대 악을 상징하는 인물이잖아요?
설마하니 형이 레오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요?
레오는 절대 악이고 헨리는 절대 선 인데."
그말에 헨리가 쓴웃음을 지었다.
"내가 레오라는걸 알면서도 나랑 같이 있는걸 보니 너희들도 앵간하다."
"뭐, 사연이 있었겠죠. 저는 형을 믿어요. 형은 결코 나쁜사람이 아니에요."
"맞아요 오빠. 저는 오빠를 믿어요."
"저두요."
"그래 믿어주니까 고맙다. 좌우지간 이 일은 절대로 비밀에 부쳐야해.
이 사실이 탄로나면 자칫 드라이언과의 친밀도는 물론이고 천상계 NPC들과도 사이가 서먹서먹해 질수 있어. 그점 각골명심하길 바래."
세명의 플레이어들이 이구동성으로 네라고 외쳤다.
헨리는 그길로 넘버원을 빠져나가 침대에 누웠다.
기말고사를 치르랴, 넘버원 하랴.
방학인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넘버원만 한터라 몹시 피곤했다.
'제법 날이 쌀쌀한걸?'
오랜만에 맞이한 휴식기를 이용해 밖으로 나왔다.
오늘은 여진이와 데이트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거진 3일만에 외출을 감행(?)한터라 감회가 새롭기도 했고, 울타리속을 벗어난 기분이 들어서 행복했다.
다만 추위가 심해서 그게 좀 흠이었지만.
"오빠아!"
저 멀리서 들려오는 낯익은 목소리.
바로 여진이다.
예전에 한번 섹시한걸을 무척 좋아한다고 말한적이 있었는데 녀석이 그것 때문에 최대한 신경써서 나온것 같다.
타이트한 검정색 스타킹 덕분에 안그래도 잘빠진 다리 라인이 더 돋보였고, 짧은 치마 덕분에 모든 남성들의 시선이 여진이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여진이를 데리고 따뜻한 카페안으로 걸어들어갔다.
"짧게 입지 말라니까 왜자꾸 말을 안들어?"
"에이 뭐어때요~ 오빠도 속으론 좋으면서~"
솔직히 말해서 섹시한걸 싫어하는 남자는 없다.
나도 남자이고 불타오르는 한낱 수컷에 불과하니까.
아마 모텔이거니 우리집이었다면 당장에 덮쳤을 거다.
하지만 이곳은 모텔도 아니고, 여러사람들이 나다니는 생활공간속이다.
그말인즉 남자가 무척 많이 돌아다니고 있다는 소리였다.
얼굴도 예쁜녀석이 몸매도 이쁘고, 가슴까지 크다.
모든 남성들이 로망하는 그런 여성이랄까?
페이의 여동생답게 페이네 가족은 그야말로 페이스가 우월하다.
페이만 해도 여자들을 줄줄 데리고 다닐정도였다.
"그래 솔직히 좋은건 인정할게. 하지만 많은 남자들이 보고있잖아?
다음부터는 조신하게 입고와 조신하게."
"그럼 섹시하게 안입어야겠당."
"나 혼자 있을때만 섹시하게 입어. 알겠지?"
"그럼 오빠 차라리 이렇게 된김에 우리 오빠네 집에 가요."
"응? 그게 무슨 소리야 갑자기?"
"혼자 있을때는 섹시한거 마음껏 볼수 있잖아요??
오빠 섹시한거 좋아하구~~
오늘 마침 부모님 일때문에 해외로 출장가셨거든요.
그래서 3일정도 오빠랑 둘이 있는데, 오빠는 스케줄 때문에 방송국가야 된데요. 혼자 있기 무서우니까 우리 같이 놀아요."
"그,그러니까 우리집에 와서 3일간 지내겠다 뭐 그런소리야?"
"그래도 돼요!?"
눈을 반짝반짝 빛내면서 배시시 웃는 녀석.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여웠지만, 나에게는 맡은바 임무가 있기 때문에 섣불리 승낙을 할수 없는 입장이었다.
레오로 플레이 할때마다 뜻하지 않는 곳에서 매번 곤욕을 치뤘다.
그건 바로 접속을 종료할때였다.
릴리스는 매번 레오의 팔을 부여잡고 나가지 말라고 나가지 말라고 소리쳐서 애원했다.
레오의 지식이 풍부했고, 친밀도가 워낙 높은 까닭에 한시라도 떨어지기를 싫어한 릴리스였다.
릴리스에게 하루만 쉬게해 달라고 말했지만, 릴리스는 지금의 여진이 처럼 나를 못나가게 만들었고, 간신히 어르고 달래서 겨우 빠져나올수 있었다.
만약 여진이를 데리고 집에 간다면 3일동안은 언감생심 넘버원을 꿈도 못꾼다. 막말로 여자친구를 3일동안 내버려두고 게임만 하는 천하의 쓰레기 남자친구는 아무도 없다.
게다가 여진이는 애시당초 게임 자체를 싫어했고, 내가 게임하는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녀석이다. 만나기만 하면 넘버원을 그만두라고 말할 정도였다.
지금도 넘버원 몇시까지 했냐고 꼬치꼬치 캐묻는중이었다.
"돈을 벌기 위해서 게임을 하는거구 넘버원을 접으면 돈벌이 수단이 없어져버려 그럼 난 뭐먹고 살아?"
"내가 먹여 살릴게요! 자신있쓰!!"
"-_-;"
유아교육과에 지원했다. 유치원 선생님이 되고 싶단다.
아기들이 너무 귀여워서 좋단다. 유치원 선생님이 된다고 하면 돈도 얼마 못버는데 그런녀석이 나를 먹여 살리겠다고 호언하니 기가막힐 노릇이었다.
아직 어려서 그런것같다. 나이가 좀더 들면 이해할거라 생각한다.
"3일동안 오빠 집에 있는거 괜찮아요??안괜찮아요?"
"3일은 좀 그렇구. 하루는 가능할거 같아."
릴리스에게 받은 하루의 휴식시간.
하루정도는 어찌어찌 가능할듯 싶어 보였다.